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SK하이닉스 어떡하나…“美中 사이에 새우등 처지”

중 ‘반도체 굴기’ 자국 대표 반도체기업 YMTC에 2조5천억원 지원
미국 정부 ‘반도체 육성법’ 혜택 조건, 10년간 中 투자금지 조건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미중(美中)의 자국기업 대규모 지원 사이에서 한국(韓國) 새우등 신세, 어떻게 탈출할까?"

지난해부터 매출 하락 및 영업이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시장에서도 녹록치 않은 환경에 놓이게 됐다.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미국의 자국기업 지원에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자국 기업에 대대적인 지원을 하고 나섰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해지고 있다. 삼성·SK는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도 최상의 조건을 찾기 위한 '아테나의 지혜'(그리스 신화)를 찾아야 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 중국이 자국의 최대 메모리 반도체기업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후베이성에 본사)에 19억달러(약 2조5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 정보 사이트 톈옌차에 따르면 '대기금'(공식 명칭은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이 올해 1월 말에 YMTC에 투입됐다.

대기금은 2014년 출범한 60조원대 규모의 중국 국가 펀드로 YMTC 뿐 아니라 '중국판 TSMC'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중국판 퀄컴'인 시스템온칩(SoC) 설계사 UNISOC(쯔광잔루이<紫光展銳>), 칭화 유니 등에 지원됐다.

미국은 중국기업에 수출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측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도 큰 부담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반도체 육성법'을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9일 미국의 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해 2천800억 달러(약 366조원)를 투입하는 '반도체 칩과 과학 법'에 서명했다.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도 세액 공제 등의 혜택을 주지만, 중국에 10년 동안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생산능력 5% 이상 확장 금지)도 붙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 2곳을 갖고 있다. 더불어 같은 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원)을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텍사스주에 2천억(약 2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 또는 증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내년 1분기에 22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미국에서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YMTC를 포함한 중국의 36개 기업에 대해 수출통제 명단(Entry List)에 올렸으며, 10월에는 미국 기업이 특별한 허가 없이 중국 제조업체가 필요로 하는 장비 또는 첨단 반도체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수출 통제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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