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복 대신 방호복을"…매출 10배 이상 '껑충'

"살기위해 변화를 택했다" 코로나19에도 매출 늘어난 기업들
방화복 제조사 의료용 방호복으로 매출 10배, 반찬전문점 '더찬' 언택트 바람에 순항
여력 있을 때 치밀하게 준비하면 성공할 수 있어, 정책적 지원 확대해야

베트남 음식 전문점 '더포'는 코로나 사태로 3월 한달 간 문을 닫았지만 이 회사가 운영하는 반찬전문점 '더찬'은 언택트 열풍 속에 늘어난 집밥 수요를 공략하면서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 김현규 더찬 대표가 자사 반찬들을 선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베트남 음식 전문점 '더포'는 코로나 사태로 3월 한달 간 문을 닫았지만 이 회사가 운영하는 반찬전문점 '더찬'은 언택트 열풍 속에 늘어난 집밥 수요를 공략하면서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 김현규 더찬 대표가 자사 반찬들을 선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코로나19로 인한 경고등이 산업계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대구경북의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7%, 12.1% 감소했고 대구경북 취업자수는 11만7천명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기업들 가운데서도 이를 기회로 만들거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는 기업들이 있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경제에 대비해 기업들의 고부가가치산업 업종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로나 사태를 기회로

소방용 특수방화복을 만드는 대구기업 A사는 코로나 사태 이후 의료용 방호복 생산에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초만 해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최근 소방직 국가전환 이슈로 지자체의 방화복 신규 구매가 주춤했던 것. 이런 가운데 코로나 사태로 시장이 급성장한 의료용 방호복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의료용 방호복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아 지난 4월 말 우크라이나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이탈리아, 독일, 호주, 일본으로부터 구매문의가 지속되고 있다. 월 50만벌이 생산되기 무섭게 팔려 나간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른 봉제기업들은 불황에 허덕이지만 우리는 특수를 맞아 직원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지금은 주력 품목이던 방화복보다 의료용 방호복 매출이 10배 이상 많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 음식 전문점 '더포'를 운영하는 ㈜루아는 극심했던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외식 수요가 뚝 끊기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3년 전 출시한 반찬전문점 '더찬' 덕을 톡톡히 봤다. 3월 한달 내내 더포는 문을 닫았지만 더찬의 매출은 두배 가까이 늘며 매출 감소를 상당부분 상쇄했다.

이 회사 김현규 대표는 "반찬 배달 시장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아서인지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바뀐 트렌드 속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가져다 주는 서비스는 물론 정기배송으로 메뉴 고민을 덜어주는 '월 반찬' 단골이 급증했다.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라 집에 가져다먹는 반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매장 확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성장 업종으로, 유통에서 제조로

코로나 사태와 무관하게 새롭게 떠오르는 업종으로 진출하거나 기존 역량을 살려 성공을 거둔 업체도 있다.

대구의 맞춤형 여성복 제조사 이즈딥은 반려동물 브랜드 의류 브랜드 런칭을 준비 중이다. 여성복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 반해 2014년부터 연평균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롭게 떠오르는 반려동물 시장을 노리는 셈이다.

대구 동구의 의료기기 제조사 엔도비전은 유통업에서 제조업으로 바꿔 성공한 대표 사례다. 유통업체로서 알게 된 의료진의 제품 개선 아이디어를 반영한 내시경 처치구 및 지혈용거즈 등을 시작으로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매출비중 100%의 제조사로 전환한 2019년에는 매출이 유통업을 할 때보다 20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되면 기업의 업종전환을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 연구위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삶의 방식이 급변하며 산업구조도 재편될 것"이라며 "전통적인 방식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은 앞으로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전환, 사업부문 다양화를 유도해야 한다. 향후 업종전환 사례가 많을 것이기에 지원 정책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접근은 신중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업종 전환 전에 신중한 전략수립을 권한다. 2006년부터 중소기업의 업종전환을 돕는 '중소벤처기업 사업전환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실패 사례를 들며 경고했다.

그는 "식품제조사가 식품 제조용 설비 제조사로 변신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설비 제작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 인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한데다 판로개척마저 쉽지 않아 실패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또 주력 업종에서의 '기초체력'이 남아 있을 때 있을 때 선제적으로 업종 전환 준비에 나서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이미 어려워졌을 때 사업전환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매출이 정체돼 있거나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규 업종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기에 위험부담이 많다. 기술 개발, 인력 확보, 판로 개척 등 다각적인 사업준비가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져야 사업전환 성공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성이나 각종 규제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도 필요하다.

정민호 엔도비전 대표는 "대구에도 다수의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의료기기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고, 임상 등 인허가 조건이 극도로 까다로워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부분까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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