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재판 중인 의성군수를 굳이?"…의성경찰서 '군수 초청특강' 논란

의성경찰서 "업무 교류 차원" vs 일부 주민·공무원 "양 기간 회의 하면 될 일을 굳이 군수 초청특강 왜 해"

김주수 의성군수가 의성경찰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김주수 의성군수가 의성경찰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북 의성경찰서가 '뇌물 수수' 혐의로 항소심 재판 중인 김주수 의성군수를 초청해 직원 대상 특강을 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 군수는 최근 의성경찰서 대강당에서 '지속 가능한 행복 의성, 군민 모두와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를 주제로 경찰서 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특강 내용은 ▷의성군이 나아갈 미래 목표와 비전 ▷공직자의 자세 및 역할 ▷지역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체계 구축 등이다.

의성경찰서 측은 7일 김 군수를 초청해 특강을 실시한 이유에 대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군부대 이전 추진 등 의성의 미래와 그에 따른 치안환경 변화를 듣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군수가 현재 뇌물 수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의성경찰서가 특강을 요청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경북 관내 다른 경찰서 소속인 김모 경찰은 "경찰은 사회의 공공 안전과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행정활동 또는 그러한 목적을 위해 조직된 기관 아니냐"며 "그런데 김 군수는 현재 뇌물 수수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의성경찰서의 이번 초청특강은 상식적으로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근호 의성경찰서장은 "이번 특강은 김주수 개인이 아닌 의성군 시책을 듣기 위함이다. 지자체와 경찰은 최근 자치경찰제 시행, 교통 시설물, CCTV 같은 방범시설 설치 등 여러 사안으로 협력 치안을 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며 "관할 지자체장이 재판 중이라 대법원 확정 판결 나기 전까지 지자체와 업무교류를 할 수 없다면 치안시책을 시행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 및 공무원들은 "지자체와 경찰서의 업무 협조는 양 기관 회의를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주민 신모 씨는 "김 군수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을지 유죄를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경찰들이 김 군수로부터 '공직자의 자세 및 역할'에 대해 강연을 듣는다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냐"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의성 출신으로 지난 2월 취임한 장 서장이 다른 역대 의성경찰서장에 비해 관내 18개 읍면 행사에 빈번하게 참여하고 있는 데다 이번 김 군수 초청특강까지 실시하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내는 상황이다.

장 서장은 "관내 행사는 주최 측의 초청장을 받아 참석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시기에 맞춰 행사도 증가했다"며 "행사 참여와 군수 초청 특강에 정치적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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