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사회적 기업 제품도 팔겠다'는 백화점의 그릇된 심보

대구의 한 백화점이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시장에서 퇴출된 옥시레킷벤키저의 제품을 버젓이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돼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옥시 제품은 습기제거제로 크게 주목받아온 '물먹는 하마'로 한 소비자의 신고로 판매 사실이 확인됐다.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받는 피해자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유통업체가 불매 대상인 옥시 제품을 아무런 의식없이 판매 중인 것은 결코 옳지 않다.

영국에 본사를 둔 레킷벤키저의 한국법인인 옥시의 제품들은 검찰이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수사에 들어가고 대대적인 소비자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대부분 시장에서 철수했다. 특히 '물먹는 하마'는 40여 개 불매 대상 명단에 오른 옥시 제품 중 대표적인 생활용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역 백화점이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판매를 재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이 제품은 일부 마트와 온라인 마켓에서도 판매돼 논란이 크다.

지난 2011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8년이 지나도록 제조사가 책임을 회피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중대 현안이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 사망자 1천386명을 포함해 모두 6천500여 명이 피해를 입었다.

무엇보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축소·은폐하는 등 부도덕한 기업으로 지탄받는다.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옥시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옥시 제품을 지역 유통업체가 계속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는 처사다. 당장 옥시 제품들을 치우고 소비자에게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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