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대의 우리나라 고사성어] 달초(撻楚)

임종대 (사)효창원 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임종대 (사)효창원 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달초'는 부모나 스승이 훈계 할 목적으로 자신의 볼기나 종아리를 쳐 자녀나 제자가 자기 잘못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라고 '국어사전'은 적고 있다. 달(撻)자는 '종아리 칠 달'자고, 초(楚)자는 '가시 초'자로 부모나 스승의 아픔이 자식이나 제자에게 전해져 깨우침을 주기 위해서다. 현대에는 달초 시야비야(是也非也)로 옳다 그르다지만 참교육의 차원에서 헤아릴 필요가 있다.

김약연(金躍淵 1868~1942)은 1899년 중국 만주로 망명, 독립운동과 교육에 관심을 가져 1911년 명동여학교를 설립하여 여성교육에 힘썼다. 약연은 간민회(墾民會)를 창설하여 자활운동을 전개하였으며, 1937년에는 은진중학교를 설립,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 작문시간에는 '애국'과 '독립'이라는 낱말이 들어가지 않으면 점수를 주지 않았다. 또 책을 읽으면서 생각 없이 읽은 것은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키는 것과 같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느 해 봄, 학생과 학부형들이 학교에 불만을 품고 소동이 벌어졌다. 약연 이사장은 그 상황을 지켜보다가 단 위에 올라서서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저는 아시다시피 이 학교의 이사장입니다. 오늘과 같은 불상사가 일어난 것은 모두 저의 부덕한 탓입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원망하지 마십시오. 나라를 빼앗긴 지금 대한의 아들 딸들을 올바르게 지도하지 못한 책임을 통열하게 느낍니다. 이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 여러분들이 보시는 자리에서 벌을 받겠습니다."

말을 마친 이사장은 아랫도리를 걷어 올리고 회초리(楚)로 힘껏 자기 종아리를 내려치기(撻) 시작했다. 종아리는 금세 빨갛게 부풀어 올랐고 거듭 내려치자 피가 줄줄 흘러 내렸다. 너무도 뜻밖의 일에 모두 놀라 잠시 넋을 잃고 서 있던 학생들과 학부형들은, 이사장에게 달려가 회초리를 빼앗으려 했다.

"이사장님께서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이러십니까? 어서 회초리를 내려 놓으십시오!"
"아닙니다. 학교에서 일어난 모든 책임은 제가 져야 합니다."
학부형들은 이사장님의 손에서 회초리를 빼앗았다. 그러자 한 학부형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저도 학부형의 한 사람으로 제 아들의 지도에 소홀했던 책임을 지고 벌을 받겠습니다. 그러니 그 회초리를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자 학부형들이 너도나도 나섰다. 이사장은 더 이상 학부형들의 만류를 물리치지 못하고 걷어 올렸던 바지를 내리면서 말했다.
"앞으로 다시는 학교에서 이런 불행한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사장이 물러가자 학부형들은 이사장의 인격에 감동하여 너나 할 것 없이 숙연해졌다.

전문화 된 현대 교육에서도 완벽한 교육지침은 없다. 개개인의 인간심리를 분석하고 근본을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전인교육기관인 학교가 있기 전에는 서당(書堂)이 있었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서당에 맡길 때 싸리나무 한 묶음을 훈장에게 주는 관례가 있었다. 달초(撻楚)는 여기에서부터 전래 되었다고도 한다. 안방 앞 시렁에 놓인 회초리는 동생과 싸웠을 때나 거짓말을 했을 때, 종아리를 걷어 올리고 맞았던 매였다. 영국의 처칠수상도 어릴 적엔 체벌을 받았다고 한다. 어릴 때 바로 잡아주지 않으면 습관이 되어 고치기 어렵다고 믿었던 것이다.
(사)효창원 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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