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포산고의 반란…서울대 수시 '대구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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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작은 기숙형 학교…사립 제치고 6명 배출 성과
고3 학생 73명 중 10% 육박…교사들 입시 특강 열정 가득
대부분 일반전형, 건설환경공학·물리교육·생명과학 등 경쟁률 상위 학과 진출
대구시교육청,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 지역사회 연계 성과

포산고가 올해 서울대 수시 합격자 6명 배출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자축하고 있다. 포산고 제공.

"5년 간 3학년부장 하면서 미역국은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다른 사립학교 진학부장 선생님들한테 '그래도 공립 중에선 1등이잖아'라는 인사치레를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전체 1등을 했다'고 먼저 전화를 걸었어요."

대구 달성군 현풍읍 포산고등학교 3학년부장 이원효 교사는 요즘 "사립을 제친 공립의 반란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 포산고는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를 6명 배출하며, 대구 전체 고교(영재·과학고 제외) 중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역균형, 기회균형(농어촌)이 아니라 대부분 일반전형의 바늘구멍을 뚫었다.

학과는 ▷건설환경공학부(일반전형) ▷물리교육과(일반전형) ▷생명과학부(일반전형) ▷지구환경과학부(일반전형) ▷자유전공학부(일반전형) ▷컴퓨터공학부(지역균형) 등 대체로 경쟁률이 높은 곳이다.

이번 성과는 신입생 기근이 이어지던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뜻깊다는 게 포산고 측 설명이다.

포산고는 지난 2008년 교육부 선정 기숙형 고등학교로 지정되면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등 전국적 유명세를 떨쳤지만, 최근 정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기조에 신입생 미달 사태를 빚어 왔다. 학생 선발을 학교 자율이 아닌 교과(내신)로 대체하면서 학생 수가 적은 포산고에 수성구 우수 학생들 발길이 끊긴 것이다.

이원효 3학년부장은 "면접을 통해서 학생을 선발하는 과학고와 달리 우리는 중학교 내신성적으로만 학생을 선발하다보니 우수 학생들이 내신 걱정에 오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올해 고3 전체 학생 73명 중 10%에 육박하는 6명이 서울대 문을 통과했다"고 했다.

대구 달성군의 조그마한 학교가 우수한 대입 실적을 낸 것은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의 노력에 더해 대구시교육청,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지역 사회와 연계한 각종 대입 프로그램을 운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한곤 포산고 교장은 "기숙형 학교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선후배 단합을 이어간 것은 물론이고, 졸업생과의 멘토-멘티 활동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학업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지난해 8월 초부터는 입시 맞춤형 특강 프로그램을 본격 준비하는 등 교사들의 열정도 올해 사립학교를 뛰어넘는 결과를 낸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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