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검은리본 뒤집어 '근조' 안 보이게 착용, 누가 왜 지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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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와 관련한 상황 점검을 위해 상황실로 들어서고 있다. 빨간원 안은 더불어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한 '근조' 또는 '추모' 표시가 없는 검은 리본.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와 관련한 상황 점검을 위해 상황실로 들어서고 있다. 빨간원 안은 더불어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한 '근조' 또는 '추모' 표시가 없는 검은 리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일 논평을 내고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공무원들이 근조(謹弔, 사람의 죽음에 대해 삼가 슬픈 마음을 나타냄) 의미의 '검은 리본'을 뒤집어 패용하는 것과 관련,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이를 지시한 사람 및 이유 등을 따졌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글자 없는 검은 리본 착용, 누가 무슨 이유와 근거로 지시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안호영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중앙과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국가 애도 기간 중 글자 없는 검은 리본을 착용하도록 하는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지침을 하달했다"고 전하면서 "이 같은 지시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많은 공무원들이 근조 리본을 뒤집어 착용하는 황당한 모습까지 연출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번 사고 관련 '국가애도기간' 중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검은 리본을 착용토록 하면서 각 시·도 및 중앙부처 등에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착용하라'는 공지를 내린 것을 가리킨다. 이에 일부 지자체 등에서는 한쪽에만 '근조'라고 적혀 있는 기존 검은 리본을 뒤집어 단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호영 대변인은 "과거에 글자 없는 검은 리본을 착용한 전례가 있는가?"라고 물으면서 "무슨 이유와 근거로 이 같은 지시가 내려진 것인지 참으로 기괴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근조'나 '추모'를 표시하면 큰일 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라고 재차 물으면서 "'이태원 참사'를 '이태원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부르도록 한 지시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상식 밖의 지시"라고 꼬집었다.

▶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사고 관련 원내대책회의에서 박홍근 당 원내대표가 "정부가 명백한 참사를 사고로 표현해서 사고를 축소하거나,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현해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근조 글씨가 없는 검정 리본을 쓰라는 지침까지 내려서 행정력을 소모할 때가 아니다"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의 비판이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같은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정부가) '희생자가 아니고 사망자다', '참사가 아니라 사고다'. 어떻게 이런 공문들을 내려보내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진 논평에서는 "정부의 책임을 희생자와 시민, 이태원 주변 상가에 돌리려는 구체적 정황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태원 참사를 '불의의 사고'로 축소시켜 정부의 책임을 면하려는 무책임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최근 정부의 행위를 두고 안호영 대변인은 "국민을 우롱하지 마시라. 국민적 추모 열기에 찬물을 끼얹지 마시라"며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와 근거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국가의 책임을 면피하거나 전가할 생각하지 말고, 글씨 없는 검은 리본 착용 지시를 당장 철회하기 바란다"고 재차 촉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와 관련한 상황 점검을 위해 상황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와 관련한 상황 점검을 위해 상황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논란과 함께 가장 시선이 집중된 인물은 행정부처 수장인 한덕수 국무총리로, 지난 10월 30일 한덕수 총리가 상의 왼쪽 가슴 부분에 글씨가 없는 검은 리본을 패용한 것과 달리 옆에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근조 글씨가 적힌 검은 리본을 차고 있어 대비됐다.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 등은 '추모'라고 적힌 검은 리본,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이태원 사고 희생자 애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검은 리본을 달고 합동분향소나 추모 공간을 찾은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이 논란과 관련해 인사혁신처는 오늘(1일) 보도설명자료를 언론에 배포, "애도를 표하기 위한 리본에 일률적인 규격 등이 지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명이 명쾌하지 않다는 여론이 나타났고,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구체적인 지시 이유 및 지시한 사람을 밝히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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