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 분리배출 말고 태우라?…경북도 조례 부재로 시군 재활용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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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확대 우려 잇따라
"권역 내 재가공업체 몇 없어, 의무화시 운반 과정서 난항"
"유해물질 기준 맞춰 최소화"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한 주민이 공동주택 폐기물 수거장에서 종량제봉투 수거함에 폐비닐이 담긴 종량제봉투를 버리고 있다. 홍준헌 기자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한 주민이 공동주택 폐기물 수거장에서 종량제봉투 수거함에 폐비닐이 담긴 종량제봉투를 버리고 있다. 홍준헌 기자

최근 직장을 따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신도시로 이주한 최모(40) 씨는 앞서 대구 공동주택에 살 때 흔히 보던 생활 폐비닐 분리배출 장소가 없어 당황했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문의했더니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최 씨는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생활 습관을 바꿔왔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 처음엔 당황했다. 비닐은 합성수지이고, 이를 담은 종량제 봉투는 소각장에서 태우는 것으로 안다. 내 손으로 오염에 일조하는 것 같아 찝찝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경북도내 상당수 시군들이 정부의 '생활 폐비닐 분리배출' 정책을 따르지 않고 있어 환경오염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북도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정부는 재활용품 분리배출 정책을 시행하면서 관련법에 따라 생활 폐비닐을 별도 수거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각 광역자치단체가 지역 사정을 고려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도는 폐기물관리 조례에 생활 폐비닐 재활용 규정을 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시군에 따라 재활용 여부가 제각각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 내 재가공업체들 가운데 규모가 큰 한 업체가 성주와 봉화, 안동 등 도내 10여 개 시군 내 계약을 맺은 공동주택에서 생활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다. 그 밖에 서너 개 업체들이 1, 2개 시군에서 비슷하게 이를 재가공한다.

재가공 업계에 따르면 도내 폐비닐 취급 업체가 적은 것은 수익성이 낮아서다. 생활 폐비닐을 재가공하려면 전용 파쇄기, 압출·사출기와 금형을 도입해야 한다.

재가공하더라도 산업용 고형 발전연료(SRF)나 하수구 계량기 덮개 등 실생활에는 쓰기 힘든 제품을 주로 만든다. 생산성이 낮고 판매처도 적으니 투자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모든 시군에서 생활 폐비닐 분리배출을 의무화하면 넓은 경북권역 내 공장이 없는 지역 운반업체들은 타 시군까지 수거품을 옮기느라 교통비 지출만 키울 수 있다는 게 경북도 측 설명이다.

종량제 봉투로 배출되는 생활 폐비닐은 각 지역 소각장에서 처리하고 있어 유해물질 배출 우려가 여전하다.

경북도는 합성수지를 태워 나오는 유해물질 경우 여러 단계에 걸친 소각 과정으로 배출을 최소화하고, 소각장 '굴뚝자동측정기기'(TMS)를 상시 확인해 유해물질 배출량 기준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완벽히 잡을 수는 없다. 이에 도는 각 시군이 환경부 국비사업인 '공공선별시설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고서, 지역 내 폐기물 선별장에서 종량제봉투 내 폐비닐만 분리해 지역 내 재가공업체에 보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5개 시군(포항·경주·김천·구미·상주)이 현대화 사업에 참여해 우선 종량제봉투에 딸려 나온 페트병을 걸러내고 있다. 이 가운데 경주시가 처음으로 폐비닐 선별 시설을 연내 도입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폐비닐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가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다양한 방안을 도입해 오염을 줄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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