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축의금.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받은 만큼 돌려주는 어른들의 '잔혹 동화'…고민되는 경조사비

10월은 결혼하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계절이지만 직장인들에게는 '잔인한 계절'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배달되는 청첩장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축복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한 주에 2, 3개씩 결혼식이 몰리다 보면 축의금 부담에 지갑은 어느새 홀쭉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돌잔치나 지인이 상(喪)이라도 당하면 경조사비 부담은 더 무거워진다. 그렇다고 2만, 3만원을 봉투에 넣을 수도 없다. 안 할 수도 없고 얼마를 해야 할 지도 고민인 경조사비. 어느 정도의 경조사비가 가장 적절한 것일까?◆천태만상한 경조사비▷받은 만큼돌려준다=김정순(65·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 청첩장이나 부고를 받으면 두 아들의 결혼식 축의금 명부와 부의금 장부를 펼쳐본다. 결혼식에 왔던 사람의 경조사에는 아무리 바빠도 반드시 참석하고, 받은 돈 이상 부조금을 낸다. 김 씨는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김 씨는 요즘 한 달에 두세 번 이상 꾸준히 경조사에 가는데 매달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50만원이 들어갈 때도 있다. 김 씨는 "부담될 때도 있지만 남은 막내딸 결혼식 때 어차피 다 받을 거니까 괜찮다"고 했다. 회사원 김모(31)씨는 한 달 평균 15만원가량을 축의금으로 지출한다. 임 씨가 "보통 5만원, 10만원 하는데 봉투 두께를 결정하는 기준은 철저한 '상대주의'에 기초한다"며 "얼마나 친밀한 정도에 따라 금액을 결정한다"고 말했다.▷인간관계 유지 위해 부조=학교 교사인 이미희(가명·34)씨는 학교 상조회비로 매달 2만원씩 내는 것 외에도 개인적으로 평균 월 10만∼20만원 정도의 경조사비를 지출한다. 이씨의 지출 기준은 친소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친하거나 직접 참석하는 경우에는 5만원, 아주 끈끈한 사이일 땐 10만원을 낸다. 물론 가족이나 친지의 경조사가 있을 때는 훌쩍 뛴다. 이 씨는 "경조사비를 낼 때마다 버거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하고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회사 간부인 심모(57) 씨의 SNS에는 끊임없이 청첩장과 부고가 올라온다. 심 씨는 "경조사 소식을 듣고 안면몰수하지 않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나보다 윗사람이면 인사치레에서, 아랫사람이면 돌본다는 의미에서 얼굴을 비추고 부조금을 보낸다"고 말했다. 5060세대들은 경조사비는 사회생활 유지의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한 김모(65) 씨는 동호회만 10여 개다. 김 씨는 "이따금 모임에 잘 나오다가 소식이 뚝 끊기는 사람이 있는데, 십중팔구 경조사비 때문"이라며 "경조사를 알고도 두세 번 부조금을 못 내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빠진다"고 했다.전문가들은 "5060세대들이 각종 모임에 참여해 경조사비를 챙기며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것은 또 다른 경제적 행위"라며 "이렇게 쌓은 끈끈한 인맥이 자신의 경제적 기반이 돼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믿기 때문에 경조사비를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부조한 만큼 돌려받아야.=3년 전 결혼식을 올린 이승수(가명·35)씨는 결혼식을 전후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정리됐다. 이 씨는 "청첩장을 줄 대상자를 고를 때 1차로 사람을 거르게 된다"며 "결혼식 후 참석 유무와 축의금 액수에 따라 다시 걸러낸다"고 했다. 이 씨는 "물론 축의금 액수가 사람을 걸러내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중요하다. 내가 10만원 냈는데 5만원 받으면 기분이 나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씨는 끝으로 "내가 낸 만큼 돌려받지 못하면 손해라는 느낌이 든다. 잊으려 해도 그 사람 얼굴을 보면 액수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고 말했다.11월 결혼할 박서연(가명·32) 씨는 직장생활을 오래 하지 않아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본인 결혼식에 하객수가 적을까 봐 경조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꼭 참석하는 편이다. 박 씨는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들 결혼식도 참석하며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내 결혼식 때 돌려받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지난 5월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전미정(가명·33) 씨는 밥값보다 축의금을 적게 받아 속상했다. 전 씨는 "밥값이 7만원 넘었는데 5만원 내고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식사하는 직장 동료 때문에 화가 났다"며 "저 역시 5만원을 냈지만 혼자 갔기 때문에 손해 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얼굴을 붉혔다 ◆보통 5만원·친하면 10만원최근 전 직장에서 함께 근무했던 지인의 결혼식에 간 강모(34) 씨는 5만원의 축의금을 봉투에 담았다. 몇년 전 자신이 결혼했을 때 5만원의 축의금을 받은 기억이 나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듣곤 5만원을 더 봉투에 넣었다. 하객을 위해 준비한 식사비용이 4만5천원이라는 얘기를 들은 것. 심지어 강 씨는 네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간 터라 이런저런 고민을 할 여지가 없었다. 강 씨는"하마터면 인간관계에 있어 낙인이 찍힐 뻔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경조사비 특별한 관계외에는 보통은 5만원, 친하면 10만원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5월 잡코리아가 직장인 6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할 결과 직장 동료의 결혼식 축의금은 5만원이면 적정하다는 의견이 63.1%로 가장 높았다.회사원 김동수(32) 씨는 "동료들 결혼식 축의금은 5만원 정도가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엄청 친한 친구가 아니면 5만원 원칙을 지키는 편"이라며 "직장 동료를 넘어선 깊은 관계라면 1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이수진(31) 씨는 "5만원 축의금 문화(?)는 신권 때문에 생긴 것 같다. 5만 원권이 없을 때는 3만 원도 내고, 7만 원도 냈다"면서 "5만원권이 생기니까 만원짜리 몇 장을 내기가 모호하게 돼 축의금 5만원 문화가 굳어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박스) "차라리 안 주고 안 받아"회사원 최모(32) 씨는 최근 청접장 석 장을 받았다. 직장 동료 1건, 고교 친구 1건, 고향친구 1건 등이다. 미혼인 최 씨에게 결혼식은 골치 아픈 행사다. 최 씨는 "축하하는 마음도 크지만 내가 언제 결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달 나가는 축의금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축의금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비혼을 선언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안 주고 안 받자'라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원 한모(35) 씨는 "축의금을 내지 않는다고 결혼을 축하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면서 "최근 친구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결혼식 참석 대신 커피 머신을 선물했다"고 했다.결혼 계획이 없다는 김모(33) 씨는 "우리 사회에서 축의금은 주고 받는 것이지만 나는 받지 못하니 차라리 축의금 낼 돈을 모아서 여행을 갈 것"이라며 "이런 문화가 확산되면 축의금으로 머리 아파할 일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일부이긴 하지만 '비혼식'을 열고 축의금을 받는 이들도 있다. 비혼식은 친구들을 초대해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는 취지의 선언을 하는 자리. 이모(39) 씨는 "비혼식은 평생 남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지만 받을 일이 없는 비혼족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로 비혼을 알림과 동시에 사실상 축의금을 회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019-10-21 18:00:00

송필용 작

[최진석의 새 말, 새 몸짓] 용기, 시대를 건너가는 지적 인내

이런 문장들이 있다. "과거부터 쌓여온 뿌리 깊은 적폐들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국민 행복도 국민안전도 이뤄낼 수 없다.", "적폐들은 꼭꼭 숨어있어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드디어 드러났다면 이것은 적폐근절의 시작", "지금 바꾸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근본부터 하나하나 바꿔 가겠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의 묵은 적폐를 바로잡아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 가겠습니다!", "저와 정부는 우리 경제가 다시 회복세를 이어가고, 그 온기가 구석구석 퍼져 나가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우리가 힘을 모아 국가혁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했을 법한 말이겠는가, 아니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했을 법한 말이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2014년 7월 14일에 당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축사에 나오는 말들이다.이런 문장도 있다. "상황이 점점 더 안 좋아지다가 이제는 매우 위태롭다. 상황이 어떻길래 위태롭다고 하는지를 죽을 각오로 말해보겠다. 나라의 문화 풍토는 정해진 것만을 따르거나 프레임 씌우기로 더욱 나빠지고, 관직은 능력과 관계없이 나눠주어 나라의 이익이 되는 일은 없이 그저 월급만 받고, 정치는 생산적이지 않은 시빗거리를 만들어 거기에 나라 전체가 매달리면서 혼란스럽고, 온 국민은 과거의 규제에 묶여 신음한다." 적폐(積弊)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보이는 이 문장은 누구의 말을 정리한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중에 나온 말일까?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중인 요즘의 누군가가 한 말일까? 놀랍게도 조선 시대 중기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말이다. 조선 시대의 학자들은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이 되면 목숨을 걸고 왕에게 그 폐단을 낱낱이 까발리고 개선을 요구하는 상소를 하였다. 그 상소를 '진시폐소'(陳時弊疏)라고 하는데, 율곡은 세상을 뜨기 2년 전인 1582년에 선조에게 올렸다. 율곡이 '적폐청산'을 주제로 한 상소문을 올린 지 10년 후, 일본이 침략해 들어와 강토를 유린했다. 율곡이 임진왜란 전에 부르짖었던 '적폐 청산'을 437년이 지난 후의 대한민국에서도 듣는다.우리가 지금 어느 정도로 망가지고 있는지를 대변하는 말로는 '이게 나라냐?'도 있고 '이건 나라냐?'도 있다. 어느 진영의 말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질 필요도 없다. 누가 옳든지 간에 나라 꼴이 말이 안 된다는 것만큼은 어느 진영에서나 동의하고 있지 않은가.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라는 말이 지금에서야 출현하였다면 차라리 다행으로 여기겠다. 그러나 이런 말투는 율곡의 시대에도 이미 있었다. 율곡은 나라 꼴이 말도 안 된다는 의미를 "국비기국"(國非其國)이라는 표현에 담았다."국비기국"(國非其國)이라는 말은 훨씬 더 오래전 중국의 고전인 "묵자"(墨子)나 "관자"(管子)에서 나오긴 한다. 나라가 행정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거나 3년 정도 버틸 재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나라라고 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주로 쓰였다. 율곡은 이와 달리 당시의 폐단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그 폐단들이 청산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 말을 쓰고 있다. 즉 민심이 분열되고 권력이 간신들에 둘러싸여 혼란스럽다는 의미에서 '나라가 나라 꼴이 아니다'고 했던 것이다. 이전 정권들에도 맞고, 지금 정권에도 맞는 말이다. 우리는 분열된 민심으로 야기된 혼란과 간신들에 둘러싸여 실상을 정확히 알지 못하게 된 권력자가 내린 비효율적인 판단들로 고통받고 지낸 지 이미 오래다.율곡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가 440여년이라는 그리도 큰 시간의 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한 것을 보면서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임진왜란 직전의 동인과 서인이 극단적이면서도 맹목적으로 대립하여 국가를 비효율 속으로 빠뜨린 것을 보면서 그것이 지금의 시대와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또다시 놀라울 따름이다. 긴 시간 사이에서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거의 공유하는 짧은 시간 사이에도 유사함은 존재한다. 가장 앞에서 예로 들었던 문장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이지만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언론 장악, 낙하산 인사, 어용 지식인의 득세, 인사 실패, 꽉 막힌 불통, 협치 실종 등등, 거의 모든 것들이 다른 정권들 사이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이다.이명박은 자신을 노무현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문재인은 자신을 박근혜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겠지만,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일들을 놓고 본다면 별 차이가 없이 대동소이하다.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노무현을 지지하는 세력과는 전혀 다르다고 할 것이고,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박근혜와 별 차이가 없다는 말에 경기를 일으키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그 경기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정치 지도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지자들도 모두 다른 척하면서 똑같다. '태극기 부대'와 '대깨문'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다른 옷을 입은 같은 사람들이다. 지적 반성력을 근거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맹목적으로 받아들인 지도자에 대하여 감성적인 숭배를 하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상숭배의 다른 형태일 뿐이다. 임진왜란 직전의 동인과 서인,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적어도 율곡의 시대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고 깨달아 한 단계 크게 상승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물론 물질적인 풍요나 국제적인 위상을 들라치면 어찌 그 시대의 그것과 같겠냐 만은, 시선의 높이랄지 세계와 관계하는 수준 혹은 태도는 지금까지도 여전한 점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이 그때에도 있고, 지금도 있는 것이다. 구조적인 유사성 때문이다. 이것은 시간적으로 긴 계기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동시대 안에서 봐도 학습과 진화는 일어나지 않았다.왜 정치적인 대립각 사이에서도 구조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달라지지 못하는 것인가. 이 말을 달리 표현하자면, 왜 수직적인 진화가 일어나지 않고 그 자리를 뱅뱅 돌고만 있는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수직적 진화를 가로막는 문화적 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을 나는 한마디로 '종속성'이라고 말한다. 율곡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속성이 바로 '종속성'이다. 박근혜 시대와 문재인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속성도 '종속성'이다. '종속성'은 사유나 생각이 자신 내부에서 생산되지 않고 외부의 것을 그대로 수용한 후 그것을 외부를 향해 집행하는 삶의 형태를 취하면서 스스로는 자신의 생각에 따라 사는 것으로 착각하는 상태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집단이 가진 생각을 내면화하여 그것을 그대로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면서도 스스로를 독립적 주체로 착각하는 상태이다. 자신이 만든 것으로 삶을 채우려 하지 않고, 외부의 누군가가 만든 것을 빌려오거나 그것을 따라 만들면서도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이다. 지식을 생산하려는 도전에 나서는 것보다 생산된 지식을 수입해서 쓰는 것을 더 효율적인 것으로 착각한다. 내 삶의 방식을 내 자신으로부터 확인받지 않고, 주변의 동의에 더 의존한다. 기능적인 활동에 빠지느라 예의 염치를 쉽게 상실하는 상태이다. '태극기 부대'나 '대깨문'으로도 표현되는 모든 '빠'들은 그 진영의 '논리'에 갇혀 그것을 진리화 하느라 예의염치를 상실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게 된다. 모두 종속적인 상태이다. 감각과 감성에 빠져 선동적인 행위를 일삼지 차분하고 논리적인 지적 활동을 하지 못한다. 집단적 광기와 우상숭배를 하는 것으로 존재적 위안을 얻는 허망한 상태에 빠진다. 하지만, 본인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 이것이 바로 종속적 삶의 전형이다. 우리는 지금 이런 삶을 길고도 길게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물질적 풍요와 민주적 발전도 모두 이 종속성의 범위 안에서 한 발전임을 깨달아야 한다.그렇다면, '헌 말 헌 몸짓'을 버리고 '새말 새몸짓'으로 무장한다는 말은 다름 아니라 '종속성'을 극복하여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독립'은 영토나 정치적인 의미에 한정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시선이나 사유의 독립을 말한다. 종속적 사고는 당연히 진영에 갇히고 감각과 감성에 휘둘리는 경향을 보인다. 독립적 사고는 근본적으로 감각과 감성을 이겨낸 지적 사고의 형태를 띈다. 진영에 갇힌 사고가 비효율적이며 미래적이지 않다는 것은 진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왜 벗어나지 못하는가. 감성적 확신에 더 의존하기 때문이다. 진영적 사고를 벗어나려면, 우선 진영적 사고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그러나 모든 각성이 일어나는 이 '관찰'을 시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관찰한 후에는 각성을 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는 태도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일들을 해내지 않으면 앞으로도 긴 시간 우리는 율곡의 시대를 살며 선조의 무능을 견디다 임진왜란을 당하는 것과 같은 비극에 다시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감행하는 행위를 '용기'라고 한다. 따라서 '용기'는 매우 지적인 활동이다. 지적이라는 말을 단순히 학력이 높은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자. 감각과 감성과 맹목적인 믿음에 빠지지 않고 곰곰이 생각할 수 있으면 지적이다. 감각과 감성에 갇혀 있는 사람은 지적이지 않기 때문에 용기를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도 용기를 "지적인 인내"라고 하는 것이다. 긴 시간 우리를 지배했던 '종속성'을 이겨내는 용기, 즉 지적인 인내를 발휘하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도 박근혜와 문재인의 시대를 왕복할 것이다. 동인과 서인 사이의 싸움판 구도를 앞으로도 깨지 못할 것이다. 율곡의 경고를 앞으로도 동시대인의 것인 것처럼 반복해서 듣는 시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율곡이 선조에게 올린 상소문이다. 지금이라도 지적 인내를 발휘할 수 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소한 선조는 되지 않을 것이다. "요즘 정책들이 시대와 맞지 않아 날로 잘못되니 백성들의 의욕이 매일 소진되고 있습니다. 이는 간신들이 권력을 휘두르며 행세할 때보다 더 심합니다. ... 이렇게 계속하면 10년도 안 돼서 난리가 날 것입니다. ... 언로(言路)를 넓게 열어서 전하의 뜻과 다르더라도 많은 의견을 받아들이십시오."

2019-10-21 18:00:00

심홍재 작

갤러리 MOON101 심홍재 개인전

오랜 세월 베개와 죽부인을 주제로 작품을 하고 있으며 각국을 다니며 남북한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한국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퍼포먼스 작가 심홍재가 '劃-화합'을 주제로 방천시장에 위치한 갤러리 MOON101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작업의 시작으로 획을 이용한 작가는 현실과 이상의 갈등을 상황인식의 모태로 삼아 생활 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베개에 대한 단상으로 연결 짓고 있다.작가의 베개 작업은 나무판에 음각으로 획을 새기고 파낸 다음 두꺼운 한지를 덧씌워 눌러 찍어내는 방식으로 다양한 판재를 이용한 폭넓은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자개농에 새겨진 자개 문양들의 일부분을 오려내고 붙인 조합에서 획을 음각으로 새기고, 이후 두꺼운 한지로 눌러 찍어내는 캐스팅 기법은 형태와 재질감에 대한 관심의 범주 안에서 죽부인의 외관을 차용하고 있다.이러한 심홍재의 작품은 한국적 소재를 이용해 고전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있지만 되레 전통미와 투박함보다는 현대성을 느낄 수 있고 입체감과 볼륨감은 평면회화의 단조로움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현재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퍼포먼스 대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전시는 24일(목)까지. 문의 010-4501-2777

2019-10-21 11:21:41

피아니스트 이송희. 코리아트 제공

이송희 피아노 독주회 22일 개최

매년 완성도 높은 연주와 초연작품을 선보여 관객의 호평을 받아온 피아니스트 이송희가 22일(화)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이번 독주회에서는 올림F(F#) 장조의 같은 조성을 가지며,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4번'(Op.78) 과 스크리아빈의 '소나타 4번'(Op.30)을 대비했다. 또 브람스의 인생과 작법을 집약한 말기작, '피아노를 위한 6가지 작품'(Klavierstücke Op.118)으로 브람스의 진정한 음악적 가치를 알린다.연주자가 '제3의 음악' 흐름으로 매년 시도하는 니콜라이 카푸스틴(N. Kapustin)의 작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독주회는 작품에 대한 음악 해설을 곁들여 각 곡을 심도높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이송희는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학위와 영남대학교 음악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천마피아노연구회 회장, 영남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원대학교,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에 출강 중이다.전석 초대. 문의 010-6665-3880.

2019-10-21 11:16:52

최석민무용단

대구 서구문화회관 26일 '아름다운 꽃이 춤추는 밤'

대구 서구문화회관(관장 박원숙)은 마토콘서트Ⅶ '아름다운 꽃이 춤추는 밤'을 26일(토) 오후 5시에 무대에 올린다.서구문화회관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공연기획프로그램 일환으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정기상설 공연인 마토콘서트를 마련하고 있다.이날 공연은 오프닝 공연 '품바'에 이어 2007년에 창단해 대구경북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문 무용단체인 '최석민무용단'이 우리 고유의 한국무용을 군무중심으로 재미있게 풀어낸다. 또 우리에게 생소한 '수건춤'(대구시 무형문화재 제 18호)과 장중하고 멋진 검을 들고 군무를 추는 '달구벌 검무' 등 다양한 한국무용도 즐길 수 있다. 전석무료. 티켓은 티켓링크나 방문예매. 문의 053)663-3081.

2019-10-21 11:15:21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400년 전통 스위스 명품 오케스트라,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 26일 대구 공연

4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스위스 명품 오케스트라,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가 26일(토)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역사적 공연을 펼친다.◆400년 간 유럽 최고 작품 받아 연주, 최장수 오케스트라'2019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WOS)의 2번째 공연인 이번 무대에서는 섬세한 표현과 폭 넓은 시각으로 수많은 연주자에게 귀감이 되는 지휘자 토마스 체트마이어, 세계적인 첼리스트 비르투오소 미샤 마이스키가 함께 무대에 올라 베토벤, 슈만, 브루흐의 명곡을 선보인다.1629년 창단한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는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베베른 등 당대 최고 작곡가들의 작품을 받았을 만큼 유럽 최장수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고전주의, 초기 낭만주의, 20세기 작품을 망라하는 레퍼토리를 소화하면서도, 빈틈없는 연주와 관객의 눈높이를 맞춘 혁신적인 작품들로 스위스 대표 오케스트라에 자리매김 했다.◆명 지휘자 체트마이어, 장한나 스승 첼리스트 협연이번 공연은 동시대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 세계적 찬사를 받는 토마스 체트마이어가 지휘한다. 그는 1994년 자신의 이름을 따 결성한 '체트마이어 콰르텟'에서 슈만 현악 사중주 음반을 내고 2003년 올해의 디아파종 상 및 그라모폰의 올해의 음반상을 거머쥐었다.그는 런던 필하모닉, 로테르담 필하모닉,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을 객원 지휘했고 2016-17시즌 이후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의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공포정치 속에서도 승리를 다짐하는 베토벤의 '에그먼트 서곡', 흔히 '운명 교향곡'으로 불리며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운명을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를 그린 '교향곡 제5번' 등을 이끌며 하모니의 극치를 선보인다.협연자 미샤 마이스키는 냉전시대 소련과 미국에서 활동한 로스트로포비치,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한 유일한 첼리스트이자 장한나의 스승으로 유명하다.지난 30년 간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등과 35장 이상의 앨범을 발매했고 독일 레코드 상, 올해의 디아파종 도르상 등을 수상했다.이번 공연에서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슈만의 '첼로 협주곡 a단조', 유대교 성가 '콜 니드레'를 바탕으로 해 동양적 비애와 종교적 정열을 담은 부르흐의 '콜 니드라이'를 연주한다.◆내달까지 빈 필하모닉, 장한나 등 공연 이어져지난 11일부터 6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 '2019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는 오는 30일(수) 폴란드의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 11월 3일(일) 전석매진의 신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달 12일(화) 체코를 대표하는 명품 선율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달 16일(토) 세계적 지휘자로 변모한 장한나와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의 뛰어난 공연을 이어 간다. VIP석 15만원, R석 10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 H석 3만원053)584-0300.

2019-10-21 11:14:52

[포토뉴스] 대구글로벌게임문화축제 동성로 코스프레 퍼레이드

대구글로벌게임문화축제가 19, 20일 중구 동성로 일원에서 열렸다. 20일 오후 코스프레대회 참가자들이 게임·영화캐릭터로 분장을 한 채 동성로를 걷고 있다.대구글로벌게임문화축제가 19, 20일 중구 동성로 일원에서 열렸다. 20일 오후 코스프레대회 참가자들이 게임·영화캐릭터로 분장을 한 채 동성로를 걷고 있다.

2019-10-20 17:32:08

대구경북흥사단과 웰빙코치평생교육원 주최로 열린 10주 무료 과정의 웃음교실. 웰빙코치평생교육원 제공

대구경북흥사단·웰빙코치평생교육원, 10주 웃음교실 개강

대구경북흥사단(회장 김성수)과 웰빙코치 평생교육원(원장 남병웅)은 16일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대구'를 주제로 시민행복을 위한 애기애타웃음교실 10주 무료 강의과정을 열었다.

2019-10-20 16:50:53

양성원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양성원 '2019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에 선정

피아니스트 양성원씨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19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 음악부문에 선정됐다.'2019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에 선정된 양성원씨를 비롯해 ▷문화훈장 수훈자 18명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자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자 7명 등 모두 30명이다. 시상식은 22일 오후 2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2019-10-20 15:59:48

대구 문학기행에 나선 일본 독자들과 도쿄 쿠온 출판사 관계자들이 20일 대구 원도심에 위치한 향촌문화관을 방문, 기념촬영하고 있다. 양진오 대구대 교수 제공

"한국 문학 좋아요" 일본 독자들 '대구 문학 기행'

한국과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일본 독자 27명과 도쿄 쿠온 출판사 문학팀 관계자들이 대구를 방문했다. 19일부터 22일까지 대구 문학기행에 나선 일본 독자들은 "대구는 근대문화 유산과 김원일 작가의 '마당 깊은 집' 배경지이며, 세계문화유산 도동서원이 있는 역사적인 도시다. 이번에 대구 방문을 통해 대구 시민들과 교류하고 대구를 깊이 알고 싶다"고 밝혔다.이들은 대구를 방문하기 전 4회에 걸쳐 대구와 대구문학을 학습했다. 1회 대구대학교 양진오 교수로부터 대구의 근대와 북성로 학습, 2회 대구 가이드 북 저자 야스다 요시코 선생으로부터 대구 여행 팁 학습, 3회 책거리 홍보담당 사사키 시즈요 선생으로부터 대구에 대해 학습, 4회 김원일 작가의 '마당 깊은 집'과 그림책 '수성못' 읽기 등이다.이번 대구 문학기행에서는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문학관), 향촌문화관 및 서문시장, 김광석거리, 도동서원, 대구미술관, 약령시장 등을 방문한다. 대구 문학기행단에는 일본 신문 등 미디어 종사자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귀국 후 일본 신문을 비롯, 대중 매체에 대구를 널리 소개할 예정이다.한편 일본 독자들의 한국 문학기행은 이번이 4회째로 제1회는 통영, 2회는 광주, 3회는 제주도였다. 올해 대구 문학기행에 이어 내년에는 흑산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2019-10-20 15:44:00

2019 '청춘마이크' 공연 현장. 인디053 제공.

대구경북 '우리동네스타'가 뜬다!…'청춘마이크' 출동

'2019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대구경북권역'(청춘마이크) 특별 공연이 21일 경북 의성안계전통시장, 26일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와 경북 칠곡군 왜관 소공원, 다음달 1일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 등 대구·경북의 다양한 장소로 시민들을 찾아간다.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인디053(대표 이창원)과 (재)지역문화진흥원 문화가 있는 날 사업 추진단이 주관하는 '청춘마이크' 사업은 재능 있는 청년예술가에게 공연기회 및 재정지원을 통한 성장발판을, 국민들에게는 문화향유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청춘마이크'는 이번 특별 공연 개최를 통해 청년예술가들이 전통시장 5일장·축제 등 대구경북 각 지역 방방곡곡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을 찾아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21일 오후 12시 의성전통안계시장에는 장날을 맞이하여 다양한 장르의 청년예술가들이 찾아간다. 친숙한 산신령과 나무꾼을 각색하여 재밌는 전통연희를 선보이는 '연희크루 진대', 청춘의 애환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모과양', 폐공구로 만든 악기를 활용한 신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HOOLA' 가 출연하여 전통시장을 찾는 주민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26일 오후 3시30분 '사회적경제기업과 청년창업가가 함께하는 행복나눔장터'가 개최되는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는 대구를 기반으로 전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인정받는 포스트그런지 밴드 '당기시오', 비트박스와 국악·비보잉을 결합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아리랑 비보이즈', 서아프리카 전통 타악과 무용으로 신나는 무대를 선보이는 '원따나라'가 시민들에게 강렬하고 화려한 공연을 선보인다.같은 날 '2019년 왜관·지천·기산 인문학마을연합축제'가 열리는 경북 칠곡군 왜관 소공원에서도 청춘마이크 특별공연이 진행된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마술로 선보이는 '매직메이커',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유쾌한 마임이스트 '삑삑이', 진지함과 재미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버스커 듀오 '편한 메아리'가 인문학마을축제를 찾는 관객들과 함께 재미있는 공연을 꾸밀 예정이다.다음달 1일 토요일 오후 7시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랩 아티스트 '탐쓴', 호주 전통악기와 비트박스를 결합하여 색다른 월드뮤직을 선보이는 '이고트립', 핸드팬이라는 악기를 통해 몽환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김윤환', 현대무용을 친숙한 음악과 함께 재미있게 보여주는 '그룹 아나키스트', 한국의 멋을 전통무용으로 표현하는 '멋 무용단'이 출연해 동성로를 찾는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공연을 선사한다.청춘마이크 대구·경북권 사업과 관련된 사항은 (사)인디053(053-218-1053)를 통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2019-10-20 09:47:34

남학호작 '석심(생명)'

대구문화예술회관 '2019 올해의 중견작가'전 열어

대구에서 활동하는 미술계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해 볼 기회가 왔다.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최현묵)이 지역 중견작가들의 활동을 돕고 작가로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행해 온 '올해의 중견작가'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전시는 40세 이상의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추천'선정해 매년 5명씩 각자의 개인전 형식으로 열린다. 올해는 남학호 변미영 김종언 이기성 서옥순이 '2019 중견작가'로 뽑혔다.이들은 50대 중후반으로 자신의 개성이 뚜렷하고 꾸준한 작품 발표로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이번 전시의 취지도 기존 공간보다 더 넓은 발표공간을 제시함으로써 작가의 새로운 시도와 자유로운 해석을 유도, 자기 발전과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 역시 대부분 최근 제작한 신작을 중심으로 참신한 시도를 대거 선보이고 기존에 비해 대형화된 작품으로 공간과 어우러진 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전시기간은 11월 9일(토)까지이며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문의 053)606-6136 ◆남학호 '조약돌 시리즈''조약돌 화가'로 알려진 남학호 작가의 12번째 발표전이다. 그는 40여년은 줄곧 조약돌 그리기에 천착해왔다. 그의 조약돌 그림은 극사실적 묘사에 뿌리를 두면서도 대상을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 주관적 경험과 내적 세계의 표현을 통해 그림이 주는 울림 효과가 극대화에 이르고 있다. 특히 1,200호짜리 대형 조약돌 작품은 전시장의 바닥에도 그대로 데칼코마니처럼 비치면서 마치 어른거리는 맑은 물속에 있는 조약돌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이번에 내놓은 작품들 또한 '석심(石心'생명'이라는 명제로 일관된 연작들로 극사실적 묘사를 통해 작가의 내면과 심상풍경을 암시적으로 표출해 감정이입과 그 생명력에 투사된 기법이 다채롭게 구사되고 있다.이 뿐만 아니라 그의 조약돌 그림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화룡점정의 나비가 등장하고 있다. 나비는 작가에게 잊히지 않는 추억과 그리움의 은유인 셈이다. 돌은 나비를 품고 나비는 행복한 날갯짓을 통해 돌의 생명력과 함께한다. 작가는 돌에 추억, 그리움, 고독 등 마음을 담아 자신을 돌아보며, 나비는 그러한 조약돌 속에서 이상향을 향한 비상을 준비한다.특히 자연 그대로의 돌을 재현해 그리기보다 흙도 묻고 모래도 묻은, 또는 한 면이 깨지기도 하거나 기형으로 마모된 돌을 세심하게 배치해 돌이 품고 있는 세월의 결을 드러내려고 노력한 작가의 필치와 색감의 조율은 예사의 예술의지가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변미영 '산수 시리즈''산수에서 놀다, 산수를 즐기다'는 뜻의 '유산수'(遊山水)시리즈을 제작해온 변미영 작가는 작업을 통해 현실보다 이상을 노래하고 있다. 왕관을 쓴 새, 폭포와 계곡,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꽃과 같은 상징물을 대담한 색채구성과 질감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신명이 넘쳐나고 있다.민화풍의 도상에 만화적인 생략법이 두드러져 있고 화사하면서도 바랜 듯한 중간색조나 단색조의 작품 또한 모든 색이 다 들어 있다는 먹처럼 깊은 맛이 있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색채는 작가의 지난한 색채 겹침과 마모를 반복해 가는 과정이 집약된 결과물이며 관객으로 하여금 하나로 단정할 수 없는 색의 오묘한 깊이와 질감은 변미영만이 구사할 수 있는 캔버스 위의 놀이이다.하지만 그 놀이라는 게 노동의 분량 또한 만만하지는 않다. 외견상 가냘픈 여류작가로 보이지만 화폭 앞에 선 그녀는 거인처럼 오랜 시간과 체력, 집중을 요구하는 '유산수'류의 작품을 그려오고 있지 않은가. 변미영을 보면 예술혼이라는 것은 체형과는 무관한 것 같다.그래서일까. 변미영의 작품은 자기를 비움으로써 그때그때 걸맞은 작품이 충만하게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흔히 예술은 자기도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유산수'는 자아의 취향과 전략으로 가득 찬 억지의 '유산수'가 아니라 비우고 지워서 드러난 미지의 '무릉도원인 것이다. ◆김종언 '밤의 설경에 빠지다'구상화가인 김종언은 최근 몇 년간 줄기차게 설경(雪景)을 그리고 있다. 특히 밤이라는 시간의 경과를 그림으로써 독자적인 분야를 열어가고 있다. 그의 설경은 자연 풍경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따뜻한 삶의 풍경이다. 좁은 골목과 가파른 산동네의 계단, 삶의 고난과 애환이 담긴 곳을 찾아 그곳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러한 풍경을 작가는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찾아다닌다.작가의 그림은 특유의 잿빛 톤이 지배적이다. 절약된 팔레트가 바로 그의 주조색이 된다. 화면은 어둠 속에 가라앉은 사물들로부터, 눈이 덮여 반사하는 빛의 여명 속에 희미하게 드러나는 마을 전경을 무채색에 가깝게 그린 것이 화폭 전면을 차지하고 있다. 그 곳에서는 오로지 가로등 빛, 자동차의 서치라이트 조명 또는 동네 주택가 실내에서 새어나오는 빛 정도로 채색의 전 효과를 대신하고 있다.그렇지만 화면 속 그 침잠하는 공간의 넓이와 깊이는 관객의 시선을 흡입할 듯 압도한다. 특히 화폭 전체를 장식하는 흰색 물감의 점들인 눈송이들은 원근법적 재현에 의한 공간적 깊이와 화면 표면 사이에서 회화적 충돌과 긴장을 일으키는 뜻밖의 반전을 유도하고 있다.여기에 우리의 정서를 감싸 안고 포근함과 나아가 어떤 명랑함까지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김종언만의 회화적 표현의 솔직함 덕분이다. ◆이기성 '불편한 진실'물질이 가진 본성을 탐구하고 물질의 본성을 드러내는 시도를 해온 이기성 작가는 최근까지 자성의 힘을 이용해 철가루들의 움직임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이번 전시에서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주제로 물질을 대면하면서 느끼는 물질의 본성과 이를 보는 사람과의 관계를 탐색하고 있다. 잘려진 나무뿌리와 200여벌의 옷 등 쓸모없는 물질을 다량 설치해 두고 작가의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한 채 관람객들에게 묵직한 물음을 던지고 소통을 시도한다.쓸모없어 버려진 옷의 이미지는 바닥에 떠다니는 나무뿌리와 의미적으로 연결돼 있다. 전시장에 흩어진 나무뿌리들은 '삶의 터를 포기하고 유랑할 수밖에 없는 난민들'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바로 이런 은유와 함께 결함 때문에 버려진 옷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절망과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의 흔적으로 읽혀진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서 난민을 '어떤 위기 때문에 원지 않게 다른 곳으로 내몰린 사람들'로 규정한다면 우리 모두는 난민이다.반드시 정치나 종교적 난민이 아니더라도 무언가가 우리를 원치 않는 곳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지만 도처에 존재하는 이런 존재적 위기를 작가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부르고 있다.메타포 가득한 전시공간에서 이기성의 불편한 진실을 대한 관람객들의 표정이 궁금하다.◆서옥순 '눈물의 의미'서옥순 작가는 자신에게 솔직하게 자문자답하는 자화상의 변주와 변용으로 자기 작품을 진척시켜왔다. 올해 개인전도 눈물에서 착안한 설치 작품을 보여준다. '눈물에 대한 상념' 나아가 '눈물을 위한 상념'을 전개하고 있다.작가는 절정의 감정이 표출되는 형태인 눈물을 모티프로 슬픔, 참회, 분노, 말할 수 없는 기쁨 등 자신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경험한 '눈물의 에피소드'를 추출, 자화상의 연장선상에서 작품화하고 있다.서옥순은 간단히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과 삶의 서사 등이 얽혀 표출된 결과로서 눈물을 삶에 밀착된 소재인 천을 이용해 다양한 질감, 색깔, 집적된 형태로 의미와 깊을 드러내고자 하고 있다.커다란 캔버스 천 위에 눈을 감은 작가의 커다란 자화상이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가볍게 흔들리면서, 또 벽에 걸린 채 똬리를 틀고 동심원을 만든 응축된 커다란 눈동자 조각이 가느다란 눈물 줄기를 통해 관객과 시선을 주고받으면서, 그 눈물은 나에게서 타자에게로 옮겨간다.서옥순 작가에게 눈물이란 어찌 보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이며 작품은 그러한 생각의 또 다른 이미지화인 셈이다. 애잔한 번민과 갈등, 예술의 향한 청년기 좌절과 방황, 결혼과 유학 등이 겹쳐지면서 포기할 수 없었던 작가의 길은 다름 아닌 눈물의 길이었다.

2019-10-20 06:30:00

이진용 작 'Penguin_Books' (2019)

갤러리 분도 이진용 '메타 콜렉션'전

갤러리 분도는 서양화가 이진용의 초대전 'Meta Collection'전을 11월 9일(토)까지 열고 있다. 갤러리 분도가 2012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해 후반부터 새로운 구상으로 시작한 작업들을 공개하는데, 이 신작들은 펭귄 출판사가 펴낸 책을 그린 회화로 오래된 빈티지 북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다.이진용은 자신이 수집한 희귀물품들을 본인의 작품에 끌어들이는 작품을 그리는 화가로 알려져 있다.작가는 국내외 전시나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지를 갈 때마다 그 지역 빈티지 가게들을 사전 조사하고 수소문해서 물건들을 수집하고 있다. 수집품은 오래된 책부터 시계, 완구류, 차와 다기류, 문구류, 화석과 도자기 등 매우 다양하다.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이 수집품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거나 틀 속에 넣고 레진으로 굳힌 독립된 연작을 공개하며, 직접 설치작품처럼 놓고 다른 작품들과 함께 배치해놓고 있다.문의 053)426-5615

2019-10-20 06:30:00

연극 '산불'

예전아트센터, 예전연극열전4 '산불' 공연

예전아트센터는 예전아트홀 개관 25주년 기념공연으로 2019 예전연극열전4 '산불'을 23(수), 24일(목)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올린다.연극 '산불'은 한국전쟁 직후 소백산맥의 한 두메산골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데올로기 갈등과 인간의 욕망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다룬 작품이다. 전쟁으로 인해 이 마을 대부분의 남자들이 죽거나 끌려가고 여인네들만 남아 전쟁이란 극한 상황속에서 생존하고자 하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점례는 빨치산에서 탈출해 이 마을로 숨어 들어온 규복을 대밭에 은신처를 마련하여 먹을 것을 가져다 준다. 이웃에 사는 사월은 점례와 규복의 은밀한 만남을 눈치챈다. 국군은 지리산 빨치산들을 토벌하기 위해 점례네 대밭을 총소리와 함께 불태운다.배우는 김노인 역 김현근, 양씨 역 이미정, 점례 역 박지현, 귀덕 역 조민선, 사월 역 하연정, 규복 역 권건우, 대장 역 권성윤 등 17명이 출연해 연기를 뽑낸다.연출 김태석은 "전쟁이란 특수상황에서도 속박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에 초점을 두고 비극적 결말 속에서도 희망을 느낄 수 있게 작품을 그렸다"고 전했다.공연 23일(수), 24일(목) 오후 7시 30분. 티켓 현매 3만원, 예매 2만5천원. 문의 053)424-9426.

2019-10-20 06:30:00

수성아트피아 시즌음악회 '가을음악회–한국 가곡의 밤' 포스터. 수성아트피아 제공

수성아트피아 시즌음악회 Ⅱ '가을음악회–한국가곡의 밤' 25일 개최

(재)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25일(금) 오후 7시 30분 용지홀에서 올해 두 번째 시즌음악회 두 번째 '수성아트피아 가을음악회-한국가곡의 밤'을 연다.'수성아트피아 시즌음악회 시리즈'는 계절의 변화를 음악으로 알리며 지역문화 발전에 영향력 있는 공연상품을 개발, 육성하고 지역민에게 우수한 예술콘텐츠를 제공하고자 기획한 공연이다.이번 시즌음악회는 시에 음율을 달아 음악으로 태어난 '한국 가곡'을 통해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지역을 대표해 국내외 전문 연주자 및 오페라 주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최윤희·류진교·이경진, 메조소프라노 김민정·구은정, 테너 박신해·김동녘, 바리톤 김상충·방성택, 베이스 홍순포가 출연한다.반주는 대구시립합창단 상임반주자이자 오페라 전문코치인 피아니스트 남자은, 다양한 레퍼토리로 오페라 전문 반주자로 활동하는 이은혜가 맡았다.공연에서는 민요 '신고산 타령', '거문도 뱃노래'와 장일남의 '비목', 김동환의 '그리운 마음',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김성태의 '동심초', 안정준의 '가을의 기도', 이원주의 '이화우', 김효근의 '첫사랑' 등의 현대가곡을 두루 다뤄 성악가 개개인의 깊이 있는 가창력을 느낄 수 있다.아울러 남성중창 곡 조두남의 '산촌', 여성중창 곡 이흥렬의 '꽃구름 속에', 전체 합창곡으로 박태준의 '동무생각' 등 폭넓고 다양한 한국가곡들로 우리 정서가 담긴 음악의 아름다움을 관객에게 전달한다.김형국 수성아트피아 관장은 "대구는 가곡교실이 활성화한 도시다. 국내외 활발한 활동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성악가들을 통해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9-10-20 06:30:00

[전시캘린더]22일부터 2020년 1월 5일까지

♧장경국 개인전 'Onstage'전=25일까지 동원화랑 053)423-1300 ♧The Match전=26일까지 수성아트피아 전관 053)668-1566 ♧신영호 개인전 'Study on Tree'=27일까지 갤러리 오모크 054)971-8855 ♧Hero Talisman-김민수전=29일까지 롯데백화점 대구점 053)660-1160 ♧김동진 작품전:획의 변주곡, 김동진의 서예추상=11월 2일까지 갤러리 더키움 053)561-7571 ♧2019 올해의 청년작가전=11월 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 053)606-6138 ♧어울아트센터 개관 20주년 '공존하는 도시' '감'성'환'유'=11월 2일까지 갤러리 금호/명봉 053)320-5123 ♧2019 올해의 중견작가전=11월 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 053)606-6138 ♧이진용 '메타 콜렉션'=11월 9일까지 갤러리 분도 053)426-5615 ♧'국내외 14명의 미디어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빛, 예술, 인간'전=11월 24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 053)430-1287 ♧'농담, 결코 가볍지 않은'전=12월 21일까지 경북대학교미술관 053)950-7968 ♧남홍 '솟는 해, 알 품은 나무'전=2020년 1월 5일까지 대구미술관 053)803-7861

2019-10-20 06:30:00

1995년 삼성 라이온즈 홈구장 '대구시민야구장'의 암표상 및 암표 거래 장면. 매일신문DB

"한국시리즈는 암표의 계절?" '피케팅'에 암표 근절 요원

'암표'의 계절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기간인 것.지난 10월 17일 저녁 키움 히어로즈가 SK 와이번스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 두산 베어스의 상대가 되자마자, 수많은 야구팬들이 한국시리즈 일정과 예매 정보를 검색했다.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을 정도다.그러면서 야구팬들은 한국시리즈 입장권 '피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암표상들이 암표로 팔기 위해 입장권 티켓팅에 함께 뛰어들기 때문이다. 매년 가을 한국시리즈 때면 불거지는 문제다.▶암표(暗票)는 '불법으로 몰래 사고파는 각종 탑승권, 입장권 따위의 표'를 가리킨다.이 정의에서 탑승권이 입장권보다 먼저 언급되는 이유가 발견된다. 우리나라 암표의 원조 중 하나가 탑승권인 기차표인 것.대중교통 인프라가 변변찮던 시기, 그나마 기차가 버스·항공에 앞서 도입된 장거리 교통 수단이었고, 초기에는 당연히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성행한 게 암표였다. 1950년대 신문 기사를 살펴보면 기차에서 불거지는 심각한 문제로 석탄 도난, 무임승차와 함께 암표 매매가 꼽혔을 정도다.이후 기차에 이어 버스 인프라도 확충되면서, 시외버스터미널 역시 명절을 앞두고는 암표상이 들끓는 장소가 됐다.또한 극장표도 암표가 많았다. 지금이야 영화 티켓은 쉽게 구할 수 있고 공연 티켓이 주요 암표 거래 대상이지만, 그땐 지금처럼 공연 문화가 풍족하지 못해 영화가 거의 유일한 관극의 대상이었다. 특히 설과 추석 명절에는 극장은 한정돼 있는데 영화를 보려는 인파는 넘쳐서 암표가 번졌다. 1957년 12월 28일 자 경향신문 '이 해에 생긴 새 직업들' 기사에서는 '극장표암매업'을 소개하기도 했다.이에 극장 사장들이 정부에 암표상 단속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극장 앞에서 암표를 파는 청소년이 많았다. 1961년 12월에는 서울시경이 그달 5일 밤에만 암표상을 비롯해 물품 강매, 구걸을 해 온 청소년 및 부녀자 199명을 적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아울러 암표를 파는 조직폭력배들을 검거했다는 소식도 곧잘 전해졌다.버스 회수권도 암매의 대상이었다. 이 역시 일명 표암매단이 조직적으로, 또 대량으로 암매했다. 봄이나 가을 행락철에는 공원 등 주요 명소 입장권이 암매되기도 했다.암표만큼 위조표도 성행했다. 인기 스포츠 경기나 박람회 등 대규모 행사가 열리면 그랬다. 전국체전, 고교야구 및 축구 경기 등 아마추어 스포츠 행사나 경기도, 요즘과 달리 큰 인기를 얻은 까닭에 암표 매매가 꽤 이뤄졌다. 1980년대 들어 프로야구와 축구 등 프로 스포츠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까지는, 국민들이 관람할만한 스포츠 경기가 적었기 때문에, 고교야구 붐 같은 게 있었고, 이는 암표상의 활개도 야기한 것이다.▶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비슷한 모습이다.우선 원조격 기차표는 여전히 명절이면 암표 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만 과거에는 기차역 앞 같은 오프라인이 거래 장소였던 게, 요즘은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등으로 바뀌었다.극장표의 경우 극장 인프라 자체가 풍족해지면서, 또한 멀티플렉스 위주로 영화관 업계가 재편되면서, 암표는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대신 늘어난 게 각종 공연 암표이다. 특히 1990년대부터 아이돌 시대가 시작되면서, 인기 아이돌 그룹 공연 암표 거래는 사회 문제로까지 비춰지고 있다.지난 9월 김수민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암표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BTS(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의 경우 정가 11만원의 63배인 700만원에 실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이렇게 정가와 암표거래가, 즉 '시세'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이들 숫자를 서로 비교해 흥행 예상 잣대로 활용하기도 한다. 가령 한국시리즈 암표 가격을 두고,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며 그만큼 흥행이 더 될 것이다 또는 덜 될 것이다 등을 감별한다는 것.그러면서 암표상들의 식견도 주목받은 바 있다. 아무래도 여러 행사 가운데 어떤 행사의 암표를 확보할 지 미리 결정해야 하는데, 흥행에 성공할만한 행사를 고르는, 특히 극장 암표의 경우 어떤 영화가 인기를 얻을 지 예측하는 안목이 좋더라는 관계자들의 전언이 1997년 2월 22일 자 매일경제 '암표장사는 흥행감별 척도' 기사에 실린 바 있다.위조표 역시 아무리 각종 인증 시스템이 발달했다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역시 공연 및 스포츠계에서 관련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위조표 거래는 표 구하기 과열 양상에 암표 공급마저 수요보다 적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아무튼 당장 야구팬들이 마주한 상황은, 한국시리즈 암표이다. 18일 진행된 한국시리즈 1·2·6·7차전 티켓 예매의 경우 예매 사이트(인터파크티켓)가 서버 다운이 될 정도로 과도한 경쟁 속에 이뤄졌고, 이에 야구팬들은 암표상들의 티켓 예매가 한몫했다고 본다.이어 인터넷 및 현장에서는 표를 구하지 못한 야구팬들과 암표상들의 접선도 곧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KBO는 암표 근절을 위한 '암표 OUT! 함께하는 클린 베이스볼'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이 캠페인의 여러 이벤트 가운데 '온라인 신고하기 이벤트'가 있다. 실제 암표 매매 사례를 신고하면, 추첨을 통해 플레이오프 2차전 티켓을 2명에게, 또 한국시리즈 1차전 티켓을 2명에게, 1인 2매씩 입장권을 증정한다.그런데 결코 작지 않은 시장이 형성돼 있는 암표 근절을 막자면서, 그에 비하면 너무 부족한 수량을 경품으로 걸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아울러 KBO는 티켓 재판매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KBO 리세일 앱도 운영한다. 물론 암표상들이 확보한 입장권이 이곳을 통해 거래될 확률은 희박하다.

2019-10-19 15:42:03

[반갑다 새책]영화, 도시를 캐스팅하다/백정우 지음/한티재 펴냄

부제가 '한국영화가 사랑한 도시, 도시가 만난 영화'이다. 딱 봐도 영화와 관련된 도시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책은 '박하사탕'에 등장한 제천에서 시작해 한국영화 100년사에 톱스타임을 부인할 수 없는 고(故) 신성일 씨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대구까지 모두 14개 도시 및 지역을 소재로 삼고 있다.사실 영화와 도시는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시대의 공기를 보여주기에 도시만큼 적절한 재료도 없다. 영화는 도시의 변화를 이끌고 도시는 영화를 빛나게 한다. 종종 영화는 도시 하나를 새롭게 탈바꿈시키기도 한다.지은이에 따르면 메트로폴리스가 아닌 소도시의 정서와 욕망을 헤집으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창하고 거창한 이름보다는 소소한 재미와 만날 작은 영화가 주된 소재가 됐고 동시대적 공간의식을 통한 창조성을 향해 당대 도시 공기를 제대로 담아낸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까지 담았다.본문 중 이런 말이 있다.'도시는 일정한 성격의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이렇게 집단 기억이 층층이 쌓여 어느 도시, 어떤 장소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성격이 부여해주는 것을 '장소성'이라고 한다. 장소성에 새겨진 기억을 역으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것이 도시의 '서사'이다.'지은이는 각각의 도시가 등장하는 영화들을 회상하면서 그 도시의 역사와 함께한 오늘과 내일 문제를 고민한다.최근엔 지역을 배경으로 찍는 영화에 제작비 지원을 내건 도시도 있다. 영화가 도시와 만나 이룬 관광 활성화, 스토리텔링, 이미지 홍보 등 부가적 효과의 기적을 보았기 때문이다.이 책도 영화와 만나 새로운 이미지를 얻은 도시의 이야기로 공간이 풍경이 되고 극의 정서를 좌우할 곳을 위주로 골라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러다보면 문득 그곳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책이 이럴진대 영화에 그 장소가 나오면 오죽하랴. 영화의 감흥은 곧 그 영화를 찍은 도시에 대한 감흥이 되는 세상이다. 139쪽, 1만3천원

2019-10-19 06:30:00

에펠탑

[책] 건축사의 진짜 이야기/ 우르술라 무쉘러 지음/ 김수은 옮김/ 열대림 펴냄

위대한 건축물에는 건축주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예술혼에 불타는 뛰어난 건축가가 있었다. 건축가들은 때로 건축주의 주목을 받기 위해 무자비한 경쟁과 암투를 벌이기도 했으며, 건축사에 길이 업적을 남기겠다는 야망에 불타 자신의 영혼을 팔고 폭군을 위해 아방궁처럼 호화로운 궁전을 짓기도 했다. 파리 하늘에 우뚝 서서 세계인을 유혹하는 에펠탑, 호사롭고 사치스러운 베르사유 궁전, 동화 속 궁전 같은 바이에른 성, 불가사의한 건축물 피라미드…. 이 위대한 건축물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며 우리를 열광시킨다.이 책은 건축 현장의 무대 뒤편으로 시선을 돌려 명예와 권력, 열정과 갈채, 시기와 질투, 영광과 좌절로 점철된 건축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부터 계획도시 브라질리아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가장 유명한 31편의 건축물에 얽힌 수천 년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거대한 피라미드의 두 얼굴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건축가는 이집트의 임호텝이다. 임호텝은 최초의 거대 석조 건축물인 사카라의 계단식 피라미드를 설계한 사람이다. 이 피라미드를 통해 왕가의 무덤 양식에서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다. 임호텝은 매장실과 연결된 지하 28m 깊이에 통로를 만들고 여섯 계단으로 이루어진 60m 높이의 피라미드를 쌓았다. 피라미드는 이집트인들의 깊은 신앙심의 문화적 표출이었다. 아직 살아 있는 왕을 위해 건립했지만 왕이 죽은 후에 미라로 만든 육체를 위해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내세의 현존을 보증하고 태양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제식적인 숭배의 의미를 지녔다. 피라미드는 사후에 신으로 승격되는 왕의 현존을 상징화했다. 그러나 피라미드에 대한 그리이스인들의 평가는 이중적이었다. 열광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폭정과 착취의 결과물로 생각했다. 로마에서는 더욱 비판적이어서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왕의 부귀영화를 과시한, 불필요하고 어리석은 건축물에 불과하다고 했다. ◆잔혹한 건축주 네로의 폭정네로 황제 역시 고대 로마의 미덕과 윤리에서 거리가 멀었다. 네로는 네로폴리스라고 불리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혹은 단지 새로운 왕궁을 지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불을 질렀다고 한다. 네로가 자신을 위해 짓도록 한 '도무스 아우레아'라는 왕궁은 50㏊의 땅 위에 건물, 정원, 공원, 온천, 인공호수가 펼쳐져 있는 엉청난 크기의 왕궁이었다. 왕궁 내부만 해도 방이 150개가 있어서 으리으리한 접견실, 거실, 관리실 등으로 쓰였다. 건물 전체의 길이도 엄청나서 3개의 열주로 구성된 홀은 길이가 1천480m에 이르렀고, 또 바다차럼 넓은 호수가 건물을 둘러쌌다. 이 웅장한 기획을 위해 네로는 착취, 박해, 살해 등을 통해서 재정을 확보했다. 건축가 알베르티는 "네로가 건설했던 모든 것은 금과 보석으로 장식돼 있어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네로는 사람이 결코 할 수 없는 일만을 떠올리는 아주 기이한 건축가들에게만 일을 맡겼다"고 했다. ◆이웃사랑의 과업 아비뇽다리다리 건설은 중세의 기술력으로는 어렵고도 비용이 많이 드는 모험이었다. 로마의 거의 모든 다리는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항상 화재의 위험이 뒤따랐다. 최초의 중세 석조 다리는 론강 위의 아비뇽에 세워진 퐁 생 베네제였다. 베네제는 친구와 후원자로 구성된 일종의 교단인 소위 '다리형제회'를 조직했다. 이 조직은 기부금, 유증, 유언장 처분액 등을 받았고 공사를 이웃사랑의 과업으로 승화시켰다. 1178년부터 1185년까지 공사가 진행되었던 아비뇽의 생 베네제다리는 뛰어난 건축물이었다. 돌로 만든 22개 아치가 론강 위에 놓여 있었고, 넓은 기둥들 때문에 아치가 더욱 좁아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다리는 기록적인 시간 내에 완성되었다. 공사는 쉬지 않고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건축주와 건축기술자의 죽음, 화재, 붕괴, 자금 중단 등 예측하지 않았던 일도 항상 계산에 넣었던 게 분명하다.◆호평과 혹평 사이의 에펠탑프랑스 제3공화국 정부는 프랑스대혁명 백주년 기념식을 성대하게 거행하고 1870~1871년 전쟁 패배 이후 다시 강력해진 프랑스를 과시하고자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맞춰 상징적인 건축물을 짓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수많은 기념물 설계공모 중 샹 드 마르에 300m 높이의 철제구조탑 건설을 제안한 기술자 알렉상드로 구스타브 에펠의 계획을 채택했다. 기술적 정확도와 과학적 정밀성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수많은 지성인과 예술가들은 탑 건설을 반대했다. 그들은 탑이 무용하며 지독하게 추하고 야만스러운 철 덩어리며 파리의 수치라고 생각했다. 모파상은 에펠탑을 "철제 사다리로 만든 비쩍 마른 피라미드"라며 당장 철거를 주장했다. 하지만 1889년 에펠탑이 완성된 후에는 시민들과 언론들은 기술진보의 표출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하인리히 슐리만은 탑 건축가를 찬양하면서 '엔지니어링 기술'의 놀라운 작품이라고 칭송했다. 352쪽 1만6천800원.▷지은이 우르술라 무쉘러=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건축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독일 건축과 도시건설에 사용된 개념과 모델'을 발표했다. 독일 건축가협회 소속 건축가로서 여러 건축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1992년부터 뒤셀도르프에서 건축과 도시건설 업무를 다루는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9-10-19 06:30:00

헌혈

[서평] 선물 관계/ 리처드 M. 티트머스 지음/ 앤 오클리 외 엮음/ 김윤태 외 옮김/ 이학사 펴냄

혈액을 선물하는 행위, 즉 헌혈은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다른 상품과 달리 낯선 이에게 주는 '선물'의 형태로 전달되고 있다. 만약 혈액 공급자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혈액을 자유롭게 사고판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혈액 사고팔 때보다 자발적 기증할 때 더 건강한 사회영국에선 한국에서처럼 자발적 헌혈자에게 의존해 피를 주고받지만, 미국에선 영리기업이 혈액 공급을 관리한다. 미국에선 수혈 1건당, 또는 특정 기준에 따라 모든 혈액 공급자에게 개인별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처리와 분배에 대해서도 많은 업무가 영리 목적으로 수행된다.경제 논리로 비춰 봤을 땐 미국 시스템이 질적으로 뛰어나고 수요에 더 정확히 대응해 낭비도 덜 초래하는 등 효율적일 것처럼 여겨진다.그러나 틀렸다. 현실에선 영국에서 더욱 양질의 혈액이 안정적으로 공급됐다.영국 헌혈자의 99%는 자발적으로 피를 나눠줬으나 미국에선 자발적 헌혈자가 7~9%에 그쳤다. 영국보다 미국에서 혈액 공급 가격이 최대 15배 더 높았고, 미국의 혈액이 영국 혈액과 비교해 수혈자를 간염에 감염시킬 가능성도 약 4배가량 높았다. 영리를 취하고자 간염 보유자도, 혈액 공급 기관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헌혈하거나 이를 도왔던 것.실제 과거 한 미국 병원에서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보수를 받은 헌혈자 혈액을 수혈받은 이의 53%는 B형 간염에 감염됐으나 자발적 헌혈자의 혈액을 수혈받은 이는 아무도 감염되지 않았다.기꺼이 베풀고자 하는 마음은 헌혈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영국인의 4분의 3은 사후 장기를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반면 미국에선 절반 이하기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 헌혈자들 사이에선 혈액 기증이 곧 생명을 선물하는 것이라는 정서가 공유된다.◆효율주의 넘어서는 이타주의적 사회체계이론가로서 20세기 후반 영국 복지국가를 설계한 저자는 1970년 처음 출간한 당시 이 책을 통해 영국과 미국의 헌헐체계를 비교했다.표면적으로 이 책은 영국과 미국의 헌혈 체계를 비교 연구한 것처럼 보인다. 그 이면을 보면 책은 인간사에서 이타주의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더욱 일반론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미국이 사유화한 자유 시장경제 체계로 이해 이타주의를 보건과 복지 체계에 적용하기라 쉽지 않을 것이다. 이와 달리 영국에선 이 책이 처음 나오고 수 해에 걸쳐 저자의 이로이 복지 공급을 지배하다시피 했다. '이타주의가 도덕적으로 건전하고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이라는 책 속 이론이 영국의 복지국가 발전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1980년대 말 일부 비판가들은 '선물 관계'의 논점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면 혈우병 환자가 수혈 과정에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이즈)에 전염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책의 돌풍은 미국의 헌혈 체계를 바꿔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닉슨 행정부는 저자에게 자문을 구해 국가혈액정책을 도입, 자발적 헌혈 시스템을 확대했다. 혈액은행의 운영을 적극 감시하는 한편 자발적 헌혈 혈액에 이름표를 붙였다. 미국 혈액시장 내 상업적 기업이 차지하던 점유율은 1970년대 초반 30%에서 1970년대 후반 5%로 떨어졌다.출산율이 급락하면서 건강 욕구가 강화되는 오늘날 이 책은 더욱 많은 문제점을 시사한다. 죽음과 장애의 주 요인은 전염병에서 퇴행성 질병으로 바뀌었다. 국가는 한정된 자원 내에서 환자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상업성을 고려한 합리화가 공공 정신을 위협하는 가운데, 이타적 베풂과 헌신의 원칙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저자이 주장이 다시금 대두되는 이유다.519쪽. 3만원. ▷리처드 티트머스는14세에 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에 가지 못했으나 독학과 사회학적 탐구에 대한 열렬한 욕구만으로 사회학 이론을 정립한 학자다. 65세 암으로 사망할 당시까지 영국 런던정경대학 사회행정학과 교수로 재임, 복지곡가의 옹호자이자 분석가로 국제적 명성을 떨쳤다. 사회정책과 사회행정을 과학적 학문 분야로 확립하고, 복지 서비스 분야에서 저술 활동을 하며 제자들을 육성했으며, 영국과 해외 정부를 돕는 자문 역할을 하며 국내외에서 존경받았다.

2019-10-19 06:30:00

고독과 오독에 대한...표지

[책]고독과 오독에 대한 에필로그/구석본 지음/시인동네 펴냄

구석본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고독과 오독에 대한 에필로그'를 출간했다.구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그동안 시 쓰기보다 세상과 불화에 몰두했다. 그들의 질서 바깥에서 외로웠다. 그 불화와 외로움으로 두 종의 시전문지를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시 쓰기보다는 남의 시를 읽는 데 몰두했다. 여전히 외로웠다. 이제 내 시와 불화할 것이다. 그리고 외로워 할 것이다. 여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시인이 말하는 '불화'란 아마도 '껍데기가 아닌, 본질로 본질 바라보기'일 것이다. 이번 시집에 실린 작품 ' -새, 이름에는 날개가 없다' 가 시인의 그 마음을 잘 보여준다.'하늘을 날고 있는 새는 이름으로 분별할 수 없다/ 높이 날면 날수록 그러하다// 까치 백로, 까마귀와 같은 새들은 빛깔과 몸으로 구분되어/ 지상에 앉아 있으면 각자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그 이름에 갇혀 날지 못한다// 까치, 백로, 까마귀들이 이름을 버릴 때/ 비로소 그들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가 되는 것이다// 하늘 높이 나는 새는 이름이 없다, 한 마리 새일 뿐// 오늘도 나는 이름으로 밥을 먹고, 이름으로 전화를 받고/ 이름으로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쓸쓸하게 집으로 돌아온다/ 때로는 달빛 속을 홀로 걸으며/ 나의 이름으로 너를 부르며 눈물을 흘린다// 누군가로부터 이름이 불리는 동안 나는 날지 못한다/ 이름을 버리지 못한 나는, 대신 날개를 버린 것이다/ 날아오를 하늘을 버린 것이다// 지상의 새처럼 이름 속에 스스로 갇혀 버린 것이다/ 이름에는 날개가 없다.' -새, 이름에는 날개가 없다- 전문.이름이 없다는 것은 '아무렇게나 불릴 수 있다' 거나 '호명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아가 '존재 없음'이 될 수도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시인 김춘수의 '꽃'처럼 말이다.청년 시절 구석본은 '이름'을 얻기 위해 애 썼을 것이다. 이름을 얻은 뒤에는 '그 이름'에 갇혀 오도 가도 못했을 것이다. 그 이름이 '꽃(김춘수 식 표현)'인줄 알았는데, '날개'를 친친 감고 있는 쇠사슬임을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알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여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시인의 말)"고 토로하는 것이리라.구석본은 1975년에 등단했다. 근 45년 동안 낸 시집이 5권이라면 과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름'에 갇혀 비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구 시인은 '이름'을 버리고, 비상을 꿈꾼다. 자타에게 거부감 없이 통하던 '이름'을 버렸으니, 이제 혼돈 속에 '불화'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마도 앞으로 구 시인의 날들은 '남의 시를 읽는 시간' 이 아니라 '자신의 시를 쓰는 시간'으로 채워질 것이다.'누군가/ 그어놓은 점선에 갇혀/ 쇳물처럼/ 안으로만 안으로만 끓어오르던/ 그리움이/ 한 생이 다하여 저무는 순간/ 점선 바깥으로/ 왈칵 쏟아져/ 구천으로 흘러가고 있다// 오늘도/ 한 사람의 그리움이 붉은 점선을 그으며 흐르고 있다' -노을- 전문.시인에게 연대기적 나이는 기준점이 아니다. 구석본은 여전히 청년이다. '그리워하고, 끓어오르니' 그의 피는 여전히 뜨겁다. 피가 뜨거운 사람은 용납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게 많은 법이다. 그래서 청년은 일기를 쓰거나 시를 쓴다.시집 제목 '고독과 오독…'에 담긴 의미는 '고독을 사람의 의지로 처분할 수 없으며, 오독은 씌어진 텍스트가 아니라 내 마음의 소리'라고 보면 적당하겠다. 이번 시집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가 그러하다.박동억 평론가는 시집 해설에서 "구석본 시인의 시는 완수이고, 심판이고, 살아있는 자가 닿을 수 있는 마지막 모습"이라며 "시인은 인간이 품는 고독이라는 욕망을 작동시키며, 외로움을 피하지 않고 맞서게 된다. 우리는 더 어두운 고독의 향연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에필로그의 형식으로 말이다."고 말한다. 시집은 모두 3부 59편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132쪽, 9천원 ▷ 구석본 시인경북 칠곡에서 태어나 1975년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지상의 그리운 섬' '노을 앞에 서면 땅끝이 보인다' '쓸쓸함에 관해서' '추억론', 산문집 '시를 생각하는 마음' '시여, 다시 그리움으로' 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대구문학상, 한국예총예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시인시대'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2019-10-19 05:30:00

잠실에 가면 표지

[책 체크] 잠실에 가면/ 김영숙 지음/ 문학예술사 펴냄

'밤사이/ 지천으로 쌓여/ 사연 따라 물든 엽서의 파열음/ 주소는 빈자리/ 꽃물결 태산으로 흐른다.// 어제까지 진한 눈썹 칠한/ 한 무리 푸른 광대들이/ 성큼 멈춰어 선 채/ 허수아비 마주쳤구나/ 비장한 항복이다…(중략)' - 김영숙 시 '가을비 낙옆 풍경'예천 출신인 시인은 숙명여자대학교 국문과 졸업 후 계간 '문학예술' 시 부문 등단했다. 한국문학예술가협회 대구경북지회 이사, 숙명여자대 숙명문학회 회원인 시인은 현재 대구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시집에는 1부 '하늘에서 잠들기' 2부 '가을비 낙엽 풍경' 3부 '베틀에 걸린 달과 시' 4부 '가시버시' 5부 '범종소리'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시인이 등단한 후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들을 포함해 시인의 신앙적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시 80여 편을 담고 있다.시인은 "영혼에 불씨를 피울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아직 꺼지지 않은 이승에서 삶의 몫이 무엇일까 하는 미숙한 생각을 감히 모아 보았다"고 했다. 153쪽 1만원.

2019-10-19 04:30:00

지난 15일 오후 11시 MBC 'PD수첩'에서는 'CJ와 가짜오디션' 편이 방송됐다. 사진은 'PD수첩' 예고편 캡쳐.

[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충격을 몰고 온 MBC 'PD수첩-CJ와 가짜오디션'

예상은 했지만 실로 충격적이었다.15일 오후 11시 MBC 'PD수첩'에서는 'CJ와 가짜 오디션'이라는 제목으로 '프로듀스X101'과 '아이돌학교'의 조작 논란에 관한 방송을 내보냈다. 이번 방송은 X1(엑스원) 뿐만 아니라 아이돌 판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판인지 정확하게 알고 싶었던 것이다.내용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일단 첫 방송 센터 선발과정부터 조작 정황이 있었고, 연습생들에 대한 관리가 인권 유린에 가까웠던 점, 일부 연습생에게 분량이 몰려들어간 정황, 그리고 치사하게 대들었다고 분량을 확 날려버린 점, 그리고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MBK 엔터테인먼트, 울림 엔터테인먼트와 제작진의 유착까지. 방송이 진행된 50분동안 '내가 CJ에 농락당했구나'라는 분노와 배신감에 소름이 돋았다. 아마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것이라 생각한다.이 방송을 보면서 CJ가 어떤 마음으로 아이돌 산업에 뛰어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방송에서 나온 CJ의 아이돌시장 장악 방안 그래픽을 보면 '기획·개발→방송홍보→제작·관리→유통' 이란 순서도를 그리고 있다. 이 방식은 CJ가 영화 제작에 뛰어들면서 만든 한국형 영화스튜디오 방식이기도 하다. CJ는 음악과 아이돌시장도 영화와 같은 방식으로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대기업으로서 음악시장에 시장지배적 사업자 위치를 점하고 싶었다고 해석하게 된다.보도에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앞서 말한 3개 기획사가 어떤 경위로 프로듀스X101의 총괄 PD인 안준영 PD와 유착이 됐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무엇이 오고간 정황이 있을 터인데 그부분에 대해서는 끝내 밝히지 못한 듯하다. 또 투표를 집계한 PD와 안준영 PD, 그리고 엠넷과 CJ EnM 임원들까지 연결돼 있을 이번 조작의 고리를 모두 밝혀내지는 못했다. 이 부분은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찰이 밝혀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방송을 보면서 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X1(엑스원) 일부 멤버에 대한 '사이버불링'을 포함한 각종 비난의 화살이 그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들은 간절한 꿈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한 죄밖에 없다. X1멤버도, 떨어진 연습생도, '아이돌학교'로 데뷔한 프로미스 나인도,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연습생, 그리고 일반인 지원자 3천여명도 모두 CJ가 진행한 대국민사기극의 피해자 중 한 명일 뿐이다.이제 CJ에게 이 한마디를 해야겠다. "모두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이딴 오디션 하지 말기를"

2019-10-18 18:00:00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0주년 기념 학술회의 '안중근 의사의 국채보상운동과 동양평화론' 포스터.

"안중근 동양평화론, 국채보상운동 정신과 맞닿아"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상임대표 신동학)와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소장 박주), 가톨릭신문사(사장 이기수 신부)는 18일 오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하얼빈 의거 110주년을 기념하는 '안중근 의사의 국채보상운동과 동양평화론' 학술회의를 개최했다.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안중근의 평화, 평화의 안중근'을 주제로 기조강연했다.조 위원장은 "안중근은 한중일 3국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고, 역내 침략의 최선봉에 섰던 이토 히로부미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을 맞바꿔 아시아 평화를 일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중근의 사상 중심에 평화가 있었던 점을 염두에 두고, 그의 생애와 당대를 둘러싼 사료를 통해 그의 사상적 배경을 두루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안중근 일가의 국채보상운동과 역사적 위상'(김형목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형성 배경–경제 비전을 중심으로'(황종렬 대구가톨릭대 교수), '안중근 의사의 평화론과 교육방안'(김동원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원장) 등 주제발표가 이어졌다.김형목 책임연구위원은 안중근과 그의 모친, 부인 등 일가족이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점 등을 들어, 안중근이 겪은 국채보상운동과 근대교육이 동양평화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안중근의 모친 조마리아는 남편이 사망하고도 아들의 국채보상운동 참여에 열성적으로 후원했다. 부모 영향을 받은 안중근은 형제와 함께 삼흥학교를 세워 학생들에게 시세 변화를 절감시키고 현실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황종렬 교수는 국채보상운동과 동양평화론의 정신이 서로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채보상운동에 동참한 삼화항 패물폐지부인회, 한중일 3국의 정치·군사·경제 공동체 형성을 주장한 안중근은 모두 '한 집안 의식'에 근거해 활동했다. 동시대를 관통하던 안중근의 동양평화론과 국채보상운동 정신이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동원 원장은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청소년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지난 2010년 안중근 순국 100주년 기념 다롄 행사에 많은 교회 신자와 학생들이 참여해 안중근의 뜻을 기렸다. 이처럼 향후 '역사현장 평화의 순례' 등 교육 체계를 마련, 한중일 평화의 사도를 양성하고 동양평화공동체를 형성해 안중근이 꿈꾸던 동양평화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날 행사에는 신동학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상임대표와 조환길 천주교대구대교구 교구장(대주교)이 참석해 각각 개회사와 격려사를 했다.

2019-10-18 17:23:56

대구를 대표하는 게임 축제인 '대구글로벌게임문화축제(e-Fun 2019)'가 19, 20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열린 축제에서 코스프레 대회 참가자들이 동성로를 행진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대표 게임 축제 'e-fun 2019' 대구 동성로서 19일 개막

대구를 대표하는 게임 축제로 자리잡은 '대구글로벌게임문화축제(e-Fun 2019)'가 19, 20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펼쳐진다.올해로 19회째를 맞은 이번 축제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국내 유일의 도심 역할수행게임(RPG)을 비롯해 게임영상콘서트와 코스르페, 인터넷 생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축제장은 대구백화점 앞 동성로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온라인·모바일 게임존과 보드게임체험존, 라이징게임존, 지역게임체험존 등이 이어진다. 이 밖에 코스프레체험존, 페이스페인팅존, 포토존, 휴게존 등이 설치돼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발할 계획이다.개막식은 19일 오후 6시 30분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해 대구시의원, 게임업체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린다. 개막식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시민들이 지정된 코스를 따라가며 미션을 수행하는 도심 RPG가 진행된다.개막식에 이어 열리는 게임영상콘서트에서는 대구를 대표 게임사인 ㈜엔젤게임즈가 출시한 인기 모바일 게임 '히어로칸타레'를 주제로 게임과 영상, 음악을 결합한 공연이 무대를 장식한다.이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추억을 되살리는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레전드 매치'와 글로벌 인기 게임 '철권'을 두고 개인방송인들이 대결하는 'BJ 멸망전'도 진행된다. BJ 멸망전은 아프리카TV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20일에는 초보 게임개발자들이 직접 개발한 게임을 소개하는 '라이징 게임 피칭쇼'와 국내 최고 수준의 '코스프레 대회',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플래시몹 등의 이벤트도 펼쳐진다.김호섭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축제가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면서 건전한 게임문화를 만들어 가는 축제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9-10-18 16:44:31

천주교대구대교구 찬양밴드 하늘바라기 공연 모습.

천주교대구대교구 찬양밴드 하늘바라기 4집 음반 발매

천주교대구대교구 찬양밴드 하늘바라기(단장 백승환)가 4집 음반 '열 두 번의 사랑'을 20일 발매한다.1집 '하늘꽃'(2011년), 2집 '참아름다운 그대'(2014년), 3집 '주님과나'(2016 년)에 이어 3년 만에 발매한 이번 음반에는 전례력에 맞춘 창작성가 12곡이 수록됐다. 교회에서 매월 맞이하는 대축일(성탄, 부활, 성령강림, 그리스도성체 성혈, 성모승천), 성월(성요셉, 예수성심, 순교자, 전교, 위령), 전례주간(사순, 대림)을 주제로 창작한 성가들을 1월부터 12월까지 순서대로 담았다.하늘바라기 음악의 특징인 풍성한 화음과 메이저풍의 세련된 밴드반주 스타일은 이번 음반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성가가 전례안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묵상보다 기도문 형식의 가사를 많이 사용했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로 신자들이 쉽게 따라부르며 찬양할 수 있게끔 작곡했다.하늘바라기는 20일 오후 3시 대구 주교좌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4집 음반 발매 기념공연을 펼친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1월 3일 부산 서면성당 센다, 12월 1일 서울 다리소극장, 내년 1월 4일 제주 김만덕기념관에서 공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전공연 입장료는무료다.백승환 단장은 "음반작업을 진행하면서 매월, 매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전례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을 베풀어 주시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성가들이 각 전례의 의미를 더욱 깊게 묵상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2019-10-18 11:29:04

한국종교인평화회의 21∼22일 대구서 전국종교인화합마당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21, 22일 대구에서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개 종단 종교인 4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9 이웃종교화합대회 전국종교인화합마당'을 연다.21일에는 대구 지역 종교 문화유산인 팔공총림 동화사와 갓바위 순례를 통한 소통의 자리가 마련된다. 22일에는 대구시민체육관에서 대회 개막식과 함께 운동회, 대동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김희중 대주교는 "7개 종단의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소통과 화합으로 종교 대화합을 이뤄 우리 시대의 갈등과 혼돈을 극복해 가길 염원한다"고 말혔다.

2019-10-18 11:25:49

함께하는마음재단이 지난해 개최한 하루찻집 모습.

함께하는마음재단 복지기금 마련 하루찻집

사회복지법인 함께하는마음재단은 오는 29일(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대구수성호텔 스퀘어관 3층 컨벤션홀에서 스물두 번째 향기담은 하루찻집 '다동행 - 다(茶)함께 동참하는 행복의 한걸음'을 연다.이번 행사는 다함께 동참하는 행복의 한걸음이라는 슬로건 아래, 복지기금 마련에 동참하는 후원자분들에게 차와 다식을 제공하고, 홍콩가수 진추하의 공연 및 그림 전시, 사인회를 비롯해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 나눔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함께하는마음재단은 1997년부터 희망, 나눔, 봉사, 실천을 바탕으로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봉사와 나눔으로 희망을 심어주고, 지역주민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지역복지사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시설, 지역자활센터, 시니어클럽 등 23개 기관단체를 운영하며 300여 명의 사회복지사 등이 근무하고 있다.이번 후원행사를 통해 마련된 복지기금은 노인, 청소년, 아동, 다문화 가정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문의 053)476-6631.

2019-10-18 11:22:18

소프라노 임선혜

범어대성당 드망즈홀 슈만 탄생 200주년 콘서트 '브릿지'

천주교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은 '세계 명인 시리즈'의 일환으로 25일(금) 오후 8시에 고음악계 프리마돈나로 격찬 받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를 초청, 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 기념 콘서트 '브릿지'를 공연한다.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2년 간 준비해 마련되는 이번 연주에서 소프라노 임선혜는 슈만 부부와 슈베르트 작품을 노래한다.클라라 슈만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빼어난 미모와 우아한 태도, 연주와 작곡을 넘나드는 재능으로 많은 명성을 누렸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9살 연상의 슈만과 사귀기 시작해 21살에 이르러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감행했다. 슈만에게 클라라는 '창작의 원천'이었으며 인생의 동반자였던 셈이다. '여인의 사랑과 생애' 등 많은 명작이 슈만과 클라라가 결혼한 해인 1840년에 작곡됐다.이들보다 조금 앞선 시대의 슈베르트는 슈만에게 흠모의 대상이었다. 슈만은 1838년 비엔나를 방문해 머물면서 슈베르트의 형 페르디난드를 만나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슈베르트의 9번째 교향곡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출판, 라이프치히에서 멘델스존의 지휘로 초연하는 일을 이루어 낸다.소프라노 임선혜는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슈만과 클라라, 슈베르트의 음악에서 엄선해 이번 연주의 프로그램을 정했다. 연주명 '브릿지'도 '음악을 통해 연주자와 청중이 하나 되어 20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다리를 건너자'는 의미에서 지어졌다.피아니스트 벤킴과 첼리스트 박진영이 함께 출연하며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 소나타 a 단조 등을 연주한다. 예매:티켓 링크 1588-7890 문의 053)744-1394

2019-10-18 11:20:38

1898년 매호교회로 시작한 옛 사월교회 모습. 사월교회 제공

사월·반야월·범어·서문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사적 지정 앞둬

사월교회와 반야월교회, 범어교회, 서문교회 등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민족운동에도 기여한 대구 교회 4곳이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지정 '한국기독교 역사사적지' 지정을 앞뒀다.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역사위원회가 역사사적지 후보로 제출한 대구 교회 4곳을 지난달 한국기독교 역사사적지로 지정토록 승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지정서 수여 시기는 이르면 올 연말에서 내년 1월 전후가 될 것으로 총회는 보고 있다.한국기독교 역사사적지란 총회 역사위원회가 건립 100년이 넘고 국내 민족사에 미친 영향이 큰 국내 교회를 중심으로 선교사적, 교회성장사적, 교단사적, 민족사적, 지역교회사적 의의를 되새기고자 사적지로 지정하는 사업이다.대구의 사적지 지정 대상은 사월교회(1898), 반야월교회(1905), 범어교회(1906), 대구서문교회(1912) 등 4곳이다. 대구 최초의 제일교회(1893, 당시 대구읍교회)는 통합교단 측이라 선정하지 못했다.네 교회는 모두 초창기 대구지역 선교사였던 제임스 아담스(한국명 안의와) 선교사가 1897년부터 1921년에 걸쳐 설립한 지역 교회 30여 곳에 속한다. 아담스 선교사는 제일교회를 비롯한 대구 최초 교회와 근대적 교육기관(계성학교·신명학교), 병원 등을 설립해 한국 근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사월교회는 1898년 지역민이 먼저 복음을 받아 태동한 뒤 1901년 전후 아담스 선교사를 통해 교회 체계를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 김기원 목사는 1919년 3월 9일 경주제일교회(노동교회) 박영조 목사와 장로교회 윤기효, 박문홍 등과 3·1운동 거사를 준비했고 청년들을 참여시키는 데 앞장섰다. 초창기 설립한 교회로 지역 내 큰 영향력을 미쳤고 역사관을 건립해 교회와 지역 역사 정립에 앞장서고 있다.반야월교회는 1905년 4월 아담스 선교사 전도로 '신기교회'로 문을 열었다가 교회가 성장하면서 '동호교회', '반야월교회'로 잇따라 개칭했다. 1908년 근대식 학교인 계남학교를 열어 지역 자녀 교육에 앞장섰고 1935년까지 지역 유일 학교로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마찬가지로 3·1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당시 영수 송원재가 독립운동 자금 조달을 맡은 사실이 드러나 옥살이를 했다.범어교회 역시 1903년 사월교회로부터 복음을 받은 이들이 기도모임을 하고, 1906년 아담스 선교사를 통해 교회 체계를 확립했다. 이 교회 첫 사역자인 김기원은 대구경북 최초의 조사, 장로이자 목사였다. 제17회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을 역임한 염봉남 목사도 이곳 조사로 사역했다. 일제강점기 사경회를 열고 꾸준히 신앙을 지도해 어려움을 극복했으며 1800년대 영어성경본, 1915년 고어 묵시록 주석 등을 사료를 소장해 역사적 가치가 높다.대구서문교회는 1912년 대구읍교회(현 제일교회) 신자가 넘치자 주변 성도를 모아 기도처를 마련하면서 설립했다. 1919년 대구 3·1운동을 주도한 정재순 목사 등 지도자 다수가 이곳 소속 교인이었다. 계성학교 교사이던 서문교회 김영서 장로가 독립선언서를 등사하고 학생 참여를 독려해 대구 운동이 학생운동 성격을 띠게 했고, 운동을 주도한 인물 다수가 일제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교회는 국내 장로교회사에서도 역대 세 명의 총회장(제17회 염봉남, 제38회 명신홍, 제73회 이성헌)을 배출해 큰 위치를 차지했다.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이번 역사사적지 지정이 교단 내에 그치지 않고 국내 사회에서도 큰 울림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타 지역에서 선정된 역사사적지 경우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지방자치단체가 시설 및 사료의 관리, 개선 등을 지원한 바 있다.박창식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역사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네 곳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높은 교회를 속속 발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9-10-18 11: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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