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국정조사 유가족 상처를 덧내거나 정쟁 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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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가 국회를 통과했다.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미흡하면 국정조사를 검토하겠다던 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야당 협조를 얻기 위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섬으로써 합의에 이른 것이다. 국회를 장악한 거대 야당이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밀어붙일 경우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도 작용했을 것이다.

대검찰청을 국조에 포함하는냐 마느냐를 두고 여야가 다퉜지만 합의한 것은 다행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대상에 대통령실(국정상황실·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까지 포함하도록 물러선 것은 잘한 일이다. 야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대통령실을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해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실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비협조' '진상 규명 가리기' 등 불필요한 정치 공방만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가족들에게 '조사가 미흡하다'는 인상을 남긴다면 국정조사는 할 필요도 없다.

세월호 침몰 이후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특검 등 아홉번이나 조사와 수사가 펼쳐졌다. 결론은 엇비슷했다. 그럼에도 수사와 조사가 계속됐던 것은 세월호 사고를 어떻게든 '정쟁'으로 만들고자 했던 세력들 때문이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그렇게 흘러가서는 안된다. 국가적 참사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은 이 사회에서 추방되어야 마땅하다.

유가족들은 사고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조사나 수사로 어떤 사실을 밝혀낸 들, 어떤 해명을 받아낸들 자식과 형제자매를 잃은 상처가 아물지는 않는다.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선명하고 간결하다. 수사기관은 수사기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한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해 참사 원인을 밝혀 유사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동시에 유가족들의 상처를 위로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유가족들의 상처를 위로할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다거나, 국정조사가 정쟁으로 전락한다면 참사의 반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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