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00년 전 유물 '경주 남산 석불 머리' 출토

신라유산硏 석조여래좌상 불두 수습…훼손 거의없이 완형에 가까워
얼굴엔 금박 입힌 흔적도 남아
‘보물 1977호 청와대 불상’과 쌍둥이…학계 “보물급 문화재”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김도훈 기자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김도훈 기자

경주 남산에서 1천100여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급 유물인 석불 머리가 최근 출토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경주 남산 '약수골 제4사지'에서 지표조사를 벌인 결과, 완전한 형태의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의 불두(佛頭)를 수습했다.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은 머리 부분인 불두가 없고 무너진 상태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조선총독부가 펴낸 '경주 남산의 불적'이란 책에 실린 그림과 사진에도 머리 부분은 없다.

최근 발굴한 불두는 훼손이 거의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엔 금박을 입힌 흔적도 남아 있고, 불두의 미간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정으로 만든 백호(白毫)도 함께 출토됐다.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은 '청와대 불상'으로 알려진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과 형태와 양식이 매우 유사한 쌍둥이 불상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경내 대통령 관저 뒤편에 있는 청와대 불상은 지난 2018년 보물 1977호로 지정됐다.

출토된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의 불두가 완형에 가깝다면 청와대 불상에 버금가는 국보·보물급으로 충분하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임영애 동국대 교수에 따르면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은 청와대 불상보다 약간 더 크지만 형태와 양식이 동일하다. 왼쪽 팔과 무릎에 있는 긴 물방울 모양 옷 주름도 비슷하고, 오른쪽 옆구리와 팔 사이에 구멍을 뚫은 점도 같다.

불상의 대좌가 '삼단사각대좌'란 점도 중요한 공통점이다. 삼단사각대좌는 사각형 하대(下臺)·중대(中臺)·상대(上臺)로 구성된 대좌다. 통일신라시대 불상엔 팔각형 하대·중대에 원형 상대를 올린 '삼단팔각대좌'가 많다. 이들 두 불상은 고려 전기에 유행한 삼단사각대좌가 쓰인 가장 이른 시기 불상으로, 대좌의 형태와 두툼한 팔과 손으로 미뤄 제작 시기는 9세기로 추정된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대좌의 문양도 두 불상의 공통점이다. 상대엔 반복적인 연꽃무늬가, 중대의 사면엔 갑옷을 입고 손에 긴 칼을 쥔 신장상이 새겨져 있다.

임 교수는 "남산에 많은 석불이 남아 있지만 불두까지 온전히 갖춘 예는 많지 않다"며 "온전한 형태의 불두가 더해진다면 보물급 가치는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대좌가 그대로 남아있는 이 불상을 참고하면 지금까지도 행방을 알 수 없는 청와대 불상의 하대석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방룡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원장은 "지난해 말 불두를 수습한 건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김도훈 기자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김도훈 기자
청와대 경내 대통령 관저 뒤편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매일신문 DB 청와대 경내 대통령 관저 뒤편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매일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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