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서울과 지방 부추의 차이 '500원'

이현석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지역의 예술인으로 살아가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이 제목만으로도 참 많은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지역 예술인의 정의를 내리자면, 지역을 기반으로 그 예술 창작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 아티스트들이라고 할 수 잇다.

이현석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이현석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며칠 전 아내와 동네 마트에 갔다가, 참 재미있는 장면을 목격해서 그 웃음을 독자들과 함께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추(정구지)를 파는 코너였다. 한참을 그 앞에 서서 피식피식 웃고 있을 때, 아내가 물었다. "부추 집에 있는데요." 부추를 사고자 그 앞을 지키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2가지 부추가 판매가 되고 있었는데, 그 부추들의 이름이 참 기이했다. 서울과 지방으로 구분돼 있었다. 더 재밌는 것은 한 단의 가격이 500원이나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당연히 서울 부추가 더 비싼 상황이었다.

한참을 그 부추를 살펴봤지만, 도무지 서울과 지방 부추의 차이를 알 수가 없었다. 문득 든 생각 '아! 부추도 서울과 지방의 차이는 뉘앙스?'.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그 자리를 떠났다. 물론, 어떤 차이가 있기에 그런 가격 차이를 났을 것이라 여긴다.

문화예술 쪽의 경우는 어떨까. 서울 혹은 중앙과 지역이 그런 가치(價値)의 평가 부분에서 구분이 되고 있지는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 서울 말고 지방 부추도 엄연히, 판매대에서 당당히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가격적인 면 외에 지방 부추의 다른 가치(價値)가 존재할 것이다.

거대 자본이 투자되고, 또 큰 시장을 가진 서울이나 수도권의 예술을 모방(模倣), 재현(再現)하는 형태가 아닌,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예술적 형태를 표현하는 우리만의 예술 창작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몇해 전,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중앙의 우수한 공연예술들을 지역에 두루 파견해 지역민들의 문화향유권 신장을 꾀해야 한다는 식의 차별적이고 괴이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적이 있다. 이렇듯 지역 문화예술 활성에 대한 시각(視覺)이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 지역 예술인 및 단체들이 그 존재의 가치를 각인(刻印)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창작한 작품을 향유하는 대상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서야 한다. 예술적 가치, 프로필(Profile)에만 포커스(focus)를 맞출 것이 아니라, 우리 작품의 관객인 우리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소재와 형식을 발굴해야 한다. 서울 부추는 능가하는 대구경북의 부추를 내놓는 것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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