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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향 떠나는 코바체프 9년 소회 "제2 고향서 제2의 인생"

3월 24일, '제 492회 정기 연주회' 마지막 무대 장식
"유럽 투어가 특히 기억에 남아... 코로나19는 어려웠지만 잘 이겨냈다"
"대구시향 모든 관계자들과 시민들에게 정말 감사"

코바체프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심헌재 기자
코바체프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심헌재 기자

"대구는 저에게 제2의 고향입니다. 그간 저와 관계를 맺었던 모두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 시향) 창단 50주년이었던 2014년 4월부터 대구시향의 제10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아온 줄리안 코바체프가 곧 대구시향과의 계약 종료(31일)를 앞두고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9년 간의 소회를 밝혔다.

코바체프는 대구시향에서의 모든 순간이 특별했다고 술회했다. 특히 대구시향에 오게 된 계기, 대구시향에서 처음으로 단원 및 직원들과 만난 순간,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순간이 생생하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2016년 9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펼친 유럽 연주 투어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베를린과 빈에 있을 때, 유럽에서 함께했던 동료들이 와서 연주를 들었다. 그들은 정말 아름다운 연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며 "그 때 대구시향 단원들과 걸어가는 방향이 올바르다고 생각이 들었다. 단원들과 나에게 확신을 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더믹이 한창인 시기가 그에겐 가장 힘들었다. 2020년 6월 열린 제463회 정기 연주회는 대구시향 처음으로 무관중으로 해서 유트브 생중계가 됐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무관중 연주는 처음이었고, 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막상 그 순간이 다가왔을 때는 걱정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단원들의 도움으로 그런 시기를 잘 견뎠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구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했기 때문에 가치있는 시간으로 기억된다"고 했다.

24일 열리는 그의 마지막 무대인 '제492회 정기 연주회'는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서곡으로 시작해 교향곡 제 9번 '그레이트'로 대미 장식한다. 그는 "심포니 음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아보다 선곡했다"며 "9년 동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며 성장해온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대구시향과의 동행을 조만간 마치지만, 대구를 떠나지 않는다. 빠르면 다음 달부터 태창철강에서 문화예술사업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매일신문 3월 17일 단독 보도). 특히 태창철강 사내 공연장 명칭을 '코바체프 Hall'로 명명하고, 지역 내 젊은 예술가들을 교육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코바체프는 "대구시향을 떠나는 것은 정말 아쉽지만, 나에게 제2의 고향인 대구 시민들과 오케스트라와 멀지 않은 곳에 머물게 된 게 매우 기쁘다"며 "이제는 대구 전반의 문화와 예술가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했다.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공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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