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코로나19 극복 지혜, 의학사에서 찾는다

무서운 의학사·위대한 의학사·이상한 의학사/ 이재담 지음 / 사이언스북스 펴냄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던 1918년 군 병원 모습. 사이언스북스 제공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던 1918년 군 병원 모습. 사이언스북스 제공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 성 우한에서 처음 보고됐다. 이 '치료법 없는 전염병'은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유행(pandemic)하고 있다. 큰 희생을 치른 후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것이 먼저일지, 아니면 백신 개발이 먼저일지 인류의 집단 지성이 시험대에 오른 '코로나19' 시대. 이를 극복할 열쇠는 결국 의학의 역사에 있다. 중세 유럽의 봉건제를 무너뜨린 흑사병, 17세기 남아메리카 원주민을 몰살시켰던 천연두, 1918년 스페인 독감 유행처럼 문명사적 전환을 불러온 전염병에 대응했던 과거의 의학을 알아야 내일의 의학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를 추리할 수 있다.

'무서운 의학사', '위대한 의학사', '이상한 의학사' 등 3권의 책은 저자가 20년 동안 각종 매체에 연재했던 글 217편을 '무서운', '위대한', '이상한'이라는 3개의 키워드로 집대성해 의학의 역사에 입체적으로 접근한 에피소드 의학사이다. 2, 3쪽 분량의 짧은 에피소드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구성돼 부담 없이 시간 날 때마다 손 가는 대로 펼쳐 보기만 해도 의학이 무수한 희생자를 만들어 내던 시대로부터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정립되었나를 알게 된다.

무서운 의학사 무서운 의학사

◆피와 약 냄새가 생생히 풍겨나는 '무서운 의학사'(1권)=이 책의 주제는 역사를 바꾼 치명적인 전염병과 생명을 바치며 여기에 응전했던 의사, 또한 의학사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일어났던 등골 서늘해지는 사건 사고들이다. 3년 동안 2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가며 인간의 죄에 내리는 신벌이라고 체념해야만 했던 중세 유럽의 페스트, 수술받고 죽으나 그냥 병으로 죽으나 별반 차이가 없었던 18세기 유럽의 병원 풍경, 제1차 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낳은 1918년 스페인 독감, 얼음 송곳으로 뇌를 후벼 파 사람을 반송장 상태로 만든 의사에게 노벨상까지 안겨 준 20세기의 정신 의학까지 71편의 에피소드가 각각 무서운 '병', 무서운 '사람들', 무서운 '의사', 무서운 '의료'로 분류돼 담겨 있다.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잔인한 이 이야기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수많은 의사와 환자의 희생 위에 현대 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324쪽, 2만2천원.

위대한 의학사 위대한 의학사

◆불굴의 의지로 질병을 극복한 '위대한 의학사'(2권)=이 책에서는 의학사에 빛나는 이름을 남긴 이들과 그들이 이룩한 성취를 위대한 약·사람들·의사·의료의 4부 구성, 74편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냈다. 600번의 실패 끝에 찾아낸 매독 치료제, 낮은 자를 위한 사랑으로 영국 의료 체계를 바꾼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이론적 기반보다 몸으로 부딪치며 실험과 검증으로 무균 수술법을 확립한 조지프 리스터, 한 나라 전체의 힘을 모아 만들어 낸 소아마비 백신, 20년 동안의 집념으로 이뤄낸 최초의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수많은 역경과 좌절, 시행착오를 이겨 내며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기적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356쪽, 2만2천원.

이상한 의학사 이상한 의학사

◆소름 끼치고 기상천외한 사건 이야기 '이상한 의학사'(3권)=이 책의 주인공은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지만 수백 년 전에는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했던 질병, 미신과 마법, 무지가 낳은 기상천외한 약과 의료 행위, 자신만의 신념을 지켰던 괴짜 의사들이다. 워털루 전투와 유럽 대륙의 운명을 결정했던 황제의 치질,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죽음의 지경까지 몰고 갔던 요로 결석, 어린아이도 헤로인과 모르핀을 감기약으로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었던 19세기 유럽의 풍조가 맞은 결말, 염소 고환을 이식하면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 비타민 C가 암을 고친다고 선전했던 노벨상 수상자 등,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72편의 에피소드가 이상한 병·약·의사·의료라는 4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수록돼 있다. 332쪽, 2만2천원.

▷저자 이재담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 시립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과학사학 교실 방문 교수와 울산대 의과대학 생화학 교실 및 인문사회의학 교실 교수, 울산대 의과대 학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번역서로 '근세 서양 의학사', '의료 윤리 I, II'가 있으며, '의학의 역사', '간추린 의학의 역사'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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