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靑·與의 도 넘은 조국 감싸기, 국민은 분노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이 연일 쏟아지면서 국민의 '분노지수'가 치솟고 있다. 의혹 하나하나가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도 남는다. 더 국민을 화나게 하는 것은 구체적 해명은커녕 의혹을 '가짜뉴스'로 치부하는 조 후보자의 태도다. 청와대·여당까지 "의혹 부풀리기"라며 '조국 비호'에 나선 것도 국민 부아를 치밀게 한다.청와대는 조 후보자의 딸이 고려대에서 받은 학사 학위를 취소시켜 달라는 국민청원 2건을 돌연 비공개로 전환했다. 청와대는 비공개 처리 이유를 '부정 입학'과 같은 허위 사실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딸은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제1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부정 입학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사안인 데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허위 사실로 규정하고 국민청원을 비공개로 돌렸다.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을 막으려는 조치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일부 언론은 사실과 전혀 다르게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며 야당을 향해 조속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청문회 당일만 어물쩍 넘겨 '조국 사태'를 모면하려는 심산임이 분명하다.더불어민주당의 '조국 비호'는 꼴불견 수준이다. 이해찬 대표는 의혹 제기를 '정권을 흔들려는 의도'로 몰아세웠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가족에 대한 인권침해"라 하고, 안민석 의원은 "한국당이 최순실의 은닉 재산을 밝혀내는 게 두려워 조국을 반대한다"고 했다. 청문회에 나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누구나 노력하면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기회"라며 국민 정서에 동떨어진 발언을 했다.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발언'이자 도를 넘은 조 후보자 감싸기다.조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들만으로도 법무부 장관 자격을 잃었다. 설령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장관에 임명한다고 해도 사법 개혁 등을 추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민 신뢰를 상실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조국 비호'에 열을 올리지 말고 문 대통령과 조 후보자에게 '결단'을 촉구하기 바란다.

2019-08-23 06:30:00

[사설]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역사에 오점 남기는 일은 없어야

국무총리실이 21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한 결과물인 김해신공항 재검증이란 '희대'의 작업에 들어갔다. 재검증 여정은 총리실이 이날 대구경북과 부울경,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가지며 시작됐지만 대구경북으로서는 과연 총리실이 공정하고 투명한 잣대로 재검증에 나설지 걱정거리다.이런 걱정은 합리적이고 마땅하다. 재검증은 처음부터 부울경이 과거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를 뭉개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기대 정치적으로 시작한 '비정상'의 일이었다. 총리실도 담당 부처인 국토부의 강한 반대를 누르고 전례없이 재검증에 나서니 더욱 그렇다.정부가 맡긴 국제 공인 기관의 오랜 작업 끝에 내린 결정을 스스로 부인한 꼴인 총리실 재검증 수용으로 비롯된 재검증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총리실과 부울경이 막무가내로 강행하는 만큼 총리실은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어떤 부끄러운 행위도 않기를 엄중 촉구한다. 힘의 논리에 따른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선 안 된다는 뜻이다.앞으로 영남권 5개 시·도와 국토부 실국장급이 참여해 꾸릴 실무협의회를 통한 검증위원회 구성은 중립적이고 공정성을 보장할 만한 인물로 이뤄져야 한다. 재검증 과정에서 논의된 결과는 반드시 공개하여 의혹이 없도록 하고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나라 안팎 전문가가 참여할 검증위원회의 구성 시한 역시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져 결코 졸속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은 부울경의 속셈이 이번 재검증을 통해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어 부울경은 이를 바탕으로 결국 자신들이 바라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노리는 만큼, 일각에서 나오는 "가덕도 일체 배제 방침"이란 겉 소문에 안심하여 경계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은 말아야 한다. 대구경북 모두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금부터 총리실과 부울경을 주시해야 한다.

2019-08-23 06:30:00

[사설] 업체 담합과 부실 공사에 놀아난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공사와 관련한 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2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서로 짜고 사전에 투찰 가격을 알려주는 수법으로 담합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업체에 과징금을 물렸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입찰 과정의 의심스러운 정황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3년 만에 그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와 삼중테크는 상습적으로 가격을 담합했다. 대구도시철도 외에도 스크린도어 관련 4건의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서울메트로·광주도시철도공사 등이 발주한 용역에서 입찰 가격 정보를 주고받아 번갈아가며 공사를 따내다 꼬리가 밟힌 것이다.조사 결과 이 두 업체는 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에 참여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낙찰받도록 공모했다. 한 업체가 다른 업체에 미리 투찰 가격을 알려준 뒤 들러리를 서는 방식이다. 이들은 앞서 대구도시철도 스크린도어 개량을 위한 비상문 설치 공사 입찰에도 담합했다가 공정위 조사에서 발각됐다. 한마디로 서로 짜고 공사를 도맡아 혈세로 제 배를 채운 꼴이다.이런 비리가 되풀이되는 것은 도시철도공사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한몫했다. 도시철도공사는 2016년 발주한 2호선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에서 비규격 앵커볼트가 전체의 85%나 쓰였는데도 이를 감독하지 못했다. 당시 공사를 맡은 현대로템은 233억원에 입찰받아 하청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주면서 결국 부실 공사를 불렀다. 지난해 3월 7㎝ 강설에 3호선이 멈춰서는 사태 때도 부적정 핑거플레이트 사용과 볼트 용접 불량 등이 밝혀져 관리 미숙을 드러내기도 했다.이런 입찰 부정과 부실 공사는 단순히 시민 불편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작은 오류나 실수 하나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최악의 경우 인명 피해마저 부르기 때문이다. 도시철도공사는 감독 소홀에 대해 깊이 각성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2019-08-23 06:30:00

[사설]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 돌입, 총리실·부울경 움직임 주시해야

국무총리실이 21일 부산·울산·경남도(부울경)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한 결과물인 김해신공항 재검증이란 '희대'의 작업에 들어갔다. 재검증 여정은 총리실이 이날 대구경북과 부울경,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갖고 시작됐지만 과연 총리실이 공정하고 투명한 잣대로 제대로 재검증에 나설지 큰 걱정이다.대구경북으로서는 이런 걱정은 합리적이고 마땅하다. 재검증은 처음부터 부울경이 과거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에 바탕을 둔 국가적 정책 결정을 뭉개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기대 정치적으로 시작한 '비정상'의 일이었다. 총리실도 담당 부처인 국토부의 강력한 반대를 누르고 전례없이 재검증에 나서니 더욱 그렇다.정부가 맡긴 국제 공인 기관의 오랜 작업 끝에 내린 결정을 정부 스스로 부인한 꼴인 총리실 재검증 수용으로 비롯된 재검증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총리실과 부울경이 막무가내로 강행하는 만큼 총리실은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부끄러운 행위를 않을 것을 엄중 촉구한다. 어떠한 정치적 판단도 개입되선 안 된다는 뜻이다. 앞으로 영남권 5개 시·도와 국토부 실국장급이 참여해 꾸릴 실무협의회를 통한 검증위원회 구성은 중립적이고 공정성을 보장할 만한 인물로 이뤄져야 한다. 재검증 과정에서 논의된 결과는 반드시 공개하여 의혹이 없도록 하고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나라 안팎 전문가의 검증위원회의 구성 시한 역시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져 결코 졸속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은 부울경의 속셈이 이번 재검증을 통해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키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어 불울경은 이를 바탕으로 결국 자신들이 바라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노리는 만큼, 일각에서 나오는 "가덕도 일제 배제 방침"이란 겉 소문에 안심하여 경계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은 말아야 한다. 대구경북 모두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금부터 총리실과 부울경을 주시해야 한다.

2019-08-22 18:15:41

[사설] 통합신공항 마지막 난제 시도지사가 풀어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유치 지역 주민 투표 찬성률로만 결정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지침에 찬동한다는 뜻은 이미 밝힌 바 있다. 선정 기준에 관한 유치 지역 간의 이견 최소화로 사업 추진에 한결 탄력성이 생길 것을 예상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난제가 또 남아 있다. '공동 유치 신청'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해결이 그것이다.관련 특별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이 이전 부지 선정 계획을 공고하면, 해당 자치단체장이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해 유치 신청을 하고, 선정위원회가 최종 이전 부지를 정하게 된다. 문제는 공동 후보지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에는 군위 우보면 단독 후보지와 함께, 군위 소보면과 의성 비안면의 공동 후보지가 있다. 그런데 공동 후보지의 경우 군위군수와 의성군수가 함께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이것이 난제이다. 의성군의 경우 군위군수가 공동 유치 신청을 거부할 경우 자동 탈락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실무협의회에도 군위군과 의성군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일은 정치적·전략적 협상과 조율뿐이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나서야 한다. 그러잖아도 시장과 지사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단체장들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김해신공항 백지화 획책에 빌미를 줬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통합신공항을 이전하면 가덕도를 용인할 수 있다'고 한 뉘앙스의 발언이 부울경의 김해신공항 합의 파기와 가덕도 신공항 일방 추진을 도와준 격이 되었다는 지적이었다.모처럼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야말로 시장과 지사가 적극 나서서 지자체 간 이견을 조정하고 갈등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군위·의성군수도 소탐대실의 회한을 남겨서는 안 된다. 지역 정치권도 긴장해야 한다. 부울경은 '안 되는 일도 밀어붙이고' 있는 판국에 대구경북 자치단체장과 정치권은 '뭘하고 있나'라는 지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9-08-22 06:30:00

[사설] '조국 사태' 불러온 文대통령이 장관 지명 철회해야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장학금 의혹을 비롯해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의혹들이 꼬리를 무는 실정이다. 검찰을 지휘할 법무부 장관은 고사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국민은 실망·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정이다.'조국(曺國) 사태'를 불러온 근본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조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가장 아끼던 참모이고 '죽창가'를 비롯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온 사람이다. 민정수석을 그만두기도 전에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나왔고 아니나 다를까 문 대통령은 그를 장관으로 발탁했다. 일찌감치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낙점한 탓에 그에 대한 청와대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 아니면 검증에서 여러 의혹들이 드러났는데도 문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거나 가볍게 치부하고 인사를 했을 수도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키우려는 욕심에 검증을 소홀히 했거나 의혹들을 깔아뭉갰을지도 모를 일이다. 조 후보자의 '셀프 검증'에 문 대통령이 속았을 수도 있다.국민 분노가 폭발하는 데도 조 후보자는 자진 사퇴에 선을 긋고 있고 문 대통령은 계속 묵묵부답이다. 조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정확히 밝히겠다"며 의혹들에 대해 구체적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청문회까지 갈 것이고 청문회 당일만 버티면 장관이 될 것이란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청와대는 의혹 규명과 관련 "국회 청문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조 후보자를 엄호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물론 문 대통령까지 청문회만 넘기면 된다는 그릇된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와 가족 관련 의혹들이 대통령 통치 철학에 배치되기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아니면 조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것이 '조국 사태' 해결책이다.

2019-08-22 06:30:00

[사설] 선거 비용 부담 키우는 무더기 재보궐선거, 두고볼 건가

최근 지역 지방의회 의원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잇따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피선거권 상실이나 당선무효, 사퇴 등으로 자리가 비면서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어 의정 활동의 차질과 재선거에 따른 혈세 낭비 등 비판 여론도 높다. 갖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 하차하면서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 추락은 물론 선거 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급하다.대법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경선 과정에서 이재만 전 최고위원의 여론 조작에 가담한 김병태·서호영 대구시의원 등 5명의 광역·기초의원에 대해 20일 당선무효형을 확정했다. 이로써 대구 지방의원 6명이 불과 1년여 만에 의원 신분을 잃게 됐다. 또 북구와 달서구 의원 2명이 선거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재판 중이어서 빈 의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선거법 규정상 공석이 생기면 잔여 임기를 따져 재보궐선거를 하도록 되어 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실시가 확정된 곳은 전국에서 모두 16곳, 의원 수로는 17명이다.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내년 4월 15일 총선 때 대구경북에서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곳은 대구 북구와 포항시 남구, 구미시, 울진군 등 4곳이다. 여기에다 이번에 확정 판결이 난 대구 광역·기초의원 5명과 재판 계류 중인 상주시, 대구 북구·달서구 등을 포함하면 재보궐선거구는 훨씬 더 늘어난다.문제가 된 의원들은 지방의회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유권자 부담을 키웠다는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매 선거 때마다 의원들이 잘못을 저질러 피선거권을 상실하거나 당선무효가 되면서 유권자를 실망시키고 재보궐선거 등 부작용을 키워왔다. 이 때문에 당사자에게 재선거 비용을 전액 부담시켜야 한다는 여론 또한 높지만 아직 이렇다할 개선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계속 방관할 경우 그 부작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방의회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라도 선거 제도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2019-08-22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부지 선정 절차 간소화 환영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 선정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이르면 연내 이전지 선정을 완료하고 공사를 위한 첫 삽을 뜰 수도 있다는 낭보가 들려온다. 국방부의 '대구 군 공항 이전 부지 선정 절차·기준 수립 방안'에 따르면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를 별도의 정성평가 없이 유치 지역 주민 투표 찬성률로만 결정할 예정'이라는 것이다.국무총리실은 이미 올 상반기에 '연내 최종 이전 부지 선정'을 공식화한 바 있다. 그 후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군위·의성군 관계자들이 다섯 차례에 걸쳐 통합신공항 최종 후보지 선정 기준 및 절차 마련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진행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선정 기준을 둘러싸고 합의가 무산되면서 협의회가 중단되었던 게 주지의 사실이다.협의 과정에서 실무진들은 최종 후보지 선정 기준에 주민 찬성률뿐만 아니라 사업비와 작전성 그리고 상생발전 등 정성평가를 도입하느냐 여부를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런데 이번 주민 투표 방안은 평가 기준 논란에 따른 유치 지역 간 이견을 최소화하고 선정 절차 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어 답보 상태에 놓인 공항 이전 사업에 탄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대구시도 '주민 찬성률만 반영해야 한다'는 이번 국방부 지침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신공항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경북 군위와 의성 지역은 지자체 간 유불리를 두고 심사숙고를 하며 때에 따라서는 이견이 노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이라는 대역사가 아직도 넘어야 할 고개가 숱한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그동안 국방부와 대구시의 사업비 승강이에 이어 부지 선정을 둘러싸고 또다시 시간을 허비하다가는 통합신공항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대내외적인 여건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가뜩이나 부산·울산·경남이 김해신공항 재검증 요구로 딴지를 걸고 있고, 부산은 심심하면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 나서고 있다. 소탐대실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의 대승적인 결단이 절실한 때이다.

2019-08-21 06:30:00

[사설] 일자리 같지도 않은 '가짜 일자리'에 세금 펑펑 쓰는 정부

정부가 지난해 연말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맞춤형 일자리' 사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맞춤형 일자리 사업이 1, 2개월의 단기 일자리 중심으로 진행돼 재정 투입 대비 효과가 크지 않았다. 세금을 쏟아붓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국민 혈세(血稅)만 축내는 문재인 정부의 고질병이 또 한 번 확인된 것이다.애초부터 이 사업은 실패가 예견됐다. 정부는 1천55억원을 들여 맞춤형 일자리 5만1천106개를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예산정책처 조사 결과 맞춤형 일자리 대부분은 지난해 11, 12월 진행된 단기 일자리인 데다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실태 조사, 홍보 등 단순 업무에 치중됐다. 단기 일자리로는 취약계층 취업 지원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은 물론 재정 투입이 취약계층 지원 효과가 있었는지 파악하기도 곤란하다는 게 예산정책처 진단이다. 예산의 76%인 799억원을 예비비에서 끌어와 불·편법 논란까지 샀다.고용지표가 악화해 '일자리 정부'라는 국정 지표가 무색해지자 정부는 세금을 퍼부어 일자리를 만드는 데 혈안이다. 그러나 세금을 들여 만든 일자리 중 상당수를 맞춤형 일자리처럼 저질(低質)·가짜 일자리가 차지하는 실정이다. 빈 강의실 전등을 끄는 일을 하거나 조끼 입고 놀이터에 앉아 있는 등 효과가 없는 세금 나눠주기 단기 일자리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까닭에 일주일에 17시간 미만만 일하는 초단기 취업자가 전체 취업 증가의 94%에 달한다. 세금으로 지탱되는 초단기 아르바이트나 노인 일자리를 빼면 고용 증가는 빈껍데기라는 말이다.올해도 정부는 일자리 예산으로 22조9천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민간 고용 창출을 뒷받침하는 데 쓰여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든다면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눈가림식 고용지표 향상을 노린 단기 공공 일자리 만들기에 예산 대부분이 들어가고 있다. 국민 세금을 펑펑 쓰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정부는 언제까지 자행할 텐가.

2019-08-21 06:30:00

[사설] 높은 사회적 관심과 제도 개선으로 '학교폭력' 줄여야

2학기부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권한이 개별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위임되는 등 바뀐 '학교폭력예방법'이 적용된다. 이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의 결과이지만 근본 해결책에 대한 사회적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현재 대책과 해법이 실효성이 있는지, 처벌과 징계 위주의 관리가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교육적 관점과 견줘 타당한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19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대책 콘퍼런스는 학교폭력을 보는 우리 사회의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한다. 법원과 학교, 교육행정 당국이 머리를 맞대 학교폭력의 현실과 문제점을 논의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뜻깊다. 구성원들이 학교폭력을 철저히 진단하고 근본 해결책을 서둘러 찾아내지 못한다면 갈등과 상처가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다.그동안 학폭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재심을 요구하거나 행정소송을 내는 등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은 현재 학교폭력 대책이 갖고 있는 한계점을 말해준다. 대구 450여 곳 초중고교 자치위원회의 학교폭력 심의는 연평균 1천 건이 넘는다. 이 가운데 학폭위 처분에 맞서 재심을 청구한 사례는 144건, 교육청을 상대로 법원에 징계처분 취소·무효 소송을 제기한 경우도 10건에 이른다.이런 갈등은 '학교폭력'이라는 문제점을 제도라는 그릇에 다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법이 개정되면서 경미한 사례를 제외한 대다수 학교폭력 사례는 교육지원청에서 심의하도록 되어 있다. 이 경우 심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소송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예상된다.하지만 기존 방식대로 징계·처벌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학교 학폭위의 연장선이 될 수밖에 없다. 드러난 문제점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지 않는다면 학교폭력 예방과 근본 해법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제라도 학교와 행정당국의 책임 의식, 전문가의 참여, 또래 집단에 대한 교육 강화 등 학교폭력이 발붙일 수 없는 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다.

2019-08-21 06:30:00

[사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내려 놓고 검찰 수사 받아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이 도덕적 지탄을 받을 수준을 넘어 불법과 탈법의 가능성을 농후하게 품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모든 게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구체적인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한다.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 연루 사실에 대해 "자랑스러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고 하고 '폴리페서' 논란에는 "법률과 서울대 학칙에 따른 것"이라며 '소신'있게 대응했던 것과 전혀 다른 태도이다. 이로 미뤄 정말로 '적법'했다면 이렇게 침묵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제기된 의혹들의 중심에는 '재산' 문제가 있다. 조 후보 부친이 재단이사장이었고 조 후보는 이사였던 웅동학원을 둘러싼 '위장 소송' 의혹, 조 후보자 부인이 2017년 11월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를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에게 판 뒤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집주인인 조 후보자 동생의 전 부인이 '임차인'으로, 조 후보자 부인이 '임대인'으로 뒤바뀐 사실, 조 후보자 가족이 74억원을 약정하고 10억5천만원을 납입한 사모펀드 투자 등이 모두 그렇다.웅동학원 관련 소송에서 웅동학원은 변론을 하지 않아 패소를 자초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 조 후보자가 학원 이사였던 사실을 감안하면 가족 간 '짜고 치기'로 의심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바뀐 해운대 아파트에는 조 후보자의 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이 집이 조 후보자 부부의 차명 재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실이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다. 사모펀드 투자는 증여세를 내지 않고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것이란 의심을 받는다.이것도 모자라 조 후보자의 딸이 두 차례나 낙제를 하고도 3년간 1천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았으며, 장학금을 준 지도교수는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한 사실도 드러났다. 하나같이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난 '사건'들이다. 불법이면 수사 대상이고 도덕적 흠결이라도 자진 사퇴감이다. 이런 인사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양심과 국격(國格)의 모욕이다.

2019-08-20 06:30:00

[사설] 안전 관리 등한시해온 놀이공원의 예견된 참사

대구 이월드에서 16일 발생한 아르바이트 직원의 다리 절단 사고는 놀이공원의 허술한 안전 관리와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사다. 기계 장비나 안전 관리 업무에 익숙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은 채 기구를 조작하는 일이 일상화된 데다 근무자 관리감독마저 소홀히 하다 끔찍한 사고를 부른 것이다. 이번 사고는 피해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긴 불행한 일이다. 동시에 예견된 인재라는 점에서 진상 조사 등 철저한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이월드는 지난 2017년 놀이기구 4종을 새롭게 도입한 이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만 세 차례나 놀이기구와 케이블카가 오작동하거나 운행 도중 멈춰 구조대가 긴급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용자에게 큰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전 점검 등 개선 노력 없이 여전히 아르바이트 근무자 등 비정규직 직원이 놀이기구를 조작하고 안전 관리를 등한시하다 결국 이번의 참사를 부른 것이다.무엇보다 놀이공원을 운영하면서 안전 수칙 준수와 근무자 관리감독은 직원 안전뿐 아니라 이용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월드는 직원들이 업무에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지도 않는 등 대충대충 넘겨왔다. 이로 볼 때 이월드가 이번 참사와 같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계속 키워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특히 2017년 이후 최근 2년 새 이월드의 비정규직 직원과 단시간 근로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깊이 따져볼 문제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비정규직 직원에게 일을 맡기고 제대로 관리감독도 하지 않다가 이번에 무방비 상태로 참사를 당했다는 점에서 이월드가 사실상 안전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고 큰 비중도 두지 않았다는 소리다. 당국은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이월드에 책임을 묻고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엄중히 경고할 필요가 있다.

2019-08-20 06:30:00

[사설] 다시 국회 밖 투쟁 외친 자유한국당, 비판도 만만찮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동시다발 전방위적 구국 투쟁으로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폭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오는 24일 서울 광화문 집회부터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황 대표는 대통령에게 직접 국민의 경고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4, 5월 6차례 대여 투쟁의 마지막 5월 25일 집회 이후 3개월 만에 재연될 장외 투쟁이지만 비판도 만만찮게 됐다.먼저 시기의 적절성이다. 지금은 한·일 경제 전쟁이 한창이다. 어느 때보다 여야의 힘을 모으는 게 절실하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헤쳐나갈 지혜를 찾아도 모자랄 판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도 계속이다. 노골적인 미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 압박에다 중국과 러시아의 하늘 침범 등 주변 강국은 피아(彼我) 구분 없이 우리를 옥죄는 엄중한 날들이다. 이런 우려스러운 일이 넘치고 주변 분위기는 나쁘기만 한 탓에 국민 불안은 심각하고 깊어지고 있다. 굳이 이럴 때 장외 투쟁이 과연 마땅한지 의문스럽다.방법도 문제다. 황 대표는 "장외 투쟁으로 국민 분노를 모아가고, 원내 투쟁으로 이 정권의 실정을 파헤치며, 정책 투쟁으로 새 길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특히 황 대표는 지난 7월 18일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만남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에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국민 감정에 호소한다"며 비판했다. 이는 지금 황 대표에게 꼭 적용할 만하다. 문재인 정부가 부족한 '별다른 대책'을 갖고 원내의 정책 투쟁으로 정부를 추궁할 생각은 않고 장외 투쟁에 나서니 황 대표 스스로 정부·여당처럼 무능함을 고백한 꼴이다.지금은 위기를 이길 정책 대안과 활동이 돋보일 때이다. 그런 만큼 황 대표와 한국당의 장외 투쟁은 진정성이 약하다. 차라리 정치 투쟁 성격이다. 올 2월 전당대회 대표 선출 이후 지속되던 황 대표의 지지율이 최근 떨어지고 한국당도 30% 밑 지지율 답보를 보면 그렇다. 이런 배경에서 장외 투쟁의 명분은 더욱 공허하다. 나라와 국민보다 당 대표와 당을 먼저 걱정한 결정인 만큼 비난받을 만하다.

2019-08-20 06:30:00

[사설]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성숙한 대응이 필요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상사의 갑질 등 직장 내 괴롭힘 사례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정안 시행 후 대구고용노동청에 접수된 상사의 욕설과 담당 업무 외 지시 등은 16건에 불과했지만,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전국의 건수는 모두 1천743건에 이른다고 한다.칠곡경북대병원의 수간호사가 부서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을 사유로 보직해임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가 또다시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피해자인 간호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신생아집중치료실 소속 수간호사가 지난 1년 7개월 동안 상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폭언과 협박 등 갑질을 일삼아왔다는 것이다.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간호사들에 대한 다른 의견도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들 역시 타 간호사들에게 또 다른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자세한 경위는 병원 측이 조사를 해보면 밝혀지겠지만, 문제는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직장 내 괴롭힘이 상사에 의한 것만이 아닌 부하 직원들이나 동료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데에 있다.이 법은 직장 내 상하 동료 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를 악용해서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조직 내 화합과 소통을 저해하는 사례 또한 없지 않다. 위계질서만 앞세우는 경직된 조직문화가 당연한 우선적 현안이겠지만, 직장 안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업무성 스트레스나 상사의 업무 지시를 이겨내지 못하거나 왜곡하는 일 또한 좌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법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성의 문제이다. 인격적인 품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시비에 휘말릴 까닭이 없다. 직장은 생업을 위한 공간으로 직장인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그러잖아도 사회적·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이다. 직장 내 신체적·정신적 폭력과 인격적인 모욕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언행에 다름 아니다. 모두의 성숙한 대응이 절실한 시기이다.

2019-08-19 06:30:00

[사설] 대일(對日) 경제 전쟁…대통령과 정부는 지피지기는 했나

우리나라 제조업 중 품질경쟁력이 우위(優位)에 있는 상품군 숫자가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제조업 수출경쟁력 점검과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1천대 제조 수출 상품군 가운데 품질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제품 수가 일본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품질경쟁력 우위를 가진 상품군 숫자가 156개로 301개인 일본의 51.8%에 그쳤다.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 더욱 관심이 가는 대목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대상인 소재·부품·기초장비 부문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전자공업에 쓰이는 화학품, 정밀공작기계,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기계부품, 광학기기, 정밀측정기기 등 중요 상품군에서 우리나라가 품질경쟁력은 물론 가격경쟁력에서 열위(劣位)인 반면 일본은 이들 품목에서 대부분 품질경쟁력 우위 또는 가격경쟁력 우위의 수출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7년 동안 약 7조8천억원을 들여 이들 분야에 대한 대규모 연구 개발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가마우지 경제' 구조를 깨고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함께 키우는 '펠리컨 경제'로 가겠다는 등 정부·여당에서 말의 성찬이 쏟아지고 있다. 모든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수 없는 일인 데도 단기간에 국내에서 1부터 100까지 다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처럼 장밋빛 목표와 청사진들이 난무한다.하지만 소재산업 경우 개발에만 10~15년이 걸리는 게 다반사여서 그야말로 '인내의 산업'이다. 당장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데 익숙한 한국으로서는 이 분야에 진입해 성과를 내려면 장기적 안목과 철저한 전략이 중요하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지피지기(知彼知己)가 핵심인데 우리가 일본 특히 우리 자신을 얼마나 잘 아는지를 냉철하게 따져야 한다. 자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거나 상대방을 업신여기면 일본을 상대로 한 경제 전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

2019-08-19 06:30:00

[사설] 북한 미사일 도발에 지방에서 휴가 보낸 국군통수권자

문재인 대통령의 요즘 행적을 보면 이해하지 못할 게 한둘이 아니다. 과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고 책임자가 맞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6일부터 18일까지의 행적이 바로 그렇다. 북한은 16일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하루 연차 휴가를 내고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에 머물고 있었다. 안보 위기 상황에서 국군통수권자가 위기관리 현장을 비운 것이다.문제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운 것이 아니라 미사일 도발을 보고받고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발사 직후부터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으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도 자세히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양산에 그대로 머물다 18일 오후에야 청와대로 복귀했다.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채 일반인들처럼 휴일을 보낸 것이다.청와대의 설명은 문 대통령의 행적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보고를 받았으면 양산에 머물 게 아니라 청와대로 급히 돌아와 NSC를 직접 주재하고 상황 점검에 들어가야 했다.문 대통령과 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 때 7시간 동안 관저에 머물면서 사고 처리를 직접 지휘하지 않았다고 집요하게 비판하고 매도했다. 사안의 위중함을 따지자면 이번 문 대통령의 16~18일 행적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세월호 침몰은 불행한 사고이지만 국가 안보의 문제는 아니다.북한은 지난달 25일 이후 지금까지 6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한 번도 NSC를 주재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급기야는 미사일 도발 보고를 받고도 지방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대통령이 안보를 나 몰라라 하는 기막힌 현실이다.

2019-08-19 06:30:00

[사설] 문 대통령이야말로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론'이 북한에 또 조롱당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경제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한 데 대해 북한은 1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쏘아 올리고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일"이라고 조롱하는 것으로 '화답'했다.조평통의 조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을 향해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 "아래 사람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등 욕설이나 다름없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도 북한은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일본 경제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겨냥해 "남조선은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게 현명한 처사"라며 미사일을 발사했다.이런 모욕에도 문 대통령이 또 평화경제를 들고나온 것을 보면 북한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애(求愛)는 정도를 벗어났다고 할 수밖에 없다. 사인(私人) 간의 구애도 지나치면 '집착'이 된다. 집착은 정상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하고 결국 자신을 불행에 빠뜨린다. 문제는 대통령의 집착과 판단 착오는 대통령 자신에 그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험으로 내몬다는 점이다. '평화경제' 구상이 바로 그런 위험성을 안고 있다.북한의 거부를 떠나 평화경제는 그 자체로 난센스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를 통해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다. 신성장동력은 거칠게 말해 첨단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의 개발과 생산 능력이다. 그러나 북한이 가진 기술이라고는 핵·미사일 기술뿐이다. 무슨 수로 신성장동력을 만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북한의 끝도 없는 금전 요구로 국민 세금만 탕진할 것이다.신성장동력의 창출 여부를 떠나 평화경제가 가능하려면 북핵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그럴 생각이 없다. 오히려 핵 능력 강화에 더 힘을 쏟으며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남한을 위협한다.이런 지적을 하는 사람들을 문 대통령은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라고 비판했다. 과연 누가 외톨이인가. 모두가 아는 사실을 혼자만 모르는 체하는 대통령이야말로 '평화경제=만능열쇠'라는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가 아닌가.

2019-08-17 06:30:00

[사설] 질 나쁜 일자리의 함정에 빠진 대구

대구에서 주 36시간 미만을 일하는 시간제 근무 취업자 수가 1년 사이 크게 늘었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을 일하는 반듯한 일자리 취업자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대구 취업자의 일자리 질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시간제 근로자는 늘고 풀타임 근로자가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쪼개기가 늘고 저소득 근로자 비중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대구가 질 낮은 일자리의 함정에 빠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리되면 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7월 기준 대구에서 주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 수는 95만3천 명으로 1년 전보다 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1.1%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부산(1.3%), 울산(2.3%), 대전(0.1%) 등은 늘었는데 대구는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구 다음으로 취업자 수가 많이 줄어든 인천은 3.7% 감소했다.더 나쁜 점은 같은 기간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도리어 늘었다는 점이다. 대구의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25만5천 명)는 16.7% 늘어 전국 평균 10.8%를 훌쩍 넘겼다. 대전(17.0%)에 이어 가장 나쁜 지표다. 서울(8.2%), 부산(9.3%), 광주(6.1%) 등 도시가 두 자릿수 밑으로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대구에서만 일자리 질이 매우 나빠진 것이다.대구가 질 나쁜 일자리의 함정에 빠진 것은 근본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그 부작용을 자영업자 등 서비스업 비중이 특히 높은 대구가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인건비 상승을 견디기 어려운 자영업자나 영세 업체들은 공장을 자동화하고 일자리 쪼개기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는 등 경제 현장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먼저다. '경제 기초가 튼튼하다'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서야 답이 나올 리 없다. 그렇다고 대구시로서도 정부만 쳐다보며 손 놓고 있다면 질 나쁜 일자리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지표가 괜찮은 도시를 벤치마킹하든, 정부에 읍소를 하든 대구시는 일자리 질을 높이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한다.

2019-08-17 06:30:00

[사설] 평화경제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 수 있겠나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요약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평화경제를 들고나왔다.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뛰어넘자던 종전 발언을 되풀이한 것을 넘어 평화경제의 비현실성, 허구성을 비판한 이들을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규정했다. 북한 도발과 대남 비난 와중에 뜬금없이 나온 평화경제에 대한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비판을 대결주의적 냉전 사고로 몰아붙인 것이다.북한의 무력 도발을 문 대통령이 '우려스러운 행동'으로 가볍게 치부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큰 성과"라고 자화자찬한 것 역시 국민 생각과는 크게 동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 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낙관론에 지나치게 빠져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모든 국민이 바라는 나라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것은 일본의 경제 보복, 북한 도발, 중국·러시아의 위협 등 '아무나 흔들 수 있는 나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이달 초 평화경제를 밝힌 다음 날 북한은 "맞을 짓 말라"며 미사일을 쐈는데 이번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당사자인 북한이 호응은커녕 도발하고 조롱하는 것을 고려하면 평화경제는 헛된 꿈일 수밖에 없다. 북한 핵 폐기, 안보 강화, 경제 살리기, 국민 통합 등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드는 진정한 길이다.

2019-08-16 06:30:00

[사설] 지지부진한 '쓰레기 산' 처리, 태풍 2차 피해 대책 서둘러야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외신 보도까지 등장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처리 실태의 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경북은 지역이 넓고 인구가 적은 지리적·환경적 탓인지 불법 폐기물 방치 사례가 많다. 주요 시도별 올 상반기 불법 폐기물 발생량을 보더라도 경기에 이어 경북이 가장 많은데, 폐기물 처리율이 경기는 60%를 넘어선 반면 경북은 15%에 그치고 있다. 경북 지역에는 아직도 25만t에 이르는 불법 폐기물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시급한 문제는 이들 불법 폐기물이 발생시킬 태풍으로 인한 2차 피해에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여름철 태풍이 북상할 때마다 강한 바람에 폐기물이 비산먼지가 되어 흩어지면서 주변 농가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 또한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에는 부패한 폐기물들이 땅속에 스며들어 토양을 오염시키고 침출수 문제를 일으키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피해 방지 대책은 물론 정부의 관련 규정조차 없다고 한다.그러니 태풍으로 인한 불법 폐기물 피해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여름 들어 9호 태풍 레끼마가 지나갔고, 10호 태풍 크로사 역시 북상하면서 경북 지역에도 바람과 함께 적잖은 비를 뿌렸다. 더 걱정스러운 일은 다가올 가을 태풍이다. 우리나라는 통상 가을 태풍이 더 강하기 때문에 강풍과 폭우로 인한 2차 환경 피해를 양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근본적으로는 불법 폐기물 양산의 원인을 제거하는 일에 정부와 기업 그리고 민간이 모두 나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처리 비용을 아껴 이윤을 보려는 악덕 폐기물 처리업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환경·행정 당국의 강도 높은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더 시급한 사안은 당장 몰아닥칠 태풍으로 인한 2차적 환경 피해와 오염을 방지하는 일이다. 폐기물의 신속한 처리와 함께 폐기물 야적장의 피해 저감 대책도 아울러 마련해야 한다.

2019-08-16 06:30:00

[사설]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판결, 인식 대전환의 길 찾을 때

대구지법이 14일 경북도의 조업정지 20일 행정 조치에 불복한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2월 기준치 이상의 폐수 70여t을 인근 하천에 배출한 데 대한 판결로, 이례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앞서 저지른 회사의 불법행위에 따른 행정 처분에 대해 소송으로 맞선 선례에 비춰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법원의 최종 판단을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회사나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사필귀정이다. 이는 재판부 결정의 잣대를 보면 그렇다. 재판부는 크게 두 가지를 지적했다. 먼저 "수차례 환경 관련 법규를 위반한 전력이 있음에도 위반 행위를 반복"한 사실이다. 말하자면 회사의 불법행위의 반복 즉 상습성을 따졌다. 이는 곧 환경 개선 의지 자체의 부족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계속된 불법행위와 환경 개선 의지도 없는 회사를 소송이란 방패막이 뒤에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재판부의 "중대한 공익에 대한 침해 행위는 엄중한 제재 필요"라는 지적도 새길 만하다. 사실 석포제련소가 주변 환경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다. 생명체조차 살 수 없는 산림과 토양, 하천의 오염 증거는 쌓여 있다. 그렇지만 지난 1970년 공장 설립 이후 50년 세월 동안 숲, 땅의 위와 밑, 하늘, 물에 이르기까지 환경은 황폐화되고 침해됐지만 '중대한 공익'으로 취급받지 못했다. 그러니 '엄중한 제재 필요'라는 판단을 반기지 않을 수 없다.이번 판결은 지역사회는 물론, 석포제련소에 좋은 기회이다. 제련소로서는 더욱 그렇다. 지금까지처럼 숱한 불법행위를 자금력과 회사 주변에 포진한 '환피아'를 동원해 소송전으로 맞선 어리석음을 그만둘 적기이다. 이제라도 사태의 본질을 보고 할 일과 갈 길을 찾아야 한다. 그 출발은 환경의 '중대한 공익'을 깨닫는 인식의 대전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앞날을 위한 갈림길에서 지혜로운 선택과 마주하길 바란다.

2019-08-16 06:30:00

[사설] 3·1운동 100주년에 맞은 한·일 경제 전쟁과 8·15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 기념식과 행사들이 열린다. 게다가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에다 한·일 경제 전쟁 속에 치르는 광복절인 만큼 국민은 어느 때보다 남다른 느낌과 함께 새 각오를 다지며 국경일을 보내게 됐다.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호국의 고장이라 더욱 그럴 것이고, 이에 걸맞은 여러 기념 행사는 당연하다.경북도는 15일 오전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서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상징물 '염원의 발자취' 제막식을 갖는다. 또 이날 오후 대구 동구 미대마을 주민들이 주축이 돼 '미대마을 3·1독립만세운동 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한다. 앞선 14일,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보현사에서 100년 전 동화사 지방학림 학승 9명의 만세시위를 기리며 연 행사는 9명의 시위 주도 스님 가운데 6명이 서훈을 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정 등을 되새긴 기회여서 평가할 만하다.대구 만세시위자 34명을 기려 지난 2009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내 만든 '3·1운동 유공자벽'에 여성 독립운동가 9명 등 21명을 이달 말까지 더 새기는 작업도 반길 일이다. 지난 10년 동안 달라진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소홀했던 3·8 대구 만세운동을 바루는 일이라 늦었지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대구경북으로서는 이처럼 3·1운동 100주년에 맞은 올 8·15 광복절은 충분히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잊지 말아야 할 일도 있다. 이번 광복절은 한·일 경제 전쟁이 겹친 엄중한 상황에서 맞는 국경일이다. 그저 그렇게 하루 쉬는 날로 보낼 수만은 없다.한·일 경제 전쟁으로 일제 불매운동 같은 반일(反日) 움직임은 심상찮다. 민간 교류조차 얼어붙는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퍼지는 즈음이다. 광복절 오늘, 경제 충돌 이후 나라에서 일어난 여러 일을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할 일도 고민할 때다. 오늘, 태극기를 다는 일까지도 포함하면 더욱 좋다.

2019-08-15 06:30:00

[사설] 총선 겨냥한 여당의 내년 예산 늘리기…미래 국민 고통 키운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을 510조원 이상으로 늘려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고 한다. 일부 의원은 530조원대 예산 편성을 주장했다는 소식도 있다. 올해 예산 469조원보다 적게는 40조원, 많게는 60조원 늘어난 규모다. 민주당은 경기 대응 등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예산을 퍼부어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도모하려는 속셈임을 국민은 알고 있다.기획재정부는 국가 채무 비율 증가 등을 들어 민주당 요구에 난색을 보였으나 여당 주장대로 500조원을 훌쩍 넘는 예산이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엄중한 경제 상황에 대처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예산을 통해 분명히 나타나도록 준비를 잘해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이 내년 예산 편성 지침까지 준 만큼 여당 요구대로 기재부가 예산을 짤 것이다.우리 경제와 국민이 직면한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수십조원이나 늘려 편성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고 총선 승리를 위한 세금 퍼주기에만 혈안이란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미·중 무역 전쟁과 일본 경제 보복 여파로 기업들의 경영이 악화해 세수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법인세가 대폭 줄고 있다. 결국 대규모 적자 국채를 발행하고 국민 호주머니를 더 쥐어짤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올해 국가 채무가 731조원에 이르고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가 나는 처지에 국채 발행은 무리다. 경제난으로 힘겹게 하루하루를 사는 국민에게 더 부담을 지운다는 것은 큰 잘못이다.내년 예산을 대폭 늘려 정부·여당이 어디에 쏟아부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미 전국 17개 시·도를 돌며 예산정책협의를 해 사업 410여 개를 받아놨다. 134조원이 들어가는 이들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총선 승리를 노릴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그래 왔던 것처럼 표를 의식한 현금 살포성 예산도 크게 늘릴 것이다. 총선을 겨냥한 정부·여당의 현실을 무시한 내년 예산 증액으로 나라 살림에 주름이 가고 국민 고통이 커질까 걱정이다.

2019-08-15 06:30:00

[사설] 굴욕적 3불(不) 약속, 북한 미사일 방어 위해 파기해야

북한의 신형 단거리 미사일은 한국과 미국에 새로운 위협이며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중국과의 '3불(不) 약속'을 깨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불 약속이란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무마하려고 제시한 것으로 'MD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군사주권의 포기였다.미사일 전문가인 미 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언 윌리엄스 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형 단거리 미사일은) 비행고도가 50㎞ 미만으로 낮게 비행하기 때문에 (한국의)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워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게이 시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새로운 위협을 제압하는데 효과적인 추가적 미사일 방어 능력을 모색해야 한다"며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이런 의견은 지난달 25일 북한이 신형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을 때 드러난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이 잘 입증한다. 군은 두 번째 미사일의 궤적은 추적도 못 해 일본의 정보를 받고서야 알았다. 전시라면 남한 전역은 북한 미사일이 날아오는 줄도 모른 채 초토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MD에 참여하면 이를 막을 수 있다. 미국 전체 미사일 방어망과의 연동으로 강력한 사전탐지 능력을 갖추게 되고, 요격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제고된다는 것이다.그러나 정부는 MD에 편입하지 않겠다고 한다. 대신 독자적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가한 소리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가 구축된다 해도 그 사이에 북한이 이마저 무력화할 수 있는 신형 미사일을 또 개발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3불 약속은 안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중국이 정해주는 대로 따른 자발적 굴욕이었다. MD 참여를 떠나 한국이 주권국가임을 중국에 각인시키기 위해서라도 3불 약속은 파기해야 한다.

2019-08-15 06:30:00

[사설]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 더 늦추면 안된다

상주의 고등학생들이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반환을 위한 서명운동에 나섰다. 학생들은 "훈민정음 상주본 공개 문제가 어른들만의 일이 아니다"며 이를 전 국민 운동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상주본을 둘러싼 오랜 논란 끝에 그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는데도 행방조차 찾지 못한 어른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2008년 상주에서 발견되면서 '상주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판본은 세종이 직접 쓴 서문에 해설이 붙어 있어 훈민정음 해례본이라 부른다. 한글 창제의 동기와 의미는 물론 사용법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이 때문에 같은 판본으로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간송본보다도 학술적 가치가 훨씬 높다는 평가이다.그러나 이미 대법원 판결과 원소유자의 기증 절차를 거쳐 국가 소유가 확정된 문화재가 한 개인의 터무니없는 소유권 주장으로 행방조차 묘연하다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세계적인 유산이 무단으로 방치되고 있는데,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시간만 끌고 있는 문화재 당국도 답답한 노릇이고, 1천억원 운운하며 소중한 문화재를 담보로 돈타령을 하고 있는 배익기 씨도 딱한 사람이다.문화재청은 배 씨를 만나 상주본 반환을 거부할 경우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통보는 했다고 한다. 그래도 배 씨는 배짱으로 일관하며 상주본의 소재지에 대해선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문제는 상주본의 보존 상태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훼손과 분실 등이 우려된다. 어떻게 보면 현재로서는 상주본이 실제 존재하는지조차도 의심스러운 지경이다.문화재청은 배 씨를 상대로 명예 회복과 적절한 보상 등을 포함한 다각적인 방법을 다 고려해서 다시 한 번 설득 작업을 벌여야 한다. 그래도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면 가능한 한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야 한다. 학생들이 염원하는 것처럼 상주본이 더 훼손되기 전에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국민적 관심의 대상인 문화재를 불법 부당하게 은닉하는 것을 계속 좌시한다면 더 이상 법치국가가 아니다.

2019-08-14 06:30:00

[사설] 북한 도발에 대통령은 침묵하고 청와대는 감싸는 기막힌 현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응이 갈수록 태산이다. 대응이란 표현 자체가 가당치 않은 무대응이고 북한 편들기이다. 지난달 25일 이후 지금까지 북한은 5차례나 도발했지만 문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이 사실상 문 대통령을 겨냥해 "겁먹은 개" "밤잠까지 설치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라며 막말을 퍼부은 데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인품이 후덕(厚德)해서 그런가, 필부(匹夫)의 배알도 없어서 그런가.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과 경멸적 담화에 대한 '해설'을 내놓았다. 핵심 관계자는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면 북미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 담화문은 통상 우리 정부가 내는 담화문과 결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나서서 맞대응할 경우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이런 '해설'은 문 대통령의 침묵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늠케 한다. 북한의 도발과 경멸적 대남 언사는 북한의 입장에서 보아 합리적이고, 단어나 문장의 통상적 의미에 집착할 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의도나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아니겠나. '북한 대변인'이란 조롱을 받은 터에 문 대통령이 직접 이렇게 북한의 입장에 충실한 '해설'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문 대통령의 '침묵'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무언(無言)의 지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북한이 5차례 쏘아 올린 미사일은 우리의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해 언제라도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이 남한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북미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로 치부한다. 문 대통령에 국한하지 않고 남한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기도 한 막말에 대해서는 다른 뜻이 있다고 우긴다. 이는 이 정부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과연 국민들이 생명과 재산 보호를 맡겨도 되느냐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

2019-08-14 06:30:00

[사설] 18년 역사 인연 잇는 한·일 교사들, 미래로 가는 교류가 될 만해

일본 히로시마교직원조합 소속 교사와 학생 15명이 지난 9~12일 대구에 들렀다. 이들은 대구에서 '평화의 소녀상'과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경산 코발트 광산의 민간인 학살 현장, 경남 합천의 원폭피해자복지회관도 찾아 일본 원폭 피해 한국인의 삶도 살폈다. 식민 지배의 피해 현장과 피해자를 찾아 과거 일제의 가해 역사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반성과 함께 한·일 양국의 평화로운 미래를 향한 다짐과 각오의 기회를 가진 셈이다.사실 이들 일본인의 대구 방문은 우연이 아니다. 이에 앞서 대구와 히로시마가 지난 1997년 자매결연 뒤 2001년부터 두 지역 역사 교사들은 한·일 양국과 두 도시 역사를 고리로 교류 협정을 맺고 18년 인연을 이어왔다. 특히 2005년과 2012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와 히로시마현 교직원조합이 함께 '조선통신사'와 '한국과 일본 그 사이의 역사'라는 역사 교재를 만들어 동시 출간했다. 전례 없던 일이었고, 처음 가는 동행이었다.그런 만큼 이번 방문단의 대구·경북·경남 역사 현장 둘러보기 활동은 돋보인다. 게다가 한·일 경제 전쟁으로 갈등이 깊어지고 민간 차원의 교류마저 악화되는 때에 이뤄져 더욱 그렇다. 오랜 민간 교류의 필요성은 이럴 때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두 나라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며 과거를 반성하고 서로 이해하고 과거를 딛고 일어섬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는 민간 교류의 힘이 아닐 수 없다.마침 한·일 경제 전쟁에서 일본 민간 차원에서의 한국과 연대 분위기도 없지 않다. 일본인의 자발적 정부 정책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심적 일본 지식인의 반정부 목소리에 시민이 동참하고 한국의 민간단체와 함께 '반(反)아베' 분위기 조성에 나서는 일은 그런 방증일 수 있다. 이런 한·일 연대에는 이번에 경상도의 식민 지배 역사 현장을 찾아 뒷날을 위한 교류를 다짐한 방문단도 한몫할 것이다. 한국의 대(對)일본 민간 교류의 지속도 분명 그럴 것이다.

2019-08-14 06:30:00

[사설] 국가 운명 가를 文대통령의 광복절 대일·대북 메시지

올해 광복절은 여느 해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내외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나라가 직면한 여러 위기의 변곡점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한 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 관계가 경색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일본과 북한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나라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문 대통령의 광복절 대일 메시지는 한·일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맞는 광복절이니 만큼 일본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한·일 갈등 해법을 찾으려면 문 대통령이 대일 비판에 치중하기보다는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에 무게 추를 둬야 한다. 아베 총리에게 무역 갈등을 대화로 풀자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지지자들만을 겨냥해 일본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지 말고 수위 조절을 통해 일본에 대화에 나설 명분을 주는 게 타당하다.취임 이후 문 대통령은 2017·2018년 광복절 기념사 대부분을 대북 문제에 할애해 '평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해 잇달아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남 비방 공세를 펴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에 나섰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마당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과 정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마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평화 구상만 밝힌다면 대통령을 향한 국민 비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추구하는 평화 달성에도 북한의 도발은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북한을 향해 도발을 멈추라는 분명하고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3·1절, 현충일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미래가 아닌 과거를 언급해 국민 통합보다는 분열을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광복절 기념사는 미래를 향한 메시지로 국민을 결집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가 한·일 무역 갈등, 북한 도발 등 국가 위기를 돌파하는 전환점이 되는 것은 물론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

2019-08-13 06:30:00

[사설] 동네북된 한국, 대북정책 전면 수정해야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며 러시아가 지난 8일 또다시 우리 영공을 침범한 작금의 현실은 하나의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이 총체적 파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대화로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구상 자체가 공상이자 허구였다는 얘기다.이런 지적은 수도 없이 제기됐으나 문 대통령은 귀를 닫았다. 그 결과가 북한에 경멸당하고 미국에 외면당하며 러시아에 두 번이나 영공 침범을 당하는 국가적 수모다.북한은 10일 또다시 단거리 신형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그리고 다음 날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댄다" "새벽잠까지 설쳐댄다"며 문재인 정부를 조롱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5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했으나 지금까지 문 대통령은 한 번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아직도 '대화'에 미련이 남았나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미국과 북한이 합작해 한국을 '패싱'할 가능성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이 보낸 친서를 '아름다운'이라고 표현하며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김정은의 불평에 "나도 좋아하지 않는다. 비용 지불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맞장구를 쳤다.이는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가능성을 넘어 한국을 뺀 미국과 북한의 '밀월'(蜜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우리의 입장은 무시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북한 대변인'이라는 조롱을 들을 만큼 '친북적'이었다. 그 결과 미국에는 한국이 진정한 동맹인지 의심을 받게 됐고 북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양해'를 얻어 미사일 도발을 하는 '행동의 자유'를 선사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의 붕괴'다. 대북정책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2019-08-13 06:30:00

[사설] 집값 불안정 되풀이 않게 분양가 상한제 잘 다듬어야

정부가 12일 일부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내용을 발표했다. 일차적으로 대구 수성구와 서울 25개 구 등 전국 31개 투기과열지구가 적용 대상이 될 분양가 상한제는 치솟는 분양가격을 억제해 집값 안정을 도모하는 처방이다. 정부 발표대로 '실수요자 주거 안정'이 목표인 만큼 정책 효과 등 기대치를 떠나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에게는 반가운 조치다.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개선 방안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2007년 처음 도입했으나 사실상 사문화됐다. 당시 전국에 일괄 적용했으나 이번에는 일부 과열 지역만 적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구체적으로 상한제 적용 지역과 범위는 분양가 상승률과 청약경쟁률, 주택거래량 등을 따져 선별하고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선정한다. 대구는 수성구가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중·서구 등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어떻든 이번 제도 개선으로 분양가 기준으로 10% 이상, 현 시세로 치면 20~30% 정도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보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구의 아파트 분양가격은 전년 대비 13.56% 상승했다. 전국 평균인 9.66%보다 훨씬 높다. 수성구와 중구, 서구 등 일부 지역에 신규 아파트 분양이 쏠리고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나타난 결과다.하지만 가격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 못지 않게 우려되는 대목도 있다. 분양가 통제로 당장 주택 공급이 줄고 재건축·재개발이 위축되는 등 수급 불안정 부분이다. 5년 이내의 새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등 풍선효과도 걱정된다. 또 상한제 선별 적용이 기대한 만큼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시민단체 주장도 있다.분양가 상한제 재도입이 '국민의 주거 안정' 등 공익에 근거한 만큼 정책을 보다 촘촘하게 다듬고 보완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제도 개선에도 꼼수 분양이나 투기 수요가 지속되는 일이 없도록 최적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19-08-1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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