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석열차' 표절 논란 원작자 "표절 아니며 매우 뛰어난 학생"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왼쪽)와 국민의힘이 표절의 원본이라고 제시한 2019년 영국 일간 '더선'에 게재된 스티브 브라이트의 만평.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왼쪽)와 국민의힘이 표절의 원본이라고 제시한 2019년 영국 일간 '더선'에 게재된 스티브 브라이트의 만평.

풍자만화 '윤석열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표절 의혹과 함께 제시된 작품 원작자가 "절대 표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조수진·유상범·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등은 해당 만화가 2019년 영국 일간 '더선'에 실린 만평 '영국 총리 열차'를 학생이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영국 총리 열차를 그린 작가가 이를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에 거주 중인 영국 출신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지난 6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영국 총리 열차' 작가인 스티브 브라이트 작가가 "해당 고등학생의 작품이 절대 표절이 아니고, 오히려 상당한 실력을 갖춘 뛰어난 학생이라고 극찬했다"고 밝혔다.

라시드 기자는 자신이 직접 브라이트 작가를 이메일로 인터뷰한 결과라며 이같이 전했다.

라시드 기자는 "윤석열 정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가 표절작이라고 암시했다"며 "특히 국민의힘은 해당 작품이 작가 스티브 브라이트가 2019년 영국 '더선'에 기고한 풍자만화를 표절했다고 주장했지만, 브라이트 작가는 표절이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고 했다.

브라이트 작가는 이메일 답변을 통해 "이 학생은 어떤 형태로든 내 작품을 표절하지 않았다. 작품에 나타난 유사성은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 의도한 것이 아니다. 내 견해로는 학생이 잘못한 것은 전혀 없다. 펜과 붓을 잘 사용한 학생의 재주는 칭찬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만평이 학생으로 하여금 유사한 방식으로 풍자를 하게 만들었다면 놀랄 일이다(나를 우쭐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표절과 완전히 다르다. 비슷한 컨셉이지만 완전 다르다. 내 견해로는 절대 표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두 작품에서 토마스 기관차를 의인화해 풍자 만화 소재로 쓰였듯이 만평계에서 비슷한 그림과 컨셉을 사용하는 일은 숱하게 있다는 것이다.

브라이트 작가는 본인도 예전에 그렸던 토마스 기관차를 다시 그린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원작자를 분명히 가리기 어려운 '사람 얼굴을 단 폭주 기관차' 이미지가 과거부터 여러 창작물에서 활용돼왔다는 얘기다.

그는 "이 대목에서 (표절 여부보다) 훨씬 중요한 의문은 정부를 비판(poke)했다고 해서 특히 확실한 소질이 있어 칭찬 받아 마땅한 학생을 비롯해 누구든 비난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하게도 이 나라에서는 그런 일이 허용될 뿐만아니라 권장되고 있다. 당신도 잘 알 것이라고 믿는데 그런 것이 없다면 시사만평가란 직업은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윤 대통령 풍자만화를 전시했다. 해당 작품은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을 엄중히 경고하고 나서자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여권 일각에서는 논란이 된 '윤석열차' 만화가 과거 영국 정치상황을 풍자한 일러스트를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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