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는 더 이상 화물연대에 끌려다니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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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기어이 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파업 이틀째인 25일 시멘트, 철강업계를 중심으로 제품 출하 차질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친 심각한 운송 대란이 아직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 산업·경제는 심각한 충격파를 받을 수밖에 없다.

화물연대의 이번 파업은 시기적으로도, 명분적으로도 온당치 않다. 파업이 노동자 권익을 보장받기 위한 기본 수단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苦)' 현상으로 인해 국가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자칫하다가는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결코 엄살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물류 중단으로 인해 국가 경제에 엄중한 위기가 닥친다면 화물연대가 책임질 수 있겠는가.

게다가 화물연대는 지난 6월, 8일간의 집단 운송 거부를 벌였다. 당시에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계가 1조6천억 원가량의 손실을 입었는데 5개월 만에 또다시 국가 경제를 볼모로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을 어느 국민인들 곱게 보겠는가.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집단 운송 거부 때 정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논의하겠다고 해놓고서 지키지 않았다며 이를 파업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대상 업종 확대는 과도한 요구다. 안전운임제는 원래 목적인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불분명하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도라는 지적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3년 연장안을 내놓았다. 화물운수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정 세력의 집단행동에 국가 경제가 번번이 발목 잡히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운송개시명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지극히 당연한 대응이다. 특정 이익단체들이 집단행동을 할 때마다 미봉책으로 무리한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우리나라는 극성스러운 노동조합 때문에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비치고 있다. 이제는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에 대한 엄정하고도 단호한 조치를 정부에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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