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프로의 골프미학] <12>꼬리가 몸통 흔드는 잘못된 스윙

몸의 정확한 움직임이 좋은 스윙으로 이어져
클럽이 신체를 흔들지 않도록 해야, 클럽은 단지 도구

클럽이 아닌 몸통이 움직여 좋은 스윙을 만들어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황환수 프로 제공
클럽이 아닌 몸통이 움직여 좋은 스윙을 만들어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황환수 프로 제공

골프에서 '스윙'(Swing)이라고 일컷는 영단어는 신체의 움직임만을 애기한다. 이 때, 클럽은 단지 골퍼의 손에 쥔 도구일 뿐이다. 도구를 움직이기 위해 몸을 사용하는 개념이 아니라 신체를 움직이는 스윙에서 도구는 저절로 따르는 피동적 상태를 일컫는다. 결국 스윙은 도구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한 몸의 정확한 움직임에서 좋은 스윙의 결과를 탐색할 수 있다는 뜻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이 있다. 이렇게 되면 골프 스윙 역시 흔들리게 마련이다. 이 상관관계의 주종이 뒤바뀌게 되면, '돼지 꼬리가 움직여 몸통을 작동한다'는 역설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돼지 몸통이 꼬리를 움직이는 사실은 상식적인 팩트이다. 그러나 아마추어 대다수 골퍼들의 스윙을 살펴보면 꼬리에 해당하는 클럽이 골퍼의 신체를 흔들거나 클럽이 움직이는 향방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아 일관된 스윙이 사라져 버리는 잘못을 수시로 범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골퍼가 스윙 자세를 갖춘 뒤 볼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순간에 생겨나는 동작이다. 클럽헤드가 볼을 타격하는 찰나에 대한 집착으로 골퍼의 의지와 상관없이 치명적인 스윙의 실수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윙의 약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클럽으로 볼을 타격하려는 굳은 의지는 가장 먼저 근육의 강직과 더불어 백스윙 때 손가락과 손목의 유연함을 사라지게 하는 원인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이어 힘을 준 백스윙 이후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경우 볼에 집착한 골퍼는 클럽헤드를 가장 먼저 움직이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르고 만다. 이 순간 볼로 향하는 클럽헤드는 오른 손목을 가장 먼저 움직이는 캐스팅 현상을 발생시키고 이는 여지없이 비거리 손실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물론 헤드의 스퀘어 상태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백스윙에서 볼에 집착한 결과는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오른 손목의 과다한 움직임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영해 돌진하는 스타일의 스윙을 만들기 쉽다. 이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습관이 되면, 소위 '기괴한 스윙'의 주인공이 될 공산이 매우 높다. 이 과정에서 임팩트 순간은 '다운 블로우'가 아닌 '어퍼 블로우'의 임팩트가 이뤄져 골퍼가 희망하는 방향이나 비거리의 실현은 요원하게 멀어지게 된다. 결국 볼에 집착하는 멘탈이 만들어낸 공허한 결과를 매순간 맛보는 비애를 겪는다.

초기 입문 때부터 골프스윙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사항이 볼에 집착하는 스타일을 굳히는 것이라고 해도 큰 무리가 아니다. 몸통의 스윙연습은 클럽과 매우 무관한 관계임을 애써 학습해야만 한다. 그리고 돼지꼬리와 동일한 맥락으로 몸통이 움직여 클럽이 따른다는 공식을 언제나 되새기며 훈련에 임해야 좋은 스윙을 지닐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필드에서 바로 눈앞에 홀컵을 마주한 어프로치 거리에서 볼을 가까이 보내려고 지나친 각성이 일어날 경우 전혀 엉뚱한 생크나 방향과 거리가 맞지 않는 분통터지는 경험을 한 골퍼들이 의외로 많다. 이 상황도 결국 지나친 각성, 즉 볼에 집착하는 통에 클럽헤드를 먼저 볼에 접근시키는 오류로 인해 생겨난 웃픈(웃기면서 슬픈) 결과이다. 퍼터조차 손목이 아닌 스윙으로 마무리를 해야 하듯, 스윙은 철저하게 신체의 움직임으로 목적을 달성해야만 한다. 좋은 스윙이 원하는 결과를 희망할 수 있다. 클럽과 볼에 대한 집착은 최악의 결과를 도출한다는 사실을 명심, 또 명심하자.

골프 칼럼니스트(황환수 골프 아카데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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