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집이라는 소중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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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이지훈 지음/ 안온북스 펴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친 하루를 끝내고 돌아가는, 나를 가장 편안하게 쉬게 하는 집. 집이 더욱 아늑하고 멋진 공간이 되길 꿈꾸는 것은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일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내가 생활하기 편하게, 혹은 내 취향을 반영하고자 하는 욕구도 커진 시대다. 이를 반영하듯 인테리어 산업은 팬데믹 이후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다양한 집의 모습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도 인기다.

책 '집이라는 소중한 세계'의 배경이 되는 집 또한 그간 많은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며 주목을 끈 바 있다. 지난해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에서 올해의 집에 선정됐고, 서울 바깥의 삶을 찾아 보여주는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에 소개됐으며, 각종 광고에도 등장했다.

이 집을 직접 짓고 채워나가는 김희경, 이지훈 부부. 이들이 딸아이와 함께 살며 오로지 자신들을 위해 어떤 집을 꿈꾸고 실현해나갔는지에 대한 아름다운 얘기를 담아 책으로 펴냈다.

책에는 새로 지었지만 오히려 헌 것이 더 많은, 소박한 집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북쪽 산으로 향한 현관을 열고 나무 중문을 들어서면 단차가 있는 아늑한 거실이 있고, 계단참 아래 아이만을 위한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아치형 아티션을 지나면 아담한 주방과 환한 남향 빛을 받는 다이닝룸이 나온다. 작은 창과 앤틱 그릇장, 작고 큰 화분과 오묘한 빛깔의 패브릭으로 둘러진 테이블이 있다.

무엇보다 이 집의 사용자를 드러내주는 곳은 음악방과 정원이다. 음반 컬렉터인 남편의 음악방에는 오랜 시간 모은 8천여 장의 음반과 오디오 세트, 스크린, 프로젝터가 채워져있다. 그는 글을 통해 회사를 벗어난 시간에 자신의 욕망, 즉 청욕(聽欲)에 집중하는 삶을 보여준다.

아내 희경씨는 호미와 삽으로 꾸민 정원의 다채로움을 얘기한다. 아내과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는 한편,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하는 일도 놓치지 않는다.

책에서 빠져나와 바라보면, 그들은 나와 어울리는, 나다운 것들로 집을 채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일상에서 문득 나를 멈추게 하고 사색하는 힘을 주는 충만함 역시 나만의 취향으로 가득찬 공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을 쓴 바 있는 소설가 하재영은 이 책을 읽고 "지은이는 집을 짓는 데서 나아가 그 집의 얘기를 지음으로써, 사람이 집을 짓고 집이 사람을 짓는 순환의 서사를 보여준다. 집과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의 얘기는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라는 익숙한 질문을 '그 집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은이들의 집은 건축적 의미에서의 '짓기' 보다는 철학적 의미로 쌓아올린 것이기에 아직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집에 관한 그들의 철학적 탐구를 보며, 나의 공간과 그 속에서의 삶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다. 276쪽, 1만7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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