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하지 마세요", 동물복지 바람 타고 떠오르는 식물성 고기

진짜 고기랑 구분 안된다는 ‘비욘드 미트’ 국내판매 시작
식물성 단백질에 섬유질 함께 배양해 고기 특유의 맛과 식감 구현
줄기세포 배양하는 배양육도 가격 점차 내려가며 대중화될 듯

미국의 대체육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제품으로 만든 햄버거. 비욘드 미트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대체육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제품으로 만든 햄버거. 비욘드 미트 홈페이지 캡처.

고기는 조금도 넣지 않았지만 진짜 고기의 맛과 식감을 살린 식물성 단백질 고기가 있다면 구분해낼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직접 먹어볼 수도 있다. 식물성 고기의 대표 주자 '비욘드 미트'(Beyond Meat)가 이달 초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식물성 고기 '비욘드 미트' 국내 출시

동원F&B는 미국의 대체육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의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자사 온라인 쇼핑몰 '동원몰'에서 판매한다. 14일 현재 유일하게 판매 중인 품목은 햄버거 패티 대체육 '비욘드 버거'로 가격은 227g 한 팩에 1만1천900원이다. 앞으로 구운 닭고기와 비슷한 '비욘드 치킨 스트립', 잘게 다진 쇠고기와 비슷한 '비욘드 비프 크럼블' 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며 빠르면 이달 중으로 소매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대체육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의 제품으로 만든 타코. 비욘드 미트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대체육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의 제품으로 만든 타코. 비욘드 미트 홈페이지 캡처.

2009년 캘리포니아에서 창업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을 이끄는 비욘드 미트는 미국 전역 2만7천여 소매점과 식당에 대체육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3년 4월 닭고기 대체육을 선보였고 2014년엔 쇠고기, 2015년엔 햄버거 패티, 지난해 1월에는 소시지 대체육까지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비욘드 미트는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효모와 함께 배양해 만들어낸다. 코코넛 오일과 빨간 채소인 비트를 써 핏물 도는 듯한 육즙까지 구현했다. 특히 소나 돼지의 근섬유와 비슷한 섬유질까지 더해 고기 특유의 풍미, 육즙, 식감을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타임즈 등 언론사의 음식 담당 기자나 빌 게이츠 등 유명인들도 비욘드 미트를 진짜 고기와 구분할 수 없었다고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체품
대체육이 주목받는 것은 기존 육류에 비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데다 축산업이 갖는 잔혹성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대체육은 기존 육류와 비교해 토지 사용량은 95%, 온실가스 배출량은 87% 줄일 수 있고, 가축 전염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공장식 축산업이나 도축 과정에서의 잔혹성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롭다. 고기보다 철분, 단백질은 더 많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매우 낮다.

인구 증가에 따른 육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도 주목받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 세계 인구가 98억명으로 증가하면 식량 생산은 현재보다 70% 늘어야 하고, 2100년 112억명이 되면 지금보다 2, 3배 식량 생산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사육장은 과밀 상태인데다 가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대체육이 기존 육류 수요를 대체한다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대안으로서도 기대된다. 국제채식인연맹(IVU)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채식인구는 1억8천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인구의 40% 정도가 채식주의자로 추정되는 인도를 제외한 통계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전체 인구의 2~3%인 100만~150만명이 채식을 하고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도 5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채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2010년 150여 곳에서 2018년 350곳 넘게 늘어났다.

◆대체육 개발 활발, 2022년 58억달러까지 성장한다

이 같은 시장성 덕분에 비욘드 미트 외에도 다양한 대체육 기업들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대체육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는 헤모글로빈 속 '힘'(Heme) 분자가 고기 특유의 풍미를 내는 원천임에 착안했다. 콩과 식물에서 이 분자를 만드는 유전자를 얻고, 이를 효모와 발효시켜 대량생산하는 방식으로 쇠고기 맛이 나는 식물성 대체육을 만들었다. 임파서블 푸드는 설립 5년만에 미국 대형마트 체인에 납품을 시작한데 이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육즙 풍부하고 고기 질감을 살린 '임파서블 미트 2.0'을 공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모사 미트(Mosa Meat)는 줄기세포를 근육세포로 자라게 하는 '배양육' 방식을 추구한다. 소를 도축할 필요 없이 소량의 세포만 채취한 뒤 근육 줄기세포를 분리해 성장인자, 산소, 염분, 당분과 함께 배양기에 넣어 증식시키는 방식이다.

2013년에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지원으로 3개월간 2만여 개의 근섬유를 배양한 끝에 배양육 햄버거 하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당시 가격은 33만달러였으나 최근에는 패티 가격을 11달러까지 떨어뜨렸다. 업계에서는 2021년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체육 기술 발전과 함께 시장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42억달러였지만 2022년에는 58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고기 공급을 주도하던 글로벌 식품산업 공룡들 역시 잇따라 대체육 개발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육가공업체인 타이슨 푸드(Tyson Foods)는 2016년 비욘드 미트 지분 5%를 매입했다. 카길(Cargill)도 콩 단백질 생산업체인 퓨리스(PURIS)에 투자하는 등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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