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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 노렸는데…" 경산 샤인머스캣 가격 3분의1 토막 농민들 울상

농민들 "농협에서 판로 개척해 줘야" 불만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았던 샤인머스캣이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크게 줄면서 시세가 많이 떨어졌다. 매일신문DB

경산지역 샤인머스캣 재배 농민들이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지난 설 대목 샤인머스캣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폭락해 울상을 지었다.

많은 농민들이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가 있어 많은 양을 저장했다 출하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에다 한꺼번에 출하양이 몰리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일부 농민들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덜익은 샤인머스캣이 시장에 나오면서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아 본격 수확기인 9~10월 시세가 좋지 못하자 저온 보관해 설 대목을 노렸지만 '허사'가 됐다.

전국 최대 농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설 명절 2주 전 거래된 샤인머스켓(2㎏ 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지난 9일 1만1천809원, 10일 1만817원, 12일 1만1천65원, 13일 1만2천13원이었다.

지난해 설 2주 전(2022년 1월 18일) 시세인 3만3천~3만5천원대에 비해 3배 가까이 폭락했다. 다른 도매시장에서 시세도 거의 비슷한 편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경산지역 샤인머스캣 재배 농민들은 설 대목 전 일부 농협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판로를 뚫어주지 않았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경산농협 조합원 A(65) 씨는 "저온 저장을 해 두었던 샤인머스캣을 농협에서 대형 거래처나 공판장에 판매해 주지 않아 직접 트럭에 싣고 부산공판장에 가서 2kg에 1만200원의 헐값에 판매했다"고 했다.

이 농협 조합원 B(67) 씨는 "경산농협에서는 샤인머스캣을 판매해 주겠다는 연락이 없어 저장해 두었던 2kg짜리 1천700여 상자를 다른 농협의 조합원 명의로 판매했다"고 말했다.

다른 농민들도 "저장 해뒀던 물량을 설 대목장에 모두 출하해야 햐 개별 운송으로 제주도, 제천 등지로 판매하느라 애를 먹었고 가격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대형 거래처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농협에서 앞장 서 판매해 주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자인농협은 조합원들에게 '설 전 농산물 출하를 원하는 사람은 유통센터와 ㅇㅇ지점으로 연락해 달라'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달에만 샤인머스캣 약 70t(5억원 상당)을 판매해 주었다고 했다.

농협 관계자는 "지역 농협에서 샤인머스캣 80여t을 판매해 줫으나 시세가 좋지 않아 농가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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