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비대면 추석과 보이스 피싱

장현우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장현우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아침저녁으로 마주치는 선선한 날씨에 가을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벌써 다음 주면 추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시작된 2020년 추석은 여느 명절과는 다르다. 고향과 부모님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방송과 홍보물을 보며 씁쓸함이 몰려든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비대면 사회를 강요하고 있다.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가족, 친구, 동기간에도 비대면 만남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관계와 기준을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더욱이 해외에 다녀오면 2주간 격리돼야 한다. 해외에서 1주일 정도 일하기 위해 출국, 입국 시 2주간 총 4주간 격리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었다.


최근 비대면(언택트·Untact) 기술이 아니면 우리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접촉하지 않고도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받을 수 있는 비대면이 아니면 영업이나 생존에 어려움까지 발생한다. 언택트 기술은 코로나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 간 감정 대립이나 폭행 등의 사회 문제를 방지하고, 관련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비대면 사회의 부작용 중 하나가 '보이스 피싱'이다. '피싱(phishing) 사기'의 일종으로 전화를 통해 신용카드 번호 등 금융 관련 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지난 한 해 피해액이 총 5천억~6천억원이고, 일일 평균 100여 명이 사기 피해를 입고 있으며, 단 한 사람이 20억원 넘는 피해를 입은 사례도 최근 있었다고 하니 나는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빙자하거나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빙자 사기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명절에는 그 빈도가 더욱 심하여진다고 하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최근 보이스 피싱 피해자분들을 상담하며 왜 속게 되었는지 질문을 하니, 대출 문제로 누구를 만나서 상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전화 통화 후 직접 만나 친절하게 상담해 주니 신뢰하고 믿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수사 중인 경찰이 보이스 피싱 피해를 입었다고 전화로 연락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그 경찰을 보이스 피싱 직원이라 생각하고 바로 항의하며 그렇게 살지 말라고 타일렀다고 한다.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그 심정이 이해가 됐다.


대면형 보이스 피싱이 비대면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형 보이스 피싱보다 대면형은 일반적으로 평균 피해액이 크다.


코로나바이러스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면형 보이스 피싱은 그 외로운 틈을 파고든다. 일반적으로 일반적인 채권추심회사로 위장하고 대출이나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을 노린다.


또한 아들 딸 등 가족을 사칭하며 신분증을 사진 찍어 보내 달라는 유형도 있다. 신분증이 확보되면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금융회사에 비대면 방식으로 계좌를 개설해 대출을 받아 가로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금융기관에 대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일반화되면서 대면 방식의 영업을 하다 수익이 줄어든 자영업자는 '코로나 긴급재난대출' 문자가 와서 반가운 마음에 링크를 눌러 확인하다 피해를 당했다고도 한다. 명절에 자식들, 친구들 연락과 문자는 또 얼마나 반갑겠는가?


위 보이스 피싱의 여러 유형들은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렵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보이스 피싱은 사후 대책보다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이다. 만약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금을 계좌로 보냈다면 은행과 금융감독원, 경찰에 바로 신고하고 계좌 지급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비대면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중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언택트 사회로의 시기와 강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가중시키고 있다.


지인들 간의 만남도 줄어들었고, 명절에 부모님께 찾아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효도인 시절이다. 추석이라는 명절을 앞두고 친척들과 부모님을 찾아가지 못하는 그 틈을 다른 것들이 차지하지 않도록 우리의 사랑과 관심으로 채워야 한다.


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부모님을 뵙고 알려 허락을 청하고, 돌아와서도 반드시 부모님을 뵙고 인사 드리라고 배웠지만 지금은 대면이 예절이 아니고 비매너라고 하니 추석이라는 대명절을 앞두고 안타까울 뿐이다.

장현우(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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