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된 아파트 당첨, '청약통장 물려받기' 가점 전쟁

2000년 3월 26일 이전 가입자만 명의변경 가능해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직장인 A(32)씨는 최근 1990년대 아버지가 만든 청약통장을 물려받아 아파트 분양 당첨에 도전하고 있다. 대학 입학하자마자 부모님의 권유로 청약통장을 만들어뒀지만 아직 싱글인 탓에 청약가점이 당첨에는 턱없이 못미치기 때문이다.

이제 결혼도 생각해야 할 시기가 되자 A씨는 최근 부동산 재테크 카페 등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청약통장 물려받기'를 통해 아파트 청약을 노리는 중이다.

A씨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혼 계획을 세운 건 아니다보니 신혼부부 특별분양도 해당되지 않고, 부양가족도 없어 사실상 내 청약통장으로는 당첨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면서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하지만 이와 반대로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이어서 어떻게 해서든 하루라도 빨리 내집을 마련해야겠다 불안심리가 크다"고 털어놨다.

◆무섭게 오르는 집값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부모에게 청약통장을 물려받으려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특히 대구 수성구의 무주택자가 직계가족으로부터 청약 통장을 받으면 통장 가입기간이 늘어 청약 가점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관련 카페와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관련 내용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이는 대구의 집값 상승률이 전국에서도 유독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집값은 0.89% 상승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수성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에 비해 2.33% 상승해 전국 자치구 중 상승률 최상위를 기록했다. 대구 평균의 2.6배나 가파르게 치솟은 것으로 수성구만 따졌을 때 8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청약 당첨의 핵심, 청약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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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는 아파트 청약 당첨을 엄두내기 힘들다. 청약 가점을 높이려면 부양가족 수가 많아야 하고, 무주택 기간이 길어야 하며, 통장 가입 기간도 길어야 하는데 '세월의 힘' 앞에 이를 어찌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청약가점 산정방법 청약가점 산정방법

청약가점은 84점을 만점으로 무주택 기간(32점 만점)과 부양가족 수(35점 만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만점)을 산정해 계산한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가입 직후 2점을 시작으로 매해 1점씩 가산되는데 총 17점 만점이다. 20세에 청약통장에 가입했다고 가정하면 35세 때 만점이 된 뒤 더 이상 가점을 얻을 수 없다.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 이후부터 1년마다 2점씩 가산된다. 다만 무주택 기간 관련 점수는 집을 사는 순간 사라진다. 이후 집을 팔면 그 순간을 기점으로 매해 2점씩 오른다.

부양가족은 본인도 부양가족에 포함돼 5점에서 시작, 가족 1명이 늘어날 때마다 5점씩 상승한다.

이런 제도 때문에 과거에는 부양가족 수를 늘려 가점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출산을 앞둔 가정은 병원에서 임신확인서를 발급 받거나 서류상 부모와 합가를 하는 등의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싱글족의 급증으로 아파트 수요는 늘었지만 이들은 부양가족 기준에 걸려 절대 불리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만 30세 전에 결혼하면 무주택 기간이 만 30세가 아니라, 혼인신고 시점으로 바뀌는 덕분에 청약 가점은 더욱 높아진다. 일찍 결혼한 1자녀 가정이 이미 주택이 있더라도, 미혼 무주택 독거가구보다 청약 가점이 높은 경우도 흔하다.

◆득실 따져 신중하게 명의변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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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최근에는 부모 명의의 통장을 물려받음으로써 통장 가입 연수를 높여 가점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동원된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청약저축의 명의 변경은 ▷가입자가 혼인하거나 이름을 바꾼 경우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 ▷가입자의 배우자나 세대원인 직계존·비속으로 세대주를 변경하는 경우(부모와 합가해 봉양하는 경우) ▷가입자(부모)의 전출로 자녀가 자동으로 세대주가 되는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

증여 가능한 통장은 2000년 3월 26일 이전 가입자에 한정되며, 증여를 받을 경우 본인 명의의 청약통장은 없애야 한다. 때문에 그동안 자신이 예금한 청약금액 등을 살펴 불이익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8월 말 기준 대구에는 대구 모두 종합저축 122만4천928좌의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이 있으며, 그 외에 청약예금 3만6천316좌, 청약부금 7천278좌, 청약저축 1만1천492좌가 있다.

2015년 9월부터 주택청약종합저축에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국민 주택과 민영 주택 모두 청약할 수 있다. 다만 이전에 가입한 청약저축은 국민 주택에, 청약예금과 청약부금(85㎡이하)은 민영 주택에 청약할 수 있다.

'청약통장 물려받기'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은행 관계자는 "부모에게 청약통장을 물려받는 것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일 뿐 곧장 청약 직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자신과 부모의 자산관리 계획이나 추가로 얻는 청약가점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명의변경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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