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 주주총회 시즌을 맞은 단상

법무법인 천우 이정호 변호사

이정호 변호사 이정호 변호사

경영진과 주주가 견제·균형 이룰때

회사는 그만큼 더 건강해지고 튼튼

기업 수능 성적표가 발표되는 시즌

떳떳한 경영 성과로 박수 받길 기대

돌아온 봄꽃 향기에 힘을 얻어 활기차게 새로운 일에 도전할 개화의 시즌임에도 세상은 탁하기만 하다. 일파만파 스캔들의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아이돌 사태, 그사이 드러난 각종 커넥션의 스모킹건들까지, 사람들을 혼미하게 하고 시야를 흩뜨리는 게 흡사 대륙발 미세먼지와 다를 바 없다.

혼탁하게 시작한 3월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3월은 기업들에 있어서는 결산평가와 주주총회의 시즌이다. 기업의 한 해 성과를 주주들에게 보고하고 향후 사업 계획과 함께 평가받는 등 기업의 수능 성적표가 나올 때가 된 것이다.

주주총회는 주주들이 주식 수에 비례하여 공평하게 회사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경영진의 경영 실적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회의이자 그 자체로 주식회사의 최고 의결기관이다.
그런데 정작 현실의 주주총회는 대부분 짧은 시간 내에 최대 주주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변명해 주는 거수 절차로 전락해 있다. 회의 참여보다 금품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의중에도 없는 반대 시위를 하는 총회꾼들 목소리도 크다.

상장법인에서는 외부 감사인의 감사 결과가 공시되어 주요 재무 사항을 누구든 확인할 기회가 있지만 경영 전반을 감사할 권한을 가진 내부 감사인의 감사 보고 절차는 부동문자로 인쇄된 천편일률적 문구를 읽어 내리는 데 그치고 있다. 혹 경영권 분쟁이라도 있는 회사에선 서로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된다.

주주들의 경영 참여나 견제에 관한 권한이 강화되거나 내실화될수록 회사는 그만큼 더 건강해지고, 경영진은 더 청렴해지고 유능해진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느 직역이든 통제되지 않는 힘은 언제나 남용된다. 그럼 기업이 존속, 발전할 수 있는 기초가 다져지기 위하여 주주들은 어떻게 회사의 권력을 견제하여야 할 것인가?

우선, 주주들이라면 마땅히 회사의 재무 상태나 현황을 읽어낼 수 있는 안목과 자질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회사가 자산 규모나 사업에 어울리지 않는 과다한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출에 비해 불필요한 판관비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없는지, 자산 부실이 자본금을 잠식할 정도로 부실해질 징후는 없는지, 그러한 원인들은 무엇일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회계에 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을 기초로 주주총회의 기회가 아니더라도 수시로 재무에 관한 의문 사항을 회사에 서면 질의하는 것은 좋은 견제 수단이 된다.

다음으로, '회계장부 열람 등사권'과 같은 소수 주주권을 필요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다. 소수 주주권도 궁극적으로는 회사에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재판을 얻기 위한 상사 소송이나 비송 절차에 의하여 행사되어져야 실효성이 있지만, 그 이전 단계라도 회사에 대하여 각 주주가 권리 행사를 예고하거나 회사의 의무 이행을 최고하는 통지 행위 또한 그 나름의 의미는 있다.

그리고 대표이사의 대표권 행사를 견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도록 사외 이사나 감사와 같이 회사와 비교적 독립된 감시, 감사기관의 권한 행사를 수시로 촉구하여야 한다. 주주들은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회사 내 서류들에 대한 접근 경로가 막혀 있으나, 이사나 감사는 그렇지 않다. 이사는 사내, 사외 이사를 막론하고 다른 이사들의 업무 집행을 감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고, 감사는 이사들의 직무 전반을 감사할 책임이 있다. 이들의 책임을 지적함으로써 우회적으로 회사를 통제할 수 있다.

나라와 마찬가지로 회사는 경영진과 주주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조화를 이뤄 나가야 경영이 더 투명해지고, 기업 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사전에 체크하고 피해갈 수 있는 도덕과 지혜가 생겨난다. 주주총회의 계절을 맞이하여, 기업가들은 떳떳하게 경영 성과를 제시하고 주주들은 경영진의 1년간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축제의 기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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