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 담은 가로·세로 색면 조합…봉산문화회관 이태형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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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까지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이태형전-인연'이 열리고 있는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전경. 봉산문화회관 제공
'이태형전-인연'이 열리고 있는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전경. 봉산문화회관 제공

"스마트폰, 컴퓨터, SNS 등 내가 모든 것을 습득할 수 없는 지식이 수없이 늘어나는 시대다. '어느날 갑자기 내가 빠르게 변하고 반복되는 알고리즘 속에 혼자 우두커니 서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이태형 작가의 가로·세로 색면 조합은 이같은 자문(自問)에서 시작됐다. 고희(古稀)의 나이, 그의 주된 관심사이자 예술적 화두인 '인간의 삶'에 대한 새로운 물음은 그를 또다른 변화와 도전으로 이끌었다.

작가는 가로와 세로가 만들어낸 단순하고 절제된 조형 형식 속에 인간의 삶을 담았다. 좁은 선과 넓은 선, 화려한 색채와 무거운 색채가 얽히고설켰다.

단순한 패턴만큼, 어렵게 생각할 것이 없다. X축이 지속적으로 흘러가는 사회라면 Y축은 그 속에 존재하는 자아다. 변화하는 사회 속 자신의 위치는 어디인지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냄으로써 인간의 근원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본질을 얘기하고 있다. 또한 서로 결속하고 결합해나가는 무한한 연대를 보여줌으로써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

조동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패턴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기하학적인 형상은 끝없는 시간의 무한함과 공간의 절대성 속에 맴도는 규칙과 같은 조합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작가 내면세계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태형, 그대에게, 2022, 91x116cm, mixed media.
이태형, 그대에게, 2022, 91x116cm, mixed media.

이 작가의 이번 작품들은 기존 작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변곡점을 보여준다.

그는 작업 초기 풍경화로 일반적인 자연주의 형식을 나타냈으나, 1990년대 초부터 공간을 해체하고 형태를 변형한다. 모노톤 색조와 두터운 마티에르 등 내면적 욕구를 표현하고자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지만, 그는 2000년대 초 다시 풍경화로 되돌아온다. 이후 선보인 '신(新)모란도' 시리즈는 2010년대 들어 입체적으로 확장하며 회화 매체가 가지는 한계점을 극복하는 실험성을 보여준다.

조 큐레이터는 "이번 작품들은 공간을 다시 해체하고 작품 부분 부분을 다시 단순화해, 지금까지의 구상적 양식을 과감히 버리고 인간의 삶을 시공간적으로 새롭게 접근하는 추상적인 조형 양식을 잉태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그의 작품은 선의 굵기나 경사, 색, 소재에 따라, 가로와 세로의 결합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나타낼 수 있기에 무한한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다.

조 큐레이터는 "작가는 작품에 만족하고 안주하면서 변화를 두려워하면 결국 오만함, 나태함으로 반복적인 작품만을 생산하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며 "자신만의 독창성을 찾고자 끊임없이 양식의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질문을 생산하는 예술가의 역할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태형의 작품은 12월 25일까지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무다. 053-661-3500.

'이태형전-인연'이 열리고 있는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전경. 봉산문화회관 제공
'이태형전-인연'이 열리고 있는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전경. 봉산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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