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갈비뼈 부순 前 남편 출소…하나뿐인 아들과 모텔서 뜬 눈으로 밤 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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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폭력·사기…끝없는 만행도 모자라 2억원 채무까지 남겨
이달 중 파산신고 안 하면 살고 있는 원룸서 쫓겨날 판국
기초수급비 대부분 빚 갚는데 써…극심한 불안 속 정신과 입원

지난 13일 서신애(가명·45) 씨와 아들 김우빈(가명·9) 군이 싱크대와 서랍 사이 좁은 공간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윤정훈 기자
지난 13일 서신애(가명·45) 씨와 아들 김우빈(가명·9) 군이 싱크대와 서랍 사이 좁은 공간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윤정훈 기자

남편이 출소한 건 작년 8월이었다.

그해 여름 서신애(가명·45) 씨는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다. 새하얀 아스팔트 위 피어오른 아지랑이, 맥없이 돌아가는 선풍기 소리, 끈적한 피부에 와닿는 냉풍의 섬뜩함… 그 모든 게 빨리 도망쳐야 한다는 경고로 느껴졌으나 도망칠 곳이 없었다. 이미 남편에게서 고향 친정집으로, 친정집에서 원룸으로 도망친 터였다. 그래도 친정집으로 돌아가는 게 안전할까 싶다가도 언젠가 빌라 담벼락을 가득 채운 빨간 글씨가 떠올랐다.

'김필우, 서신애 사기꾼 연놈들'

딸에 대한 욕설을 지우느라 벽에 붙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겹쳤다. 더 이상 부모님께 상처를 줄 순 없었다. 돌아갈 수 없다. 너무 불안한 날엔 모텔에 가서 잠을 청하기도 했지만 임시방편이었다. 이제 신애 씨에게 허락된 도피처로는 싱크대와 서랍장 사이의 좁은 공간이 유일했다.

◆ '카톡 프사'에서 시작된 불행… 반강제 결혼 후 아내 차에서 불륜

지금 생각해보면, 신애 씨에게 결혼은 자해나 다름없었다. 김필우(가명·58) 씨와는 처음부터 좋아서 한 결혼이 아니었다.

30대 초반 옷가게를 차린 신애 씨는 지역 상인회에서 필우 씨를 알게 됐다. 한날 상인회 사람들끼리 여행을 갔는데, 이날 술자리에서 신애 씨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술에 취했다. 그러다 나머지 사람들이 잠시 자리를 비워 신애 씨와 필우 씨 둘만 술집에 남게 됐다. 평소 신애 씨에게 호감이 있었던 필우 씨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필우 씨는 정신을 잃은 신애 씨와 애인처럼 보이는 사진을 찍었고, 신애 씨의 휴대폰 카카오톡으로 들어가 그 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했다. 이후 신애 씨 휴대폰 전원까지 꺼 놨다. 당시 신애 씨에겐 형편 문제로 결혼식을 올리진 못했으나 혼인 신고를 한 남편이 이미 있었고, 필우 씨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은 신애 씨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계략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여자 숙소에서 그대로 잠들었다가 다음날 깨어난 신애 씨. 휴대폰을 켜니 남편과 부모님 등으로부터 전화가 100통 넘게 와있었다. 신애 씨는 이 일로 첫 번째 남편에게 이혼을 당했다. 그해 12월 31일로 결혼식 날짜까지 다 잡아 놨는데, 순식간에 모든 게 없던 일이 되자 신애 씨는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반폐인이 된 신애 씨에게 필우 씨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매일매일 찾아가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이라고, 제발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매달렸다. 신애 씨는 이미 망가져 버린 자신이 택할 수 있는 건 필우 씨밖에 없다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어쨌든 자신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남자였기에 적어도 외도 문제로 고생할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필우 씨는 동네에 소문이 자자할 만큼 외도를 일삼았다. 한동안 남편이 자신의 차가 고장 나 신애 씨 차를 썼던 때가 있었다. 나중에 확인한 블랙박스엔 남편이 어떤 여자와 무인호텔에 들어가는 장면과, 자신의 차 안에서 남편이 다른 여자와 관계하는 소리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이때의 충격으로 신애 씨는 신경정신과에 입원했다.

◆ 외도·폭력·사기… 아내에겐 2억 원 빚, 돈 없어 파산도 못 해

큰 상처를 받은 신애 씨는 남편이 뭘 하든 무시하고, 하나뿐인 아들 우빈(가명·9) 군을 키우는 데만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랬던 신애 씨가 폭발한 것은 남편이 21일 만에 귀가한 날이었다. 지인을 통해 남편이 지금까지 동네 룸살롱에 있다가 온 사실을 알게 된 신애 씨가 이에 대해 따졌다. 그러자 남편은 어린 아들 앞에서 오히려 칼을 들이대며 신애 씨를 위협하고 발로 걷어찼다. 그 바람에 신애 씨의 갈비뼈 3개가 부러졌다. 남편은 자신의 외도 사실을 퍼트린 룸살롱 주인도 칼로 찔렀다. 이후 신애 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우빈 군을 데리고 친정으로 왔다.

남편의 만행은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부동산 일을 하던 남편은 결혼 생활 내내 자신이 투자를 통해 큰돈을 벌어다 주겠다며 신애 씨를 비롯한 자기 처가 및 처가 형제들에게 돈을 끌어다 써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남편은 자신의 부모님과 친구들, 캐피탈과 금융권을 상대로도 대규모 사기 행각을 벌인 뒤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다시 입국하던 중 공항에서 연행된 남편은 예전의 특수상해죄까지 더해져 4년 6개월간 징역을 살게 됐다.

남편이 신애 씨의 은행 계좌로 사기를 치고 다녔기 때문에 신애 씨까지 공범으로 소송에 휘말렸다. 남편과 달리 신애 씨는 형사소송에서 무혐의를 받고, 민사소송에서도 승소해 전체 7억 원 중 5억 원은 면제받았으나 예전 남편의 구슬림으로 빚을 냈다 떼인 나머지 2억 원은 모두 신애 씨의 채무로 남았다. 1월 안에 채무상환이나 파산신고 절차를 밟지 못하면 전세보증금 250만 원마저 집행돼 지금 있는 원룸에서도 쫓겨 날 판국이다. 파산신고만이 살 길이지만 여기에 필요한 400만 원도 없어 신고도 못 하고 있다. 우빈이 몫으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 80만 원이 한 달 소득의 전부고, 그마저도 남편이 신애 씨 부모 명의로 저지른 1천700만 원을 갚기 위해 매월 50만 원을 친정에 보내고 있어서다. 와중에 신애 씨는 오래된 우울증과 함께 최근 극심한 불안으로 인한 체중 감소, 수면 장애를 겪고 있어 다시 신경정신과에 입원할 예정이다.

오늘도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싱크대와 서랍장 사이로 달려가 몸을 웅크리는 신애 씨. 숨을 죽인 채 발걸음의 주인이 누구일지 생각해본다. 보복하러 온 남편이거나 남편에게 돈 떼인 사람들, 아니면 법원 집행관일 수도 있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생각을 포기한다. 대신 자신을 따라 함께 쭈그려 앉은 아들의 조그마한 손을 꼭 잡을 뿐이었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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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가정에서 열심히 공부해 교대 입학했으나 22살에 유방암 걸린 권예서 씨에게 3,088만 원 전달

어린 시절 심장마비로 아버지를 여의고 기초수급가정에서 열심히 공부해 교대 입학했으나 22살 나이에 유방암에 걸린 권예서(매일신문 1월 3일 자 10면) 씨에게 3천88만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방일철 12만원 ▷전시형 10만원 ▷진국성 5만원 ▷허희애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최정원 1만5천원 ▷최지원 1만5천원 ▷김진혹 5천원 ▷김건율 2천원 ▷'힘내세요!!' 3만원 ▷'이' 2만원 ▷'따스한햇살' 5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딸의 두 차례 골수이식에도 백혈병으로 아내 떠나보낸 뒤 의료비 5천만 원 빚 안고 혼자 아이 두 명 키워야 하는 장상현 씨에게 2,184만 원 전달

중학생 딸의 골수이식 두 번에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아내를 떠나보낸 뒤 의료비 5천만 원 상당의 빚을 안고 혼자 아이 두 명을 키워야 하는 장상현 씨(매일신문 1월 10일 자 10면)에게 48개 단체, 178명의 독자가 2천184만1천337원을 전달했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주)대구은행 100만원 ▷(주)세원정공물산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주)태원전기 50만원 ▷스마트치과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주)한라개발 50만원 ▷(주)태린(이일우) 40만원 ▷(주)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주)동아티오엘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광고기획감각(손근찬)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주)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주)삼이시스템 10만원 ▷(주)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주)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경주천마자동차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대구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 10만원 ▷신성산업(김용환)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우성약국(허창옥)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봉란옥(이순자)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박장덕)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하담작명연구소(성병찬)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풍각수련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인철) 3만원 ▷보성카써비스(김영수)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부유정(김형준)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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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규,재희.재준' 20만원 ▷'사랑나눔624' '주님사랑' 10만원 ▷'온누리교회성도' '재원수진' '최한태최수진' '홍종배베드로' '힘내세요' 각 5만원 ▷'예수님사랑' '힘내세요!!' 각 3만원 ▷'동백이' '석희석주' '예수님사랑' '장재희앞' '해만진주이안' '힘내세요' 각 2만원 ▷'재희가족힘내요' 1만337원 ▷'지현이동환이' 1만원 ▷'애독자' 5천원 ▷'지성이' '채영이' 각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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