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슬람사원 공사장 찾은 영국대사…주민 "갑자기 와서 당황"(종합)

크룩스 대사 "개인적인 방문일 뿐 큰 의미 없어"
건축주 등과 20여 분 대화…24일까지 대구에 머물 예정

콜린 크룩스(가운데) 주한 영국대사가 23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현장을 방문해 '대현동 이슬람사원건립 반대 비대위'에서 놔둔 돼지머리 옆에서 무슬림 측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콜린 크룩스(가운데) 주한 영국대사가 23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현장을 방문해 '대현동 이슬람사원건립 반대 비대위'에서 놔둔 돼지머리 옆에서 무슬림 측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오른쪽)가 23일 오전 11시 대구 이슬람사원을 방문했다. 박성현 기자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오른쪽)가 23일 오전 11시 대구 이슬람사원을 방문했다. 박성현 기자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가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무슬림들 간 갈등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구 북구 대현동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다른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한 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온 것"이라며 "개인적인 방문일 뿐이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11시 크룩스 대사는 흰색 카니발 차를 타고 이슬람 사원 공사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미리 마중을 나와 있던 이슬람사원 건축주 7명 중 1명인 나달 칸 씨의 안내를 받고 공사 현장 앞에 있는 무슬림 주택으로 들어갔다. 그는 그곳에서 무슬림 측 관계자 3명과 20여 분과 대화를 나눴다.

크룩스 대사와 함께 대화를 나눴던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이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보셨고 우리는 간단한 개요를 말씀드렸다"며 "'이 갈등이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밝혔다.

크룩스 대사는 대화를 마치고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11시 25분쯤 현장을 떠났다. 그는 "나의 처가가 대구라 이곳과의 인연은 깊다"며 "내일까지 대구에서 다양한 일정이 있는 가운데 이곳의 상황에 대해 배우고 싶어 이슬람사원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룩스 대사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북한 영국 대사를 지내다 올해 2월에 한국 대사관으로 부임했다. 취임 후 공식적으로 대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오는 24일까지 대구에 머물 예정이다. 24일에는 경북대에서 '북한의 정치와 생활'이라는 주제로 특강이 예정되어 있고 그 이후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날 계획이다.

영국 대사의 방문에 경찰도 경호에 만전을 기했다. 현장에는 20여 명의 경찰들이 사복을 입고 물리적인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배치됐다. 영국 대사는 경호 등급이 두 번째 높은 B급 경호 대상으로 분류된다. 경찰청은 114개국 주한공관에 대한 위해도를 평가하는데 A급 3개국, B급 8개국, C급 103개국으로 구분하고 있다.

영국 대사의 방문으로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앞 골목이 소란스러워지자 주민들도 하나둘씩 현장을 찾아오기도 했다. 대현동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우린 아무도 영국 대사가 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황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한 당시 실무를 담당했고 2008년에는 평양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는 등 한반도 전문가로 불린다. 한국 여성과 결혼한 그는 슬하에 자녀가 두 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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