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면 그만?…29조 체납 2만9천명 명단 공개 못해

  • 0

최근 5년 동안 소멸시효 완성으로 명단 삭제, 징수권까지 소멸된 상위 20명 체납액 1조원
같은 기간 서민 부동산 세금 부담은 59조 2천억원→2021년 108조3천억원으로 늘어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경북 김천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경북 김천시)

집값 상승에 따른 과도한 세금 부담으로 서민들이 신음하는 동안 고액체납자들은 '버티기'로 납세의무를 피해 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기침체로 팍팍해진 살림 속에서도 늘어난 재산세를 성실하게 납부하고 있는 서민들만 허리가 휜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경북 김천시)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소멸시효 완성으로 고액상습체납자(2억원 이상) 공개 명단에서 삭제되고 징수권까지 소멸된 상위 20명의 체납액이 1조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금을 안 내고 버텼더니 고액상습체납자 공개 명단에서 빠지고 세금 부담도 사라졌다는 얘기다.

또한 소멸시효(5억원 미만의 국세는 5년, 5억원 이상의 국세는 10년) 완성으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액상습체납자 공개 명단에서 삭제된 고액상습체납자가 2만9천505명, 체납액은 모두 28조8천30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지탄을 지렛대로 고액상습체납자의 세금 납부를 촉구하고자 도입된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아울러 세금 도둑 중에서도 큰 도둑을 잡아야 할 국세청의 노력이 아쉽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징수율은 누계 체납액 통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2019년도부터 2021년까지 평균 4.88%로, 5%가 채 되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국세청은 제도 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액상습체납자들이 꼼수를 부리는 동안 서민들의 조세부담은 크게 늘었다. 서민들이 지난해 나라에 낸 부동산 관련 세금만 108조원에 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이 기획재정부 및 행정안전부,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부동산 세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과 관련된 세수입은 2017년 59조2천억원에서 2021년에는 108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5년여 동안 늘어난 증가액만 49조1천억원(1.8배)에 달한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공시지가 현실화로 서민들의 재산세 부담이 현저하게 늘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서민들 입장에서는 지난 5년이 집값과 세금으로 가계 경제를 짓누른 혹한의 시간이었다"며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와 과중한 세부담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에 따른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납세 여력이 취약할 대로 취약해진 만큼 조세정의를 확립이 시급하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