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우려하던 ‘둑’이 터졌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의 지난 9일 오후 모습. 연합뉴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의 지난 9일 오후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병의 지역 확산세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우려하던 일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 감염 사태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지금은 긴장과 경계의 끈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없는 상황임을 이번 사태는 여실히 확인시켜 준다.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에서 드러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력은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10일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직접 방문자 43명과 2차 감염자 11명 등 모두 54명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감염자가 더 나올지 가늠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 1천936명 가운데 637명만 추적됐을 뿐 나머지는 신원조차 불명이라고 하니 걱정이 태산 같다.

문제의 이태원 클럽은 성 소수자가 드나드는 장소인지라 방문자 가운데 상당수가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고 음지로 숨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동선을 한시라도 빨리 파악해 자가격리 조치하고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예삿일이 아니다. 일찍부터 클럽 등 유흥업소에서의 집단 감염 우려가 크다는 경고가 많았는데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실책이다. 이번 일이 터지자 서울시와 경기도가 유흥업소 집합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뒷북 대처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99명의 확진자를 파악해도 1명을 놓치면 방역 전선이 도루묵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사태는 확연히 보여준다. 며칠째 지역 감염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긴장을 늦춘 데 따른 뼈아픈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당장은 목전에 닥친 중·고교 개학부터가 걱정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건 당국, 경찰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최대한 신속히 추적하는 데 가용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 클럽 방문자들도 숨는 게 능사가 아니라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국민들도 다중시설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손 씻기 등 생활 방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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