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前대통령 귀향 1년…달성 사저 앞 방문객 '뚝'

1년 전 달성 왔을 땐 문정성시…현재 보수 유튜버조차 드물어
사저 방문 주말 500여명 수준…외부 활동 않아 건강 우려도

19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시민들이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9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시민들이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18일 오후 2시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 주말인데도 사저 앞은 조용하고 한적했다. 박 전 대통령 입간판과 태극기는 먼지가 쌓였고 빛이 바랬다. 새해와 생일을 기념해 지지자들이 놓고 간 화분은 관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사저 옆 공터는 차량이 서너 대에 불과할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 한 방문객은 경호원을 향해 "(박 전 대통령) 건강은 어떠셔요. 얼굴이라도 비춰주시지"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달성 귀향 1주년'을 맞이한 박 전 대통령이 외부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사저 주변도 적막한 분위기다. 지난해 3월 24일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저로 낙향하면서 이곳이 보수층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은 사저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는 방문객은 평일 200~300명, 주말 500명 수준으로 입주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사저 외부를 경호하는 경찰 인력도 대폭 축소됐다. 대통령 경호처 인력 외 사저 외부를 경호하는 경찰 인력은 애초 20여 명이었으나, 방문객이 줄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도 박 전 대통령을 목격하기가 쉽지 않다. 사저 안 마당에서 산책을 한다는 소문과 병원에는 다녀오시지 않겠느냐는 여러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유가사와 송해공원, 비슬산 등 대구 근교에 방문했다가 경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 관광객을 유인할 만한 상권이 조성돼 있지 않고 관광 콘텐츠도 없어 찾더라도 사진만 촬영하고 금세 자리를 뜬다는 것이다.

19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시민들이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9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시민들이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18일 송해공원에 방문했다가 이곳을 찾은 허순(69) 씨는 "지난해 초에는 사저 공사할 때부터 방문객들로 붐볐다. 사저가 대구 교외에 있고 교통편도 안 좋아 자주 오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기현(71) 씨는 "서울에서 지내는 여동생과 유가사에 다녀오는 길에 들렀다. 박 전 대통령을 볼 수도 없으니 아쉽지만 사저만 찍고 간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영상을 촬영하던 보수 유튜버들도 발걸음이 끊긴 상태다.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는 "입주 초반과 달리 오더라도 일주일에 두세 명 정도고, 매일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귀향 당시 꾸려졌던 지역 지지자 모임인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달성환영단(이하 달성환영단)'도 박 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달성환영단 소속 변태곤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구 달성당원협의회 사무국장은 "주기적으로 사저에 제철과일이나 떡을 넣어드리고 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 드리는 것밖에 없다"며 "건강이 회복되고 있으시다고 하니 5월쯤이면 활동을 하지 않으실까 싶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두문불출하는 행보에 건강을 우려하는 여러 추측과 함께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달성에 사저를 마련한 후 외부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아쉬워하는 지지자들이 적지 않다"며 "박 전 대통령의 행보가 전혀 없어 지역사회에서 말이 아예 안 나오고는 데다, 사저와 가까운 테크노폴리스 일대에는 젊은층이 많은 것도 관심이 줄어든 배경"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박 전 대통령이) 편안히 지내고 계신다. (달성에서 지낸 소회는) 다른 기회에 편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인 지난 2월 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생일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인 지난 2월 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생일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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