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경제인] <10> 임종현 미래베이직코리아 대표 "미래세대, 한 우물 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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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의류 외길…MZ 세대·40~60대 타깃 브랜드 운영
고금리·지구 온난화 등에 업계 타격…위기 때는 관망하며 뒷날 기약해야
'최고의 기본은 약속'…부도 때도 빚 상환 약속 깔끔하게 지켜

임종현 미래베이직코리아 대표는 "모든 기업들이 환율과 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제 위기 때는 관망하면서 활로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 초입,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라면 MZ 마르조를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저가에 품질이 좋아 매니아층이 넓어서다. 이 착한 제품으로 고객과 만나는 임종현 미래베이직코리아 대표는 35년 넘게 의류업 외길을 걷고 있다. 임 대표는 "경기가 어려울 때는 적극적인 경영 이상으로 관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초 체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젊은이들을 향해선 "한 가지 일을 오래하라"고 조언했다. 한 우물을 파야 결실을 얻게 된다는 당부다.

-미래베이직코리아를 소개해달라.

▶1987년 5월 설립했으니 35년이 됐다. MZ 세대의 캐주얼 의류, 40~60대 아웃도어·골프웨어를 주로 만든다. 또 서울·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 도소매업을 한다. MZ 미르조, 웰스프링, 뉴세스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했다. 사업 확장 차원에서 서울 도봉산·뉴존·중구지점을 설립해 직영하고 있고, 다수의 도매사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아울러 쿠팡·옥션 같은 전국의 많은 온라인 업체와 손잡고 사업을 한다. 또 수도권에 특판팀을 60여개 운영 중이고, 온라인 사업부를 직영한다.

-경쟁력을 무언가?

▶아무래도 선(善)한 가격이 아닐까. 최고의 원단을 구입해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한 뒤 생산에 들어간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 매니아들이 탄탄하다고 자부한다. 요즘 젊은 세대가 가성비를 꼼꼼하게 따지는 데 어필하고 있다고 본다.

경기도 하남시 소재 본사에서 겨울 의류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는 임종현 대표. 이무성 객원기자

-대내외적인 악재로 중소기업 파산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어떻게 해쳐 나가는지?

▶어려운 정도가 아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판에 원화 약세, 고금리로 삼사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환율이 크게 올랐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금리가 치솟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자체 건물이 없거나 융자가 있다면 그 만큼 고통이 클 것이다. 저로서는 지금은 관망하는 시기다. 경험을 해보니 이런 때 무모하게 해쳐나가다 보면 늪에 빠질 수 있다. 악재가 겹칠 때는 기초체력을 다지며 뒷날을 준비해야 한다. 경기가 거의 바닥을 친 것 같아 그나마 희망을 갖는다.

가뜩이나 의류를 포함한 계절 상품은 지구 온난화로 타격이 큰 현실이다. 의류업계에서는 4계절 대신 2계절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임 대표는 일을 벌이는 대신 상황을 차분하고 냉정하게 지켜보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삶과 경영 철학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어머니다.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대단히 엄하신 분이었다 어릴 때 회초리도 많이 맞았는 데 바르게 살라는 교육이었던 것 같다. '최고의 기본은 약속'이라는 가르침도 어머니로부터 배웠다. 오늘날 저를 만든 것은 100% 어머니다.

임 대표가 탄탄대로만을 달려온 것은 아니다. 1994년에는 당시로서는 거액인 8억1천만을 부도 맞은 적이 있다. 이렇게 되면 야반도주해 1년 정도 숨어 지낸 뒤 타협점을 나가는 경우가 일반적인 데 그는 달랐다. 별명이 '은행'인 임 대표는 채권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구체적인 상환 방안을 제시하며 설득했고, 1년 6개월에 걸쳐 깔끔하게 빚을 갚았다. 중국인들도 그에게는 외상을 주곤 했다고 한다.

-착한 임대료 같은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데 무슨 계기라도 있었나?

▶어떻게 알았나. 쑥스럽다. 코로나 19로 모두 힘들었는 데 세입자의 고통이 가장 컸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임대료를 하나도 받지 않았다. 사실 고맙다는 전화, 메일이 많이 왔다. 월세를 밀리곤 하던 어떤 분은 그 후 꼬박 꼬박 정해진 기일에 주시더라. 많은 분들이 동참해서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마음이었다.

-대표님에게 고향인 울릉도는 어떤 곳인가?

▶아, 어머니 같은 곳이다. 눈을 감으면 아름다운 풍경이 떠오른다. 울릉도 바다의 푸르고 신비스런 바다 속을 본 적이 있나. 크루즈 운행으로 외지 분들이 많이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공항 개항을 앞두고 있다. 제가 살 때 인구가 3만명을 넘었는 데 현재 약 9천명이다. 침체돼 있는 듯해 안타까웠는 데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가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울릉도에는 더러 가나?

▶1년에 두 차례 이상… 개인적으로뿐 아니라 향우회장을 맡을 때 자주 갔다. 향우회 임원들이 원로회원과 자문위원을 초청해 울릉도를 방문했고, 지난 7월 민선 8기 남한권 울릉군수 취임식에 임원들과 함께 방문해 고향 발전을 응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미래 세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들려 달라.

▶젊은이들의 상황이 다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라고 하고 싶다. 물론 심사숙고해 첫 단추를 잘 꿰는 게 중요하다. 일을 하다보면 다른 분야에 관심이 가고, 어떤 때는 정리하고 싶은 심정이 될 때도 있다. 힘들더라고 견디면서 연구하고 개발하면 결실을 맺는다고 믿는다.

세계에서 등산객이 가장 많은 곳으로 이름난 서울 도봉산 입구에 있는 매장 전경. 미래베이직코리아 제공.

-계획은? 단기 뿐 아니라 장기적 구상을 듣고 싶다.

▶우리 공장에서 우리 옷을 만들어야 한다. 2005년 중국에서 500명 규모의 종업원을 가진 공장을 운영하다가 채산성이 맞지 않아 철수했다. 지금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주문 생산하고 있는 데 앞으로 동남아 쪽에 지을 구상을 하고 있다. 또 재경울릉향우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겠지요. 특히 젊은 향우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문턱을 낮추도록 힘쓰겠다.

임종현 대표와 재경울릉향우회

임종현 대표의 일과표에는 일과 고향 사랑 이외의 일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9남매 중 막내인 그는 중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와 청바지공장에서 '시다'(공장 보조 노동자)로 2년을 일한 '흙수저'다. 학교 다닐 돈이 어느 정도 모아지자 고향으로 돌아가 울릉고를 졸업하고 군 복무까지 마친 뒤 다시 상경해 의류 한 우물을 본격적으로 파기 시작한다.

사업 기반이 잡히자 향우회 내 청년단 초대회장으로 활동했고, 향우회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50대 중반에 중책을 맡아 탄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울릉고 총학생회장·동창회장 등 이런저런 모임을 이끌며 쌓인 신망 덕분이었다. 그는 "매도 먼저 맞자"는 심정으로 회장직을 받아 들였다고 한다. 재경 25개 대구경북시·도민회 중 50대 회장은 그가 유일했다.

모임이 열릴 때면 70대 이상 원로향우들에게 교통비 5만원을 지급해 예우하고, 젊은 세대에게 문호를 활짝 열어 성과를 거뒀다. 매년 장학기금 모금을 위한 바장회를 열었는 데 2018년에는 하루 매출이 1천2백만원이 될 정도로 호응이 크다. 회원들의 모금과 바자회 수익을 더해 그동안 23명에게 1인당 200만원씩 4천6백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고향의 화합을 다지는 데도 기여했다. 2020년 8월에는 향우 35명이 고향을 방문해 4명의 전·현직 군수 4명을 초청한 가운데 준비해간 티셔츠를 입고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선거 과정 등에서 생긴 앙금을 털어내는 마당이 되면서 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됐다. 향우회 산악회 주관 백두산 등반, 회원수가 150명이 넘은 울릉인 골프대회도 성황리에 열면서 애향심을 키웠다.

그의 퇴임에 즈음해 향우회 홍상표 상임고문은 임종현 회장 재임 6년 회상기인 '리더십이 만들어 낸 큰 발자취'라는 제목의 책자를 만들어 공적을 기렸다. 개인적으로는 18년 동안 모교인 울릉고 신입생들에게 체육복을 보냈고, 울릉애향 큰잔치 때는 어르신들을 위한 바람막이 점퍼 750벌을 기부하는 등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태어난 사동마을에는 개인적으로 발전기금과 경로잔치 비용을 보내왔다. 또 독일월드컵 당시 한국과 토고전이 벌어지자 울릉 도동리 해변광장에서 응원하는 주민들에게 수천장의 붉은 악마 티셔츠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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