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빈번한 멧돼지 도심 출몰, 시민 안전 문제 없나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최근 팔공산과 앞산 등 대구 외곽지는 말할 것도 없고 도심 내 야산과 접한 주택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멧돼지들이 자주 나타나면서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멧돼지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부족한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이동하는 멧돼지 습성상 자칫 시민들이 화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지난 18일 저녁 수성구 담티고개 인근 이천동 주택가에 내려와 도로를 건너던 멧돼지 무리가 주행 중인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다행히 이 충돌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14일 밤에도 동구 불로동 주택가에 무게 100㎏ 넘는 멧돼지 2마리가 나타나 엽사에 의해 사살됐고, 11일 낮 수성구 만촌동 형제봉 등산로 입구에서 멧돼지 15마리가 발견돼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하면서 불상사를 막기도 했다.환경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석 달 동안 대구에서 포획된 멧돼지만도 모두 139마리에 이른다. 기후변화로 멧돼지 개체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천적마저 없어 이대로 방치할 경우 농작물 피해에다 시민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전문 수렵인을 동원해 멧돼지를 포획해 왔지만 개체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대형 트랩을 이용한 유인 포획 방법 등 다양한 퇴치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다 개체수 조절을 위한 생태환경학적 방안 도입도 급한 일이다.무엇보다 멧돼지로 인한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멧돼지 퇴치법을 시민에게 널리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인적이 드문 산에서 멧돼지와 맞닥뜨릴 경우 멧돼지를 자극하지 않고 조용히 몸을 피하는 게 현명한 요령이다. "당황해서 큰소리를 내면 멧돼지가 흥분해 공격할 확률이 높다"는 소방당국의 조언대로 우선 안전한 곳으로 신속하게 몸을 피하고 당국에 신고하는 비상 대응 요령을 익혀둔다면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

2020-01-21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후보지 결정은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일이 밝았다. 대구경북 미래의 필수 인프라인 통합신공항의 명운을 민주적 표결로 결정하는 역사적인 날이다. 이제 오늘 오후 8시 투표가 종료되면 이전 후보지가 어느 곳인지 그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주민투표 결과가 자신들이 미는 지역에 불리하게 나올 경우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발상이다.20일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영만 군위군수는 "주민투표 결과대로 이전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투표는 민의(民意) 확인용일 뿐 자체로 선정 기준이 아니며, 오로지 군위군민의 뜻에 따라 군민이 원하는 곳을 신청하겠다고도 했다. 개표 결과 군위군의 단독후보지인 우보면이 의성군과의 공동후보지인 소보·비안면에 뒤질 경우 군위군이 국방부에 후보지 신청서를 내지 않을 수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말을 에둘러 했어도 결국 투표에서 질 경우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김 군수의 주장은 절차적 민주주의와 투표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다. 경기에 참가했는데 유리한 판정이 나와야 인정하고 불리한 판정이 나오면 불복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김 군수의 발언이 군민 투표율과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막바지 독려 전략이지, 민주적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겠다는 복안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지자체장은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국방부 장관에게 군 공항 이전 유치를 신청한다"고 돼 있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특별법을 보더라도 주민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투표 결과에 불복할 경우 생길 혼란과 후폭풍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자체가 무산될지도 모른다. 신공항 유치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이 점은 대구시든, 의성군이든 마찬가지다.

2020-01-21 06:30:00

[사설] 멸사봉공의 불출마 선언으로 TK의 자존을 회복하라

정종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4·15 총선 불출마를 천명했다. 한국당의 대대적인 물갈이 방침과 시도민의 변화 요구에도 요지부동이던 대구경북(TK) 국회의원 중 첫 불출마 선언이다. 정 의원의 이 같은 행보가 대구경북발 보수의 혁신과 공천 개혁의 신호탄이자 마중물이 될 것인지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정 의원은 "과감한 인적 쇄신과 보수통합의 성공을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탄핵 정국과 당내 계파 갈등에 책임 있는 인사들도 합류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의 이번 선택이 인간적·학자적 고뇌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도 있다. 아무튼 불출마 무풍지대를 일신한 그의 용단을 환영한다.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전까지 한국당에서 4·15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현역 의원은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12명이었다. TK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따라서 한국당의 변화를 열망하는 지역민들이 격한 항변을 토로하거나 자조적인 넋두리를 늘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대구경북이 이것밖에 안 되느냐"는 것이었다.이제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TK 물갈이의 도화선이 되어 한국당의 혁신과 보수의 통합으로 위기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교두보가 되어 줄 것을 기대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그런데도 TK 중진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정치적 상황의 차이와 지역구 역할론 등을 내세우며 '마이웨이'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유권자들이 그것을 노욕과 변명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묻지마식 용퇴론이 다 옳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진박'을 자처한 인사와 고령의 다선 의원 그리고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이력이 있는 현역들이 불출마 선언의 대열에 합류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국당의 혁신 공천 방침에 따르면 대구경북 의원 절반 이상은 물갈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공천 탈락으로 떠밀려 나가기보다는 품격 있는 용퇴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스스로는 물론 TK의 자긍심을 잃지 않는 길이다.

2020-01-21 06:30:00

[사설] 포퓰리즘 총선 공약 남발…현명한 유권자가 심판할 것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총선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국가 위기를 타개하거나 나라의 미래를 개척할 공약은 보이지 않고 유권자 손에 뭔가를 쥐여주겠다는 퍼주기 공약이 난무한다는 점이다. 국가재정 형편은 따지지도 않고 표만 얻으면 된다는 속셈으로 여야가 남발하는 포퓰리즘 공약에 유권자가 현혹돼 총선 민심이 뒤틀릴 우려가 크다.더불어민주당은 '전국 무료 와이파이 시대'를 총선 1호 공약으로 내놓았다. 2022년까지 전국에 공공 와이파이를 5만3천 개 설치해 국민 부담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480억원, 앞으로 매년 2천600억~2천700억원 등 3년간 5천78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허술한 데다 5G 데이터무제한요금제 가입자가 80%에 이른 터여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국 사태로 이반한 2030세대 표심을 노린 전형적인 포퓰리즘 공약을 집권당이 내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조국 사태로 민주당 못지않게 청년층으로부터 외면받은 정의당은 청년층을 겨냥한 퍼주기식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만 20세 되는 청년 모두에게 현금 3천만원을 주는 '청년기초자산제'에 이어 월세로 거주하는 일정 소득 이하 19~29세 청년 1인 가구에 3년간 월 20만원의 주거 지원 수당 지급 공약을 내놨다. 한 해 20조원의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을 두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부모 찬스가 없으면 사회 찬스라도 써야 한다"며 되지 않는 말로 호도하고 있다.총선 승리를 노린 여야가 국가재정 여력을 도외시하고 계층·세대·직능·지역별로 퍼주기식 포퓰리즘 공약을 갈수록 더 쏟아낼 것이 뻔하다. 4월 총선이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정당들의 포퓰리즘 공약 대결장으로 타락할 것이란 걱정이 벌써 나온다. 정당의 존재 이유가 집권을 위한 선거 승리에 있다고 하지만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해 유권자를 현혹하고 나라를 갉아먹는 정당은 퇴출시키는 게 마땅하다. 포퓰리즘 공약과 미래 비전 공약을 가려내는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과 서슬 퍼런 심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020-01-20 06:30:00

[사설] '김광석길' 대구 시민의 음악공간으로 확장해야

2019년도의 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김광석길) 방문객 수가 그 전년도에 비해 19만 명가량 줄어들었다고 한다. 김광석길 방문객이 전년 대비 하향 곡선을 그린 것은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대구 중구청은 2019년 김광석길 방문객 수를 140만788명으로 집계했다. 159만6천여 명을 기록한 2018년보다 19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2016년 처음으로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한 뒤 해마다 이어오던 상승세가 꺾인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많다. 그러나 이를 한 문장으로 축약하면 '김광석의 감성은 간 데 없고, 그렇고 그런 가게만 즐비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김광석길을 찾은 방문객들의 만족도 또한 100점 만점에 평균 71.6점에 불과했다. 평균적으로 머무는 시간도 카페나 식당 체류를 포함해 2시간 남짓했다.그리움을 안고 찾아온 발길들이 짧은 관람 동선에 금세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여느 관광지와 다를 바 없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테마가 없는 평범한 술집 거리도 식상할 것이다. 김광석길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나온 지가 벌써 여러 해 되었다. 중구청의 연구용역을 통해서도 여러 가지 활성화 방안들이 도출되기도 했다.'포크 인디문화 거리 구축' '장소 브랜딩을 통한 차별화' '시민 참여 콘텐츠 개발과 거리 예술 지원'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예산 미비 등으로 실현된 방안은 없다. '김광석길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 내실 있는 콘텐츠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다분히 교과서적이다. 어린 시절 한때를 보냈던 김광석 이야기 하나만으로는 한계 또한 있을 것이다.'김광석을 넘어서야 김광석길이 완성된다'는 지적이 가슴에 와닿는다. 이제는 김광석의 후광을 넘어 대구 음악의 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 대구는 음악의 도시이자 대중가요의 메카였다. 김광석길을 대구시민의 음악 공간과 문화 자산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대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적어도 대구시 차원에서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장단기적인 비전 제시와 전략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2020-01-20 06:30:00

[사설] 선거법 개정안 야합한 '4+1'은 '미래한국당' 비판 자격 없다

선거법 개정안 통과에 '야합'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추진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 중 대안신당은 정당해산심판 청구소송에 나서겠다고도 한다. 한국당은 당초 위성정당 명칭을 '비례자유한국당'을 사용하려 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불허하자 17일 '미래한국당'으로 명칭을 변경해 신고했다.이에 '4+1'은 "국민의 선택을 기만하고 왜곡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꼼수 정당" "'무례한국당'으로 바꾸는 것이 더 어울릴 것" "헌법과 정당법을 위반하는 행위" "미래세대에 부끄러운 정치사를 보여주는, 역사를 거스르는 행위" "국민의 눈을 속여 표를 얻으려는 것" 등 격하고 '신경질적'이기까지 한 반응을 쏟아냈다.그 이유는 뻔하다. '미래한국당' 창당은 선거법 개정으로 기대했던 의석수 증가 효과를 대부분 소거(消去)해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선거법 개정은 하나 마나가 되는 것이다.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던 정의당만 해도 당초 비례대표 24석이 기대됐으나 한국당 비례정당이 출현하면 당선 가능한 비례대표 의석수는 10석 안팎에 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대로 한국당은 득을 본다. 의석수가 지금보다 13석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총선 결과가 이렇게 나온다면 '미래한국당' 탓이 아니라 '4+1'의 자업자득이다. 선거법 개정안 자체가 범(汎)여권의 머릿수를 늘려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한다는 민주당 '계산'의 산물이다. 이를 위해 표심을 인위적으로 왜곡해 특정 정당이 비례대표에서 득을 보도록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비례정당이 나올 것이란 전망은 처음부터 있었다.그런 점에서 '4+1'은 '미래한국당'을 '꼼수'라고 비판할 자격이 없다. 선거법 개정 자체가 꼼수이다. 미래한국당이 꼼수인지 아닌지는 총선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미래한국당 때문에 불안하면 똑같은 위성정당을 만들면 된다.

2020-01-20 06:30:00

[사설] 청와대의 영장 거부, 대법원장은 뭐 하고 있나

청와대가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청구해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일주일째 거부하고 있다. 법원의 명령을 무시하는 법치 파괴이자 헌법 위반이며, 사법부 위에 군림하려는 시대착오적 독재 회귀라고 할 수밖에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으로 검찰이 수사 선상에 올린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이 검찰 소환 통보를 뭉개고 있는 것도 청와대의 이런 오만함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는 지난 10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청와대의 거부로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후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위해 조율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청와대는 가타부타 반응이 없다고 한다.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한 이유로 든 것이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은 위법 수사"라는 것이었다. 이 말대로라면 법원은 위법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것이 된다. 이것부터 말이 안 되는 소리지만 무엇보다 기가 막히는 것은 청와대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진보 성향 판사들 사이에서조차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을 대상자가 부적법하다고 거부할 수 있다면 어떻게 형사사법 절차가 운용될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위법 여부의 판단은 법원의 불가침 영역이다. 청와대가 언제부터 법원까지 겸하게 됐나.더 참담한 것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아무 말도 없다는 사실이다. 자신을 대법원장으로 만들어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보은(報恩) 때문에 그러나.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는 사법부의 권위에 대한 근본적 부정이다. 이를 방치하면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거부하는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을 여는 꼴밖에 안 된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 석좌교수는 "청와대가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거부한 모습을 보면 국민도 그러할 것"이라고 했다.그런 점에서 김 대법원장의 침묵은 사법부 스스로 권위를 추락시키는 굴종이자 법치의 붕괴를 조장하는 사법부 존재 이유의 포기이다. 지금 우리 국민은 누구보다 먼저 헌법을 준수하고 법치를 지켜야 할 청와대가 앞장서 법치를 파괴하고 사법부 수장이 무언(無言)으로 동조하고 있는 기막힌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2020-01-18 06:30:00

[사설] 불황에 더 빛난 사랑의 온도탑 100도 돌파

대구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16일 100도를 돌파했다. 성금 1억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는 1℃씩 올라간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도한 '희망 2020 나눔 캠페인'에서 세운 올해 목표액은 100억2천만원이다. 이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1월 20일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58일 만에 목표를 넘어 역대 최고 모금액을 기록했다. 대구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한파를 녹인 것이다.어려운 경제 여건 탓에 모금 여건이 열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100억9천만원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며 기분 좋게 빗나갔다. 지난해 대비 12억3천만원, 모금액이 13.9% 늘었다. 개인과 기업의 기부행렬이 이어졌다. 개인기부는 40억3천여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억7천만원 증가했다. 저금통을 들고 온 유치원생에서 청소아주머니까지 작은 정성을 보탰다. 손주들을 위해 아껴둔 쌈짓돈을 꺼내 온 '어르신'들도 많았다. '키다리 아저씨'는 8년 연속 따뜻한 기부를 이어갔다. 대구 사랑의 온도탑을 한껏 높이는 데 1만4천500여 명의 대구 시민이 기꺼이 동참했다. 이들의 사랑으로 대구 사랑의 온도탑은 오히려 낮아 보였다.기업들도 기부에 있어서는 불황을 탓하지 않았다. 법인 기부가 60억6천여만원으로 지난해보다 8억6천여만원 증가했다. ㈜우리텍은 3년째 10억원을 기부하며 사랑의 온도를 10도나 높였다. 한국감정원도 6억원을 쾌척했다. 에스엘서봉재단은 지난해보다 3억2천만원 많은 4억4천만원을 내놓았다. 1억원 이상의 통 큰 기부를 이어간 기업이 10개가 넘는다. 특히 캠페인 기간 12명의 신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탄생한 것은 가슴 뿌듯한 일이다.대구는 경제 상황이 유독 녹록지 않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1인당 GRDP는 매년 꼴찌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사랑의 온도탑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은 대구 시민들의 가슴속에 어려운 이웃을 향한 뜨거운 피가 식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침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대구 시민들이야말로 진정한 대구의 자랑거리다. 이들의 온정이 대구라는 공동체를 살 만한 곳으로 가꿔가는 원동력이 된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를 채웠지만 모금은 이달 31일까지 계속된다.

2020-01-18 06:30:00

[사설] 달빛내륙철도건설사업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대구시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구와 광주 간 달빛내륙철도건설사업의 추진 동력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달빛내륙철도사업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초광역경제권 조성사업'에 포함되어 있는데, 재정 당국이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선정한 초광역경제권 조성사업은 지역 경계를 넘어 2곳 이상의 광역시·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력 사업이다. 그중 달빛내륙철도사업은 대구와 광주, 경남, 전남, 전북 등 6개 광역자치단체를 경유하며 영호남을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형 사업이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기재부가 달빛내륙철도 추진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어, 향후 사업 심사와 심의 과정에서 '균형 발전' 명분만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너지 효과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한데,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수치가 부족하다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다.하지만 달빛내륙철도사업을 두고 경제성과 파급효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구~광주 고속철도가 건설돼 영남과 호남의 인적·물적 교류가 늘어나면서 동서 화합이 촉진되는 것만큼 커다란 국가적 이익이 또 있을까. 물류 비용 절감과 관광산업 활성화, 제조업 경쟁력 제고와 의료산업 상호 보완 발전 등 그 효용성은 충분하다.동·서 산업벨트의 철도 연결로 형성될 중·남부권 광역경제권의 상생 발전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달빛내륙철도 건설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업이다.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은 국민 대통합의 모범 사례이기도 하다. 동서 화합을 기반으로 국민 통합을 이루고 대구와 광주가 정책적 공조와 경제적 이익 공유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달빛내륙철도사업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2020-01-17 06:30:00

[사설] 총선 앞두고 가짜뉴스 경계론 펴는 文대통령의 저의(底意)

문재인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새해 첫 업무보고를 받고 "가짜뉴스나 불법 유해 정보로부터 국민 권익을 지키고 미디어 격차를 해소하는 데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총선을 불과 석 달 앞둔 시점에 문 대통령이 '가짜뉴스 경계론'을 들고나온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허위 정보를 다룬 가짜뉴스를 가려내 법에 따라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총선을 코앞에 두고 문 대통령이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한 것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정권 실정을 비판하는 언론과 유튜브를 가짜뉴스라는 프레임으로 몰아붙여 궁극적으로 총선에서 여당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는 것이란 오해를 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작년 8월 국무회의에서도 가짜뉴스 경계론을 편 적이 있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며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과 유튜브에서 제기한 '경제위기론'을 가짜뉴스로 지목한 것이다.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펴지만 정반대로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국내외 연구기관은 물론 기업, 자영업자, 가계 등 국민 대다수가 경제가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가 자랑하는 긍정적 경제 수치보다 경제성장률·수출 등 부정적 수치가 훨씬 많다. 경제 현실을 국민에게 알린 것을 가짜뉴스로 몰아붙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과거 권위주의 정권들이 언론을 통제하려다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고 끝내 정권이 기울었다. 정권을 비판한다고, 정권에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가짜뉴스 프레임을 앞세워 언론과 유튜브를 핍박한다면 민주정부를 포기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알 권리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리한 여론 지형을 만들 목적으로 가짜뉴스 프레임으로 정권 실정을 덮으려고 시도할 우려가 있다.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과 유튜브에 재갈을 물리려는 저의에서 나온 가짜뉴스 경계론이라면 국민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2020-01-17 06:30:00

[사설] 정치자금법 사각지대 출판기념회, 이런 '민폐'도 없다

선거철만 되면 날아드는 달갑잖은 '청구서'가 있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 초청장과 초청 문자 메시지다. 참석하려니 비용적·시간적 부담이 만만찮지만 모른 척하기도 찜찜하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사실상의 정치후원금 모집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규제 또는 개선 목소리가 높지만 4·15 총선 해인 올해도 '출판기념회 민폐'는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정치자금법은 정치인에 대한 기부금·후원금 모집 등에 관해 엄격한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출판기념회의 경우 선거일 90일 전까지는 개최 횟수에 제한이 없고 모금액 규제와 신고 의무도 없다. 이런 점을 악용해 상당수 정치인들이 선거철만 되면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실상의 정치 기부금을 그러모으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어떤 책이든 저자가 들인 노력과 시간의 소중한 결과물이기에 존중받아야 하고 책이 세상에 나왔음을 알리는 축하연을 열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품질이라도 괜찮으면 원성과 불만이 덜할 텐데 출마자들이 내놓은 책은 만듦새가 조악해 돈 주고 사서 서가에 꽂아놓기조차 민망한 것들이 상당수다. 대놓고 작가에게 대필을 의뢰하거나 아예 출판사에 대신 만들어 달라고 해서 급조한 책을 알리겠다며 호텔에서 호화판 출판기념회를 여는 정치 풍토가 유권자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선거에 나선 유력 인사에게 눈도장을 찍고 현금 봉투로 '보험'을 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부담도 없다. 출판기념회가 가진 부작용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국회 입법이 추진됐지만, 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법 통과를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매번 흐지부지돼 왔다. 정치자금법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출판기념회를 그대로 놔두기에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 출판기념회를 아예 금지하거나 정가 판매, 현장 판매 권수 제한, 영수증 발급, 판매 내역 공개 같은 보완책을 만들어 다음 선거 때부터라도 출판기념회 민폐가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2020-01-17 06:30:00

[사설] 대구경북 연구소 인재난, 대학과 손잡고 사람 키워 쓰자

대구경북의 주요 연구소들이 인재난으로 고민이 커지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수도권 집중화와 인재의 지방 근무 기피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친 데 따른 결과다. 이런 현상은 구조적인 만큼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가 없다. 번듯한 연구소를 갖춰 연구개발 기능 강화로 앞날을 위한 지역의 성장 동력 확보 등을 기대하고 있는 대구경북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현재 석·박사급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주요 기관으로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대구경북연구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등이 손꼽힌다. 이들 기관의 연구 인력 채용 경쟁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심지어 적격자가 없어 아예 뽑지 못하는 사례는 이 같은 인재난의 분명한 증거가 될 만하다. 무엇보다도 비슷한 기능을 가진 수도권 기관 채용에는 인력이 몰려 치열한 경쟁률을 보여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다.이들 대구경북 주요 연구소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지역 대학원 지원자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대와 영남대, 포스텍 대학원의 경우 해마다 재학생 충원율이 하락하면서 2019년에는 70~80%대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지역 주요 연구소 인력난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니 인재 확보는 이제 발등의 불이다. 수도권과의 격차 심화로 가뜩이나 힘들지만 대구경북으로서는 이런 악순환을 끊고 연구소를 살릴 책무를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지방의 구조적 한계를 딛고 마땅한 인재를 확보하는 과제는 당장 해결될 성격은 아니다. 그렇다고 인재난과 탈(脫)지방 흐름을 그냥 둘 일은 더욱 아니다. 그런 만큼 지역 연구소의 급여나 복지 문제 등 우선 풀 수 있는 사안부터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뇌연구원처럼 우수 연구자 유치를 위한 연구비 지원 정책이나 지역 대학과 연계를 통한 인재 육성과 활용의 시도 역시 넓힐 만하다.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지역 정체성이 강하고 향토애까지 갖춘 지역 대학생 대상의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설 때다.

2020-01-16 06:30:00

[사설] '세금 일자리'를 치적이라 자랑하는 文정부, 부끄럽지 않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작년 한 해는 '일자리 반등의 해'였다"고 자랑했다. 경제 성과로 내세울 게 거의 없는 홍 부총리의 다급한 처지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싶은 그의 심경을 이해 못 할 바 아니지만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경제 수장'의 상황 인식과 허무맹랑한 자화자찬에 국민은 어안이 벙벙하다.지난해 취업자는 전년 대비 30만1천 명 늘었다. 2018년 9만7천 명에 비하면 일자리 반등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실제 고용 상황은 최악이다. 경제 활동 주력인 40대는 16만2천 명, 30대는 5만3천 명 취업자가 줄었다. 특히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는 1991년 26만6천 명이 준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반면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는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을 뛰어넘는 37만7천 명 늘었다. 어린이 등하교 도우미, 골목길 담배꽁초 줍기 등 국민 세금을 동원한 노인 일자리 증가 탓이다.일자리 질(質)도 악화했다. 좋은 일자리의 보고인 제조업은 취업자가 8만1천 명 감소해 2013년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금융·보험업, 도소매업, 건설업도 취업자가 격감했다. 민간 일자리 공백은 정부 재정사업이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로 채웠다. 임시·단기 일자리가 많은 주당 17시간 미만 취업자는 1980년 이후 가장 많은 30만1천 명 늘었다. 민간의 질 좋은 일자리를 세금이 투입된 단시간 일자리가 대체한 것이다.60세 이상, 17시간 미만 단기 취업자 증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금이 투입된 일자리라는 점이다. 세금을 쏟아부어 인위적으로 고용지표를 좋게 만드는 '분식회계'와 같은 일이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과 경제 관료들은 취업자 숫자가 늘었다면 얼마나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일자리가 늘었는지, 얼마나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가 늘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수치만 앞세워 치적이라고 자화자찬할 뿐이다.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2020-01-16 06:30:00

[사설] 대구경북 행정통합 시도에 주목한다

경상북도가 대구와 경북 행정구역통합연구단을 출범하고 총선 전인 오는 3월까지 기본구상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행정통합 시기로는 2022년 지방선거가 유력하게 거론되며, 이를 위해 2021년까지 특별법 제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해부터 본격적 화두로 꺼낸 대구경북 행정통합론이 새해 들어서 탄력을 받는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대구경북 행정통합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데에는 지방소멸 위기감이 깔려 있다. 두 지자체가 합쳐지면 인구 500여 만의 매머드급 광역지자체로 거듭나 서울시, 경기도와도 비교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두 지자체가 인프라 중복 투자, 기업 유치 경쟁 등 각자도생의 행보를 멈추고 대구는 생활과 교육의 중심지로, 경북은 산업과 생산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리란 것은 불문가지이다.그렇다고 해서 대구경북 통합이 술술 풀릴 것이라 기대하기는 섣부르다. 행정통합에 따른 자리 감소를 우려한 공직사회의 반발, 대구경북 내 31개 기초지자체 자치권 침해, 지역 내 선거구 조정에 따른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계산 등 난제가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경북 통합 논의는 2001년 당시 이의근 경북도지사와 문희갑 대구시장 사이에서 진행된 바 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 바 있다. 국내에서 기초지자체 행정통합은 있었지만 광역 지자체 통합 사례는 없다.여러 난제를 감안하더라도 대구경북 통합은 의지를 갖고 추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철우 도지사가 제안한 통합론에 권영진 대구시장이 긍정적 입장을 보인다는 점에서 지금이야말로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 있다. 1981년 대구가 직할시로서 경북으로부터 분리된 이후에도 두 지역에서는 상생협력 목소리가 40년 가까이 끊이질 않았다. 행정통합을 위한 토양이 잘 갖춰져 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도 시·도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두 지자체는 행정통합의 장·단점과 실현 가능한 방식을 놓고 중지를 모으기 바란다.

2020-01-16 06:30:00

[사설] 저출산 폐교 사태 위기의식이 부족하다

37년 역사의 대구 죽전중학교가 문을 닫는다. 경북에서는 영천의 화덕분교와 울릉의 울릉서중 등이 폐교된다. 지난해까지 문을 닫은 대구시내 초·중학교는 모두 8곳이다. 경북도 내에는 같은 기간 무려 59개교의 초·중·고가 사라졌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초·중·고교 학생 수가 지난 4~5년 사이 3만~4만 명 이상 줄었다. 저출산 쇼크와 혼인율 감소 등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인구 감소는 이제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는다. 인구 1천만 도시 서울에서도 학생 수가 줄어 학교가 문을 닫기 시작했다. 저출산의 파장이 초·중·고교에서 대학으로, 지방에서 도시로 우리 사회 전반을 강타하는 현실이다. 특히 학교가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했던 농촌은 지역사회의 붕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교육 당국의 폐교 방지를 위한 노력과 폐교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 강구도 없는 건 아니다.특색 있는 교육 활동을 지향하거나 초·중고를 통합운영하기도 한다. 폐교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많다. 그러나 교육 당국자들의 말처럼 이러한 대안들이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고 인구 감소세가 멈추지 않는 한 폐교를 막을 수는 없다. '저출산 쇼크'는 국가 시스템과 국민생활 전반에 쓰나미 같은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교육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인 것이다. 그동안의 인구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효과가 의문인 출산율 높이기에만 예산을 낭비하며 예고된 재앙을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서는 안 된다. 저출산 쇼크를 상시적인 화두로 설정하고 장단기 대책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런데 정권 유지에 급급해 정쟁에만 매몰된 정부가 그럴 여유나 있는지 의문이다.

2020-01-15 06:30:00

[사설] 후폭풍 우려되는 통합신공항 과열 유치 경쟁, 냉정 찾아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 경쟁 과정에서 급기야 고소·고발 사태가 빚어졌다. 떨어지면 불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니 놀랄 지경이다. 대형 국책사업 유치 과정에서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은 흔히 있는 일이라 해도 지금 군위와 의성 두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목과 갈등은 임계점에 다가가는 양상이라서 매우 우려스럽다.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는 의성군이 유치 찬성률에 따른 포상 성격의 예산 배정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철회한 것을 문제 삼아 김주수 의성군수를 주민투표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의성군통합신공항유치위원회는 군위군이 통합신공항유치결의대회를 개최하면서 1만원짜리 군위사랑상품권 700장을 배포하고 공동후보지 선정 시 유치를 포기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김영만 군위군수를 검찰에 고발했다.공항 이전지역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군위와 의성이 서로 상대방의 관권 개입 사례를 폭로하면서 법적 공방마저 불사하겠다고 나선 형국인데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투표가 임박해오면서 포지티브 경쟁은 찾아보기 어렵고 상대방 지역에 대한 흠집 내기가 만연하고 있으며, 특히 주민투표에서 지면 불복하겠다는 소리가 일부에서 나돈다고 하는데 이대로 간다면 엄청난 후폭풍과 후유증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우리는 본란을 통해 대구경북 미래를 위한 상생사업인 통합신공항 이전이 주민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결과에 반드시 승복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무엇보다 두 지역의 시민단체가 상대 지역 군수를 상대로 낸 고소는 취하하는 것이 옳다. 감정의 골이 깊어졌겠지만 이제라도 냉정을 찾고 포지티브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 경쟁도 과열 양상까지 갔지만 법정 공방은 없었으며 이전지 결정 후 모두가 깨끗이 승복한 전례를 본받아야 한다.

2020-01-15 06:30:00

[사설] '검찰 때리기' '경제 낙관' 文대통령 기자회견에 국민은 절망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국민 대다수가 절망·분노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수사진을 '대학살'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고 나섰다. 대통령이기를 포기하고 친문(親文) 수장을 자임한 것이다. 경제 위기로 국민은 고통받고 있는 데도 문 대통령은 경제 낙관론을 폈을 뿐 잘못된 경제정책이 초래한 여러 문제에 대한 인식과 개선책 제시는 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달나라에 산다"는 비판을 또 한 번 자초하고 말았다.윤석열 검찰총장 수족을 자른 검찰 인사에 대해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문 대통령은 "검찰 인사권은 법무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겨냥해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고 비판, 윤 총장을 '거역'으로 몰아세운 추 장관과 궤를 같이했다.여기서 더 나가 문 대통령은 청와대·여권 등 정권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사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수사의 공정성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등 정권 관련 수사는 강도 높게 하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연루된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등은 흐지부지했다는 친문 진영 주장을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되풀이한 것이다.조국 전 장관을 치켜세운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고초, 그것만으로도 아주 큰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하거나 피의사실 공표로 여론몰이 한다거나 초법적인 권력 또는 권한이 행사되고 있다고 국민이 느끼기 때문에 검찰의 개혁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란 발언에 비춰보면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한 것으로 봐야 한다.문 대통령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국제기구나 한국은행 등의 예측"이라며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또다시 피력했다. '폭망' 수준인 경제 현실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부족하고, 상황 판단이 안이한 것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때리기, 경제에 대한 '희망고문' 일색인 문 대통령 기자회견에 가슴을 친 국민이 부지기수였다.

2020-01-15 06:30:00

[사설] 도심 주차난 해소에 좋은 대안 될 주차장 개방 공유사업

도심 주차난 해소를 위해 대구시가 민간 기관을 대상으로 주차장 개방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시는 대형 건물과 학교, 종교시설 부설 주차장을 시민과 나눠 쓰는 '주차장 공유사업'을 올해부터 범시민운동 차원으로 확산해나갈 방침이다. 주차장을 개방할 경우 최고 2천만원의 시설 개선 비용이나 배상보험료를 예산으로 지원해 도심 주차난은 완화하고, 시민 편의는 계속 높여나간다는 복안이다.최근 몇 년 새 도시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률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도 상가·주택이 밀집한 도심 내 승용차 통행 비중과 주차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그동안 대구시는 공영 주차장 확대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부지 확보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탓에 정책의 한계가 분명했다.하지만 시가 지난해 4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주차장 공유사업추진 결과 공영 주차장 조성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좋은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모두 27개 시설이 주차장을 개방하면서 1천800대의 주차 공간이 새로 생겼다. 중구 롯데시네마 만경관과 호텔수성의 주차장 개방 사례는 평일이나 주말 시간대에 비어 있는 자원을 적절히 배분해 공유하면서 시민 편의는 높이고 비용은 크게 줄이는 공익 프로젝트의 진정한 힘을 보여준 것이다.주차장 공유사업은 지난 1996년부터 대구시와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가 함께 추진해온 '담장 허물기 사업'과도 서로 맥이 닿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이 캠페인을 통해 이웃과의 소통 기회가 늘고 대구 도시 공간 미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전국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대구시는 올해 8억원의 예산을 주차장 개방 공유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시민에게 공간을 기꺼이 제공하는 기관과 시설이 크게 늘어나는 것 못지않게 정해진 규칙에 따라 주차장을 깨끗하게 이용해 지속가능한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선진 시민의식 또한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2020-01-14 06:30:00

[사설] 소주성 탓에 고통받는 저소득층·자영업자 비명 안 들리나

문재인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는 소득주도성장(이하 소주성) 부작용과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엔 진보 성향 싱크탱크와 대통령 직속 기관 보고서에서 소주성 실패를 입증하는 통계들이 제시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 근로자의 소득을 올리고, 이 소득이 다시 소비로 이어져 경기가 부양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문 정부의 허황한 소주성이 폐기돼야 할 근거들이 차고 넘친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 노동자의 안정적 소득을 담보하겠다는 취지에서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소득 감소를 불러왔다.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의 지난해 시간당 임금은 전년에 비해 8.3%, 2분위는 8.8% 늘었다. 그러나 월 급여는 1분위가 4.1%, 2분위가 2.4% 줄었다. 월 급여 하위 10%는 51만원에서 49만원, 하위 10~20%는 129만원에서 126만원으로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이 악화해 자영업자를 비롯한 고용주들이 노동시간 쪼개기 등으로 고용시간을 줄인 때문이다.소주성으로 소비 증가 혜택을 볼 것이라던 자영업자는 저소득층으로 추락했다.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보고서는 악화하는 자영업자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1년 사이 자영업자가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에서 5만700가구, 4분위에서 9만5천800가구, 3분위에서 3만5천 가구 줄었다. 이에 비해 소득하위 2분위에서는 자영업자가 6만1천500가구, 1분위에서는 6만6천400가구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경영 악화로 자영업자들이 저소득층으로 굴러떨어졌다.애초 목표와는 정반대로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소주성 탓에 경제 약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도 문 정부는 정책 폐기는 물론 수정 요구조차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일부 긍정적 지표만을 앞세워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하고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 소주성 탓에 수입이 줄어든 저소득층과 폐업을 한 자영업자들의 고통과 비명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지 문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2020-01-14 06:30:00

[사설]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절차의 공정이 우선이다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인 통합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드디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숱한 논란의 마침표이자 오랜 염원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주민투표를 앞두고 군위군과 의성군 지역의 관심과 열기도 후끈해지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어서, 일각에서는 희비가 엇갈릴 투표 결과에 따라 혹여 공정성 시비나 불복의 여파를 걱정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그러나 지난주 양 지역에서 '투표 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일차적인 우려의 목소리에 일단락을 지었다. 이어서 주민투표를 7일 남겨둔 이즈음에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로 오점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확산되면서 높은 주민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승복이 전제되지 않은 투표 행위는 더 큰 갈등의 씨앗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표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전투표(16, 17일) 직전 주말인 지난 11, 12일 군위와 의성에서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주민투표 홍보 활동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투표 참가 독려와 함께 찬성표를 호소했다. 대구에서의 접근성과 상생 발전론을 내세우기도 했다.하지만 활발한 홍보 활동에도 일탈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자칫 주민투표에 부정의 소지가 있다면 결과에 불복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북도가 공무원들이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엄정 중립을 유지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고, 경북선관위도 선거법 위반 행위 차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만에 하나 불법이나 부정행위가 노출된다면 애써 이끌어낸 주민투표 결과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해당 자치단체는 물론 유치 시민단체와 주민 모두가 투표의 정당성과 효력에 시비를 걸 수 있는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 주민자치와 민주제도의 투표는 과정이 결과의 정당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2020-01-14 06:30:00

[사설] 경주 월성원전 가동 중단 위기, 이제 한 고비 넘겼을 뿐

경주 월성원전 2~4호기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이 뒤늦게나마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를 통과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월성원전 맥스터가 2021년 11월 포화 상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건설 결정을 더 미루다가는 월성원전이 아예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뻔했기 때문이다.원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는 캐니스터 혹은 맥스터라고 불리는 별도의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해야 하는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의 눈치를 보느라 원안위가 여태껏 맥스터 추가 건립 결정을 미룬 것은 실로 무책임한 처사였다. 상황이 낭떠러지까지 몰려 뒤늦게 원안위가 표결에 들어갔는데도 일부 위원들이 대안도 없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원안위 표결로 맥스터 추가 건설 결정은 도출해냈지만 난관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되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시설을 만들려면 지역공론화 의견 수렴이 필요한데 그 범위를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경주와 울산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원전 반경 5㎞ 이내 경주시민만의 의견을 반영하자는 경주의 의견과 원전 반경 30㎞ 범위 안에 있는 울산시민들의 의견도 반영하자는 울산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 자칫 결론을 내느라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그런 점에서 월성원전 문제는 이제 한 고비 넘겼을 뿐이다. 맥스터 건설에 대략 1년 7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맥스터 추가 건설의 데드라인은 늦어도 올봄으로,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대구경북 지역 전체 전기 소비량의 22%를 생산하는 월성원전 2~4호기가 멈춰서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국가적·지역적 재앙이다. 지역공론화 재검토 위원회는 이 문제를 조속히 논의해 신속히 결론을 내야 하며, 환경단체들도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에 더 이상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2020-01-13 06:30:00

[사설] 검찰 압수수색 거부한다는 청와대, 법치가 무너진다

청와대가 앞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일절 거부할 방침이라고 한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압수수색에)협조를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라며 "향후 압수수색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되지 않을 경우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검찰'의 수사는 일절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10일 검찰은 울산시장 하명 수사 및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청와대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이쯤 되면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유린은 폭주라는 말로는 부족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의 요체는 '법 앞에서 평등'이다. 압수수색은 정당한 법 집행의 주요 절차로 누구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방침은 그런 대원칙을 거부하고 청와대를 법치가 미치지 못하는 성역(聖域)으로 두겠다는 것이다. 누가 그런 권한을 줬나.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 청와대가 깊숙이 관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이 풍기는 악취는 너무나 지독해 덮으려 해도 덮을 수 없게 됐다. 이런 한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문 정권은 추미애라는 행동대장을 내세워 윤 총장 수족을 잘라낸 데 이어 법무부 장관의 '특별 지시'라며 "비(非)직제 수사 조직은 시급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설치하라"는 '명'(命)을 내렸다.윤 총장이 새로운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수사를 계속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윤석열 검찰'에 대한 '확인 사살'이다.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방침은 이와 단단히 결합된 청와대 수사 봉쇄 시도이다.이렇게 한다고 문 정권의 권력형 비리가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일시적으로 숨길 수는 있어도 언제까지 감출 수는 없는 법이다. '윤석열 검찰'의 무력화 강도를 높일수록 문 정권의 '죄'의 상(像)은 국민의 눈에 더욱 또렷이 비친다.

2020-01-13 06:30:00

[사설] 대구 경상여고 악취사고 원인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대구 경상여고 악취사고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대구시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상여고 가스 흡입 사고 원인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까지 꾸려서 3개월이 넘도록 조사활동을 벌였지만, 명확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처사를 학생과 시민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의문이다.우선 초동조사 당시 강당 내 시료를 채취하지 못해 원인 물질의 성분이나 유입 경로 등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또한 외부 요인 점검을 위해 학교 인근 공업지역을 수차례 모니터링했지만, 원인 물질을 찾아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실한 조사 방법은 물론 허술한 향후 대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먼저 지난해 9월 사고 발생 후 18일이나 지나 조사단을 꾸린 탓에 초동조사가 어려웠을 것이다. 나아가 11월 중순까지 세 차례 회의를 마친 뒤 추가 논의도 없었다고 한다. 두 달 가까이 이메일을 통한 의견 수렴만으로 결론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일부 조사위원이 강당 지하 과학실을 지목했지만, 학교 측의 반대로 내부 기류 테스트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대구시의 향후 대책도 그렇다. 기존 미세먼지 개선안을 '재탕'한 수준이다. 1년 전 정책을 경상여고 악취사고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어설픈 결론과 보여주기식 행정 탓에 향후 똑같은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만 남겨두게 되었다"는 조사단 내부 비판까지 제기된 이유이다. 조사 방식이나 사후 대책이나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 2017년 악취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그랬다."관리 대상이 아닌 영세업체가 많아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전문 인력과 장비가 없다"는 변명으로 원인 규명과 대책수립에 손을 놓았던 적이 있다. 이번에는 다를 것으로 믿었는데 '역시나'였다. 가스 누출의 위험성은 물론 학생과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국의 무책임한 대응과 불성실한 대책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2020-01-13 06:30:00

[사설] 패션조합 위탁 운영 논란 의혹 밝혀 풀어야

대구시가 지난 8일 결정한 올해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센터) 위탁 운영자를 두고 논란이다. 대구시가 선정한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패션조합)은 이로써 지난 2018년부터 3년 연속 센터 관리·운영을 맡게 됐지만 경쟁업체가 반발하는 등 선정 과정이 석연치 않아 의혹을 사게 됐다. 특히 패션조합이 책임을 졌던 센터가 지난해 10월 대구시의 민간위탁사무평가에서 평가 등급 중 가장 낮은 '마' 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대구시의 심사 결정이 의심을 받는 셈이다.센터는 대구시가 지역의 패션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0년 설립한 만큼 엄정한 심사를 통해 업체 선정과 위탁 관리를 해야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번 위탁 운영자 결정을 두고 말이 많은 것은 2018년과 2019년 잇따라 패션조합이 센터를 맡아 관리했음에도 대구시가 10곳에 대해 실시한 평가에서 유일하게 가장 낮은 '마' 등급을 받은 반면, '다' 등급의 경쟁업체는 탈락해서다. 대구시가 패션조합의 센터 위탁 운영이 부실했다고 평가를 하면서도 또다시 위탁했으니 의심을 살 만하다.또한 이번 위탁 운영자 결정 심사에 참여한 한 인사가 이번에 탈락한 경쟁업체에서 과거 근무할 당시 업체 측과 갈등을 빚고 사퇴한 전력을 가진 것으로 밝혀져 대구시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더욱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심사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심을 자초한 것이다. 아울러 이번에 뽑힌 패션조합은 그동안 국가 지원금과 대구시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 뭇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여러 의혹과 잡음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 대구시가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된 일은 어쩌면 자연스럽다.그러잖아도 대구시는 국가기관 평가에서 전국 시·도 가운데 낮은 청렴도로 수모를 겪었다. 지난 12월에는 전년보다 2등급 떨어져 전국 최하위 수준인 5등급을 받아 대구 시민단체의 혁신을 촉구하는 충고까지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뜩이나 대구 사회 전반에 대한 외부 시선조차 마뜩잖고 청렴도마저 꼴찌에 허덕이는 마당에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의 심사 과정까지도 의심을 받아서야 대구의 옛 명성에 걸맞은 품격을 갖출 수 있겠는가. 감사를 통해서라도 의혹을 밝혀 잘못이 있으면 바뤄야 한다.

2020-01-11 06:30:00

[사설] 독재국가에서도 이렇게는 안했다

1·8 검찰 인사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잘라낸 당정의 윤 총장 압박이 도를 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이 제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검찰총장이 본분을 망각한 채 사실상 항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인사 과정에서 검찰이 보인 모습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까지도 "법무부 장관의 의견 청취 요청을 검찰총장이 거부한 것은 공직자의 자세로서 유감스럽다"며 윤 총장에게 화살을 겨눴다. 법으로 규정한 '검찰총장 의견 수렴' 절차를 무시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당정이 약속이나 한 듯 윤 총장의 항명처럼 뒤집기에 나선 것이다.하지만 추 장관이 애초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인사안을 만들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항명 근거로 "검찰인사위 회의 전 30분뿐만 아니라 인사위 후에도 6시간 동안 기다렸다"는 점을 들었다. 추 장관은 검찰 인사위원회 개최를 30분 앞두고 윤 총장에게 법무부로 오라고 호출했다고 한다. 인사안도 검찰에 제시하지 않았고 인사 정보도 공유할 생각이 없으면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요식적 절차 충족에 집착한 것이다. 그러고도 문제가 불거지자 항명으로 몰아간다면 적반하장이라는 말로 부족하다.당장 "독재국가에서도 이렇게 (인사를) 안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그렇게 말했다. 배병일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검찰청법상 협의를 하라는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고 규정했다.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번 검찰 인사는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보복 인사라며 추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군사 독재 정권에도 없었던 대학살'이라며 맹비난했다. 한국당 역시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가뜩이나 국민은 이번 검찰 인사를 문재인 정권 비리 수사를 덮기 위한 술수로 읽고 있다. 그 완결판이 이번 인사로 수족이 잘린 윤석열 검찰총장 몰아내기가 될 것이다. 이번 검찰 인사 후폭풍은 당정청이 일사불란하게 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줬다. 그리하여 당장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덮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국민이 그 숨은 뜻을 모르리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2020-01-11 06:30:00

[사설] 민선 체육회장을 정치 등용문쯤으로 여기는 행태, 유감스럽다

민선 초대 체육회장 당선인이 당선증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지방자치단체장 재선거에 출마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북 상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 민선체육회장 선거제 도입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체육회를 정치로부터 독립시켜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으로 체육회장 선거를 실시했는데, 결과적으로 회장 자리가 정치 활동의 발판이 된 셈이니 이만한 역설도 없다.지난달 24일 초대 상주시 민선 체육회장에 당선된 김성환 당선인은 오는 16일 회장 임기 시작을 앞두고 상주시장 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해 지역사회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현재 상주시장 선거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1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민선 체육회장에게 승산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더구나 시장 선거에서 떨어져도 체육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도 받아놨다고 하니 이만한 '꽃놀이패'도 없다.누구에게나 선거에 나갈 자유가 있으며 김 당선인의 경륜과 상주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픈 포부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행보는 부적절한 선택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당선인이 시장에 당선될 경우 본인이야 좋겠지만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상주시체육회장을 다시 선출해야만 한다. 반 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체육회장을 뽑자고 선거를 두 번이나 치르는 데 따른 사회적·경제적 손실은 누가 질 것인가.체육회장 선거는 지자체장이 체육단체장 겸임에 따른 정치 예속화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입법 취지를 생각해서라도 김 당선인은 시장 출마 의사를 거두고 본연의 책임에 몰두하기를 권한다.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일반화하기에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는 상주에서와 같은 일이 타지역에서 더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점에서 체육회장 선거가 정치 예속화의 연장(延長)으로 악용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

2020-01-10 06:30:00

[사설] 총선 다가올수록 지지층만 보고 가는 文정권의 폭주

문재인 정권의 폭주(暴走)가 도를 한참 넘었다. 정권을 향한 수사를 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을 대학살한 검찰 인사를 비롯해 지난해 연말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예산안 강행 통과 등 독재 시대에도 찾아보기 힘든 횡포를 잇달아 자행하고 있다. 촛불로 집권한 정권의 일방 폭주에 분노하는 국민이 갈수록 증가하는 실정이다.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2년 반이 넘도록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집권 세력은 편 가르기와 '코드 인사'로 국론을 분열시켰다. 실패로 결론이 난 경제와 대북·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고집도 꺾지 않았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들어서는 국민 눈치를 보지 않은 채 지지층만 보고 가는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나라의 기본 틀을 망가뜨리는 선거법·공수처법과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사업이 대거 포함된 예산안을 야당 반대를 짓밟고 강행 통과시켰다. 급기야 청와대·여권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대해 폭압적 인사를 저질러 정권을 향한 수사를 원천 차단하고 나섰다.문 정권이 폭주하는 이유는 정권을 무조건 호위하는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청와대·정부가 실책을 거듭하고 정권과 관련한 여러 수사가 진행되는데도 대통령 지지율은 40%를 넘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지지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야권이 사분오열돼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것도 정권 폭주를 부르고 있다.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지층만 보고 가는 정권의 폭주가 더 심해질 게 뻔하다. 국론은 두 동강 나고, 외교·안보는 위기이고, 경제지표는 빨간불인데도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자화자찬하며 마이웨이를 부르짖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리고 총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에 더욱 올인할 태세다. 지지층만 보고 가는 국정 운영이 총선·대선에서 이기는 길로 확신한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국민을 내팽개친 정권의 일방 폭주를 현명한 국민이 총선에서 심판할 수밖에 없다.

2020-01-10 06:30:00

추미애 법무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 추미애 장관, '영혼없는 법무 관료'로 영원히 기록될 것

8일 전격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9일 "지역 안배와 기수를 안배했다"며 "가장 형평성 있고 균형 있는 인사"라고 했다. 할 말을 잃게 하는 강변이다. 이번 인사가 문재인 정권 핵심부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한 '윤석열 수족 쳐내기'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이를 '균형 있는 인사'라고 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을 모독하는 말장난이다.나아가 추 장관 스스로 법치와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청와대의 하명을 군말 없이 수행하는 '영혼 없는 관료'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2013년 10월 국가정보원 대선·선거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수사팀에서 배제됐을 당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추 장관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그해 11월 19일 추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총리에게 "열심히 하는 채동욱 검찰총장을 내쫓고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책임자인 윤석열 팀장을 내쳤다"고 비난했다. 이에 정 총리가 "철저히 수사하고 재판도 하고 있다"고 하자 추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 온갖 애를 쓰고 있다"고 쏘아붙였다.2013년이나 2020년이나 '검사 윤석열'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변함이 없다. 그러나 추 장관은 2013년에는 왜 윤석열을 내쳤느냐고 언성을 높였고, 지금 2020년에는 윤석열을 무력화해놓고 잘된 인사라고 한다. 순식간에 얼굴 분장을 바꾸는 중국 경극(京劇) 배우가 울고 갈 변신이다. 여기서 드러난 것은 '우리 편이냐 아니냐'라는 지극히 단순한 진영 논리이다.진영 논리는 맹목적인 충성과 추종만을 요구한다. 그래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성찰이 들어설 여지가 없다. 이번 '검찰 대학살'은 전형적인 진영 논리의 결과물이다. 법치와 정의의 파괴이자 양심과 상식에 대한 모독이다. 이를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수행한 추 장관은 '영혼 없는 법무 관료'로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2020-01-10 06:30:00

[사설] 정부 빚 700조 돌파…포퓰리즘 정책 남발 탓이다

작년 11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가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국채 발행 증가로 한 달 만에 6조원이 늘어 704조5천억원에 달했다. 중앙정부 채무에 지방정부 채무를 더한 국가채무는 작년 말 기준 741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채무가 급증한 것은 경기 침체로 세수는 대폭 줄어든 반면 정부의 재정 지출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국가채무는 초당 139만원씩 불어날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빨라 머지않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국민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할 국가채무가 2014년 1천만원을 넘은 뒤 현재 1천400만원을 돌파했다. 국가채무가 2023년 1천조원을 넘고 2028년 지금의 두 배가 넘는 1천490조6천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낮은 출산율과 인구 고령화, 저성장 등을 고려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미래 세대가 빚의 수렁에 빠져 고통받게 될 것이 뻔하다.사정이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복지·경기 진작 등을 명목으로 나랏돈을 푸는 데 올인하고 있다.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워 재정 퍼주기에 몰입하는 바람에 나라 곳간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무분별한 확장 재정 정책에 비판이 쏟아지자 청와대 대변인은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 마련이기 때문에 어려울 때 쓰라고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두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나랏돈을 못 써 안달이 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총선이 있는 올해엔 정부의 포퓰리즘 재정 운용이 더욱 기승을 부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에 역대 최고 수준인 62%의 재정을 집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복지를 내건 정부의 현금 뿌리기가 남발될 것이고 서울시 등 지자체까지 퍼주기에 가세할 것이다. 국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어서 나랏돈을 퍼주는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하면 재정 파탄은 불 보듯 뻔하다. 그 뒷감당은 국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나라와 국민은 어떻게 되든 말든 나랏돈을 풀어 총선 승리를 노리는 정권을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20-01-09 06:30:00

[사설] 포스코 퇴행적 기업문화 새해부턴 일신해야

포스코가 새해 벽두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지난 연말 고용노동부가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확인하면서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겹친 일이다. 이번에는 납품 비리 혐의라고 한다. 경찰이 7일 오전 수사관들을 보내 포항제철소 화성부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 했으며, 컴퓨터와 서류 등 증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수사 초기여서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고질적인 납품 비리의 연장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경찰도 포스코 하청업체의 납품 비리 의혹을 수사하다가 포스코 직원과 납품업체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포스코는 금품 비리가 관행처럼 이루어져 왔다는 불명예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포스코는 지난해 봄에도 직원과 협력업체 간 수억원대의 금품 수수 사건이 불거졌다. 따라서 부녀지간인 포항의 한 음식점 업주와 포스코 구매 담당 직원이 나란히 법정에 서는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그 후에도 안전 설비가 직원과 협력업체의 짬짜미 거래로 제 기능을 못한다거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여전히 제기되었지만 포스코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이같이 부당한 거래 의혹을 키워 온 것이 이번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 그뿐만 아니다. 포스코는 근래들어 광양제철소 폭발사고에다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횡포와 대기오염물질 배출 등 잇따른 악재로 주민들의 걱정을 가중시키고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포스코는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견인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성장한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었다. 더 이상 부실과 비리의 온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기업의 대외 신인도를 추락시키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연초부터 터진 불미스러운 일이 기업문화를 일신하며 향후 더 큰 재난과 불행을 예방하는 액땜이 되기를 기원한다.

2020-01-0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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