[사설] 개천절 서울 집회, 악몽이 안 되려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대규모 도심 집회와 관련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대규모 도심 집회와 관련해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권에게 좋은 핑곗거리만 주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지도부가 오는 10월 3일 개천절을 맞아 대규모 서울 야외 집회를 준비하는 일부 보수단체를 향해 행사 취소를 촉구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두 야당의 대표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대표는 이날 집회로 코로나19 확산과 전파가 우려되는 만큼 집회 개최는 국민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며 개천절 야외 행사 취소를 주문했다. 두 야당 지도자의 이날 발언은 국가 재난인 코로나 사태 극복엔 여야가 없고 긴급 사안인 만큼 환영받을 만하다.

우리는 지난 8·15 광복절 대규모 집회와 특정 종교 단체의 모임을 통해 코로나 전파의 뼈아픈 교훈을 절감했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고, 국민 또한 이를 누릴 권리가 있는 만큼 존중돼야 함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누구도 겪지 못한 감염병과의 전쟁으로 모두가 고통을 참고, 자유로운 생활과 활동을 자제하는 절박한 때이다. 게다가 정부가 강력한 공권력 행사를 이미 천명한 만큼 행사가 열리면 충돌과 후유증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지난 2월 이후 코로나 방역 전쟁으로 전국 최대 피해(확진 8천573명과 사망 245명)를 본 대구경북의 경우, 개천절 행사가 열리면 어느 곳보다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코로나 방역 전쟁으로 진을 뺀 데다 8·15 광화문 집회에 따른 후유증까지 겹쳤으니 혼란과 고통의 상처는 깊을 수밖에 없다. 집회 참가자 가운데 대구 1천500여 명과 경북 2천200여 명에 대한 진단 검사가 이뤄졌고, 각각 21명과 26명의 확진자가 나와 가족과 이웃 등 숱한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그 여파는 아직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개천절 행사를 준비하는 일부 단체의 예정된 대규모 집회 취소가 가장 바람직하다. 굳이 행사를 치르겠다면 코로나 사태의 완급을 따진 다음 여는 방안도 있다. 행사 준비에 현명한 판단이 있을 것을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국가 재난의 한가운데에서 모범적인 방역으로 밤낮을 잊었던 헌신적 대구경북 사람들의 신중한 처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의 코로나 재난 피해는 기어코 막아야 한다. 이미 치른 희생과 대가만으로도 처참하고 억울한 악몽이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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