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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똥 같은 국회의원들

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141년부터 1180년까지 14차례나 최고 관직인 콘술(consul)을 역임한 지라르도 카가피스토(Girardo Cagapisto)라는 사람이 있다. 성(姓)에서 '카가'(Caga)는 '똥'을 뜻하고, '피스토'(pisto)는 파스타에 버무려 먹는 소스 페스토(pesto)에 빗댄 말로 '카가피스토'는 '똥 페스토'라는 것이었다.

역시 밀라노에서 1143년부터 1187년까지 콘술을 지낸 그레고리오(Gregorio)와 구일리엘모 카카이나르카(Guilielmo Cacainarca) 형제의 성(姓)도 '카가'와 똑같이 똥을 뜻하는 '카카'(Caca)로 시작되는데 성의 전체 의미는 '상자 속 똥'이라고 한다. 1140년부터 1144년까지 콘술을 역임한 아르데리코 카가이노사(Arderico Cagainosa)의 성도 '바지에 똥 싸기'라는 뜻이다.

이를 포함해 당시 저명한 정치 가문의 성에 '똥'이 들어간 예는 많다. '교회 안에 똥 싸기'(shit-in-the-church)라는 뜻의 '카카인바실리카'(Cacainbasilica), '천천히 똥 싸기'(shit-slowly)라는 뜻의 '카가렌티'(Cagalenti), '독이 든 똥'(toxic-shit)을 뜻하는 '카가토시치'(Cagatosici) 등이 그런 것들이다. 당시 지나치게 힘이 세지거나 행실이 나쁜 정치인은 이처럼 성에 '똥'이 들어갈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고 한다. 이는 국내에 번역 소개된 '좁은 회랑'(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에 나오는 내용으로, 원 출처는 옥스퍼드 대학 명예교수인 크리스 위컴의 저서 'Sleepwalking into a New World'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30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결과다. 민주당은 노 의원과 이 대표 수사는 '야당 탄압'이고 하 의원 혐의는 그냥 '비리'라고 한다. 기가 막히는 '내로남불'이다.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의 이름에도 '똥' 자를 넣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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