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사원 앞 돼지머리…시민단체 "구청, 혐오범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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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머리로 무슬림 유학생 정신적 피해", "폐기물관리법으로 행정조치 이뤄져야"
북구청 "사용 목적있고 개인 소유물", "폐기물로 단정 짓기 어렵다"

28일 오전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일 오전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이 혐오범죄를 방치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임재환 기자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인근에 돼지머리가 놓인 지 한 달이 넘은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북구청을 비판하고 나섰다. 북구청은 돼지머리가 고사 용도의 개인 소유물이라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8일 오전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이 혐오범죄를 방치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슬람사원 앞에 놓인 돼지머리를 두고 북구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돼지머리는 지난달 27일 사원 공사장으로 진입하는 골목길 한 주택 앞에서 처음 발견됐다. 해당 주택 주민이 사원 건립을 반대한다는 차원에서 갖다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8일에는 다른 주택 담벼락에도 돼지머리가 추가로 등장하면서 모두 2개가 놓인 상태다.

한국에서 돼지머리는 고사를 목적으로 쓰이지만 이슬람 문명권에선 금기시되고 있다. 돼지머리를 사원과 주택 앞에 두는 것은 이슬람 혐오로 읽힌다.

서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무슬림 유학생들은 주민들이 의도적으로 놔둔 돼지머리로 모욕을 느끼고 있다. 북구청에 행정조치를 요구했지만,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공공기관으로서 믿기 어려운 답변을 했다"며 "이는 지자체가 행정 의무를 방기하면서 갈등을 심화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대변인은 "돼지머리는 악취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까지 주고 있다. 문제 해결을 거부한 북구청의 무책임한 태도에 몹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대책위는 폐기물관리법에 근거해 돼지머리에 대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법은 폐기물을 동물의 사체 등으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않은 물질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폐기물은 필요가 없는 물건을 의미하는데 돼지머리는 사원을 반대하는 고사물로 사용되고 있다. 또 오래돼 상하면 바꾸는 등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폐기물로 단정해서 치울 수가 없다"며 "무슬림 입장에서 혐오물이지만, 이것도 한국의 문화이기 때문에 중간에서 개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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