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설치된 입산 금지 경고문에 추락사한 시신으로 추정되는 사진들이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그대로 쓰였다. 사진출처 월간산

설악산 국립 공원 '입산 금지 구역'에 경고문을 부착하면서 추락사한 시신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그대로 써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토왕성폭포 인근 산길에 설치한 출입금지구역 안내판에 추락사 사고 장면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 2장을 사용했다.

안내문에는 '잠깐, 이래도 가셔야 하겠습니까'라는 경고문과 '현재 이 구간은 출입금지 구역' '매년 안전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매우 위험한 지역'이라고 적혀있다.

이와 함께 안내 문구 아래에는 2장의 사진을 배치했는데 추락한 등산객의 시신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에는 팔 다리가 모두 꺾이고 주위에 피가 흥건한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조차 되지 않은 채 그대로 담겨있다.

해당 구간은 일반 등산객의 출입이 금지돼있으며, 사전에 허가를 받은 암벽 등반객 등만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구간을 지나가다가 실족해 사망한 사례가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안내판은 출입금지 구역을 드나드는 등산객들에게 강하게 경고하려는 국립공원의 의도로 보이지만,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해당 안내판을 조선닷컴에 제보한 A씨는 "이 사진을 과연 유족에게 허락을 받고 쓴 것일까. 고인에게 좀 심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등산객 B씨 "6월에 설악산을 방문했다가 이 경고문을 봤다. 이 경고문이 곳곳에 설치돼있다"며 "해당 구간이 워낙 위험해 경고하는 취지지만 사진의 수위가 너무 높은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