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구문화재단 살 길은…박영석 대표 "조직 재정비 통해 갈등관리 소통 강화할 것"

대구문화재단(대표 박영석, 이하 재단)은 최근 논란이 된 내부 조직갈등 및 각종 의혹(축제 등 공모사업)에 대해 대구시와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고 있다. 재단은 2일 대구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A간부의 사표수리 결정을 알리고, 이후 조직운영 4대 혁신방안(조직개편 및 내부혁신, 공모사업 투명성 강화 등)에 대해 발표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앞서 박 대표는 "재단의 총책임자로서 송구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구문화재단이 새롭게 재탄생하겠다. 대구시민과 문화예술계로부터 칭찬받고, 사랑받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영석 대표가 2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단 사태와 관련해 대구문화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박노익 기자 noik@msnet.co.kr 박영석 대표가 2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재단 사태와 관련해 대구문화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박노익 기자 noik@msnet.co.kr

◆'갈등관리에 중점' …1·2·3 본부장 체제 중심으로

박영석 대표의 첫 마디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였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A간부의 사표는 1일 오전 수리했습니다. 그 외 제기된 의혹들은 대구시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봅니다. 이른 시일 내에 조직 안정화를 기하겠습니다."

박 대표가 밝힌 조직 안정화의 중심 틀은 긴밀한 소통과 내부화합이다.

대구문화재단 문제와 관련한 일련의 논란과 의혹은 재단 내부 갈등에서 기인한 바 크다게 문화계의 중론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A간부와 함께 재단 설립 멤버로 입사한 팀장들 간의 갈등은 재단조직의 최대 고질병이었다.(지난 4월 대구문화재단 조직진단 결과 '내부 갈등'이 문제점 1위였다.)

실제로 A간부는 팀장들을 비롯한 직원들을 여러 차례 비난했고, 이에 맞서 일부 팀장들은 A간부에 대해 대구시에 비판투서를 넣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언론사에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A간부를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임직원들간 서로 믿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깨달았다"며 "저부터 솔선수범해 재단의 대변인이 되고, 조직 대·내외 소통책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 전근대적인 조직분위기 쇄신해야

대구문화재단이 외부 기업경영컨설팅센터에 의뢰해 진단한 '대구문화재단 조직문화진단'에 따르면, 재단 내부에는 ▷내부 갈등관리 ▷상호간 존중 ▷서비스품질 향상 ▷팀장급 상사의 리더십 제고 ▷하급직 의견과 제안 존중 등 다양한 요구사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언, 상호감시, 만연한 군대식 문화,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지휘 등 전근대적인 직장내 분위기가 업무 창의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하급직 직원들은 팀장급 간부들의 역량을 특히 문제 삼았다. 하급직 직원들이 지적하는 팀장급들의 문제는 ▷권위적인 태도 ▷근무태만 ▷무책임 ▷무능력 ▷직권남용 ▷이간질 ▷팀원보다 업무관련 지식 및 스킬 부족 등이었다. 이들은 팀장들이 무능한 이유를 "능력이 아니라 줄서기와 서열을 통해 팀장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영석 대표는 "조직을 완전히 새롭게 꾸미겠다. 새 조직은 1·2·3 본부장 체제를 통한 팀장급과 직원들의 소통과 업무 능력과 효율 제고에 중점을 두겠다" 며 "A간부의 사표수리로 공석이 된 본부장 두 자리(기획경영본부장, 시민문화본부장)는 개방형 공모를 통해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인사 시스템 개선·대구시와 관계 정립

재단 내부에서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사이동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수시로 이동 인사를 실시할 것이 아니라 1년 혹은 2년 단위로 인사를 하고, 특정 인물을 임의적인 시기에 인사이동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 직원에 대해 동시적으로 인사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인사를 임의로 인사하다보니 행정경험이 부족한 신입 연차 직원들이 부담하기 힘든 보직을 맡는 일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행정 미숙에 따른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업무에 관해 사전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신입직원을 감당하기 힘든 보직에 배치해놓고, 실수하면 징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며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 임의적이고 수시적으로 이동인사를 실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직급과 연차에 따른 업무분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와 관계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게 재단 안팎의 지적이다. 대구문화재단은 대구시 산하 기관으로 대구시의 지시를 받는다. 재단의 일부 직원들은 "재단이 알아서 대구시의 비위를 맞추거나 대구시 간부의 무리한 요구에 맞춰서는 안된다" 며 "시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박영석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제반 문제를 조속히 시정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하고, 대구가 문화로 행복한 도시로 거듭나는 데 대구문화재단이 앞장서겠다" 며 "마침 내년이 재단 10주년을 맞는 만큼 16개 시도 중 가장 앞서가는 재단으로 재탄생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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