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평등, 공정, 정의' 외침 안 들리나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전국 290개 대 전·현직 대학교수 3천여 명이 시국선언에서 임명을 철회해 '사회정의와 윤리를 세우라'고 촉구했다. 지난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교수·연구자 2천234명보다 훨씬 많은 교수들이 동참했다. 의사들도 나섰다. '조국의 퇴진과 그 딸의 퇴교를 촉구'하는 대한민국 의사들의 선언 성명서에 의사 3천여 명이 합류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학생 1천여 명도 동시에 조국 반대 촛불 집회를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임명에 대한민국의 지성들이 연일 들고 일어선 것이다.

대한민국 지성의 요구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평등, 공정, 정의'라는 점은 희극이다. 촛불을 든 대학생들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그대로 외치고 있다. 교수 시국선언을 주도한 모임 이름도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이었다. 이들은 가족이 표창장과 경력을 위조하는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는 사회가 과연 공정한 사회인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의사들이 내놓은 성명서 명의자 역시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대한민국 의사들 일동'이었다. 지성인들은 '위선'과 '표리부동'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조국은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 부적격자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나 집권 여당이 요지부동인 점은 의문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정권의 핵심부와 관련이 있다는 합리적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를 희석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는 정책 발표를 남발하는 것도 의심스럽다. 뜬금없이 벌금을 재산에 비례해 물리자고 하더니, 검찰 개혁을 논의한다며 모인 자리에서 불쑥 전월세 기간 연장안을 발표했다. 반일을 주장하며 일본식 계속고용제도의 시행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이런 꼼수로는 여론을 이길 수 없다. 문 대통령 스스로 두려운 것, 감출 것이 없다면 조 장관은 사퇴시키고, 그 자신과 일가가 엄정한 검찰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야말로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뒤집어진 민심을 다소나마 되돌릴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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