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재판 앞둔 구청 간부, 직원들에게 탄원서 강요 의혹

'이축권 매매 중개·업자 청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직원들 "쉽게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대구지법·대구고법 현판
대구지법·대구고법 현판

대구 동구청 소속 5급 사무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재판을 앞두고 구청 직원들에게 강압적으로 탄원서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뇌물수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 사무관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5월 동구청 도시행정계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납품 업체 선정과정에서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0년 3월에는 개발제한구역 내 이축권 소유자와 이축권 매수 의향이 있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그 대가로 양측으로부터 1천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축권은 개발제한구역 내의 주택 소유자가 주택을 다른 곳으로 옮겨 지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당시 A씨는 한 행정복지센터 동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재판을 앞둔 A씨는 구청 직원들을 상대로 강압적으로 탄원서를 받으러 다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직원들은 사건 당사자가 직접 찾아와 탄원서 서명과 공무원증 복사본을 요구해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호소했다.

한 직원은 "공무원증 복사본을 달라는 요청은 거절했더니 사본이 없으면 효력이 없다고 그냥 강행했다"며 "당사자가 직접 찾아와 요구하는 바람에 거절하기는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도 "예전에는 의사가 있는 사람만 탄원서에 서명하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당사자가 직접 와서 받으니 곤란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탄원서를 받는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다"며 "어떤 사유로 탄원서를 받는지 직원들한테 설명하고 동의도 구했다"고 해명했다.

동구청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건인 만큼 A씨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되는 즉시 인사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첫 공판은 다음 달 13일 오전 10시 대구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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