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책] 다른 세계에서도

[책] 다른 세계에서도

우리 문단을 이끄는 일군의 젊은 작가 중 박상영, 김혜진, 이현석 작가의 작품을 보다 보면 움찔할 때가 가끔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못' 등 익숙한 지명에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건 물론, 이들이 어쩌다 작품 속에서 쓴 사투리는 장단고저음을 되짚으며 쿡쿡거리게 한다.이현석 작가가 첫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를 냈다. 표제작이자 지난해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다른 세계에서도',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작인 '참(站)' 등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작가는 2017년 등단해 매년 2~3편씩 문예지에 글을 써냈다. 2~3편이 별거냐고 할지 모른다. 그는 전업작가가 아니다. 봉직의사이면서 소설가다. 문예지들의 잇단 원고 청탁은 그의 필력을 가늠하는 열쇠다.하나 정도는 빈틈이 있을 법하지만 그게 없다. 8편 중 가장 짧은 작품인, 소설집 맨 앞에 배치된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부터 수작이다. 작품을 통해 작가는 누군지 알 만한 사람을 오토픽션이라는 미명하에 그대로 드러내도 되는지 묻는다. 비밀이 유지돼야 할 사생활들이 목적을 위해 까발려지는 것이 옳으냐는 물음이다. 지난해 우리 문단에 휘몰아친 오토픽션 논란이 겹친다.점입가경의 절경처럼 소설집은 1959년작 김산호의 슈퍼히어로 만화를 소재로 삼은 '라이파이', 탈북 의사의 코로나바이러스 체험과 우리의 일그러진 우월주의를 소재로 한 '부태복',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미술 작품을 소재로 한 '컨프론테이션'까지 순도 높은 몰입감으로 독자를 몰고 간다. 추리소설이 아님에도 긴장감도 높다. 마지막 작품인 작가의 등단작, '참(站)'에서도 이어진다. 인정 욕구와 모멸감 사이의 감정에 갇힌 작품 속 화자가 교도소 내 철창과 철창 사이의 공간인 '참(站)'에 일시적으로 갇힐 때는 독자도 함께 갇혀 뭐가 옳고 그른지 방향을 잃는다. 중국어로 '정거장'이라는 뜻의 그 글자에는 마침맞게 '우두커니 서다'는 뜻도 있다.실로 다양한 소재다. 엄밀히 말해 일간지 사회면 기사가 모든 작품에 하나씩 들어가 있다. '기억이란 대부분 망실되어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마련이지만, 어떤 기억은 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오랜 세월을 견디다 한순간에 깨어나버리고는 한다'는 작가의 표현처럼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거의 잊힌 것 같던 사건사고들이 일순간 부상한다.생활동반자법이, 태안화력발전소 사고가, 조두순 출소가 빵빵한 부력으로 떠오른다. 시대를 반영하는 리얼리즘 작가라 명함을 파줘도 무리가 아닐 만큼이다. 데뷔작에 덕담처럼 넉넉한 주례사식 추천을 얹어주는 문단의 풍토가 있다 해도, 동시대 젊은 작가인 소설가 박민정도 이 점을 콕 찍어 말했다.그는 "겹겹의 내러티브에는 오늘내일만 보는 감각으로는 절대 유지할 수 없는 작가의 집념이 서려 있다… 작가가 내놓은 첫 번째 작품집은 사건이다. 이 작품집은 새로운 계보의 리얼리즘을 촉발할 것"이라 추천사를 올렸다.이현석 작가는 이 소설집 이전에 공중보건의 시절이던 2013년 여행에세이를 쓴 적이 있다. '여행자의 인문학 노트-스페인에서 인도까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지역출판사인 한티재가 펴냈다. 제법 많이 읽혔다. 본지에서도 대문짝(2014년 4월 19일 자 매일신문 12면)만 하게 그를 다룬 적이 있다. 책도 책이지만 꼴찌들에게 희망을 주는 입시 전설로 더 크게 부각됐다.이현석 작가를 입시 전설로만 보는 건 매우 안타까운 참사다. 그가 '나는 어떻게 전교 200등에서 의대에 갔나'를 책으로 써내지 않고 '다른 세계에서도'를 쓴 까닭은 이번 소설집 속 단 한 편만 읽어도 손쉽게 알 수 있다.

2021-03-13 06:30:00

[내가 읽은 책] 호모 데우스(유발 노아 하라리 글/ 김명주 옮김/ 김영사/ 2017년)

[내가 읽은 책] 호모 데우스(유발 노아 하라리 글/ 김명주 옮김/ 김영사/ 2017년)

"유기체는 알고리즘이다." 참 어려운 말이다. 유기체는 그럭저럭 알겠는데, 알고리즘은 또 뭔가? 호모 데우스? 이쯤 되면 설상가상. 이래저래 세상을 따라가기가 버겁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앞서가는 시대 담론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옛말에, '궁하면 통한다'고.'호모 데우스'는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사피엔스'에 이어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를 언급한 책이다. 인류가 세상을 정복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결국 지배력을 잃는 과정으로 나누어 3부로 구성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논증하기 위해 인류사 곳곳에서 사례를 가져온다. 평범한 독자가 읽기에 생소한 용어가 가끔 나오지만,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다다른다.기아, 역병, 전쟁을 극복한, "인류의 최상위 의제는 무엇일까?",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둘이 책의 화두다.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예측하고, 그 이유와 배경을 500여 페이지에 걸쳐 검토한다.인간이 신성(divinity)을 획득한다?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맹랑하게 주장할까? 저자가 말하는 신성은 기독교의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 또는 힌두교 천신에 해당하지만, 그래도 그의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책은 말한다. "호모사피엔스의 생명, 행복, 힘을 신성시하는 인본주의가 30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해 왔다. 불멸, 행복, 신성을 얻으려는 시도는 인본주의가 품어 온 오랜 이상의 논리적 결론일 뿐이다." 일리 있는 의견이다. 신이 권위의 원천이던 중세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근대사회로 인류는 오래전에 넘어왔다. 신기술을 등에 업은 현대 과학이 인간의 욕망을 충동질하면 불멸, 행복, 신성은 호모사피엔스에게 안성맞춤 프로젝트가 되겠다. 이렇듯 책은 다소 난감한 의견을 제시하지만, 저자가 펼치는 논증을 함께 검토하다 보면, 어느새 수긍한다.인간이 신성을 가질 때 결과는 어떨까? 유발 하라리는 다시 한 번 과감하게 예측한다. "신기술로 인간의 마음을 재설계할 수 있을 때 호모사피엔스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인류의 역사가 끝나고 완전히 새로운 과정이 시작될 것이다." 황당하기 그지없이 들리지만, 앞서 말했듯이 책이 밝히는 논증을 천천히 따라가 주기 바란다.'호모 데우스'는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이 책 곳곳에 등장하는 예측들은 모두 현재의 딜레마에 대해 논의해 보자는 시도이며, 미래를 바꿔 보자는 제안일 뿐이다." 유발 하라리 말처럼 책 내용을 예언이 아니라 예측, 혹은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를 지녀보자. 마음에 들지 않는 가능성은 실현되지 않도록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미래를 쓴 책을 읽을 때면, 저것이 조만간 현실로 나타날까 꺼리는 마음이 들 때도 있고, 때로는 무조건 거부하고 싶은 심리도 올라온다. 그렇지만 불편한 마음으로 미래를 볼 수는 없다. 낯선 말에 괜스레 주눅 들지 말고 한 발 접근해 보자. 궁하면 통한다. 지금보다 더 창의성 있는 방식으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독자에게 '호모 데우스'를 권한다.김준현 학이사독서아카데미회원

2021-03-13 06:30:00

[책CHECK]세상을 빛내고픈 반디들의 이야기

[책CHECK]세상을 빛내고픈 반디들의 이야기

"열세 살 아이들의 뇌구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아이들은 내면에 자신만의 이야기 씨앗을 가지고 있다. 꿈반디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로 진행됐다가 2021년 대구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우수작품으로 선정되면서 출간된 이 책을 봐도 그렇다. 13세 아이 27명의 판타지, 공포, 초능력, 상상 이상의 세계가 한 편의 그림책에 담겼다.저마다의 개성과 내면의 이야기, 또 자신만의 삶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허구의 캐릭터를 가져왔더라도 어느 정도는 아이들의 생각과 경험, 고민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어른들의 언어와는 다른 이들만의 고유한 언어와 세상이 고스란이 녹아 있다. 이야기와 함께 그림도 직접 다채로운 색깔의 물감을 사용해 자신만의 그림을 자유롭게 그려내고 있다. 410쪽. 2만8천원

2021-03-13 06:30:00

[책]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책]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김태규 지음/ 글마당 펴냄 'Mr. 쓴소리 판사'로 잘 알려진 김태규가 현 정부 출범 이후 사법부가 어떻게 편향되고 유린(蹂躪)돼왔는지에 대해 쓴 책이다. '표현의 자유가 신음하는 나라', '영장 자동발매기', '한반도와 그 주변 그리고 법', '당신이 인권변호사라고?', '판결문에 낙서하지 마라', '적폐청산의 원동력,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이란 큰 주제 아래 우리 사회의 여러 핫이슈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이 책에서도 그의 쓴소리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법원의 모든 것을 집어삼킨 대법원장의 거짓'이란 소제목의 글에선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법원은 이미 2년 전에 '법원자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전직 대법원장과 상당수의 법관을 검찰에 내어주는 어이없는 짓을 저질렀다(320쪽)…동료법관들 사이에 앞으로 위증죄 피고인이 오더라도 함부로 대하면 안 되겠다는 쓴 농담이 나온다. 법관의 업무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거짓말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런데 법관의 수장이 거짓말을 한 형국(形局)이 되었으니, 이제 법관들이 국민을 상대로 뭐라 말할 처지가 못된다(321쪽)"고 신랄하게 비판한다.그는 이 책에서 ' 표현의 자유', '직권남용죄 남용', '공수처 신설', '징용배상판결', '사법행정위원회의 법관 통제', '청와대 청원과 사법부 흔들기',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 등 여러 논란들에 대해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선 정권과 사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비록 이념과 가치를 달리하는 정권이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그 비판은 그대로 그들에게 향할 수 있다. 법치주의가, 적법절차의 원리가 유독 어느 특정 정권에게만 적용되는 원리일 수는 없다. 새로운 정권이 등장하여 6·25역사왜곡금지법, 천안함 역사왜곡금지법, 광주사태 북한군개입설 인정법을 만든다면 그때도 여기서 한 비판은 그대로 그리로 향할 것이다. 절차적 정의를 등한시하고 법원리를 완화시키면서, 미래 그 어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도한다면 여전히 반대할 것이다. 새로운 정권이 공수처로 야당이나 정권을 반대하는 인사를 탄압하기 위하여 무리한 수사를 한다면 그 역시 반대할 것이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대통령이 대법원 한가운데 서서 태극기 집회의 정신을 받들라고 한다면 그 정치적 함의가 무엇이든 법원의 심장부에서 정치적 표현이 된데 대하여 여전히 반대할 것이다." 384쪽. 1만8천원

2021-03-13 06:30:00

세븐틴 민규 측 "학폭 글쓴이와 오해 풀어…나머지 사안도 확인 중" [전문]

세븐틴 민규 측 "학폭 글쓴이와 오해 풀어…나머지 사안도 확인 중" [전문]

학폭(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 세븐틴 민규의 소속사가 피해를 주장한 여러명 중 일부 당사자와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당사자와)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며 추가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이번 일에 대한 오해를 풀고 마무리하는 것으로 서로 확인했다"고 밝혔다.소속사에 따르면 피해를 주장한 이는 중학교 재학 당시 아티스트와 상관 없이 개인적으로 여러 사건을 겪었고, 당시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알리기 위해 글을 썼다.소속사는 "아티스트(민규)는 당시 학원 같은 반 남학생들과 함께 장난을 쳤던 적은 있지만, 특정한 친구 한명을 일부러 괴롭게 만들려 하진 않았다"며 "과거 본인의 행동으로 인해 작성자께서 불편함을 느꼈거나 힘들었다면 그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고 했다.이어 "작성자도 이를 받아들였고 당사와 처음 이야기를 나누던 때부터 이번 일이 민규의 그룹 탈퇴나 활동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소속사 측은 "게시 내용 상 신원 확인이 가능한 분들과는 접촉 및 논의를 모두 마무리했다"며 "또한 신원 확인 가능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나머지 사안도 현재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규의 학교 폭력 의혹을 폭로한 글이 게재됐다. 이후 민규가 중학교 시절 장애 학우를 괴롭혔다는 주장 등이 추가로 나왔다.이에 일부 팬들은 그의 세븐틴 탈퇴를 요구하는 성명문을 내기도 했다.다음은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입장문 전문안녕하세요.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입니다.온라인 상에 게시된 세븐틴 멤버 민규의 학창시절 관련 추가 확인된 내용을 안내드립니다.당사는 아티스트와 같은 학원에 다녔던 일을 글로 쓰신 분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며 추가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번 일에 대한 오해를 풀고 마무리하는 것으로 서로 확인하였습니다.작성자께서는 중학교 재학 당시 아티스트와 상관 없이 개인적으로 여러 사건을 겪었고, 당시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알리기 위해 글을 쓰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학원에서 있었던 일을 남기게 되었다고 말씀 주셨습니다.이에 대해 아티스트는 당시 학원 같은 반 남학생들과 함께 장난을 쳤던 적은 있지만, 특정한 친구 한명을 일부러 괴롭게 만들거나 무안하게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과거 본인의 행동으로 인해 작성자께서 불편함을 느꼈거나 힘들었다면 그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했습니다.작성자께서는 이를 받아들이셨고, 당사와 처음 이야기를 나누던 때부터 이번 일이 그룹의 탈퇴나 활동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씀 주셨습니다.당사는 작성자께 먼저 상기 입장문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도록 공유드렸고, 작성자께서도 내용 확인 후 동의해 주셨습니다. 따라서 더 이상 본 건으로 인한 크고 작은 논쟁으로 작성자께 혹시라도 피해가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당사는 게시 내용 상 신원 확인이 가능한 분들과는 접촉 및 논의를 모두 마무리 하였습니다. 또한 신원 확인 가능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나머지 사안도 현재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중입니다. 추가적으로 파악되는 사항들은 향후 별도로 안내드리겠습니다.

2021-03-12 16:30:42

[손경찬의 장터 풍경] 이 맛도 좀 보소

[손경찬의 장터 풍경] <55>이 맛도 좀 보소

길가 건널목모서리 장소에 자리 깔아작은 난점을 펼쳐놓고서장사를 하다말고손님이 없는 잠시시장기 때우려군것질을 하네. 없이 살아도인정만은 두터워라.잘 익은 고구마한 개를 먹다 말고너무나 맛이 있다며언니한테 권하는 말"이 맛도 좀 보소" 손경찬 (대구예술총연합회 정책기획단장)

2021-03-12 15:00:00

[다시,사투리] ②예술속 사투리-6. 어설픈 사투리 영화에 대한 유감

[다시,사투리] ②예술속 사투리-6. 어설픈 사투리 영화에 대한 유감

사투리 영화는 늘 조심스럽다. 사투리가 지역성을 나타내고, 캐릭터의 성장 환경을 가늠하는 도구로 쓰였기 때문이다. 부산 사투리 다르고, 대구 사투리 다르고, 경북도 그 안에 북부냐 남부냐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것이 사투리다.이를 잘 소화해 낼 배우도 많지 않다. 더구나 최근 젊은 배우들은 사투리를 모르고 살아, 사투리 구사가 쉽지 않다.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사투리를 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배우들은 토로하기도 한다. 교과서처럼 암기하기에 '찰진 맛'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과장된 사투리 연기로 비난을 받는 경우도 많지만, 지난해 개봉한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은 1985년 동교동 자택에 가택연금을 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하면서 사투리를 쓰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이 영화의 초고는 사투리로 쓰였지만, 대구 출신인 오달수 배우가 '어쭙잖게 전라도 사투리를 하다가 정확한 메시지나 감정을 표현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고, 감독도 이를 받아들여 사투리 버전을 삭제했다는 것이 속사정이다.그러나 이는 치명적인 선택이었다. 아주 특별한 인물을 이웃 동네 아저씨로 일반화시켜 코믹한 일면만 취하려는 태도는 관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치열한 주제의식 없이 흥행적 요소에만 목을 맨 것이다.◆사투리를 상업적으로 희화화사투리를 상업적 의도로 희화화한 영화 중 하나가 '위험한 상견례'(2015)였다.경상도 아가씨와 전라도 총각의 결혼 대작전이 콘셉트다. 광주에 살고 있는 순정만화 작가 현준(송새벽)과 부산에 살고 있는 귀여운 여인 다홍(이시영)이 사랑에 빠진다. 펜팔로 시작된 만남은 어느덧 둘을 갈라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현실의 벽이 버티고 있으니 "경상도? 꿈도 꾸지 마라!" "죽어도 전라도는 안돼!"라는 양가의 반대다.이 영화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깊은 지역감정을 소재로 유쾌한 대화합을 꿈꾸는 영화다. 그러다보니 코믹한 상황 묘사가 대부분이다.부산 구멍가게에서 껌 한 통을 사려다 "죄다 롯데껌이네. 아짐(아줌마), 해태껌 없어?"라고 묻는 장면 등 지역적 특성을 이용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또 다홍의 아버지(백윤식)가 "뭐 어때? 전라도만 아니면 되는데?"라거나 순정만화의 우스꽝스런 캐릭터, 질펀한 욕설 등 곳곳에 웃음 코드를 배치했다.그러나 과도한 에피소드들이 몰입을 방해하고, 자연히 뒤로 갈수록 웃음의 농도도 떨어진다. 다홍의 엄마 춘자(김수미)가 그동안 전라도 출신임을 숨긴 채 살아왔다거나 양가집 아버지가 오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등 갈수록 늘어지는 이야기도 흠이다.◆정체불명 경상도 사투리 대사특히 어색한 것이 배우들의 경상도 사투리 연기다. 사투리는 이 영화의 생명이다. 그러나 아버지 역의 백윤식 씨는 사투리를 캐릭터에 녹여 넣지 못한다. 심지어 전화를 받을 때 '여보세요?'라는 대사마저 어색하다.경상도말은 앞말에 강한 악센트를 담아낸다. 반대로 서울말은 뒷말이 올라간다. 경상도 사람이 서울말 흉내 낼 때 끝말을 올리는 코믹한 상황이 그래서 나온다.전화 받을 때 '여보세요'는 경상도 아버지라면 '여'에 강한 악센트를 주면서, '보세요'는 끌려오도록 흐리게 발음한다. 경상도 사투리의 투박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윤식 씨는 서울말에 투박한 맛만 부각시킨 정체불명의 '여보세요'를 내뱉는다. 뒷부분에 악센트를 주는 바람에 '여보세용?'에 가깝게 발음한다.대사가 자연스럽지 않다보니 캐릭터가 어색해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이 흠이다.다홍 역의 이시영도 마찬가지여서 튀기만 할 뿐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빠야~' 처럼 경상도 아가씨 특유의 애교를 뽐내는데, 부산 아가씨가 아닌 대구 아가씨의 악센트에 더 가깝다. 이는 통상적으로 귀여운 경상도 아가씨를 대표하는 것이 대구여서 이를 연기한 것이다.특히 부산사투리를 구사하면서 대부분 연기자가 '결혼'을 '갤혼'이라고 발음하지 않는 것은 이 영화의 부산 사투리 설계가 잘못된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다홍도 말투만 사투리처럼 들리지 시종일관 '결혼'이라 발음한다.부산과 마산 지역에서는 'ㅕ'를 'ㅐ'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형님이 현금이 없어 결혼을 못한다'는 '행님이 행금이 없어 갤혼을 몬한다'로 발음된다.◆서울 출생 배우의 경상도 사투리 흉내장준환 감독의 '1987'에서 박종철의 시신 부검을 본 삼촌(조우진)이 기자들을 향해 오열하며 "갱찰이 죽있심더! 갱찰이 죽있심더!"를 외치는 짧은 장면이 있다. 부산에서 올라와 주검을 본 삼촌이 경찰의 고문으로 조카가 죽은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이 장면에서 '경찰'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갱찰'이라고 부산식으로 발음한다.'위험한 상견례'는 사투리가 생명인 영화인데 이런 기초적인 부분까지 놓친 것이다. 원인은 지역 출신 배우가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클 것이다. 백윤식은 서울 출생이고, 이시영은 충북 출신이다. 그러다보니 대사를 흉내 내거나 외우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복서 출신 이시영은 이 영화를 마치고 "권투보다 더 힘든 것이 사투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실제 전라도가 고향인 김수미, 박철민, 송새벽은 서로 연기 코치도 해주며 즐겁게 촬영했지만, 백윤식과 이시영은 쉬는 시간마다 이어폰을 끼고 사투리 연습에 몰두했다고 한다.'위험한 상견례'는 다홍의 엄마 춘자(김수미)가 가출하면서 "전라도가 나라를 팔아먹었냐?"며 욕하는 등 두 지역의 갈등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이런 대의는 어설픈 코믹함과 얄팍한 상혼(?)에 묻혀 버리고, 두 지역의 갈등적 상황을 웃음거리로만 엮어내는 것에 불편하기만 한 사투리영화였다.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이 기사는 계명대학교와 교육부가 링크사업으로 지역사랑과 혁신을 위해 제작했습니다.◆다시, 사투리 연재 순서1.왜 다시, 사투리 인가2.예술 속 사투리3.사투리와 사람들4.외국의 사투리 보존과 현황5.대담◆사투리 연재 자문단김주영 소설가안도현 시인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김동욱 계명대학교 교수백가흠 계명대학교 교수

2021-03-12 14:30:00

[오늘의 역사] 1986년 3월 13일 최은희-신상옥 북한 탈출

[오늘의 역사] 1986년 3월 13일 최은희-신상옥 북한 탈출

영화감독 신상옥 씨와 배우 최은희 씨 부부가 북한에 납치된 지 8년 만에 탈출했다. 1978년 북한 공작원에 의해 홍콩에서 차례로 납북됐던 부부는 영화광으로 알려진 김정일의 지시로 최고의 영화인으로 대우받으며 영화를 제작했다.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했던 최 씨 부부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 공작원의 감시를 따돌리고 미국 대사관으로 피해 서방으로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1-03-12 14:26:58

3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교보문고)

1.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2.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염승환·메이트북스)3. 나의 첫 투자 수업 1 (김정환·트러스트북스)4. 2030 축의 전환 (마우로 기옌·리더스북)5.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6. 아몬드 (손원평·창비)7.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세계사)8.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9.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빌 게이츠·김영사)10. 파친코 1 (이민진·문학사상)

2021-03-12 08:54:13

경인일보, 배상록 대표이사 사장 재선임

경인일보, 배상록 대표이사 사장 재선임

경인일보사는 11일 제76기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사장에 배상록(57·사진) 현 사장을 재선임했다.배상록 대표이사 사장은 1991년 경인일보 공채 11기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해왔다. 임기는 3년이다.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이영재 인천본사 사장이, 사외이사로 허상준 KD운송그룹 사장, 김건식 (주)남우 사장, 우제찬 전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 이태훈 가천대 길병원 의료원장, 김민규 유니스건설(주) 전무가, 비상무이사로는 김화양 전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이 재선임됐다.이와 함께 변영훈 동수원병원 이사장, 우현의 우방산업 고문이 사외이사로, 박정섭 대주회계법인 전무가 감사로 각각 새로 선임됐다.

2021-03-11 15:23:07

[인터뷰]수성아트피아의 마티네콘서트 진행하는 다니엘 린데만

[인터뷰]수성아트피아의 마티네콘서트 진행하는 다니엘 린데만

진지하고 학구적인 면모, 따뜻한 인간미로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다니엘 린데만(36)은 매너남으로 통한다. 원칙을 지키고 합리적인 독일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그는 방송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끊거나 함부로 끼어드는 법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출연자들의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는다. 올해로 한국 생활 13년째, 외국인이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예능과 시사, 역사를 다루는 전문 프로그램까지 두루 출연하고 있다. 린데만은 3월부터 9월까지 격월로 수성아트피아의 마티네콘서트(낮 시간에 열리는 공연) 해설자로 출연한다. 11일 '봄의 세레나데'란 주제로 바리톤 이응광과 첫 콘서트를 가진 린데만를 인터뷰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많이 떨렸는데, 너무나 편안하고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린데만은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처음 이응광을 만났는데, 이응광이 유머러스하고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첫 만남부터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응광 씨는 독일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스위스 바젤 오페라극장에서 전속 가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독일어에 능통한 것도 도움이 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었다"고 했다.린데만은 2019년 12월 수성아트피아로부터 마티네콘서트를 진행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음원을 발매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는데, 바로 출연 의뢰가 들어와서 신기했다"면서 "독일에서 왔다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제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즐겁게 알려드리고 싶어 기쁜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린데만은 피아노 싱글 앨범을 두 장이나 냈을 정도로 피아노 연주를 잘한다.린데만은 클래식 음악을 쉽게 설명하고 풀어주면서 앞으로 마티네콘서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이 유럽에서부터 온 음악이기에 음악 용어나 가사, 그리고 음악 속에 담긴 문화를 바로 이해하기엔 쉽지는 않다"며 "독일 사람으로서 독일어로 된 용어나 가사를 쉽게 풀어주는 것뿐 아니라 문화와 숨은 의미까지도 쉽게 설명해줄 것"이라고 했다.린데만이 해설하는 마티네콘서트는 3, 5, 7, 9월 등 4회에 걸쳐 진행된다. 3월 바리톤 이응광과 함께한 '봄의 세레나데'에 이어 5월에는 피아니스트 박종화와 베토벤과 쇼팽의 음악으로 진행한다. 7월에는 첼리스트 김가은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으로 낭만시대 브람스 음악을 조명하고, 9월은 마지막 공연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이 생상과 프랑크가 남긴 바이올린 명곡을 연주하며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린데만은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누구나 알 수 있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할 수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린데만은 마티네콘서트는 두 가지를 지향한다고 했다. "한 가지는 클래식을 잘 모르지만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클래식을 이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클래식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클래식을 알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좋은 음악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느끼고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훌륭한 연주자를 섭외했고, 이미 클래식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분들에게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함으로써 즐길 수 있는 취향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린데만은 끝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대구시민들이 희망과 행복을 잠시 놓쳤을 것이다. 마티네콘서트를 통해 많은 분들이 위로와 희망을 한껏 받아갔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공연에 많은 사랑과 응원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남은 3회의 공연도 많이 기대해달라"고 했다.

2021-03-11 15:00:00

[오늘의 역사] 1930년 3월 12일 간디, 소금 행진을 시작하다

[오늘의 역사] 1930년 3월 12일 간디, 소금 행진을 시작하다

영국의 소금세 신설에 항의하여 인도인 간디가 390km 떨어진 단디 해안을 향해 위대한 걸음을 내딛었다. 인도인의 소금 생산을 금지하고 영국산 소금에 세금을 부과하자 직접 소금을 만들기 위해 전통 염전을 향해 떠난 것이다. 24일째인 4월 6일 새벽 간디는 주전자에 바닷물을 담아 끓여 한 줌의 소금을 얻었고 이 비폭력 무저항의 힘을 본받은 인도인의 마음은 하나로 뭉쳐져 인도 독립의 씨앗이 되었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1-03-11 14:21:08

대구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 '새로운 봄을 맞으며’

대구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 '새로운 봄을 맞으며’

대구시립합창단의 제151회 정기연주회가 16일(화)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새로운 봄을 맞으며'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서 시립합창단은 활발하게 활동 중인 30, 40대 젊은 작곡가들이 편곡한, 겨울을 지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을 맞는 밝고 경쾌한 합창곡들을 모아 연주한다.첫 번째 무대는 '봄, 꽃'을 주제로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 가곡을 들려준다. 홍난파 곡 '고향의 봄', 장일남 곡 '비목', 이흥렬 곡 '부끄러움', 김동현 곡 '산 넘어 남쪽에는'을 조혜영, 우효원, 이범준의 합창 편곡으로 연주한다. '비목'은 첼로 김유진이 함께한다.두 번째는 오병희 작곡가가 무반주 합창으로 편곡한 우리 민요 '뱃노래', '쾌지나 칭칭 나네' 등으로 무대를 꾸미고, 세 번째 무대는 여성 합창으로 조성은 곡 '꿈'과 오병희 곡 '강강술래' 등을 들려준다.마지막 무대는 이범준이 편곡한 '사랑하기 때문에',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연안부두', '노란 셔츠의 사나이' 등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클라리네스트 하태길이 함께 연주한다. 053)250-1495

2021-03-11 12:17:43

웃는얼굴아트센터, 커피소년과 함께하는 ‘화이트데이 콘서트’

웃는얼굴아트센터, 커피소년과 함께하는 ‘화이트데이 콘서트’

'음악을 로스팅하는 싱어송라이터' 커피소년과 함께하는 '화이트데이 콘서트'가 13일(토) 오후 7시 웃는얼굴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열린다.이번 공연은 포근한 목소리와 일상적 가사, 감성적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커피소년의 단독 콘서트로 진행된다. 커피소년은 이번 콘서트에서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행복의 주문' 등 자신의 대표곡과 지난 1월 발매한 정규앨범 5집 '우리의 노래가'에 수록된 노래를 부른다.특히 타이틀곡 '내게 말해줘요'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였던 의료진의 이야기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를 위로하고 반드시 이겨낼 것이란 의지가 담겨있는 곡이다. 전석 4만4천원(커플 할인 3만1천400원). 티켓은 티켓링크 (www.ticketlink.co.kr), 웃는얼굴아트센터 (http://www.dscf.or.kr)를 통해 예매하면 된다. 053)584-8719

2021-03-11 12:01:26

[책 CHECK ] 마지막 산책

[책 CHECK ] 마지막 산책

이 책은 실제로 일본에서 일어난 '간병 살인'을 주제로 삼아 간병 가족의 현실을 조명하며 우리 각자가, 또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문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2006년 50대 남성이 10년간 치매로 투병 중이던 80대 노모를 살해한 사건이 이 작품의 주요 모티브이다.간병 살인을 다루는 방식도 주목할 만한다. 그림에세이라는 틀을 빌려 담담한 묘사와 절제된 문장으로 자칫 자극적이거나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문제에 독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사로잡는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은 우리가 돌봄의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다각적으로 살피게 한다. 나아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돌봄'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필요한 사람 누구에게나 원활하게 제공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던져준다. 84쪽, 1만5천원.

2021-03-11 11:41:05

"윤정희 방치, 우리가 후견인" 주장 동생들, 한국서도 법적 다툼

"윤정희 방치, 우리가 후견인" 주장 동생들, 한국서도 법적 다툼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가 딸과 남편에게서 방치됐다고 주장한 윤정희의 동생들이 프랑스에 이어 한국에서도 후견인 지위를 놓고 윤정희 딸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윤정희 딸 백진희(44) 씨가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에서 윤정희 남동생 손모(58) 씨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지난 8일 참가인 자격 참여 결정을 내렸다.이 결정으로 윤정희 동생들은 앞으로 법원에서 진행될 후견인 선임 절차에 정식으로 참여하게 됐다.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법정에서 진술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후견인은 법원이 지정한 범위 안에서 신상과 재산, 상속에 관한 권한을 갖는다. 윤정희 명의로는 아파트 2채와 다수의 예금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손 씨는 지난 4일 재판부에 참가신청서를 내고 조카딸 백씨가 프랑스에서 윤정희를 보호하고 있지만 재산 및 신상 보호와 관련해 부적절한 점이 있어 최선의 후견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재판부는 윤정희의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감정 결과가 도착하면 내용을 검토해 심문기일을 열게 되는데, 백씨 측과 동생들의 의견을 듣고 후견인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딸 백씨가 윤정희의 후견인으로 확정된 상태다. 프랑스 파리고등법원은 지난해 11월 윤정희 동생들이 후견인 심판 사건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최종적으로 백씨의 손을 들어줬다. 윤정희 동생들은 딸 백씨와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윤정희를 방치했다고 주장하며 후견인 지정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2021-03-11 07:50:39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이소라 콘서트' 취소 [전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이소라 콘서트' 취소 [전문]

10일 인터파크티켓은 '2021 이소라 콘서트' 취소를 공지했다.가수 이소라는 기존 2020년 12월 진행 예정이었던 콘서트를 3월로 연기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수도권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됨에 따라 안전을 위해 연기를 결정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른 방역조치사항 안내'에 따라 공연을 진행하기에 어렵다고 판단돼 결국 취소 결정을 내렸다.한편 인터파크티켓은 콘서트를 예매한 고객에 대하여 일괄취소 및 환불 예정이라 전했다.[2021 이소라 콘서트 취소 안내문]먼저 2021 이소라 콘서트를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더불어 깊은 사과의 말 씀드립니다. 지난 12월, 진행 예정이었던 이소라 콘서트는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수도권에 대한 사회 적 거리두기가 격상됨에 따라 추가적 확산을 방지하고 관객 여러분과 출연진, 스태프 건강과 안 전을 우선으로 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2021년 3월로 공연을 연기하여 진행하고자 하였습니다.이후 공연을 진행하기 위하여 관할 구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였으나 전달받은 답변에 의하면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따른 방역조치사항 안내'에 따라 대중음악 콘서트는 다른 장르의 뮤지컬이나 클래식 음악과 달리 '모임·행사'로 분류돼 있어, 100명이상 집합 금지로 3월 14일까지 공연 개최가 제한 되어있습니다. 이에 새로운 거리두기 지침을 기다린 뒤 공연 진행을 하기에는 공연일정과 준비과정을 고려했을 때 어렵다고 판단되어 부득이하게 공연을 취소하게 되었습니다.긴 시간 한 마음으로 이소라 콘서트를 기다려주신 관객분들께 혼선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그리 고 공연 이행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더 좋은 모습으로 관객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는 그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소라 콘서트를 예매하신 분들은 공지 시점 이후로 일괄취소 및 환불 예정이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코로나19가 속히 종식되기를 바라며, 소중한 일상이 다시 찾아와 모두 함께 환하게 웃으며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관객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03-10 15:48:53

[오늘의 역사] 2010년 3월 11일 법정스님 열반에 들다

[오늘의 역사] 2010년 3월 11일 법정스님 열반에 들다

'무소유'의 승려 법정스님이 성북동 길상사에서 지병인 폐암으로 세수 79세, 법랍 56세로 입적했다.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마음이다. 무언가 채워져 있으면 본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법정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1-03-10 14:41:44

이송희 피아노 독주회

이송희 피아노 독주회

피아니스트 이송희 독주회가 16일(화)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린다.'마음의 부르짖음'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독주회에서 이송희는 학구적이고 난이도 높은 베토벤과 카푸스틴, 슈만의 작품을 연주한다. 베토벤의 말기 작품인 '피아노 소나타 31번 '을 비롯해 클래식의 바탕 위에 재즈가 결합된 카푸스틴의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작품 41'을 연주한다. 휴식 후에는 슈만이 아내 클라라에게 헌정한 낭만 소나타의 대작인 '피아노 소나타 1번' 등을 들려준다.이송희는 영남대 음대와 대학원,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으며 영남대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주활동과 후학 양성을 병행하고 있다. 전석 초대. 053)623-0684

2021-03-10 11:28:40

용학도서관, 기후 위기 강연 및 북큐레이션 진행

용학도서관, 기후 위기 강연 및 북큐레이션 진행

용학도서관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보는 특별 강연과 북큐레이션을 진행한다.'기후위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별 강연은 12일(금)부터 4월 2일(금)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용학도서관 시청각실(지하 1층)에서 진행된다.12일 오후 7시 김해동 교수(계명대 환경학부 지구환경학전공)의 '지구위기,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란 제목의 강연을 시작으로, 19일 사공 준 교수(영남대 직업의학과)의 '기후 이상과 건강의 영향', 26일 심정미 녹색연합 대구경북지부 사무처장의 '위협받는 우리의 식탁, 미세플라스틱' 강의가 이어진다. 마지막 4월 2일에는 최원형 환경·생태 전문작가의 '착한 소비는 없다: 우리 의식주와 연결된 기후문제'를 통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와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다룬다.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도서관 종합자료실(3층)에서는 특강과 관련한 북큐레이션이 마련된다. '인간이 만든 재앙'이란 주제로 지구온난화, 미세플라스틱, 코로나19 등과 관련된 책, DVD, 뉴스기사, 학술논문 등이 마련된다.김상진 용학도서관장은 "미세먼지, 지구온난화, 코로나19 펜데믹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국가와 기업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까지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053)668-1727

2021-03-10 11:28:13

수성아트피아 박종태 초대전&정자윤 후원전 동시 개최

수성아트피아 박종태 초대전&정자윤 후원전 동시 개최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9일(화)부터 평면회화와 입체설치 작가 박종태의 '심연에서 유(遊)'전과 평면회화 작가 정자윤의 '푸르른 날-우리는'전을 동시에 펼친다.박종태는 종이파편을 천장에 매단 구형부터 원형과 비정형으로 뭉친 것, 나무판에 고정시켜 놓은 것 등 다양한 형태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10여 년 전 서재를 매운 책을 파쇄하면서 시작한 그의 작업은 이러한 행위가 파괴가 아닌 변화의 시도로 여긴다. 그는 "종이 본래의 형(形)을 변형시켜 용도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새로운 창조를 위한 능동적 창작"이라고 했다.특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잘게 부서진 글자들은 몇 차례 올린 물감 속에 존재를 숨기며 최대치의 채도를 사용함으로써 글자가 품고 있던 본래 내용을 알아볼 수조차 없다. 종이 파편의 확산과 응집 속에 책의 내용을 철저히 은폐시킬수록 작가가 녹여내고자 하는 삶에 대한 관조는 더욱 선명해진다는 게 박종태 작업의 본질이다.그는 작품을 통해 마치 '개별로 흩어져 있어도 우리는 결국 하나다', '모습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온전하다', '지식이 부서져도 진리는 그대로이다'를 호소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시는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21일(일)까지.천인합일을 강조하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동양적 세계관을 작업에 끌어들이고 있는 정자윤은 자연의 결을 붓 끝으로 재생해내고 있다. 여러 번 다져 올린 물감의 표면 밀도감을 주고 겹겹이 포개진 물감 층에서 수묵화의 묵법을 읽게 하는 그녀의 작품은 동양화에서 말하는 '사의'(寫意)와 닿아있다.종종 사찰이나 자연을 찾아 수행하곤 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그 수행의 과정을 화폭에 소환, 형언할 수 없는 색과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색감 깊은 곳에 고운 빛깔로 자연의 숨결을 숨겨놓은 작품들은 작가의 화법(畫法)이 기능에 있지 않고 정신성의 추구에 있다는 걸 방증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3호부터 100호까지 30여점을 선보이며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 14일(일)까지 전시한다. 문의 053)668-1566

2021-03-10 11:27:55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양승동 KBS 사장에 벌금 150만원 구형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양승동 KBS 사장에 벌금 150만원 구형

검찰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승동 KBS 사장에게 벌금형을 구형했다.9일 검찰은 서울남부지법 형사5단독 김인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진실과 미래위원회(진미위) 운영규정 변경이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약식명령과 같은 150만원의 벌금형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검찰에 따르면 양승동 사장은 2018년 KBS 정상화를 위해 만든 진미위 운영규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앞서 보수 성향 노동조합인 KBS노동조합이 양승동 사장에 대해 해당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어 검찰이 지난해 양승동 사장을 약식으로 기소했다. 이를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공판이 진행돼왔다.양승동 사장 측은 "진미위 운영 규정은 취업규칙으로 볼 수 없다"며 "취업규칙으로 본다고 해도 구성원에게 불리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절차 진행 과정에서 취업규칙이나 불이익 변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없어 피고인이 이를 인식할 계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양승동 사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4월 15일 열린다.한편, 최근 KBS노동조합은 양승동 사장에 대한 잇따른 고발로 법정 공방을 이끌어내며 갈등 구도를 좀 더 짙게 만들고 있다. 어제인 8일 KBS노동조합은 '검언유착' 오보 관련 소송 비용을 회사가 부담한 것을 두고 부당하다며 양승동 사장 및 간부 2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1-03-09 17:59:14

[오늘의 역사] 1876년 3월 10일 벨, 최초의 전화통화 성공

[오늘의 역사] 1876년 3월 10일 벨, 최초의 전화통화 성공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실험 중이던 전화기에 대고 다급하게 말했다. "왓슨군, 이리로 와주게. 자네가 필요해!" 세계 최초의 전화 통화 실험을 준비하던 벨이 배터리용 황산 용액을 옷에 쏟는 바람에 엉겁결에 준비했던 통화의 내용이 아닌 엉뚱한 말을 조수에게 외쳤던 것이다. 그러나 벨은 이 전화기의 발명이 같은 날 특허청을 찾았던 라이벌 엘리샤 그레이의 발명을 도용한 것이라는 오랜 소송에 시달렸다.박상철 일러스트레이터 estlight@naver.com

2021-03-09 14:46:06

DIMF-아양아트센터, 뮤지컬 인재 양성 위한 업무협약 체결

DIMF-아양아트센터, 뮤지컬 인재 양성 위한 업무협약 체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집행위원장 배성혁·왼쪽)과 아양아트센터(관장 김기덕·오른쪽)는 5일 지역 뮤지컬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1-03-09 14:42:11

갤러리 인슈바빙, 오선예 '달에게 묻다'전

갤러리 인슈바빙, 오선예 '달에게 묻다'전

갤러리 인슈바빙(대구시 중구 동덕로 32-1)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작가 오선예의 '달에게 묻다'전을 30일(화)까지 열고 있다.작가는 2019년 겨울 크리스마스와 2020년 새해를 프랑스에서 보내며 남편과 함께 인생 2막을 위해 아담한 집을 장만했으나 귀국 후 코로나19로 인해 발목이 잡혀 지난 1년간 남편은 중국, 자신은 한국에서 지내면서 "2021년이란 태양은 어제와 같은 것일까? 아니면 이 불은 그 불과 진정 다를까"를 물어보는 마음을 캔버스에 담아 이번에 전시를 열게 됐다.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프랑스 새 둥지로 떠나야 하는 복잡한 마음과 타향살이를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여러 감정을 여성 특유의 붓질로 캔버스에 담고 있다.053)257-1228

2021-03-09 11:55:33

[내멋대로 그림읽기]신재순 작 '이브의 바다'(2020년)

[내멋대로 그림읽기]신재순 작 '이브의 바다'(2020년)

신재순 작 '이브의 바다' 50x73.5cm 장지에 아크릴 (2020년) '네가 지쳤을 때/너의 눈에 눈물이 넘칠 때/내가 눈물을 닦아 줄게/나는 네 편이거든/아! 사는 게 힘들고 친구도 찾을 수 없을 때/내가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줄게…/너는 계속 나아가/네가 빛날 때가 됐어/모든 꿈들이 다가오고 있어…/친구가 필요할 때 네가 바로 뒤에서 나설게'1970년대 중반 갓 영어 알파벳만 깨친 까까머리 중학생이 우연히 듣게 된 사이먼&가펑클의 불후의 명곡 'Bridge Over Troubled Water'에 홀딱 반해 한글로 가사를 적어 흥얼댄 적이 있다. 이 시기 또 하나의 우상은 호주 출신 가수 올리비아 뉴튼존의 'Let Me Be There'로, 전주만 들어도 몸을 '흠칫'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특히 시내 레코드가게 LP판에서 본 뉴튼존의 푸른 눈과 요염한(?) 자태는 사춘기 소년의 분출하는 호르몬에 '정염(情炎)의 화약'을 끼얹듯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마 발라드풍의 전자가 '로고스'(Logos·분별과 이성)적 차분함을 불러일으켰다면, 디스코풍의 후자는 '파토스'(Pathos·격정과 열정)적 강렬함을 소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돌이켜보면 두 노래는 10대 때의 불완전했던 심리상태를 견인함으로써 '삐딱선'을 타지 않게 한' 당대의 문화 코드였다.트로트 곡 '살다보면'에도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가사가 마치 주문(呪文)처럼 되뇌어진다. 그렇다. 우리는 무언가에 의지하거나 기댈 그 무엇이 필요한 존재들이다.신재순 작 '이브의 바다'를 보자. U자형의 화면구도에 테두리는 예쁜 꽃들로 꾸몄고, 에머랄드 빛 바다엔 태양의 빛이 반사된 은설(銀屑)이 찰랑인다. 저 멀리 수평선엔 바다 빛을 머금은 섬이 있다. 이 작품은 마치 섬이나 혹은 낯선 땅을 헤매다가 꽃밭을 발견, 그 사이를 헤치고 바다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그리진 것처럼 여겨진다. 게 중에서도 바다 위를 수놓은 은설을 빠뜨렸다면 이 그림은 훨씬 더 밋밋했을 지도 모르겠다.신재순은 '이브의 정원' 시리즈를 통해 태초의 원시 정원,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에덴동산을 나름대로 묘사해왔다. 작가는 빨강, 노랑, 파랑, 주황, 녹색 등 화려한 색을 사용해 꽃을 소재로 그림으로써 기교면에서 단순한 형식, 색채 면에서 강렬함을 지향하고 있다. 부언하면 작가는 자연(꽃)을 그리되 대상의 형태보다는 색채에 비중을 두어 '열정'을 드러내고, 전체 화면의 조형성이나 균형미를 통해 심미적이고 냉철한 '이성'의 마무리를 보여주는 작업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신재순의 작품을 볼 때 원시성에 입각한 색감의 '파토스'적 측면과 화면 전체가 지닌 구도나 조형미를 품은 '로고스'적 측면을 함께 염두에 두면 훨씬 작품성이 두드러진다.

2021-03-09 11:55:06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공모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공모

포항시립미술관 장두건미술상운영위원회가 다음 달 2일까지 '제17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를 공모한다.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지역 미술 발전에 이바지한 초헌 장두건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5년 제정된 장두건미술상은 역량 있는 지역 작가들을 배출해 지역화단에 생기를 불어넣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미술 부문 전 장르에 걸쳐 대구경북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및 대구경북 출신 작가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나이제한도 없다.응모지원서, 포트폴리오,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방문접수 또는 등기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지원 서류는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는 최근작 20점 이내, 약력, 작업노트 등으로 갈음하면 된다.최종 수상자는 8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받고, 2022년 포항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수 있다. 054)270-4636

2021-03-09 11:54:27

대구시립국악단 제25회 청소년 협주곡의 밤 및 제2회 대학(원)생 협주곡의 밤

대구시립국악단 제25회 청소년 협주곡의 밤 및 제2회 대학(원)생 협주곡의 밤

대구시립국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이현창)이 18일(목)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제25회 청소년 협주곡의 밤 및 제2회 대학(원)생 협주곡의 밤'을 연다.'협주곡의 밤'은 고교생에서부터 대학원생까지 국악 유망주들의 연주를 폭 넓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이현창의 지휘로 조동혁(영신고 3학년) 군이 '서용석제 한세현류 피리산조 협주곡'을 피리로 연주하고, 강서진(경북예고 2학년) 양이 '지영희류 해금산조 협주곡'을 해금으로 연주한다.대학(원)생 협연자로는 조유진(경북대 대학원) 씨가 거문고 협주곡 '유현(遊絃)의 춤', 임하영(경북대 대학원) 씨가 대금 협주곡 '타래'로 무대에 오른다. 또 임유리(경북대 대학원) 씨가 해금 협주곡 '혼불 V'를, 백수현(한양대 대학원) 씨가 강태홍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파사칼리아'를 협연한다. 입장료는 무료. 당일 오후 6시부터 좌석권이 배부된다. 8세 이상 입장가. 053)606-6193

2021-03-09 11:54:04

38회 대구연극제,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38회 대구연극제,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제38회 대구연극제가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북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과 달서구 웃는얼굴아트센터 와룡홀에서 열린다.대구연극협회의 정회원 극단 중 교육극단 나무테랑, 창작플레이, 극단 미르, 극단 연인무대, 극단 에테르의꿈, 극단 처용 등 6개 극단이 참가한다. 매일신문은 16일부터 25일까지 참가 극단의 작품을 하나씩 '미리보는 대구연극제'라는 제목으로 게재할 계획이다.대상을 수상한 극단은 올 7월 안동·예천에서 열릴 대한민국연극제에 대구지역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이번 연극제는 특히 '아는 만큼 보인다. 알고 보는 연극'이라는 제목의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공연 관람 전 대본을 미리 읽고 함께 토론해 작품에 대한 기대와 이해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사전 신청이 필수다.관람료는 일반 2만원, 예매 1만4천원, 학생 1만원. 문의 053)255-2555

2021-03-09 11:53:40

021갤러리 정그림 개인전 'MONO'전

021갤러리 정그림 개인전 'MONO'전

"문명의 발달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이러한 변화는 우리 주변의 많은 사물을 획일화시키고 일회성으로 그치게 했다."대구 021갤러리는 입체와 평면의 경계에서 유기적인 선의 형태를 탐구하는 정그림 개인전 'Mono'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는 사물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정그림의 대표작인 'Mono'시리즈는 선이 마치 공간 속에 그림을 그리듯 일상 속에 존재하는 오브제의 모습을 비정형화된 꼴로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건축자재 또는 기계 부속품인 튜브의 말랑한 질감과 긴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Mono'시리즈는 생명 없는 사물이지만 그것이 갖는 유기적 곡선은 동적인 느낌을 준다. 정그림은 '부품'인 공업재료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갖고 와 주재료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미학과 목적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 작가는 이른바 사물의 획일화나 일회성을 예술적 행위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한다.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고스란히 전시장으로 옮겼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 정그림은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 정서적 교감을 갖는 것이 일상 속 사물들인데 이러한 사물들의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환경 측면뿐 아니라 그것들이 어떻게 우리 곁에서 간직되고 기억되는가에 따라 느낌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개인전은 입체뿐 아니라 평면작업도 함께 선보이면서 작품의 확장성과 변주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정 공간 안으로 들어온 오브제들은 마치 스틸 컷처럼 멈춰있지만 그 생동감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한편 021갤러리는 이와 별도로 대구 수성구 수성로 25길에 새로운 상동관을 개관하고 지난해 여름 서울에서 선보였던 정그림의 'TheCreek'전 작품 일부를 가져와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4월 21일(수)까지. 문의 053)743-0217

2021-03-09 11: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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