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대를 나온 영어 선생님 자기가 되고 싶은 모습일수도"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일면식도 없는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에 대해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잡히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피해자 행세를 하며 피해자 집에서 살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5일 오후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이 교수는 "만약 당시 잡히지 않았다면 또 살인을 했을까"라는 물음에 "그 대목은 굉장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정유정의 연쇄살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했다.

다만 이 교수는 "정유정이 피해자의 물건인 휴대폰이나 주민등록증을 챙겼다. 피해자가 혼자 사는 여자였고, 지금은 일단 집이 빈 상태다"며 "아마 검거되지 않았으면 그 피해자인 양 일정 부분 그 집에서 생활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본인이 평상시에 동경하던 그런 대상을 굳이 찾아서 피해자로 물색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 사람(정유정)이 선택한 피해자는 영어 선생님, 그것도 이었다"며 "그것은 어쩌면 자기가 되고 싶었던 모습일 수도 있기에 동경의 대상을 피해자로 선택을 했고 그 사람을 마지막까지 기망하기 위해서 교복까지 중고로 사다가 입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복은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유발하는 의복이다. 혈흔 같은 게 쉽게 묻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유용하지 않은 선택을 한 것은 이 사람의 욕구와 상당히 밀접히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금정구에서 정 씨는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했다. 정 씨는 중고로 구입한 교복을 입고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뒤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TV에서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보며 실제로 살인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