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혈세로 ‘세금 알바’ 자리 또 잔뜩 만들겠다는 정부

정부가 '55만 개 공공 및 청년 일자리 사업'에 대한 추진안을 밝혔다. 세금 3조5천억원을 들여 비대면·디지털 부문에서 10만 개 일자리를 만들고 취약계층 공공 일자리에서 30만 개, 민간 부문에서 청년 일자리 15만 개를 확보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빈 강의실 불 끄기'와 같은 국민 혈세만 낭비하고 효과는 없는 기존의 '세금 알바' 재판(再版)이 될 우려가 크다.

55만 개라는 목표 숫자에 치중하다 보니 중복되는 사업이 적지 않은 것부터 문제다. 취약계층 공공 일자리에서 생활방역 지원 사업에 7만8천 명을 뽑겠다고 밝혔는데 비대면·디지털 부문에도 방역 지원 사업이 포함돼 있다. 산불 같은 재해 예방과 각종 정화 활동,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홍보와 마케팅 사업도 여기저기 들어가 있다. 실직자나 휴·폐업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취약계층 일자리는 방역, 산불 감시, 환경보호 등으로 노인 일자리와 대부분 겹친다. 일회용품 재활용 지원, 대학 및 초중고 온라인 강의나 교육 지원,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지킴이 등 세금을 허투루 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일자리들이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 3년간 투입된 일자리 예산이 61조5천억원에 달하고, 올해도 25조8천억원을 쓴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갔지만 빈 강의실 불 끄기, 담배꽁초 줍기 등 세금 알바만 잔뜩 늘어났을 뿐 일자리 사정이 호전되지 않았다.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 정부는 세금을 들여 단기 알바 일자리를 양산한 반면 제조업과 40대 일자리는 격감하는 등 고용 정책에서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런데도 코로나 대응을 앞세워 또다시 3조5천억원을 들여 주당 15∼40시간, 6개월 한시직인 55만 개 일자리를 만들려 하고 있다. 세금을 쏟아부어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하는 기존의 땜질식 처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자리 유지·창출 주역인 기업에 대한 정책은 등한히 한 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세금 알바 만들기에 정부는 언제까지 집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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