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미 연합훈련 중단, 북은 과감한 비핵화 조치로 화답해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상했던대로 일시 중단된다. 한미 군 당국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suspend)하기로 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당근’이다. 한미 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 것은 1992년과 199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결정은 북한의 행동 촉구를 위한 선제적 조치다. ‘우리는 이만큼 했으니 북한도 그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이라’는 요구이자 김정은이 올바른 행동을 할 것으로 믿는다는 신호다. 하지만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도 않았는데 한미 동맹의 핵심 장치이자 강력한 대북 억지력인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했다는 점에서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의 비판대로 ‘불필요하고 일방적인 양보이며 실수’이거나 무모한 ‘도박’일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결정이 섣부른 양보나 도박일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김정은의 향후 행동이 결정한다. 과거의 전례는 낙관을 불허한다. 1992년과 1994년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지만, 북핵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1992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한 사찰만 허용하고 남북 상호 간 핵 사찰을 거부했다. 1994년에는 제네바 합의 사항인 NPT(핵확산금지조약) 완전 복귀, 모든 핵 시설에 대한 IAEA 사찰 허용, 핵 활동의 전면 동결 및 핵 시설의 궁극적 해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런 행동이 재연되면 북한은 상대 못할 ‘불량국가’임이 재확인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미국은 군사옵션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 그때 가서 김정은이 행동을 바꾸겠다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은 다시 오지 않을 기회임을 김정은은 명심해야 한다. 그 기회를 살리는 길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2018-06-20 05:00:00

[사설] 대구경북 지방의회의 양당 구도 시대 기대감 크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지방의회의 자유한국당 독점 구도가 무너진 것은 주목할 만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대거 광역 및 기초의회에 입성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대구경북 지방의회에서도 일당 독점 시대가 저물고 양당제 시대를 맞게 됐다. 이번 지선에서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장은 한국당과 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가 대부분 당선됐지만 지방의회 권력 지도엔 전례 없는 변화가 있었다. 내달 1일 출범할 제8대 대구시의회의 경우 의원 정족수 30명 가운데 5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경북도의회도 9명의 민주당 당선인이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 기초의회의 경우 대구는 전 지역이 이제 사실상 양당 체제다. 특히 수성구의회는 민주당이 한국당보다 한 석 더 많아 의장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다른 구의회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 차이가 1~3석에 불과하다. 포항과 구미에서도 민주당은 각각 10명과 9명이 당선되면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한두 자리 정도를 가져갈 공산이 크다. 지방의회 양당 구도는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대구경북이 가보지 못한 길이다. 사실, 대구경북 지방의회는 특정 정당이 의석을 싹쓸이하면서 부작용과 폐해가 심했다. 집행부에 대한 건전한 견제를 하기보다 폭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공무원에 대한 갑질, 이권 개입, 부도덕한 행위 등을 저질러도 일당 체제 아래에서는 자정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 양당 구도로 대구경북의 지방의회도 견제와 정책 경쟁을 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편으로는 상당수 당선인이 초선인지라 지나친 선명성 경쟁으로 정쟁에 매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한국당과 민주당 지방의원들은 대구경북 발전만 바라보고 선의의 각축을 벌이는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대구경북의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는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

2018-06-20 05:00:00

[사설] 탈원전 선언 1년, 정부는 불거진 문제 외면하지 말라

정부가 지난해 6월 고리원전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탈원전 정책을 선포한 지 1년이 지났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이 2015년 5천600억원을 들여 시설을 개선해 2022년까지 운영키로 했던 경주 월성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하는 등 탈핵(脫核) 후속 조치로 각종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대책 마련에 손을 놓아 원전 지역 주민들이 규탄 시위를 벌이기에 이르렀으니 이는 정부나 한수원이 자초한 일이다. 탈원전 1년의 후유증은 여럿이다. 경북에서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다 영덕 천지원전1, 2호기와 울진 신한울원전3, 4호기 건설 무산의 사회경제적 피해 금액만 9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연인원 1천272만 명의 지역 일자리도 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시군 역시 연간 수십~수백억원의 수입 차질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대체 수입원 발굴이 힘든 이들 지자체의 살림살이 축소가 어쩔 수 없게 됐다. 탈원전의 어두운 그림자는 산업 수치로도 증명된다. 24기 원전 가운데 현재 8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재작년 80%였던 가동률이 현재 58%로 떨어졌고, 올 1분기 원전 발전량도 지난해보다 29% 줄었다. 이로 인해 올 1분기 석탄화력 발전량이 작년보다 6%, 재작년보다는 22%나 늘었다. 원전 의존을 줄인 대신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석탄발전을 증가시킨 셈이다. 석탄화력을 감축한다던 정부 약속과도 어긋난다. 한수원의 부채는 1년 만에 2조8천억원 늘었고 한전은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부는 탈원전 발표 이후 불거진 현실적인 뭇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을 지역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수원도 당초 계속운전을 위해 주민 동의를 얻을 때와 달리 일방적 조기 폐쇄 결정이라는 배신과 다름없는 행위를 한 데 대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2018-06-20 05:00:00

[사설] 대책 없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코앞에 다가온 버스 대란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 여파로 ‘버스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버스 회사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판국인데 대책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되면 운전기사 부족으로 버스가 멈춰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든, 지자체든 대책을 내놓는 곳은 안 보인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전국의 노선버스 회사들은 다음 달부터 주 68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1년 뒤인 내년 7월부터는 이를 52시간으로 더 줄여야 한다.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운전기사들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구인난이 심각하고 이직률도 높아 결원 채우기에 급급한데 지금보다 인력을 더 늘리라고 채근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당장 내달 1일부터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도 지역 시내버스, 농어촌 마을버스 운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런 사태는 누누이 예고됐다. 비판이 커지자 고용부는 뒤늦게 실태 조사에 착수했고 연말까지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한다. 이런 뒷북도 없다. 지자체들도 긴급회의를 여는 등 부산하지만 대책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정책의 주요 수혜자여야 하는 버스 기사마저 이 제도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임금 감소 우려 때문이다. 이는 올해 노사 임금 협상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임금 감소에 미리 대응하려면 예년의 4~5배 수준인 15%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노조가 요구함에 따라 경북 도내 34개 버스 회사 올해 임금 협상은 모두 결렬됐다. 현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중에는 실물경제 여건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들이 적지 않다. 버스업계에 적용될 근로시간 단축이 대표적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는 목적이 국민 삶의 질인데, 이상과 명분이야 좋다. 하지만 근로자도, 고용주도 반기지 않는 정책을 준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타당치 않다. 이것이 탁상행정 아니고 무엇인가.

2018-06-19 05:00:00

[사설] 한국당, 혁신 노력 엿보이나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중앙당을 해체하겠다고 전격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 권한대행이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수습책으로 충격적 요법을 제시했지만, 국민 앞에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는 점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다. 김 권한대행은 기자회견에서 “오늘부로 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곧바로 중앙당 해체 작업에 돌입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당직자 전원 사퇴, 중앙당 해체와 혁신을 위한 ‘구태 청산 태스크포스’ 가동 등도 밝혔다. 이 혁신안은 외형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허점이 적지 않다. 김 권한대행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 해체 선언이 아니라 원내 중심 정당으로 가겠다는 말이다. 기능을 슬림화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말을 바꿨다. 그렇다면 중앙당 해체 선언은 외형적 의미와 실질적 내용이 완전히 다른 ‘말장난’ 수준에 불과해 실망스럽다. 많은 의원들이 해산 혹은 해체를 통해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음을 볼 때, 이 혁신안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당명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알맹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이 혁신안은 김 권한대행이 당내 논의 과정 없이 발표한 것이어서 향후 의결기구를 거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 정도 수준의 혁신안조차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 한국당의 미래는 기대할 것이 없다. 일부에서 혁신안의 절차 문제를 들먹이며 자신 혹은 계파 기득권을 챙기려는 모습까지 엿보이니 한심스럽다. 앞으로도 한국당에 갖가지 혁신안과 수습책이 쏟아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을 외면한 이유를 찾아 변화와 혁신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18-06-19 05:00:00

[사설] 북 비핵화엔 말 아끼며 종전선언 서두르는 정부

북한 핵의 폐기와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의 맞교환이 북미 간 핵 협상의 골자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맞교환은 아니다. 북핵 폐기가 선결 조건이고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은 그 선결 조건의 이행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후속 조치이다. 북핵 협상의 목표는 북핵 폐기이지 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 구축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선후 관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언급은 문 정부가 문제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낸다. 강 장관은 18일 언론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시기형식은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고자 한다”며 “올해 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조급증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선후 관계의 도치(倒置)다. 종전선언은 북한 비핵화의 결과를 보고 결정할 문제다. 그래서 북한 비핵화에 앞서 종전선언의 목표 시한을 정해서도 안 되고, 정할 수도 없다. 현재 상황에서 최대한 앞당긴다 해도 오는 2020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2020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해로, 미국의 1단계 북한 비핵화 목표 시점이다. 2단계는 확인과 검증인데 그 완료 시점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강 장관은 종전선언에 대해서만 말했을 뿐 그 전제 조건인 북한 비핵화와 그 목표 시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었다는 점이다. 문 정부가 ‘연내 북한 비핵화’라는 전혀 가능성 없는 시나리오를 기정사실화하고 있거나, ‘선(先) 종전선언-후(後) 북한 비핵화’로 일의 순서를 뒤집으려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낳을 만하다. 북한 김정은은 절대로 문 정부의 기대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알맹이 없는 6·12 북미 정상회담이 잘 말해주는 바다. 북한이 한 걸음 움직이면 우리도 한 걸음 내딛는 철저한 상호주의가 아니면 북한 비핵화의 달성은 어렵다.

2018-06-18 18:43:55

[사설] 쏟아지는 경제 악재, 문재인 정부는 위기 대책 갖고 있나

미국 금리 인상과 남미·유럽 일부 국가의 경제 위기 조짐이 최근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은 연일 급락세를 보인 데다 환율도 급등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이 맞불을 놓는 등 높아지는 무역 마찰 파고가 한국 경제에 큰 주름살을 지우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의 진원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다. 14일 연준이 올해 두 번째로 금리를 올리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0.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미국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며 환율이 1천80원대로 치솟았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연내 양적완화 종료를 통한 돈줄 죄기를 선언하면서 금융시장은 더욱 동요하고 있다. 지난 14, 15일 이틀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국내 주식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미국은 올해 내로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마저 예고한 상태다. 한·미 간 금리 격차의 화는 외국인 자본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 혼란과 가계부채 이자 부담 등 한국 경제의 ‘뇌관’임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깊어지는 ‘고용 쇼크’에다 물가 급등, 금융시장 혼란 등 부정적 요소가 함께 작용할 경우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정부가 아무리 경제 펀더멘털과 탄탄한 기업 실적을 앞세워도 일부 신흥국의 경제난과 미국 금리 인상, 국제 유가 상승 등 악재가 불거질 때마다 ‘한국 위기설’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이유다. 그만큼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과 불안감이 큰데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재 민생 안정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없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집중해야 할 때다. 만약 정부가 민생 불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계속 정책 헛발질만 계속한다면 경제 위기는 피할 수 없다.

2018-06-18 05:00:00

[사설] 야당에 '국정 협조' 압박하는 여당, 벌써부터 오만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압승을 발판으로 자유한국당에 국정에 협력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김현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국민은 한국당의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는 모습에 표로써 심판했다”며 “한국당은 지금 모호한 반성문을 읽을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협력과 민주당의 국회 운영에 대한 원만한 대화와 합의를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의 존재 이유와 지방선거 승리 배경에 대한 무지와 오해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오만’이다. 야당의 일차적 역할은 국정 협력이 아니라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다. 그래야 정부·여당이 독주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독주로 인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 1분기 중 소득분배가 사상 최대로 악화됐고, 5월 중 신규 취업자는 8년 4개월 만에 최저인 7만4천 명에 그쳐 10만 명 선이 붕괴됐으며, 청년 실업률은 5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였다. 그 원인은 한 번도 현실에서 입증되지 않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만, 청와대는 잘못을 고칠 생각이 없다. 여기에 야당이 협조하는 게 옳은가, 협조하지 않는 게 옳은가? 물론 견제와 비판만이 능사가 아니다. 야당도 사안에 따라 정부·여당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야당의 비판과 견제가 소모적 정쟁으로 흐르지 않는다. 하지만 협력은 어디까지나 야당의 부차적 역할이다. 여당은 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야당의 참패가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는 데 대한 국민의 심판이란 소리도 듣기 거북하다. 야당이 참패한 것은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 야당이 대통령 탄핵이란 참사에도 변화하지 못한 구태에 대한 국민의 실망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을 못 읽으면 쉽게 오만해진다. 오만은 독주로 이어지고 독주는 민심의 역풍을 맞게 마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자만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

2018-06-18 05:00:00

[사설] 국민에게 탄핵당하고 여전히 계파 다툼 중인 한국당

자유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대의 참패를 기록했다. 국민에게 사실상 탄핵을 당했다면 새롭게 자세를 가다듬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상식이다. 한국당 의원들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는 ‘퍼포먼스’를 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니 황당하다. 한국당이 처한 상황은 비상사태 정도가 아니라 침몰 직전의 난파선과 비슷하다. 그런데도, 구성원들은 통렬한 자기반성보다는 ‘남 탓’이나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금까지 선거 패배에 책임진 사람은 사퇴한 홍준표 대표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대표 정도다. 나머지 중진은 입으로만 반성한다고 할 뿐, 별다른 책임감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지난 15일 비상의원총회를 앞두고 초선 의원 5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 있는 중진은 정계 은퇴하라’고 요구한 것도 ‘책임 전가’ 사례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들 가운데 대표 격인 정종섭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친박 의원이기 때문이다. 내부 흐름을 보면 각 계파들이 당을 쇄신한다는 명목을 내세우면서, 차기 당권에 욕심내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조기 전당대회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옳으니 그르니 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친홍(준표)계와 친박(근혜)계, 비주류 등이 당권 장악을 위해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정말 ‘한국당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당이 부서지기 직전인데도, 자기 욕심과 기득권만 챙기려는 분위기를 볼 때 국민의 외면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 상황에서 한국당에 ‘당권 경쟁’이란 말 자체가 나오는 것부터 비도덕적이다. 지금의 정체성과 인적 구성, 시스템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하다. 선거 패배 후 통상적으로 해오던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 구성, 전당대회 수순은 무의미한 짓이다. 당을 해산하고 새롭게 헤쳐모이는 것이 가장 올바른 타개책이 아닐까 싶다.

2018-06-18 05:00:00

[사설] 정부는 슈퍼 예산 짜면서 지역 예산은 깎다니

정부 각 부처가 2019년도 슈퍼 예산안을 편성해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모두 458조원 규모로 올해보다 29조3천억원이 늘었다. 증가율 6.8%로 2012년(7.6%) 이후 전년 대비 최대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연평균 재정지출 7% 증가에 짜 맞춘 듯하다. 과거 기재부 예산 편성 과정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안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의 경우 각 부처는 424조5천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으나 기재부는 이보다 4조5천억원이 많은 429조원의 예산안을 짜 국회에 넘긴 사례가 그렇다. 문제는 정부가 이런 슈퍼 예산을 편성하면서 지역 예산은 오히려 줄였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내년도 국비사업으로 총 543건 3조4천419억원을 요구했지만 정부 예산안에 2조8천여억원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최근 9년간 3조원을 웃돌았던 정부예산안 대구 몫은 새 정부 출범 후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가게 생겼다. 경북도도 내년도 3조6천억원 예산 확보를 목표로 잡았지만 3조3천억원밖에 반영되지 않았다. 경북도는 당초 5조4천164억원의 예산을 건의했지만 62%만 받아들여진 셈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당초 계획했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 현안 사업과 미래 먹거리 사업들의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대구시는 글로벌 뇌연구 생태계 기반 구축 사업 등 R&D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북도청 이전터 매입, 조야~동명 광역도로 건설, 상화로 입체화 사업 등도 발등의 불이다. 예산이 제때 확보되지 않으면 이들 사업은 두고두고 시민들을 불편하게 할 것이다. 5G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포항~영덕 고속도로 건설 등 핵심 사업을 추진 중인 경북도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각 부처 예산을 늘리며 대구경북 지역 예산을 오히려 줄이는 것은 지역 차별 논란을 부를 만하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지역민들의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예산 홀대를 하는 것은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해온 문 정부의 방침과도 어긋난다. 시장, 도지사가 새로 선출된 만큼 확실한 지역 균형발전 논리로 국회와 기재부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예산 확보는 시도민의 선택을 받은 시장도지사가 그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첩경이다.

2018-06-16 05:00:00

[사설] 한국당, 판을 갈아엎어야 살길 보인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한목소리로 반성하고 사죄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이번 선거는 국민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면서 “자유한국당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합당하고 올바른 상황인식임이 분명하지만, 변화와 개혁을 싫어하는 당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 우려하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의원들은 ‘만시지탄’이긴 했지만 머리 숙이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잿밥에 눈이 멀고 밥그릇 싸움에만 매달렸다고 했고, 수구 기득권, 낡은 패러다임에 안주해 왔다고도 했다. 국민의 외면을 받아 마땅한 짓을 저질러 왔다고 털어놨다. 더는 한국당이 이런 형태로 존속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듯했다. 변화의 분위기도 일부 엿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이미 사퇴했고 김무성 전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기득권을 내려놓았다는 점에서 그나마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당이 생존하려면 당 간판을 바꾸고 한두 명을 쫓아내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전면적인 세대 교체와 개혁이 필요하다. 당 안팎에서는 “홍준표와 함께 퇴장해야 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데, 틀린 얘기가 아니다. 9년간 MB,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자기보신에만 연연해 한국당을 궤멸시키는 데 공헌한 이들은 퇴출되는 것이 옳다. 벌써부터 몇몇 인사들이 대표 자리를 염두에 두고 내홍이 벌어진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 말이 맞다면 아예 희망이 없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 면면을 보면 한국당을 망친 인물이어서 오히려 퇴출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한국당이 기존 판을 갈아엎지 않으면 한국에서 보수정당이란 말이 사라질지 모를 상황이다. 친박비박 중진들은 모두 물러나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한국당 인사의 90%를 바꾸고, 그 자리에 도덕성 있는 외부 인사와 세력을 수혈해야 한다는 처방이 나오고 있다. 그 정도 각오와 추진력이 없으면 보수정당, 나아가 보수세력은 디딜 땅조차 없을 것이다.

2018-06-16 05:00:00

[사설] 일당 독점 구도 깨진 지방의회, 지역 발전 초석 삼자

6·1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 지도를 보면 대구경북만 자유한국당의 색깔인 빨간색으로 나타나 고립돼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단체장 선거 결과가 그럴 뿐이고 지방의회 상황을 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3년 동안 자유한국당이 석권해온 대구경북 지방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보수정당 독식 구도가 허물어진 것이다. 이번 지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4명의 대구시의원 당선자를 냈다. 사상 첫 대구시의원 입성이다. 지금까지 대구시의회는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독점 구도가 깨지지 않았다.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7명의 경북도의회 당선자를 낸 것도 괄목할 만한 변화다. 비례대표 득표율에서도 민주당은 대구 35.8%로 한국당(46.1%)을 바짝 따라붙었고 경북에서도 34%를 기록해 한국당(50%)의 독주를 막을 발판을 마련했다. 기초의회에서의 약진은 더 놀랍다. 이번 지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대구 45명, 경북 38명의 당선자를 내 한국당(대구 53명경북 146명)과 경합 내지 선전을 벌였다. 특히 대구 수성구에서 민주당은 9명의 당선자를 내 8명에 그친 한국당을 누르고 원내 제1당에 오를 전망이다. 대구의 다른 기초의회에서도 민주당은 한국당과 동석이거나 1~2석 차로 따라붙었다. 보수의 본산이라던 구미에서도 장세용 민주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킨 것은 물론이고 시의회 당선자도 7명이나 배출, 한국당(11명)을 바짝 추격했다. 이 모두 지난 6대 지선 때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변화다. 갖은 폐해를 불러왔던 일당 독점 구도가 깨진 것은 지역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당 간 견제 및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보수진보할 것 없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구경북의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는 이제부터다.

2018-06-15 05:00:00

[사설] 한국당, 그래도 대구경북 유권자가 표 준 까닭 읽어야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 33곳의 광역·기초자치단체장 중 26곳에서 승리했다. 전국적으로 참패했지만 그나마 대구경북 성적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지방의회 선거도 한국당이 앞섰다. 12곳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역시 한국당은 김천에서만 이겼다. 선거 결과만 보면 대구경북은 변함없는 한국당의 아성이고, 유권자의 지지가 여전하지만 종전과는 많이 달랐다. 이번 선거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진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은 한국당에 대한 강한 실망감이었다. 이는 종전과 같은 묻지마식 싹쓸이 몰표 현상이 사라지고 여러 곳에서의 치열한 경합 양상으로 표출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와 막판 득표전 끝에 구미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 영광을 안았다. 대구 1곳과 경북 5곳에서 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무소속 시장군수 후보가 당선된 까닭도 그런 결과였다. 각본 없는 이변이 연출된 셈이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장악한 가운데 대구경북 유권자가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 이유는 분명하다. 먼저 불공정 공천 등 선거 과정에서 저지른 숱한 잘못에 대한 질책은 하되 합리적인 보수의 정신을 지키면서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줄 것을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선거 직전 민낯을 드러낸 한국당의 오만과 적폐 등이 겹쳐 민심 이반이 이뤄졌음을 한국당 스스로 깨치게 하기 위한 충고나 다름없다. 달라진 이번 대구경북 유권자의 투표 행위에는 한국당의 분발과 함께 제1야당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추길 바라는 간절함이 들어 있다. 특히 민주당 등과 정책 경쟁을 벌여 대구경북을 위한 일이 진정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고 지역민을 위한 일의 실천에 앞장서라는 주문도 빠지지 않았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민심은 변하고 언제든지 거둬들일 수 있음을 경고한 이번 지역 민심의 뜻하는 바를 한국당은 명심하길 바란다.

2018-06-15 05:00:00

[사설] 한미 군사훈련 중단 문제, 성급하게 결정할 일 아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문제가 우리에게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당장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실시 여부부터가 그렇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UFG 연습 중단 방침을 이르면 1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CNN 방송의 보도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UFG에 한미 양국 모두 강한 의지가 있다면 이렇게 모호한 대답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중단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추론케 한다. “북미 간 대화 중에는 원활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필요성이 있다”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말은 그런 추론에 힘을 실어준다. 결론부터 말해 북미 간 대화 진행 명목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사전 중단은 안보 자해다. 훈련의 축소나 중단은 북핵의 불가역적 폐기가 확인 검증된 이후에나, 동북아 안보 균형이란 문제와 연관시켜 그것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과제다. 한미 군사훈련은 근본적으로 북미 대화의 거래 수단이 아니란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매우 도발적”이라며 중단하겠다고 한 트럼프는 매우 경솔했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한 무지의 소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트럼프의 ‘훈련 중단’ 발언을 기다렸다는 듯이 덥석 받았다. 트럼프와 똑같은 경솔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사실상 하나도 없다. 북미 간 후속 협상이 열린다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은 북한 김정은에게 자신의 패가 먹힌다는 자신감만 심어줄 뿐이다. 이는 북핵 폐기를 더 요원하게 만들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잘 인식하고 경솔한 언행을 삼가야 한다. 한미 군사훈련은 성급하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

2018-06-15 05:00:00

[사설] 권영진 대구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에게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자유한국당 참패 구도 속에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유권자들은 자유한국당 소속 권영진이철우 두 후보를 대구시와 경북도의 수장으로 각각 선택했다. 권영진·이철우 당선인은 보수의 텃밭이라는 대구경북에서 유권자 선택을 받음으로써 4년간 대구시와 경북도의 발전을 이끌 막중한 소임과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권영진·이철우 두 당선인의 앞날이 결코 녹록하다고 볼 수는 없다. 대구경북 지역에는 난제성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닌 데다 민주당 집권 현 정부 아래에서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의 핸디캡도 결코 작아 보이지 않아서 그러하다.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으로 앞으로 한동안 표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자유한국당의 지원 사격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스스로의 역량과 노력만으로 중앙 부처와의 소통 루트를 확보해 지역 이익을 도모해야 할 외로운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야기될 정치적 지형 변화에 효과적이고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의 공조 구축이 더욱 절실해졌다. 2016년 2월 경북도청이 안동 예천으로 이전한 뒤 많이 느슨해진 대구시와 경북도의 유대·협력 관계를 복원하는 데 두 당선인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대구국제공항 이전과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처럼 대구와 경북의 이해관계가 걸쳐져 있는 대형 이슈를 원만히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이인삼각 플레이가 중요하다. 만약 두 지자체가 소지역주의 경쟁심리에 빠져 각개 플레이를 한다면 지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권 당선인은 대구공항 이전 추진으로 인해 분열된 시민 여론을 수습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고, 취수원 이전 추진 과정에서 야기된 구미시와의 갈등도 추슬러야 한다. 이 당선인 역시 의성군과 군위군이 경쟁하고 있는 대구공항 이전지 결정에서 중재자를 넘어 촉진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해묵은 숙원인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심판이 아니라 당사자라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두 당선인은 이번 선거를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많은 연구와 공을 들여 공약을 만들고 유권자들에게 내놓았다. 하지만 개중에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공약과 예산 확보가 불투명한 항목들도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두 당선인은 백화점식 공약들을 재점검한 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도정의 중점 어젠다를 다시 가다듬어 지역 발전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를 잘 이끌기 위해서 적재적소 인물 기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혹여나 논공행상 차원에서 선거에 도움을 준 인사들을 시청 및 도청 내 요직에 배치하거나 산하기관장으로 낙하산식으로 내려보내달라는 청탁과 압력, 유혹이 있다면 과단성 있게 떨쳐내야 한다.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두 사람은 역대 어느 대구경북의 단체장보다 신발끈을 더 팽팽히 조여 매고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2018-06-14 05:00:00

[사설] 자유한국당 참패는 환골탈태하라는 국민의 요구

이번 6·13 지방선거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여타 정당의 참패로 요약된다. 자유한국당은 처참하게 깨졌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존재조차 미미했다. 선거 관련자 모두 이런 결과를 짐작하고 있었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고 보니 그 충격파가 상당하다. 단순한 압승 정도가 아니라 대구·경북과 제주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지방 권력이 민주당에게 넘어갔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는 물론이고, 한국 선거 역사에서 이 정도의 여야 간 격차는 처음으로 기록될 만큼 일방적이다. 유권자들은 한국당을 싫어한다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했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그나마 선거다운 경합이 벌어진 곳은 대구·경북과 경남 정도이고, 나머지 지역은 큰 격차가 벌어져 개표를 끝까지 지켜볼 필요조차 없었다.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선거도 민주당이 휩쓸었으니 한국당 소속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선거가 아니라 한국당을 심판하기 위한 이벤트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대구경북은 여전히 한국당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대구시장, 경북지사 선거에서 여유 있게 이겼고, 대부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보수에 대한 뿌리 깊은 선호 현상이 이번 선거에도 작용했음을 나타냈다. 민주당 후보가 여러 곳에서 선전했지만, 중량감 없는 후보가 출마한 것이 패인이었다. 중앙당 차원에서 일찌감치 경쟁력 있는 인물을 공천했더라면 결과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알 수 없다. 한국당의 패배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시대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패배 이후 1년의 시간이 있었지만 홍준표 대표의 실언,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발목잡기 등으로 일관하다가 젊은 층, 여성층의 지지를 상실했다. 젊은 층은 한국당이라고 하면 몸서리를 치고 있는데, 한국당 지도부는 노년층 지지자를 겨냥한 정책과 발언을 남발했다. 선거 결과만 보면 한국당은 퇴출 직전의 상황에 놓였다. 특정 정당의 독주가 민주주의의 위협이고,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는 걸 누구나 안다. 국민들은 현재의 한국당 행태와 인적 구성으로는 대안 정당이 될 수 없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한국당이 선거 패배를 어떻게 추스르느냐에 따라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선거 개표 와중에 전현직 의원, 당직자들이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며 회의실을 점거한 것은 위기감의 반영일 것이다. 홍준표 대표부터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고 하루빨리 물러나야 한다. 재창당 수준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한 미래가 없다. 보수 재건의 기치를 올려야 살 수 있다. 예전처럼 눈속임을 하려다간 한국당은 먼지처럼 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18-06-14 05:00:00

[사설] 요란했던 북미 정상회담, '완전한 비핵화' 운만 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우리는 물론 전 세계가 주시한 이번 회담은 북핵 문제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이번 회담의 합의 사항을 착실하고 신속하게 실천하는 일이다. 회담에서 북미 정상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 포로 및 실종자 유해의 즉각 송환 등 네 가지에 합의했다. 이 중 핵심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이번 회담의 목적이고,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이나 ‘한반도의 지속적·안정적 평화 구축’이란 합의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것은 일단 고무적이다. 북미 공동합의문에는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명시돼 있다. 환영할 일이지만 아쉬운 점이 더 크다. 냉정하게 판단하면 이 약속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어떤 의미인지 모호하다. 판문점 선언과 판박이다. 당시에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비판이 많았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를 주장해 왔지만 얻은 것은 ‘완전한’이란 단어뿐이다. 그런 점에서 북미 합의는 ‘선언적’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일관되게 강조해온 CVID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 제시가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이 CVID에 대한 김정은의 강력한 거부에 부딪혀 김정은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를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할 만하다. 결국 북핵 폐기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 관료 간의 후속 협상으로 넘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빠르게 북한 비핵화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 만큼 신속하게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김정은도 여기까지 와서 딴소리를 할 만큼 무모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미 간 후속 협상은 반드시 영구적인 북핵 폐기라는 성과를 낳아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된다. 북핵 문제의 당사자는 바로 우리다.

2018-06-13 05:00:00

[사설] DGB금융지주의 '총체적 위기', 사외이사 책임은 없나

내우외환 홍역을 겪고 있는 DGB금융지주가 대구은행을 비롯한 관계사 전 임원 사표 제출이라는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발적 의사로 사표를 낸 DGB금융지주 및 산하 계열사 임원은 대구은행 상무급 이상 임원과 그룹 관계사 대표이사 및 부사장 등 30명으로 대구은행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이번 사표 제출은 외부 출신인 김태오 회장이 개혁과 인적 쇄신을 위해 놓은 첫 포석이라는 점에서 그의 능력과 의지도 시험대에 올랐다. DGB금융지주 그룹 임원 전원 사직서 제출이 시늉이어서는 안 된다. 보여주기식 인적 쇄신과 무늬만 바꾸는 식의 조직 개편이 지금의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사외이사들이 보여준 행보는 극히 실망스럽다. 전 경영진의 총체적 실패 책임으로부터 이들 사외이사도 결코 자유롭다 할 수 없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사외이사 일괄 퇴진 요구가 거셌지만, 10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는 한 명뿐이다.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사외이사들은 물러나기는커녕 김경룡 은행장 내정자를 선출하는 등 막강한 권한까지 행사했다. DGB금융지주는 신임 회장 체제를 맞았지만 대구은행의 경우 직원 채용 비리 검찰 수사로 은행장 임명이 미뤄지는 등 경영 공백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지금이 난국 타개의 마지막 기회다. 전 임원이 사직서를 낸 만큼 DGB금융지주의 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사외이사들도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

2018-06-13 05:00:00

[사설] 투표율 전국 꼴찌 대구, 유권자 권리 포기하면 안 돼

6·13 지방선거를 위한 13일간의 선거운동이 모두 끝났다. 아쉬움이나 미련이 남을지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훌훌 털고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해야 할 때다. 주민을 속이지 않고 우리 고장을 위해 열심히 일할 후보가 누구일지 곰곰이 생각하고 투표해야 한다. 최근 몇 차례 선거에서 대구 투표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신경 쓰이는 점이다. 대구는 4년 전인 6회 지방선거에서 투표율 52.3%를 기록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였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전국 평균 투표율 58%에 한참 뒤처지는 54.8%를 기록하며 꼴찌였다. 특정 정당 일색의 지역 선거판에 넌더리를 낸 시민들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예외가 있다면 지난해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투표율 77.4%를 기록해 전국 평균(77.2%)보다 약간 높았다는 점이다. 지난 8, 9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도 대구 투표율은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투표율은 20.1%였으나 대구는 16.4%로 매우 저조했다. 경북은 24.5%로 전국 평균을 웃돌아 예년과 다름없이 시장·군수의 경쟁이 치열함을 보여준다. 경북은 선거 때마다 투표율만큼은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으니 별문제가 없다. 대구는 2014년 지방선거, 20대 총선, 사전투표 투표율 등을 종합할 때 이번에도 투표율이 전국 꼴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가 만연하다는 얘기이지만 그렇다고 투표를 포기하거나 방관하는 것은 훨씬 더 무책임한 일이다. 이번에 대구는 특정 정당 일색에서 벗어나 시장과 구청장·군수, 광역·기초의원 등의 경쟁이 치열한 접전지로 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강 싸움’에 바른미래당, 정의당까지 가세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다. 지역 미래를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권리 행사와 올바른 판단이 필요하다.

2018-06-13 05:00:00

[사설] 예년과 다름없이 비방·폭로·고발이 난무하는 선거판

6·13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자들이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고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씁쓸하다. 정책선거라는 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예년과 다름없이 비방·폭로·고발이 난무하는 진흙탕 선거로 치닫는 분위기다. 상대의 약점이나 비밀을 까발리면 자신이 유리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후진적인 선거 풍토는 여전히 사라질 기미가 없다. 전국적으로는 여야가 ‘이재명-김부선 스캔들’과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 막말을 두고 상대를 욕하기에 여념이 없다. 경기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과 형님 정신병원 강제 입원 등의 무자비한 폭로전으로 시작돼 그것으로 끝날 조짐이다. 대구경북에서도 그 못지않게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민주당 임대윤 후보가 비리 의혹이 있는 북구 칠성원시장 재건축사업 시행사 대표를 맡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국당 측은 “대구시장 후보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공격했고, 임 후보 측은 “후보가 되기 전 직업을 문제 삼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반격했다. 권영진 후보와 임대윤 후보는 토론회 등에서 ‘탈당’ ‘선거법 위반’ 문제를 두고 상대를 공격했다. 후보 간 고발전도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국당 권기창 안동시장 후보 측은 권영세 무소속 후보에 대해 안동시의 부채 청산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발했다. 한국당 박노욱 봉화군수 후보도 엄태항 무소속 후보에 대해 모 언론사의 허위 보도 기사를 SNS에 다량 유포했다며 고발했다. 상대를 욕하고 고발하는 네거티브 선거 전략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일시적으로 지지층 결집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권자에게 외면받는다. 올바른 공약과 정책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이 바른길이다. 제대로 된 후보라면 선거운동이 끝나는 그날까지 정당하고 떳떳한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임해야 한다.

2018-06-1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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