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벌써 '수박 28명 명단'까지…비명계 "반란표 색출하면 소용돌이 빠질 것"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당내 이탈표 둘러싼 당내 혼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민주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27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의 이탈표가 무더기로 나온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 지지 커뮤니티에서는 '수박 색출' 움직임이 이는 등 이탈표에 대한 경고성 여론이 표출되고 있다.

국회는 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여야 의원 297명의 무기명 투표에 부쳐, 찬성 139명, 반대 138명으로 부결했다. 무효는 11명, 기권은 9명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체포안 표결을 앞두고 '단일대오'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지만, 결과적으로 반대표가 민주당 의석(169석)에 크게 못 미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찬성 또는 무효·기권 의사 표시를 한 이탈표가 최소 31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 발표 직후 이재명 대표 및 야권 지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 내 이탈표에 대한 항의가 쏟아졌다.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에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이 몰려 비명계의 탈당 등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당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이 되지 않기도 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수박들이 많은 줄 몰랐네" "수박들은 일부러 기권, 무효표 던진 듯" "이래도 '원팀'이라며 수박들을 안고 가자는 것인가" "수박 니들은 대선 때도 이렇게 투표했냐" "수박 이탈표 반드시 찾아서 응징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을 추측하기도 했다.

'수박 28명 명단'이라는 제목의 추측 글도 여러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는 실정인데, 지지자들은 이들에 대한 공천 배제까지 주장하고 있다.

한편,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은 이번 투표 결과를 두고 그간 밖으로 표출되지 않던 정서가 '경고'의 형태로 드러났다며 이 대표에 대한 '비토'인 만큼, 거취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 비명계 다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개인과 이 대표 지도부 체제에 대한 불신의 경고"라며 "그만큼 부글부글 끓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추가로 체포동의안이 올 경우에 대한 질문에 "그때는 정말 사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때가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다선 의원은 "민주당에서 가결 투표를 한 것만 최소 15표는 되는 것 같은데, 이러면 매우 심각하고 아픈 것"이라며 "그만큼 이재명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있었던 것이다. 이 대표에게 보라고 신호를 던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부결 투표한 이들 중에서도 깊은 고심 끝에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는 이번에는 지키는 게 맞는다'고 투표한 의원들이 꽤 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 대표의 처신에 대한 강력한 경고성 의사 표시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재명-박홍근 지도부가 겉으로 드러난 것을 중심으로 판단하는데, 실제로 중도층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은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또 다른 비명계 재선 의원은 "당의 혼란이 심해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을 아끼면서 "이제 공은 다시 지도부에 넘어왔다. 반란표를 색출하기 시작하면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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