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 대장동과 범어동 그리고 법치(法治)

  • 0

정치가 법치 위에 군림할 수 없어, 민주당도 발 빼야
YS·DJ도 아들 구속 당시 법치주의 근간 흔들지 않아

여론특집부 차장
여론특집부 차장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등치시켜 본다. 대구시가 대구도시공사를 통해 범어동 일대 아파트 단지 공공 및 민간 개발로 시장 측근 및 관련 몇몇 인사들이 5천억 원 이상의 이익을 가져갔다고 가정해 보자. 이로 인해 측근 및 관련 인사들은 모조리 구속되었다면, 과연 최종 결재권자인 대구시장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대구 시민과 언론들은 '시장이 한 푼도 받지 않았으니, 별 문제 없다'고 가만히 두고 볼 수 있을까? 게다가 이 개발로 인해 땅 주인이 헐값에 땅을 강제수용당하고, 입주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웠다면 여론은 잠잠할까?

범어동을 한 예로 들었을 뿐이다. 대한민국 어느 동네든 대장동과 비슷한 모델의 개발은 이뤄질 수 있다. 그렇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배임, 횡령 등 각종 불법에 대해 해당 지역 단체장은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작동의 근간인 법치(法治)이자, 권력자가 법 위에 설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시 성남시장으로 대장동 개발의 최종 결재권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재 그 법의 심판이 목전까지 와 있는 것이다. 본인이 최측근이라고 인정했던 '왼팔(김용), 오른팔(정진상)'마저 구속된 상태다.

민주당은 이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며, 대표를 보호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비리에 대해 야당 대표라는 이유로 검찰이 무딘 칼날을 들이대라고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혹은 여야의 타협으로 적당히 무마하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반대로 생각해 여당 대표가 이런 일에 연루되었다면 야당은 정치적 거래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겠는가. 국민들은 야합을 시도하는 그런 야당에 더 큰 회초리를 들 것이다. 이는 분명 정치가 아닌 법의 영역이다. 법의 엄중한 심판만이 부정과 비리에 맞서는 정답일 것이다.

대장동 사건의 기획 단계부터 개입한 남욱 변호사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될 줄 알고, 줄을 댄 셈이다. 그 때문에 측근에게 필요한 돈을 마련해 줬다. 사실상 남 변호사의 인식에는 권력이 법 위에 있는 이 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의 0.73%포인트 차이 패배가 아닌 0.73%포인트 차이 승리였다면, 대장동 비리는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었다는 방증이다.

실제 지난 문재인 정권 동안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했고, 실체에 다가갈 수 없었다. 오히려 아들이 50억 원을 받은 당시 야당 국회의원에게 더 큰 칼날을 들이댔다. 이제 정권이 바뀐 후 그 수사가 비리의 원흉을 밝혀내려 하고, 이 나라의 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제1야당은 법치 아래 정치를 해야 한다. 더 이상 당 대표의 개인 비리 수사를 방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 과거 정권에서도 YS·DJ 대통령이 아들이 구속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사법 시스템에 따라 법치주의 근간을 잘 따랐다. 법치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비호하려는 발언조차 삼갔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이 나라의 법치주의는 퇴보하지 않고 전진했다. 2022년 법치주의가 권력을 잡고 있다 놓친 제1야당과 당시 대선 후보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대장동 개발은 시장 측근 몇 명이 수천억 원의 이익을 나눠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대형 비리다. 그렇다면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사건의 개연성에 빗대, "이재명 없는 대장동 개발이 가능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현재까지 드러난 검찰 수사 및 언론 보도 내용을 볼 때, 대장동 개발로 인한 각종 이권을 비롯한 돈의 흐름은 한 사람을 향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한 사람이 누가 됐든 간에 법치의 영역에서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 한 사람으로부터 잘 알지도 못한다고 버림받고, 억울하게 죄책감에 시달리다 운명을 달리한 두 사람(유한기·김문기)도 있다. 하늘나라로 간 이 두 사람도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