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코로나19 감소세, 의료·대구경북민 사회적연대 덕분"

신규 확진자 닷새째 50명 안팎…대구 신규 확진자 0명
방심은 금물 "느슨해지면 언제든지 대규모 유행 우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지난 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지난 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최근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이유로 때 이른 방역대책, 국민 자발적 동참과 의료인·대구경북민 연대를 꼽았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발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7명이다. 지난 6일과 7일 각각 47명, 8일 53명, 9일 39명 등 닷새 연속 50명 안팎을 기록했다.

특히 산발적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피해가 컸던 대구에선 이 지역 첫 확진자인 국내 31번 환자가 나온 지 52일 만인 이날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신규 확진자 수 감소의 이유를 분석하면서 '사회적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다른 나라보다 이른 시기 방역 대책을 확보했고, 국민도 이에 적극 동참해 지금의 긍정적 신호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우리는 (중국 사례에 비춰) 코로나19가 대규모 유행으로 급격히 진행될 위험이 크고, 특히 고위험군에 치명적이라는 특성을 경험하고 지켜봤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국내 발생 초기 '봉쇄 정책'으로 코로나19의 전파를 차단하더라도, 이미 감염된 사람들의 발병과 사망자 발생을 막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역학 조사와 격리 등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좀 더 일찍부터 이런 역학조사와 접촉자 격리 같은 조처를 한 게 조금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국처럼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치지 않았는데도 통제할 수 있던 비결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참여를 해주셨다. 또 강력한 검사와 사례추적, 격리정책으로 어느 정도 통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경우 하루 241명의 신규 확진자(2월 29일)가 발생하는 등 급격한 유행을 겪었으나 이날 신규 확진자 발생 보고가 없었던 점도 의미가 크다. 정 본부장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연대가 위기 극복의 비결이라 의미를 부여했다.

정 본부장은 "대구와 경북 의료인을 중심으로 전국의 많은 의료인이 지원해주셨고, 중대본과 또 대구시, 경북도 지자체가 협력해 의료 체계를 정상화했다. 다른 시도에서는 병상과 의료인력들을 지원하는 등 민간 협력도 활발했다"며 "사회적 연대로 어려운 위기를 극복한 것이 아주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보건 의료인들의 헌신과 또 적극적인 방역 대책에 협조해 주신 대구경북민들, 국민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대구 지역에 코호트 격리 중인 병원들이 있고, 검사도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가 환자가 생길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지역사회 감염을 크게 겪은 대구를 중심으로 집단면역 형성을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한번 걸리신 분들은 다시 안 걸리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항체검사법으로 집단면역 형성을 연구하겠다고 했는데, 기회가 되면 대구나 다른 지역의 면역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일각에선 현재 확진자가 수도권 등 특정 시도에 집중된 만큼, 생활 방역으로 전환한 이후 지역별 행동 지침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일일생활권이기 때문에 지역들을 분리해서 생활할 수 없다. 어느 한 지역의 위험이 다른 지역으로 금방 확산할 여지가 있다"며 조심스럽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국 언론은 정은경 본부장을 '영웅' 등으로 표현하며 그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대응은 방역 본부만의 일이 절대 아니다. 모든 관계 부처와 지자체, 보건의료인들과 각 사회 분야에서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거듭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이런 민관의 협력 또는 사회적인 연대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많은 관계자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것은 국가, 정부와 지자체의 위기 대응 역량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지금 신규 확진자가 줄었다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여전히 이어지는 해외 유입과 무증상 감염 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총 1천118명)의 감염 경로를 보면, 538명(48.1%)은 해외 유입이고 66명(5.9%)은 해외 유입 관련이었다.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는 40명(3.6%)으로 5% 미만이지만, 계속 역학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정 본부장은 "'조용한 전파'라고 불리는 무증상·경증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내에 쌓이면 어느 순간 대규모의 유행을 일으킬 수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했던 조치들을 지속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치들이 느슨해지면 유럽이나 미국 사례처럼 언제든지 지역사회 대규모 유행과 의료시스템 붕괴, 사망자의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번 주말에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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