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2030년 대구

수축사회/ 홍성국/ 메디치미디어/ 2018

느티나무_김준현 느티나무_김준현

수축사회, 사회가 쪼그라든다? 달갑지 않은 말이다. 출산율이 낮다는 말은 자주 듣지만, 사회가 줄어든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보면 일리 있는 이야기다.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데 인구가 준다면 사회도 줄어들겠다. 언제부터 어떤 모습으로 축소될까?

'수축사회'는 21세기 초반 우리가 직면한 사회・경제 현실을 드러내고, 바뀐 사회에서 구성원이 지향할 가치를 제시한 책이다. 팽창사회에서 수축사회로 가는 과정과 전환 시대에 필요한 생존 전략, 한국의 현시점을 중심으로 내용을 펼친다. 책은 저성장 시대를 이해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보여 준다.

저자는 '팽창'과 '수축' 개념으로 사회를 고찰한다. 최근까지 인류는 인구가 늘면서 사회 규모와 경제 역량이 커지는 장기 팽창사회였으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수축사회로 진입한다. 사회 대부분에서 팽창이 정점을 찍고, 흔히 말하는 '파이'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파이가 작아지는 사회에서는 어떤 현실을 볼까?

"인구구조 전환, 과학기술 발전, 개인주의 환경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4차 산업혁명과 만나면서 역사상 최고 수준의 공급과잉과 부채, 양극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책이 진단하는 수축사회다. 공급이 지나친 상태에서 생산성이 계속 증대된다면, 한정된 재화를 놓고 '제로섬' 형태의 갈등이 첨예화된다. 커피 가게 한 곳이 문을 닫으면 다른 커피 가게가 옆 건물에 생기는 현실이 우리가 주위에서 가끔 보는 제로섬 갈등 양상이다.

수축사회에서 개인은 어떻게 행동할까? 타인과 공동체보다 자신의 삶에만 집중하며, 인간의 이성보다 생존을 위한 본능이 앞선다. "급여가 적어도 생활비만 나오면 직장에 다니는 생존 방식"이 세계 차원에서 일반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저자가 전망하는 개인 삶의 양상은 다소 어둡다.

수축사회로 들어갈수록 문제가 하나둘씩 생기지만, 근본 대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눈앞의 성장에만 급급하다. 근시안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팽창사회에 기반을 둔 과거형 조직과 인재들이 과거 경험과 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근하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와 경제가 재편되는 과정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사람이나 조직이 없다. 책이 보여주는 최근 세계 각국의 현실이다.

경제에 기반한 해법만으로는 수축사회를 돌파할 수 없다. 홍성국은 새로운 차원의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그가 강조하는 대안은 선거・인권・시장경제에서 선진국이 채택하는 여러 제도의 바탕인 사회적 합의, 즉 '사회적 자본'이다. 저자는 팽창사회를 기반으로 한 사회 구조를 수축사회에 맞게 재구성하고, 사회 구성원의 생각이 근본부터 바뀌기를 희망한다.
미래를 낙관으로 바라보는 '장밋빛 전망'도 불안을 조성하는 '10년 주기 위기설'도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지만, 앞날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인구가 준다. 2020년은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드는 첫해가 되리라고 여기저기서 예상한다. 2030년, 대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수축사회'를 권한다.

김준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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