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대구시, 미래모빌리티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 도전한다

김완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16일 대구 경창산업을 방문해 전기차 모터 관련 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대구시 제공.
김완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16일 대구 경창산업을 방문해 전기차 모터 관련 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대구를 미래모빌리티 모터 특화단지로 만들어 부품의 집적화와 고도화를 이뤄내겠다'는 담대한 구상의 첫발을 내딛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추가 지정 공모 절차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실장은 22일 "내달 12일까지 진행하는 산업부의 소부장 특화단지 추가 지정 공모에 미래모빌리티 핵심 부품인 모터에 초점을 맞춰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대구는 모터 산업 밀집도가 높고 소재 가공부터 단위 모듈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포진되어 있어 강점이 뚜렷하다. 시는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심사를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시가 모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성이다.

모터는 친환경 전기차에서 배터리 다음으로 가격이 높은 핵심 부품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가 e파워트레인을 약 600만원 수준에 판매하는데 이 가운데 모터가 250만원, 인버터 250만원, 감속기 100만원을 차지한다.

게다가 모터는 연평균 약 22%, 배터리팩 시장은 연평균 약 35% 이상 높은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

김정화 대구시 미래차정책팀장은 "모터는 미래차 뿐만 아니라 농기계, 로봇 관절마다 들어간다. 움직이는 모든 것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라면서 "정부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도 테크노폴리스에 들어설 텐데 대구가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가 되면 로봇 산업과도 시너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김원석 ㈜코아오토모티브 대표가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코어 전용 연구소 및 제조공장을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제공
2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김원석 ㈜코아오토모티브 대표가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코어 전용 연구소 및 제조공장을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제공

문제는 이 같은 시장성에도 소재·부품, 생산장비 등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내 모터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모터 소재부품 국산화와 함께 기술 혁신을 통한 고효율화, 집적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으로 본다. 결국 시는 정부를 상대로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를 설득력 있게 준비해야 한다.

최미경 대구시 미래모빌리티과장은 "대구는 경북, 울산, 경남을 연결하는 동남권 자동차 부품 벨트의 관문으로 자동차 부품 기업 집적과 발달에 적합하다"면서 "특히 정부의 소부장 특화단지 평가·선정기준인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생태계(밸류체인)'가 발달해 있고, 최근 활발한 기업 투자도 진행되는 만큼 이 점을 부각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구에는 국내 유일 전기차 모터용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성림첨단산업이 있고, 국내 전기차 모터코어의 70%를 생산하는 고아정공, 현대전기차 모터모듈을 위탁생산하는 경창산업은 국내 점유율 72%로 국내 생산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자동차 부품기업 보그워너의 미래차 모터 연구개발 센터도 유치하는 등 구동모터 분야 투자와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부는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공급망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바이오, 미래차 관련 소부장 기업 특화단지를 추가 지정해 생태계 강화와 기술 자립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심의 절차를 걸쳐 오는 7월 중 특화단지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2021년 2월 경기 용인(SK하이닉스)과 충북 청주(LG에너지솔루션) 등 5곳을 소부장 특화단지로 처음 지정하고 반도체·이차전지 분야 공동 연구개발(R&D)과 테스트베드·기반시설 구축 지원에 4천7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전체 특화단지 생산액과 수출액은 각각 26%와 47% 증가하고, 고용은 5천명 가량 늘었다.

지난달 7일 '대구 미래모빌리티 모터 특화단지 조성 포럼'이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심현우 기자 hyunwoo96@imaeil.com
지난달 7일 '대구 미래모빌리티 모터 특화단지 조성 포럼'이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심현우 기자 hyunwoo9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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