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년 잠자던 물건 나갔다"…대구 부동산 시장 '해빙기'

1분기 매매 거래량 4천건 넘어서…작년 4분기 2배 육박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 올라…두 달 전 전국 최저치에서 이달 들어서는 평균 웃돌아
지방 오피스텔은 아직 겨울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매일신문 DB

'역대급 거래 절벽'이라 불릴 정도로 차갑게 식었던 대구 부동산 시장이 해빙기를 맞은 분위기다. 서서히 거래량이 늘고, 분양 전망도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1분기 부동산 매매량 늘어…아파트가 상승 주도

11일 빅데이터 및 AI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4월 15일 기준)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전국 부동산 매매량은 23만6천406건으로 지난해 4분기(20만4천666건) 대비 15.5% 증가했다. 매매 거래금액도 64조59억원으로 전 분기 50조8천54억원과 비교해 26% 늘었다. 작년 4분기 매매량과 거래금액이 최근 5년 새 최저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들어 부동산 시장이 다소 회복세에 접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거래가 주도했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8만3천669건으로 전 분기(4만7천35건) 대비 77.9% 증가했다. 거래금액도 전 분기(13조9천83억원)보다 128.3% 증가한 31조7천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대구도 마찬가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살펴보면 대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2천579건이었는데 올해 1분기 들어 4천369건으로 급등했다. 특히 2월에 아파트 매매량이 1천525건을 기록, 2021년 11월(1천542건) 이후 처음으로 1천500건대로 올라섰다.

대구 수성동에 있는 미소공인중개사의 심정숙 대표는 "지난 3월에 시장이 움직이는 느낌이 왔다. 가격을 아무리 낮춰도 1년째 안 팔리던 물건이 거래되는 등 7건이 나갔다"면서 "다만 통계치 수준의 개선이 체감되지는 않는데 이런 긍정적 지표가 나오면 시장심리도 개선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2023년 5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2023년 5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 주택산업연구원 제공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 전국적으로 내리는데 대구는 올라

대구의 아파트 분양 전망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전국 최저치였는데 이달 들어서는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된 것.

11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5월 아파트 분양 전망은 지난달(85.2)보다 전국 평균 7.5포인트(p) 떨어진 77.7로 나타났다. 지난달 11개월 만에 80선을 넘긴 후 다시 70대로 떨어졌다.

대구는 76.0에서 80.0으로 분양 전망이 4.0p 상승했다. 지난 3월엔 57.1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두 달 새 전망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게다가 대구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2021년 7월 지수 89.2 이후 1년 10개월 만에 80선을 회복했다.

경북은 3·4월에 82.4로 대구보다 양호한 수치를 보였으나 이달에는 72.2로 10.2p 떨어졌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란 의미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지방 경기 침체 우려와 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실수요자가 아닌 갭투자자들의 지방 아파트 구매 동기가 위축되고 있는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 전망이 확연히 갈렸다. 서울은 86.5에서 94.9로 8.4p 상승했고, 경기도는 87.2에서 88.1로 0.9p 올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망지수는 87.2에서 88.1로 상승했다. 반면 지방 광역시와 도 지역은 각각 3.9p, 14.1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100만원 이상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전세사기 우려와 금리 인상으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월세 100만원 이상인 서울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역대 처음으로 1천건을 돌파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을 분석해 올해 1분기 서울 전용면적 60㎡ 이하 오피스텔 월세 거래(순수 전세 제외) 9천954건 중 1천71건(10.8%)이 월세 1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100만원 이상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전세사기 우려와 금리 인상으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월세 100만원 이상인 서울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역대 처음으로 1천건을 돌파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을 분석해 올해 1분기 서울 전용면적 60㎡ 이하 오피스텔 월세 거래(순수 전세 제외) 9천954건 중 1천71건(10.8%)이 월세 1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했다. 연합뉴스

◆오피스텔 시장은 언제 회복하나?

한때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받던 오피스텔 시장은 아직 겨울이다. 최근 1년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서울만 오르고 수도권과 5대 광역시는 모두 내렸다.

10일 KB부동산 월간 통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229만원으로 지난해 4월(2억9천935만원) 대비 1.0% 올랐다. 반면 인천(-7.4%), 경기(-5.7%) 지역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을 포함한 5개 광역시(-1.4%) 모두 가격이 하락했다.

그럼에도 오피스텔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꺾이지 않는다. 지난달 정부는 만기 8년으로 묶여 있는 오피스텔 담보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방식을 완화해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방식(최장 30년 만기)으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구입 시 대출 한도가 대폭 늘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상권의 바로미터이기도 한 오피스텔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경기 풀리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지방 경기는 아직 한파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셈"이라면서도 "이른바 1·3 대책으로 아파트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것처럼 오피스텔도 대출 규제가 풀리면 회복 시그널이 하나둘씩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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