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현의 엔터인사이트] 한상 푸짐 '백종원표 예능' 참 맛있지유~

‘맛남의 광장’, 먹방, 쿡방, 솔루션에 공익성까지…지역 농수산물 살리는 음식 프로그램

백종원, 김희철, 양세형, 김동준이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 백종원, 김희철, 양세형, 김동준이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

먹방에 쿡방은 물론이고 지역 농수산물을 살리기 위한 솔루션에 공익성까지 담았다. SBS '맛남의 광장'은 그래서 지금껏 백종원이 시도해온 다양한 음식프로그램의 모든 것들이 녹아들어 있는 느낌이다.

◆풍년일수록 힘들다, '맛남의 광장'이 나선 이유

11월부터 1월까지 잡히는 양미리는 지금이 제철이다. 그래서 동해안에 가면 양미리가 지천이다. 하지만 이런 풍어를 맞고도 어민들의 한숨은 깊어간다. 양이 많아도 그만한 수요가 없는데다, 냉동하면 상품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생선이지만 수요가 없는 건 주로 구워먹거나 말려 먹는 것 이외에 다양한 요리방식의 저변이 없어서다. 그러니 소비자들이 찾지 않고 상품성이 없어 유통도 되지 않게 된 것.

SBS '맛남의 광장'에서 백종원은 한창 양미리를 그물에서 떼내고 있는 동해안 어촌을 찾아 양세형과 맛있게 양미리를 구워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게 마치 KBS '6시 내 고향' 같다고 양세형이 말하자, 백종원은 우리 프로그램은 "10시 내 고향"이라고 말한다. 그 장면은 지방의 제철음식을 찾아나선 '6시 내 고향'이 줄곧 보여주곤 하는 먹방을 연출한다.

갓 구워낸 양미리를 통째로 씹어 먹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인다. 그리고 백종원은 양미리를 구입해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양미리 조림 조리법을 알려준다. 그건 일종의 쿡방이다. 백종원 특유의 쉬운 레시피가 빛을 발한다.

다음 날 옥계휴게소에서 백종원과 출연자들(김희철, 양세형, 김동준)이 그렇게 탄생한 양미리 조림을 대량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이미 사전 정보를 알고 찾아온 손님들의 반응이 전파를 탄다. 마치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등장했던 백종원 특유의 음식 솔루션과 그걸 손님들에게 내놓고 보여지는 리액션 영상이 채워진다.

아이러니하게도 풍년일수록 더 힘들어지는 지역의 농수산물들은 의외로 넘쳐난다. 강원도의 양미리는 물론이고 살이 적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홍게, 심지어 감자 같은 대표적인 지역 작물도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현실이다. 백종원은 홍게로 홍게라면을 만들고 못난이 감자로 감자 치즈볼을 만들어 손님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SBS '맛남의 광장'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백종원 연락을 받고 못난이 감자 30t을 사들여 이마트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방송 갈무리 SBS '맛남의 광장'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백종원 연락을 받고 못난이 감자 30t을 사들여 이마트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방송 갈무리

◆도시와 지역을 연결하자 생긴 시너지

이제 중요해지는 건 집에서 TV를 보는 시청자들이 지역까지 가지 않고도 양미리를 인근 마트에서 사먹을 수 있게 유통의 길을 열어 주는 일이다. 여기서도 백종원은 자신의 인맥을 100% 활용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선뜻 그 뜻에 동참했다. 백종원은 못생겼다는 이유로 상품성이 없어 버려지는 양이 30t이 넘는 어느 강원도 농가의 이른바 '못난이 감자'를 보는 즉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30t을 사달라고 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전량을 수매했다. 안 팔리면 자기가 다 해먹겠다며.

하지만 안 팔리기는커녕 수많은 소비자들이 이마트 매장과 쇼핑몰 SSG닷컴으로 못난이 감자를 샀다. 못생겼지만 맛과 영양은 그대로인 못난이 감자는 900g 당 780원에 팔린다. 결국 소비자들도 수혜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백종원은 정용진 부회장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크게 공감했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매가 필요한 농수산물들을 이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살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도 전해졌다. 결국 이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했던 부분인 유통 문제가 백종원의 전화 한 통과 그 뜻에 동참한 정용진 부회장의 약속으로 해결된 것이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이 한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준 것으로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수혜를 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너무 많아 버려지던 농수산물을 팔 수 있게 된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그런 좋은 물건들을 전량 받아 팔 수 있게 된 마트로서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이런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기업 이미지는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낸다. 또한 이런 상품들을 그간 가까이서 구매할 수 없어 TV로 보기만 했던 소비자들에게도 혜택을 주는 일이다. 도시와 지역을 방송이 연결시키는 것만으로 생겨난 놀라운 시너지다.

SBS '맛남의 광장'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백종원 연락을 받고 못난이 감자 30t을 사들여 이마트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방송 갈무리 SBS '맛남의 광장'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백종원 연락을 받고 못난이 감자 30t을 사들여 이마트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방송 갈무리

◆방송에 머물지 않고 현실을 바꿔나가는 백종원의 진화

백종원은 지금껏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하지만 아무 프로그램이나 나온 건 아니었다. 그는 음식연구가로서 음식 관련된 프로그램에 특화된 방송인으로 맹활약했다. 처음 백종원이 했던 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나와 간편하게 레시피를 알려주던 레시피 방송이었다. 그건 쿡방보다는 백종원의 방송적응기에 가까웠다.

그러다 그는 tvN '집밥 백선생'으로 본격 쿡방을 선보였고, SBS '백종원의 삼대천왕'을 통해 먹방을, '백종원의 푸드트럭'과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자신의 프랜차이즈 경험이 녹아난 음식점 솔루션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처럼 세계의 음식을 소개하며 인문학적 정보를 더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최근 백종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맛남의 광장'은 그가 지금껏 해온 먹방, 쿡방, 솔루션 프로그램의 노하우가 모두 녹아든 공익적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으로 그의 진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맛남의 광장'이 아이디어로 나온 건 이미 3년 전이라고 한다. 당시 방송 프로그램 때문에 지역을 다니다가 휴게소에서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로 방송을 준비하려 했지만 미뤄졌다고 한다. 그래서 오래 기다린 만큼 '맛남의 광장'에 대한 백종원의 애착은 특히 크다.

'맛남의 광장'이나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이 보여주듯이 백종원이 하는 방송의 또 다른 특징은 방송이 방송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을 바꿔간다는 점이다. 이건 그가 방송 소재로 잡고 있는 음식이라는 아이템이 가진 파괴력 때문이다. 본래 방송의 힘은 한때 음식 프로그램에서 홍보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강력하다는 게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이 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틀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걸 백종원은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해진 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다. 어려움에 처한 골목식당을 살린다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취지처럼, '맛남의 광장'의 지역을 살린다는 취지가 중요한 이유다.

백종원, 김희철, 양세형, 김동준이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 백종원, 김희철, 양세형, 김동준이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

관련기사

AD

연예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