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신장위구르 디스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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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바일러 지음, 홍명교 옮김/ 생각의 힘 펴냄

1990년대 수출 주도 시장경제로 전환한 중국은 '자원의 보고'인 신장지역으로 한족을 집단 이주시켰다. 중국 정부의 한족 우대 정책은 이 지역에서 고유 역사와 언어, 종교적 관습을 갖고 살아오던 튀르크계 무슬림인 위구르족의 반발을 불렀고, 소요 사태로 이어졌다. 시진핑 정부는 이를 테러리즘으로 규정해 2014년 '테러와의 인민전쟁'을 선포한다. 문제는 이 '인민전쟁'이 소수의 범죄자가 아니라, 신장 지역에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무슬림 1천50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해외 웹사이트에 접속했거나 이슬람 관련 동영상을 봤다는 등의 이유로, 2017년부터 1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예비 범죄자'로 취급돼 수용소에 갇혔다. 2017년부터 이곳에 세워진 수용소는 385곳에 달한다. 중국 서북지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 책은 중국 정부가 '직업 훈련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하는 신장 위구르 '재교육 수용소'의 실상을 고발한다.

책이 그리는 신장 위구르의 현실은 '디지털 감옥'을 방불케 한다. 수용소에 24시간 돌아가는 감시 카메라와 스캐너는 위구르어로 이야기하기만 해도 곧바로 적발해 낸다. 수용소 밖 주민들도 얼굴·홍채·DNA 등 각종 생체정보와 디지털 정보를 당국에 등록해야 하고, 이는 정부의 '디지털 인클로저 시스템'에 저장된다. 당국이 주민의 위치와 온라인 활동 등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 같은 진실은 서방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인류학자인 지은이가 신장과 카자흐스탄, 시애틀에서 2년 넘게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현실은 더욱 참혹했다.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 오다 중국에 잠시 입국한 사이 수용소에 수감된 후이족 대학생 베라, 경찰보조원으로 일하며 24시간 스크린을 감시해야 했던 카자흐족 청년 바이무라트, 수용소에 중국어 강사로 드나들며 이곳에서 인간성이 말살되는 과정을 지켜봐야만 했던 우즈베크인 켈비누르 등의 진술은 중국이 어떻게 인종주의적이고 반인도적인 통제 시스템을 활용해 사람들을 탄압하고 착취해왔는지를 낱낱이 보여준다.

빅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이 인권 탄압에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208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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