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 못 시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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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용 논설주간
김해용 논설주간

지난 2016년 영남권 신공항으로 김해공항 확장이 최종 낙점되자 밀양을 밀었던 대구경북민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역 여론이 크게 나빠지자 박근혜 정부는 K-2 공군기지 부지를 팔아 대구 군·민간 공항을 이전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이른 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권영진 당시 대구시장은 이를 받아들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하 통합신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차선의 선택이었을지 모르지만 여론 수렴도 없었고 결과적으로 잘못 끼운 단추였다.

기부 대 양여 방식에는 치명적 맹점이 있다. 우선, 리스크가 너무 크다. K-2 부지 매각 대금이 통합신공항 건설 비용에 못 미칠 경우 사업 추진 자체가 심각한 위험에 빠진다. K-2 땅을 팔아 봤자 신공항 조성 비용에 턱없이 부족하다면 누가 건설 주관사로 나서겠는가. 게다가 지금 대구 부동산 경기는 최악이다. 아파트 과잉 공급이 심각하다. 10년 안에 해소될지도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K-2의 661만㎡(200만 평) 땅은 노른자가 아니라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년 전부터 통합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을 기본 재원으로 삼아 통합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되 부족분은 국비 지원을 받고, 통합신공항 연결 사회간접자본 조성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받는 것 등이 골자다. 향후 통합신공항과 K-2 부지가 대구경북 발전에 제 기능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없지 않았다.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이 과연 가능키나 한가 하는 패배주의적 사고였다. 자신의 입지만 주판알로 튕기는 정치적 보신주의도 있었다. 통합신공항 건설의 전제 조건인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일부 국회의원들의 몽니로 늦잡쳐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통합신공항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본 지도 벌써 몇 년째다.

고기를 잡으려면 물때를 알아야 한다. 대구경북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그는 통합신공항 건설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통합신공항 특별법 찬성 입장을 밝혔다. 마침 더불어민주당도 '광주군공항이전특별법' 제정을 밀고 있다. 지금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특별법'을 광주군공항이전특별법과 함께 통과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정치적 상상력과 타협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직후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것은 옳은 판단이라고 본다. 그는 야당은 자신이 설득하겠다고 했고 이를 행동에 옮겼다. 최근 들어서는 지역 정치권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통합신공항 이슈와 관련해 대오(隊伍)가 어느 정도 정렬되는 모양새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 문제는 관련 법안의 국회 상임위 통과로 가닥을 잡았다. 이제 남은 큰 관문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의 연내 통과다.

통합신공항이 성공하려면 조기 착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쟁 공항보다 먼저 준공해야만 황금 국제노선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 했다. 주변 상황이 이리 우호적인데 통합신공항 특별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대구경북은 못난이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통합신공항 특별법의 연내 통과를 위해 대구경북은 역량을 모아야 한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들은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금배지를 건다는 각오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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